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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두 개 정도 더 주고 싶은데 줄 수가 없어 아쉬운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사에 관심이 많은 친구분들께 절판되기 전에 얼른 주문해서 소장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이 시리즈 <유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총서는 유럽 10개국 유명 역사가들의 최근 연구 경향을 반영하여 나 같은 독학자에게 가이드 용으로 딱인 책인데, 아쉽게도 금방 절판되기 때문이다. (내가 <유럽의 음식 문화>를 구해 읽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럴 수가, 내가 구하자마자 재판 찍어 다시 예스에 들어왔다! )
게다가 이 책은 친절한 통사식 설명이 아니라 독자들이 기본 역사 사항은 다 안다는 전제하에 저자분이 종횡무진 역사 논평을 하는 책이므로 일종의 "키재기 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오늘 이 책의 한 챕터를 읽어보고 이해가 안 되었으면 조용히 덮어둔다. =>그러다 몇 달 후, 각국사와 다른 역사서를 읽어 본 후에 다시 이 책의 같은 부분을 읽어보면 갑자기 책에서 다룬 주제의 배경 전후 사항이 술술 이해되고 저자의 논평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이해가 된다. => 아, 그동안 내가 성장했구나!' 이런 식이다. 이렇게 이 책을 읽고 또 읽다 보면 마치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벽에 빗금 그어 1인용으로 만들어주신 키재기자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런 책은 꼭 소장하고 1년에 한 번씩 읽어 주어야 한다. (내 경우엔 2013년 현재 중세 독일 유럽사 부분은 잘 이해되지만 스페인사 부분은 아직도 헤매고 있다. )
이 책의 저자인 조셉 폰타나는 스페인의 마르크스 주의 역사학자의 대표격이다. 저자분은 유럽의 형성과정을 9개의 거울을 통해 보여준다. 유럽의 지배 엘리트들은 자신들을 규정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남과 구별하기 위해 비춰 보는 거울로서 '야만''기독교''봉건제''악마''촌뜨기''궁정''미개''진보''대중'의 거울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럽의 지배 엘리트들은 기독교도, 도시민, 지식인, 남성들이 중심이 되어 각각 타자에 대한 두려움을 반사하여 자신들의 지배권력을 위협할만한 세력들을 희생시키는 문화와 제도들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중심의 사관은 유럽을 지배하며 놀랍게도 비유럽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져 '정설'이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중세의 이단에 대한 공격은 신앙이나 교리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기성 교회의 개혁을 주장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식.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란 거울에다 자신을 비춰봄으로써 자신을 정의하고 그럼으로써 자신을 남들과 구별한다. 이것은 같은 언어를 말하고 생활 방식과 습관을 공유하는 사회에서는 간단한 문제이지만 유럽인들에게는, 특히 종교적 일체감이 깨지고 여러 속어들의 문학적 사용이 증가 추세에 있던 16세기 이후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1714년의 위트레흐트 조약은 유럽에서 '기독교 공화국'이란 용어로 작성된 최후의 문서였다. 이 복수의 (유럽) 민족들은 이제부터는 자체의 다양함 속에서 자기를 나타내는 표식을 확인하고, 다시 이 자신을 다른 나머지와 구별시켜주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좀더 복잡한 일련의 거울들 속에서 자신을 비춰보아야 했다. 이제 유럽인들이 자신들을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은 더이상 종교와는 상관없으며 대신 도덕적, 지적 우월성에 대한 확신에 기반을 둔 자각으로부터 생겨났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다시 비유럽인은 열등한 본성을 갖고 있다는 전제 위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유럽인들이 자신들을 규정하기 위해 바라다본 거울은 이중의 면을 갖고 있었다. 인종적 차이가 보이는 한쪽 면에서는 '미개인'의 얼굴이 나타난다. 또다른 면에서는 유럽 중심적 역사관에 기반해 '원시인'의 얼굴이 보인다. 전자로부터는 인종 대학살과 노예 무역이, 후자로부터는 제국주의가 각각 나타났다. - 본문 211쪽, '7. 미개의 거울'에서 인용
그렇다고 이 책의 저자는 지난 5세기간의 유럽사를 흑백논리로만 보지는 않는다. 서구 제국주의는 다 악이고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서구의 식민지배를 겪은 나라들을 다 선의의 희생자로 그리지도 않는다. 지금 보편적으로 말하는 유럽의 진보라는 것 역시 같은 유럽인들 대부분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피식민지배 국가의 지배계층의 문제점 역시 밝혀 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한 역사적 현상을 단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서술해 주신다.
이런 수정주의적 관점은 사실 별로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일반 교양인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유럽사 혹은 유럽 위주의 세계사에 대한 이해 수준에 비춰 보았을 때, 이런 관점은 현재까지도 매우 신선하며, 비단 역사해석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해 나가고 타인을 접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더군다나 일본을 거쳐 온 유럽과 미국의 역사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옛날옛적 역사 교과서와 대중 역사서만 읽어온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이러한 관점을 제시했다가 종종 삐딱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몰려 본 나의 입장에서는 정말 이 책을 널리 알리고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은 유럽인의 거울에 대한 책이자,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는 우리들의 거울이기도 하므로. |
|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에는 진실이 존재하는가. 역사를 이끌어 가는 주체―존재하는가 자체를 의문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는 누구인가. <거울에 비친="" 유럽="">은 이런 난감한 질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그리스(아테네)의 민주주의와 빛나는 문화유산이 로마제국을 거쳐 기독교와 봉건제가 지배하는 암흑의 중세에는 침묵하다가 르네상스를 거치며 부활, 찬란한 근대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유럽사회는 산업혁명 등을 겪으며 근대화에 성공, 팽창하여 세계사의 중심자적인 역할을 해 나갔다' 정도로 요약이 가능한, 우리가 알고 있는 지극히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알고 있었던 서양사 전반이 바로 의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폰타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의)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 유럽인들이 일그러진 거울에 자신과 타자를 비춰 보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써 온 역사라고 주장한다. 전통적 유럽역사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논리는 유럽의 '자기합리화'이다. 사실 자기합리화가 전혀 없는 역사서술은 존재하기 힘들 것이다. 똑같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도 이데올로기, 사회의 역사·문화적 배경, 출신계층(혹은 계급)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달라지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개인을 규제하는 각종 기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채 역사를 본다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중국의 중화주의, 별다른 생각없이 사용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이라는 말에도 일정 정도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배 계층이 내부적으로 적을 규정하고 민중의 역사를 왜곡한 것도 본질적으로는 어느 사회의 지배층이나 가지고 있는 속성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역사가 의미를 갖는 것은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왜곡된 진실이 어떠하든 간에 최근 수세기 동안 유럽은 세계역사의 중심자로서 역할했고 그렇게 각인되어 왔으며, 세계 역사 속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조차 무의식중에 각인된 왜곡된 유럽중심주의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폰타나의 저작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유럽중심주의가 가져온 근대 이후의 병폐들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유럽 내부로부터 시작한 것이다. 폰타나 역시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일그러진 거울로 이루어진 유령의 집'을 뛰쳐나오지 않는 한 자멸의 길을 갈 것이라는 경고는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유럽의 역사가들의 '새로운 유럽읽기' 시도가 그들의 말대로 자멸의 길을 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현재의 세계상황이 새로운 유럽, 즉, 유럽이 근대 이후에 행해왔던 세계사의 주역을 미국이 대신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온 것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 반성을 통해 패자논리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여기에서 한발 나아가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속에서 세계가 재편되고, 자본의 논리 속에서 세계사가 쓰여지고 세계체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위기감과 우려가 더해져 또다른 형태의 유럽중심주의가 생겨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울에 비친="" 유럽="">은 서양사를 보는 참신한 시각을 제공해 준다. 아마 책을 다 읽고 나면 기존에 알고 있었던 역사에 대한 배신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만큼 '확 깨는' 무언가를 주는 책인 건 분명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줄 만큼... 하나 단점이 있다면, 생소한 역사적 사건이 충분한 배경 설명없이 툭툭 던지듯 나오니, 그런 걸 못참는 사람이라면 서양사 개설서 한 권쯤은 옆에 놓고 읽어야 할거라는 것 정도...? 물론 그만큼 공들일 가치가 있는 책이다.거울에>거울에> |
| 현재까지 나온 서양사 개설서 중 최고로 꼽히는 거울에 비친 유럽은 이제까지 배워온 세계사, 유럽사가 모두 왜곡된 것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곤 그 왜곡된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거울에 비춰 바로잡는 작업을 합니다 고대 유럽의 형성기부터 중세의 마녀사냥, 종교전쟁, 대항해시대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관점, 좀더 공정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가 교육받은 역사는 '유럽'의 관점에서 본 세계사였습니다. 그것을 좀 더 공정한 시각, 적어도 유럽 바깥에서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우리는 역사에 대해 현재의 우리모습에 대해 좀 더 바른 시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서양사를 공부하는 분들에겐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 책의 저자들이(공동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럽 유수의 대학들의 교수들이란 겁니다. 우리의 역사는 왜곡된 것이다. 공정한 시각으로 우리 자신을 보자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탄했습니다. 서평의 제목이 틀렸는데 역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이 아니라 '공정한' 관점을 제시한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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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난이도가 있지만 폭넓은 (삐딱한) 시각을 일관있게 제시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정주의적 시각은 매력적이다. 기존 주류 역사인식에서 소외되거나 간과되었던 많은 요인들을 비판적이면서도 인본주의적으로 고찰한다. 너무 많은 가능성을 고려하다 보니 방향성이 명확치 않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의 역사가 원래 그런 것 아닐까? 품절된 것이 너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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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기존 주류의 역사를 배웠던 모든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할 정도로 좋다. 기존의 주류학계와는 다른 참신한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서양, 백인, 남성, 귀족 중심의 서술이었다면, 이 책은 동양, 유색인종, 여성, 소수자가 보는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리스인들은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다른 민족보다 우월하다고 은연 중에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과 노예에게는 투표권이 없었고, 페르시안인들을 야만적이고 미개하게 취급하여 자신들의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의 큰 흐름은 기존의 강자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약자의 시선으로 바라 본 관점이다.
논술 공부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문장 말고.) 현대사회에서는 똑같은 사실을 보고도 라쇼몽처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한데, 이 책은 기존에 배웠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해볼 여지를 만들어준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이야기 할 때 어느 누가 이윤 창출이 아닌 다른 무엇을 한다면? 춘향전에서 자신은 주인공이 춘향과 몽룡이 아닌 방자와 향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에능 PD를 뽑는 공채시험장에서, 사람들을 잘 못 웃기는 자신이, 못 웃기기 때문에 예능 PD로 뽑혀야 한다고 말하려면...?
'창조'가 화두가 되는 지금, 담배갑에 담배가 5개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들은 다 5개가 남아있다고 말하지만, 7개비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선택받을 수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기존의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다만, 보는데 정말 짜증이 나고 화가 났던 측면은, 책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심각한 번역투의 문장(심지어 번역투의 문장도 매끄럽지 않다) 때문에 부드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 문장력이 나빠질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진심으로 출판사 관계자가 있다면, 제대로 번역된 본을 출판해주셨으면 한다. 물론 실현될 가능성은 99%에 수렴한다 생각하지만.)
보실 분은 번역이 불편한 걸 감안하고 읽으셨으면 한다. |
| 기존 유럽중심의 세계사에 대한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올바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로, 기존 역사적 시각을 일그러진 거울로 보고 있었다는 비유로 본서를 구성했다. 그래서 유럽의 여러 사건들이 다른 문화권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든가 그들이 야만인이라 생각했던 민족과 문화권에 발달된 문명이 있었고 그들 덕에 유럽이 발전했다 라는 이야기, 교회권력의 죄악사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서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종합적으로 구성하여 전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 유용하다. 다만 유럽사라는 것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는 단편적으로 밖에 잘 알지 못해서 꽤 낯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각주로 설명이 자세하긴 하지만 볼수록 내가 알던 세계사라는 것이 얼마나 얕은 것인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좀더 기존 시각의 세계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면 좀더 재밌게 본서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