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어빙의 작품들을 원래 좋아합니다.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과 <립 밴 윙클>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명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에요. 이 책에는 워싱턴 어빙 특유의 기이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서 무척 재미있습니다. 조금 기묘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천하는 도서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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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워싱턴어빙/강경애/동서문화사/2020 워싱턴 어빙이라고 하면 낯설겠지만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슬리피 할로우의 원작자라고 하면 아하,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워싱턴 어빙이 유럽 여행을 특히 영국 여행을 하면서 듣고 보고 겪은 것이나 상상한 것들을 쓴 기행문이나 그리고 고향인 미국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적은 산문집입니다. 전설 중에 중요한 내용들이 바로 립 반 윙클과 슬리피 할로우 그리고 유령 신랑이 되겠습니다. 유령 신랑 역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유령 신부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슬리피 할로우와 유령 신랑 이야기는 원작도 상당히 재밌는데 팀 버튼 감독은 설정을 새롭게 하고 또다른 등장인물들을 내세워서 이 내용을 보다 복잡하게 꾸며 또다른 전개와 결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빙은 실제로 슬리피 할로우 공원 묘지에 묻혀 있다고 하네요^^;; 기행문이라고는 하지만 어빙 자신이 첫머리에 밝혔듯이 알려진 유명 관광지 이야기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이외에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도서관 관람이나, 공원 방문, 장례 행렬을 보고 사연 듣기, 전원 생활 찬미, 휴일 보내기, 뒷골목 골동품점 구경, 자신이 묵는 여관에서 다른 여행자들의 관찰하기, 크리스마스에 얽힌 이야기 등등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이 살던 마을이나 동네에 대한 애착도 상당하고, 인디언에 대해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을 담은 글에는 당대 백인들과 비교해서 편견이 적은 편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작가이면서 다독가였던 어빙의 책에 대한 사랑이 담뿍 담긴 풍자적인 글 문학의 변덕스러움도 상당히 재밌으며, 특히 셰익스피어를 존경하여 희곡 헨리 4세의 주 배경이 되는 이스트치프의 선술집 보어스헤드 그리고셰익스피어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 직접 찾아가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글도 있습니다. 영국의 문학과 문명에 대해 찬사를 하면서도 조국인 미국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는 역사적 기록과 상충되는 이야기들도 보이는데, 특히 제임스 1세의 결혼 이야기나 암살 사건은 아마도 설화에 의존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빙은 다른 책에서도 역사 왜곡?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는 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저 재밌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새삼 이 오래된 작가의 책을 굳이 읽어봐야 한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문체 자체가 상당히 부드럽고 유려하며 무엇보다 다정합니다. 말하자면 필력이 상당한 작가입니다. 이른바 계몽주의 시대에 이렇게 따뜻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그 당시에 있었다니, 상당히 인기가 많은 작가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대 많은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미국 근현대 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고 합니다. 허먼 멜빌, 에드가 앨런 포, 시인 롱펠로우 모두 그에게 어느 정도는 신세를 지고 있다고. 오랜만에 편안한 독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