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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속의 캐릭터를 소설형 인간과 민담형 인간으로 구분짓고 민담형 인간에 대해 풀어주는 책이다. 저자처럼 영웅 서사와 민담형인간을 뚜렷이 구분하는데는 동의할 수 없었다. 민담 속에서도 분명히 영웅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민담 속 등장 인물들이 모두 트릭스터와 같이 창조적이거나 파괴적인 양의적 인간형이기만 한 것은 아니고 소설형 인간이라고 저자가 정의한 행동을 뒤로 미루고 생각이 많은 햄릿형 인간이 민담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서술하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며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민담형 인간의 이야기에 심리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현실세계에서는 이토록 뒤를 돌아보지 않고 주변을 의식하지도 않으며 자신에게만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란 건 안다. 그렇다해도 이야기 속 그들의 거침없음이 움츠린 마음을 펼쳐지게 하는 듯도 했다. 미루고 회피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또 사람에게 부대껴 아픈 사람들에게 이야기 치료가 되어줄 것만 같은 책이다. 그리고 민담집이던 동화던 자주 읽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다. |
| 저자가 '소설형 인간'과 '민담형 인간'을 구분한 기준에는 온전히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을 헤쳐나가려면 옛이야기 주인공들처럼 트릭스터, 즉 '꾀보'스러운 면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선 동의한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으레 기존 상식과 동떨어진 괴짜, 바보 취급을 받곤 하는데, 실제 역사 속 인재, 천재들도 당대에는 미치광이로 몰린 점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대다수에게는 광기로 보일지라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창의인 것이다. 요즘 흔히들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그 신념을 밀고나가는 그 모양새가, 현실에 찌든 사회인들 입장에서는 미친 짓으로 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그에 열광하는 어린이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실패하면 어쩌나, 다른 사람이 수군거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만 하는 대신에, 거침없는 자세와 굳은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야말로 대중에게 잘 먹히는 스토리텔링이다. 정작 사람들은 그렇게 짜릿한 경험을 원하면서도 뒤따라오는 책임은 지기 싫어하는데, 작품 속 주인공이 정말로 그렇게 굴었으면 독자, 시청자, 소비자가 좋아할까. 요즘 세상은 인터넷의 포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만 자신들의 견해를 표출할 뿐 현실에서 활동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뚝심있고 선하며 굴하지 않는 자세로 밀고 나가는 '민담형 주인공', 기존의 불합리한 체제에 의문을 던지며 골탕먹이기도 하는 '꾀보', 공동체에 변화를 몰고 오며 자신만의 선행을 베푸는 '맑은 눈의 광인'이 더더욱 세상에 필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