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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나도 누군가에겐 개새끼일 수 있다"
이 책은 글을 쓰면서 사는,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글쓴이가 드라마 속 대사 중에서 마음에 와 닿는 대사를 골라 뽑고 그와 연관된 자신의 삶 속의 이야기를 풀어나간 글이다. 평소 드라마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또 한번 꽂힌 드라마는 끝까지 보는 성향이 있는 나로서는 꽤 구미가 당기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내가 놓친 드라마가 꽤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본 드라마에서 내 마음에 와 닿았던 대사와 다른 사람의 가슴을 후벼팠던 대사가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 그렇겠다 싶었다. 그 중에서 위에 있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 다른 글을 쓰며 다투던 사람들, 결국 그들은 생계를 위해서 그렇게 했겠다 싶은 깨달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모임이 많아지고 이전부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서로 대면하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던 터라 이제는 만나서 술 한잔하며 어깨 두드리고 털어버리는 일이 없어지고 살벌한 텍스트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그 앙금을 털어버릴 기회도 없이 로그아웃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을법하다. 한편으로 편한 세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언가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나왔다던 저 대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 인기를 끌었던 <별에서 온 그대>, 거기에서 "왜 혼자야? 우리 함께 있잖아."라는 대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게, 그러면 무슨 재미로 살까. 드라마속 수많은 연인들은 오늘도 알콩달콩 달달한 대사를 나누고 때로는 서로 상처주며 싸우기도 한다. 그런 것이 싫어서 연애를 안하면 그만이지만 연애 한번 안해본 사람은 그런 감정조차도 부러울 수 있다. 글쓴이가 인용한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는 김광섭 시인의 시구처럼,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이렇게 만났는데, 그런 감정하나 없이 지낸다는 것도 건조한 일이다. 항상 화창한 날만 있을수는 없다. 때로는 비도 내리고 해야지 대지가 촉촉하게 적셔지겠지.
<눈이 부시게>는 중간에 치매 할머니라는 반전이 인상깊었던 드라마이고 호평이 많기도 했다. "어머님은 살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하셨어요?"라는 물음에 "대단한 날은 아니고 ,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어요."라고 답을 하던 대사. 온 동네가 밥 짓는 냄새가 나면 솥에 밥을 안쳐놓고 아장아장 걷던 아들의 손을 잡고 밖에 나가서 멀리 노을이 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상의 행복함. 어릴 때부터 꿈이 무엇이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같은 말을 듣다가 어느 순간, 예전 사진 속에 담겼던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될 때. 아마도 그때가 나이가 들어가는 순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 속 대사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는 제목과는 달리 여기에 인용한 드라마 속 대사가 모두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아마도 드라마를 다 보지 못했거나 혹은 내가 글쓴이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일게다. 그래도 다들 대단한 작품을 만든 드라마 작가들에게 추천사를 받은 글쓴이가 부럽고, 그런 글쓴이의 선구안이라면 남다른 글들도 있겠지 해서 책을 끝까지 읽어보았다. 그래서 그 중에는 나도 그랬겠다 싶은 대사도 건져올렸다. 꼭 무엇을 공감하기 보다는, 아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면서 천천히 책을 읽으면 괜찮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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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책속으로
나는 드라마 광이다.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드라마를 사랑할 것이다. 물론 예전의 감성으로 마주하지 못할 경우도 많고,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건져낼 보석같은 드라마가 과거에 비해 적은 것도 아쉽지만, 끊임없이 드라마를 보고 명대사를 기록하고 명장면을 스크랩하며 나의 취미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정덕현 작가는 드라마 비평을 통해 온라인으로 처음 만났다. 미처 정리되지 못하고, 부족한 필력으로 글로 표현하지 못한 나의 생각들이 그의 글속에 담겨 있어 너무나 멋졌고, 너무나 부러웠다. 그의 글을 통해 드라마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고 부족했던 2%가 채워지는 경험을 여러번 한 후 나는 그의 글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지금도 작가가 기고하는 글은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우연히 이 책 제목을 보고, 저자의 이름을 본 순간 망설임 없이 선택했던 책!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명대사 뿐만아니라 대중문화 비평가가 들려주는 드라마 이야기이기에 책이 도착하자 마자 첫 장을 펼쳤다.
이 책은 드라마와 작가의 삶을 엮은 이야기들로 또다른 위로와 재미를 안겨주었고, 예전의 드라마를 다시 생각나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책속 42편의 드라마 중 38편의 드라마를 모두 챙겨 보고 드라마 명대사를 모두 정리한 나도 드라마를 참 좋아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했다. 나에게 드라마는 킬링타임이나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이고 그 시절 나와 함께 한 나의 추억이자 삶의 일부분이다. 드라마를 통해 나는 삶을 배우고, 삶을 생각하고, 그래서 한뼘 더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작가 만큼이나 멋진 작가의 필력에 책의 많은 부분 포스트잇을 붙여 놓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다.
책의 마무리.. 당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의 명대사는 무엇입니까?라는 작가의 질문에 수많은 드라마의 명대사 중 존경하는 노희경 작가님의 명대사 한 문장을 떠올려 본다.
"나 이대로 사는 게 뭔지, 기쁜게 뭔지도 모르고, 늙어버리는 건 아닐까. 얼굴도 마음도 윤기없이 버석버석. 그냥 이대로 늙어버리면 어쩌지." - 드라마 거짓말 중에서
ps. 성우의 말처럼 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쓴것 같은데.. 사는 건.. 그렇게 윤기없이 버석버석 늙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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