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이 주는 느낌이 강했던 책이다.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살기 위한 책들은 많다. 한때 각 나이대에 따른 '꼭 해야 할 몇 가지' 시리즈가 유행한 적도 있었고, 이런저런 자기계발서에서 행동 수칙처럼 제시한 내용들도 분명 다른 책이지만 기시감이 느껴질 만큼 겹쳐지는 부분들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역시 제목 탓이다. 예전과 달리 50이라는 숫자도 남다르게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이제 나를 위해 산다'는 선언 같은 표현이 어떤 각오를 다지게 만들었다. 이 책을 만날 즈음, 지금까지 내가 나를 위해 살지 못했구나 하는 회한에 자주 빠지던 때여서 그 표현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도 있다. 어떻게 하면 지금부터라도 나를 위해 살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찾고 싶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을 정신과 의사가 전체적으로 여섯 가지, 세부적으로는 80가지로 제시한다. 여섯 가지를 내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매일 즐겁게 살라", "배우고 또 배우라", "사람들과 지혜로운 거리 두기를 하라", "진정한 풍요를 위해 절제하고 정리하라",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애써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이다. 그런데 실상 여섯 번째의 세부 항목들은 앞에 나온 내용들과 겹치는 게 몇 가지 있다. 가령 "줄여라", "웃어라"가 이에 해당한다. 개인적으로는 여섯 번째가 가장 핵심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세부적으로 나눌 것 없는 한덩어리의 가치관이자 모든 세부 항목들의 기본 전제 같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고 좋기도 하다. 지난 내 모습, 현재의 내 상태, 미래에 맞닥뜨릴 모습을 수용하는 것. 사실 이게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문득문득 회한에 빠질 때면 늘 "나는 그때 왜 그랬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지? 이대로 맞이할 내일이 무슨 의미지?" 하는 부질없는 자문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곤 했으니까.
각 내용들 중에 익숙한 항목들도 좋고 저자 나름의 새로운 제안도 재밌다. 가령 "균형 잡힌 식사는 이것만 기억해라"는 항목에서, 키워드 '콩깨미채생버감'(콩 종류/깨 등의 식물성 유지/미역 등의 해조류/채소/생선/버섯 종류/감자류의 줄임말)을 외우면서 식탁을 점검하라는 말이 있다. 또한 "담배를 급하게 끊으려 하지 마라"는 항목에서 "사실 여태껏 담배를 피워 왔다면 새삼 지금 그만두기엔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물론 계속 피우라고 권장하는 게 아니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천천히 끊으라는 뜻이다. 비단 담배만이 아닐 것이다. 뭔가 끊지 못하는 것, 건강에 해를 끼치는 중독에 대해 각자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조언이었다. 이 저자만의 특별한 제안이라면 엔딩노트를 쓰는 것이다. 그것은 유서와는 다른 개념이고 일반적으로 자신의 간단한 역사, 소유 재산 목록, 만일의 경우에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희망 사항, 임종이나 장례 절차에 대한 희망 사항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책 말미에 엔딩노트 예시가 첨부되었다.
오래전부터 노후 관련 책을 찾아 읽는 습관이 있었다. 부모님에 대한 염려 때문이기도 했고, 먼 미래라고 느껴지지만 언젠가 맞이할 나의 미래를 좀더 앞서 실감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리석고 우매한 탓에, 미리 읽어둔 책들의 지혜를 마음속에 축적해놓지 못했다. 또한 그때는 정말 '먼 미래'라고만 생각했다. 이 책의 모든 항목들은 사실 젊을수록 실천하면 좋을 내용들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머릿속에 안다고 치부하던 내용을 직접 실천해보는 일, 그게 나를 위한 삶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