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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아랑 다시 덧붙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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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의 얘기가 왜 갑자기 소설에 등장하는가? 의문을 가지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김영하의 글이기에 마음에 담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의 글들을 특별하게 읽었고, 공감의 범주가 깊었기에 책이 눈에 쉽게 띄었던 듯하다. 책은 역시 특별했다.   아랑은 나비가 되었다 한다. 그것도 큰줄흰나비가 되었다 한다. 큰줄흰나비는 음력 4월 보름 남부지방에 나타나고, 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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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의 얘기가 왜 갑자기 소설에 등장하는가? 의문을 가지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김영하의 글이기에 마음에 담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의 글들을 특별하게 읽었고, 공감의 범주가 깊었기에 책이 눈에 쉽게 띄었던 듯하다. 책은 역시 특별했다.

 

아랑은 나비가 되었다 한다. 그것도 큰줄흰나비가 되었다 한다. 큰줄흰나비는 음력 4월 보름 남부지방에 나타나고, 흰 꽃잎을 닮아 여리디 여린 것이 한을 품고 죽은 처녀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게 생겼다. 아랑의 전설에는 나비가 없다. 통인이 예쁜 아랑을 욕보이려다 반항하자 아랑을 죽였고, 아비는 아랑이 외간남자와 내통을 한 줄로 안다. 그 후 밀양에 새로 부임하는 군수는 첫날 의문의 시체로 변하고 아무도 밀양 군수로 가고자 아니한다. 하지만 한 용감한 이상사란 사람이 그곳으로 부임하게 되고 첫날밤 원혼으로부터 사세한 사항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그 원한을 풀어준다. 이 전설에는 나비가 없다. 이 전설만으론 용감한 군수가 범인을 어떻게 잡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비를 가져왔다.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와 범인의 머리에 앉았다. 군수는 자신의 지각으로 그가 범인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추궁하는 과정 속에서 대밭에 버려진 시신을 발견하고 범인을 다스린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는 틈이 있다. 그 틈이 이야기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구전문학이 가지는 요소는 틈을 통해 청중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오도록 하는데 있다. 범인의 신분은 그런 틈에 해당한다. 범인에 대해 청자들이 끔찍하게 여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각색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구전문학이 다양한 판본들이 생겨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도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정옥낭자전에 대해서 얘기한다. 밀양에서 일어난 사건 속에 정옥이란 이름을 가진 여인과 명종 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기술이다. 정옥낭자전의 저자는 당대의 고소설의 권선징악적인 흐름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쓰기를 원하고 있다. 즉 들은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자는 아랑의 전설에서 어떤 틈을 발견하고 그것을 비집고 정옥의 얘기를 이입시키고 있다. 아랑의 얘기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피해자인 아랑의 입장에서 보느냐 아니면 탐정인 신임사또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친딸처럼 키우던 아랑을 팔아먹은 유모의 시선, 아니면 범인 통인의 시선 등 어느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구성도 달라질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시선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이야기는 시선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을 정옥낭자전을 통해 얘기해 보고 있다.

 

조각된 역사적 사실과 아랑 전설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명종 때 밀양 부사가 떠나고 다음 부임한 두 명의 부사가 사망한다는 기록이 있다. 또 당시에 관노가 부사의 딸을 살해하고 이상사라는 부사가 그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기록도 있다. 그 딸의 이름은 정옥이라고 한다. <정옥낭자전내용과 일치한다. 이를 보면 여인 살해, 부사 죽음, 신임 부사가 그 사실 해결, 중앙정부에선 관심 없음 등이 아랑 전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내용이 구전되다 역사적 사실에 엮여 전해진 경우, 역사적 사실이 각색되어 전해진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연결해 기록할 인물이 필요하다. 이에 저자는 어사를 설정하고 어사를 따라나선 낭관을 그 기록자로 모셔온다. 이상사가 살인자를 재판도 없이 즉결처분을 했다고 어사를 파견해 조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통해서 말이다. 그들을 밀양에 내려 보내 이야기의 진실을 들여다보게 한다.

 

서두쓰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임꺽정을 통해 홍명희의 서두쓰기 고민을 얘기한다. 그 고민 속에 홍명희는 시대상을 나열하는 것으로 정했음을 보여준다. 시대상은 임꺽정이 나오게 된 당위성을 보여주는 일도 된다. 이렇게 소설은 서두쓰기를 하면서 누가 어떻게 쓰고 있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내야 한다. 즉 시점과 문체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책은 김억균이란 의금부 낭관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의 시점으로 아랑 전설을 파고 있다. 그는 똑똑했으나 서얼 출신으로 높은 관직에 올라갈 길은 막혔다. 이런 입장이 어떤 일을 만날 때 조소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각설하고 김억균은 밀양 사건을 접하고 대단한 흥미를 보인다. 절색의 여인, 두 명의 수령, 한 명의 관노가 줄줄이 죽었다. 부사 이상사가 장계를 올려 하명을 기다린 후에 관노를 죽이지도 않고 무지하게 장을 때려 죽였다는 사실까지도 의문이었다. 그는 그런 상황 속에서 어사를 따라 밀양으로 내려가게 된다.

 

김억균은 어사를 따라 밀양에 입성한다. 그는 서얼이지만 똑똑하다. 그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몇 가지 서로 다른 얘기를 듣는다. 물론 그들의 얘기는 아랑에 관한 이야기다. 아랑의 얘기는 서로 다른 얘기들이 혼란스럽게 전해진다.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 그렇게 되는 것은 전하는 자의 각색 때문이리라. 자신의 얘기가 살아남도록 갖은 노력을 해서 자신의 타당성을 입증해 나간다. 아랑이 죽은 이유와 시체가 유기된 장소를 중심으로 얘기를 모아 본다. 시체가 유기된 장소는 3곳으로 이야기 된다. 하나는 커다란 북 속이다. 원한을 가진 자가 북을 울린다는 이야기에 맞아 들어가지만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적다. 고목 속에 시체가 유기되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대숲에 버려졌다는 얘기가 행해진다. 대숲에 버려졌다는 얘기가 가장 타당성을 얻는다. 대숲이 가진 술렁이는 소리들 때문이기도 하다.

 

어사가 부사 이상사를 불러 질문을 한다. 신임부사에게 무엇을 물을 일이 있으리요만 두루 말문을 연다. 그러다 아랑의 얘기를 넌지시 제시하고 아랑을 죽인 관노를 죽인 이유에 대해 묻는다. 이상사는 문초를 하는 중에 곤장도 치고 결국 실토를 받아낸 후에 옥에 가두었더니 죽어버렸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차후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한다. 어사는 신임부사가 그렇지? 하면서 그 일에 대한 취조는 그 정도로 끝을 낸다. 그리고 물색 좋은 곳으로 이상사가 주선해 주는 소풍을 떠난다. 억균이 보기에 이상사는 그렇게 기골이 장대한 귀신을 쫓을 수 있는 인물이 못되었다. 오히려 어사의 비위를 맞춰 상황을 넘기는 잔잔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어사가 소풍을 가는데 억균이 구태여 따라갈 이유가 없다. 억균은 마을로 나가 아랑의 이야기에 대한 정보를 더 캔다. 농부를 만나고 의관 김령을 만난다. 그리고 관아의 구조도 자세하게 살핀다.

 

억균은 자료 조사는 호장을 긴장하게 만든다. 억균이 조사하는 곳에 호장이 그의 물음에 답한다. 호장은 당시 그곳에서는 실세에 해당한다. 아전 중에서도 가장 실권을 가진 자다. 살인자 안국도 그의 휘하에 있었던 자다. 억균은 형방을 불러 몇 가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시신과 유모, 전임부사 등에 대해 문의한다. 또한 추국한 과정의 문서도 살핀다. 그런데 초검과 복검 등이 글귀 하나까지 똑 같다. 복검은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장애물이 없다. 수사 과정에 장애물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음모론을 생각하게 한다. 김억균은 앞에는 몇 갈래 길이 놓여 있다. 정의의 인물이 되는 길, 장애물과 타협해 수사를 포기하는 일, 장애물 없는 수사를 통해 손쉽고도 간단한 진실을 밝혀내는 일 등이다. 그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김억균의 위치도 문제 해결의 상당한 장애가 될 수 있다. 억균은 어사와 독대해 재조사를 할 것을 요청한다.

 

억균은 조사를 통해 이야기를 제방(수산제)로 몰아간다. 억균이 조사를 하는 것이 신임부사 이상사에게는 무척이나 못마땅하다. 그래서 억균을 찾아 자신이 가진 소회를 늘어놓는다. 아랑을 죽인 자와 그 범인을 찾게 된 방법도 설명한다. 이야기가 우리가 아는 바대로 흘러간다. 귀신 운운은 있을 수 없는 얘기고, 부사는 아랑이 죽은 이유와 그 죽인 자를 추정해 나갔다고. 아랑이 살고 있는 내실까지 들어올 수 있는 자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모아 두고 엄포를 놓는다. 귀신이 자신에게 말했다느니, 나비가 날아와 앉을 것이라느니,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한 사람이 몸을 사시나무 떨 듯한다. 그래서 범인으로 생각하고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에 시신을 두었는지 얘기를 하지 않아 곤장을 80대나 때렸다고. 나중에 옥사에 두었더니 죽어버렸다고. 하지만 억균은 다른 각도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는다. 제방이 부실해 왕실의 재산을 축냈고, 그것을 감추는 과정에서 살인이 일어난 것이라고. 호방을 앞에 놓고 따지고 목적지로 향해 간다. 어사는 별로 관심이 없다. 저자는 이렇게 아랑의 얘기를 자신의 각도에 따라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말한다. 내 이야기는 문제를 만들어 놓을 뿐이다고. 다른 이가 또 이 이야기에 파생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고. 소설의 다음 가지까지 얘기를 한다. 넘 나가는 것이 아닌가?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한다.

 

호방의 부하들이 의관의 집에 칼을 들고 침노한다. 그것을 억균은 대기하고 있다가 잡는다. 그 후 어사에게 호방의 집을 수색하도록 허락을 요한다. 어사는 왕이 나를 내려 보낼 때 백성을 안심시키길 원했는데, 왜 들쑤셔 민심을 오히려 어렵게 만드느냐 호통 친다. 하지만 억균은 호장의 집을 수색해 버린다. 재판은 객사 앞에서 열린다. 억균의 조사를 중심으로 호장의 범죄를 밝혀 나간다. 어사와 이상사는 듣는 입장이다. 개요는 이렇다. 전임부사 윤관은 수산제가 무너지고 그것을 감추며 다시 제방을 쌓은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아랑은 호장의 딸로 전임부사 윤관의 첩이다. 그런데 아랑이 통간을 한다. 그것을 윤관이 알고 아랑을 죽인다. 그리고 윤관은 부사직을 내려놓고 떠나고 만다. 이때부터 호장의 역할이 이루어진다. 부사 유고 시 부사의 일까지 하는 실세다. 그는 내려오는 부사들을 시간을 벌기 위해 독살하고, 딸 아랑은 적절하게 묻어준다. 그리고 이상사가 내려오고 호방과 어느 정도 흥정을 한다. 아랑과 바람이 난 하인을 죽이기로 하고, 제방을 다 쌓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기로. 이런 일련의 일들을 밝혀지자 어사는 호장에게 태장을 칠 것을 명하고 호장의 사주를 받은 자들도 태형을 가한다. 결국 호장은 죽게 되고 어사는 이상사에게 배고프다며 데리고 나간다. 사건이 해결되고 다음 날 어사는 떠나버리고 억균은 버림받는다. 억균은 이상사에게 묻는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이상사는 확실한 답을 하지 않는다. 이는 정옥낭자전의 실체다. 이렇게 아랑의 이야기를 통해 정옥낭자전을 재구성해 내고 있다. 참 기이한 상상력의 동원이다. 이 글을 읽어나가면서 문제가 조금 있음을 알았다. 이 글 속에 끌어온 모든 역사적 사실들이 허구라는 것을. 실록의 이야기를 만들고, 정옥낭자전을 만들었다. 아랑의 이야기가 너무 모호해 지게 꾸려나간다.

 

글을 읽으면서 이래도 되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랑은 왜는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조선시대의 기록을 만들어 내고 정옥낭자전이라는 가짜 이야기책을 만들었다. 그건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엄연한 룰 위반이다. 소설의 이야기가 '아랑전설'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이므로 기본 자료가 조작돼서는 안 된다. 넌픽션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해서는 안 된다. 흥미와 재미를 위해서 그런 거니까 상관없다고 해서도 안 된다. 글을 읽어나가면서 배반감을 많이 느낀다. 단순한 이야기로 치부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고전의 이야기, 그 원천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그것을 거짓으로 조작해서야 되겠는가? 정말 다 읽고 나서 그의 추리가 혼란스럽다. 이것은 우리 역사 속에서 없는 전쟁을 만들고 그 속에 역사적 인물을 제시해 활약하도록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진실성에 많은 상처를 입게 된다. 글을 다 읽고 나서 찝찝함을 느꼈다. 기발한 상상력이 역사에 닿으니 무척 서글퍼지는 느낌이다.

j****3 2020.08.16. 신고 공감 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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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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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글이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아랑전설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아랑, 본명은 윤정옥. 밀양 군수의 딸이었다는 아랑은 통인의 칼에 맞아 죽었다는데요.그리고 혼백이 나비가 되었다는 전설에 대한 이야기예요.예전에 드라마로도 아랑사또전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는데, 아랑의 이야기 흥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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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글이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랑전설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
아랑, 본명은 윤정옥. 밀양 군수의 딸이었다는 아랑은 통인의 칼에 맞아 죽었다는데요.
그리고 혼백이 나비가 되었다는 전설에 대한 이야기예요.
예전에 드라마로도 아랑사또전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는데, 
아랑의 이야기 흥미로웠어요.
k******1 2024.10.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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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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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김영하의 여러 책들을 구매해서 읽어왔다. 만족한 작품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재주있는 작가라고 생각해서 가능한 대부분 읽어보려 했다. 그 중 이 책은 잘 보지 못했던 작가의 시도라 인상깊게 기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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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김영하의 여러 책들을 구매해서 읽어왔다. 만족한 작품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재주있는 작가라고 생각해서 가능한 대부분 읽어보려 했다. 그 중 이 책은 잘 보지 못했던 작가의 시도라 인상깊게 기억이 된다.
d******1 2025.09.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