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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 뒷면을 들여다본다. 주소 변경란은 총 다섯 줄이다. 그중 네 번째까지 바뀐 주소가 쓰여 있다. 두 줄 때까지는 손글씨로 그다음부터는 주소가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 있다. 추억은 방울방울이다. 12년 동안 네 번 이사를 했다. 학교 때문에 혈혈단신 혼자서 상경 비슷한 걸 한 뒤로 집에 대한 욕구가 끓어오르다 못해 흘러넘쳤다. 내 집 마련은 내 짐 마련이 되고야 마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이사를 할 때마다 짐은 늘어났다. 말똥구리처럼 짐을 등에 이고 지고 이사를 다녔다. 천장에 쥐와 고양이가 뛰어다니는 동물의 왕국을 실사로 체험하는 집에서부터 문을 열면 앞 집의 부엌과 방이 보이는 집을 거쳐 토요일 아침마다 마늘을 절구통에 넣고 빻아대는 집까지. 욕실 천장에 물이 새서 낙담하면서 드러누워 스마트폰으로 랜선 집들이를 했다. 화사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집을 부러워했다. 구두쇠여서 돈을 들여 집을 고치거나 게을러서 집 정리를 하지도 않았다. 마리 유키코의 소설집 『이사』는 제목처럼 이사에 관한 미스터리를 다룬다. 전에 살던 사람이 강간살인범이라 이사를 하고 싶어 하는 기요코. 내일 이사를 앞두고 짐 정리를 하다 수납장을 발견하고 불쾌한 추억을 떠올리는 나오코. 파트타임으로 이사업체에서 일을 하다 전임자가 책상에서 전임자가 남겨두고 간 편지를 읽는 마나미.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며 자신의 물건이 담긴 상자를 잃어버린 유미에.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기억을 갖고 있는 하야토. 이사를 취미로 삼는 사야카. 각각의 여섯 편의 이야기는 마지막 단편까지 읽었을 때야 하나로 뭉친다. 『이사』의 목차는 「문」, 「수납장」, 「책상」, 「상자」, 「벽」, 「끈」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의 이름을 가져다 썼다. 수납장, 책상, 상자 이런 것들은 이사할 때 버릴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물건이다. 일상에 밀접하게 접해 있는 물건과 행위에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리 유키코는 이야기를 배치해 놓았다. 이사할 집을 둘러보게 될 때 문을 열어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마리 유키코는 이런 행위에서 마저도 조심하라고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짧은 이야기 안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반전이 『이사』에는 가득하다. 옆집에서 들려오는 생활 소음. 내 등 뒤에서 킬킬대는 누군가의 비웃음. 간식으로 넣어두었던 푸딩이 사라지는 이상함. 열리지 않는 문안에는 무언가 감춰져 있을 것 같은 불길함. 일상에서 마주치는 기분 나쁜 일의 원인이 밝혀지면서 공포는 새롭게 시작된다. 사실 공포의 실체는 별게 아니다. 누군가 살해를 당하거나 죽은 사람이 원한을 가지고 찾아오는 일은 흔히 일어나는 게 아니다. 공포는, 벽과 천장에 피어나는 곰팡이거나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는 바퀴벌레, 눈이 마주친 쥐,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의 노크 같은 것이다. 『이사』를 읽으며 알게 된 것. 일본은 집을 구할 때 수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주인에게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고 한두 달 월세를 사례금으로 줘야 한단다. 소설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보다 그러한 사실이 더 무서웠다. 이사는 추억과 작별하는 과정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중학교 때 썼던 일기장, 원고지에 썼던 글 뭉치, 특별한 날 선물 받았던 옷 등등을 주민등록증 네 번째 줄까지 주소지를 옮겨 오면서 버렸다. 몸에 맞지 않은데도 유행과는 멀어졌는데도 가지고 다녔던 옷아 안녕. 읽으면 얼굴이 뜨거워지는 글을 썼던 중2병 시절아 안녕. 이러면서. 책은? 절대 버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책이었다. 비염과 축농증의 원인이 책에서 나오는 먼지와 곰팡이 때문이라는 걸 알았고, 버렸다. 종이책 대신 『이사』는 전자책으로 읽었다. 마리 유키코는 빨리 다음 장을 넘기고 싶을 정도의 속도감을 자랑하는 소설가이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러니까 대체 이 인간들은 어떻게 되는데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당신, 조심해야 한다. 벽에 난 구멍 하나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이사 중에 상자를 잃어버렸다면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 옆집에서 들리는 수상한 소리에 함부로 단정하거나 짐작해서도 안 된다. 왜 조심하고 안 되는지 『이사』를 읽으면 알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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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이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아 이사라는 걸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짐을 꾸린다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버려야 할 것과 가지고 가야 할 것. 그걸 정리하고 챙기는 것. 그걸 생각하면 ‘이사는 아니야’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깨끗하고 예쁜 집을 보면 나는 언제 저런 집에서 살아보나 싶다. 하지만 요즈음처럼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세상에선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다행이다. 집이란 자고로 편안하고 기분 좋아야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문’은 자신이 이사한 곳이 연쇄살인범이 살았다는 걸 알게 된 기요코. 다시 급하게 이사할 집을 찾던 중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흰 벽에 작은 구멍이 신경 쓰이기 시작 하는데.. ‘수납장’은 여덟 번째 인사를 준비하는 나오코의 이야기다. 이삿짐을 싸던 중 발견한 그림 한 장. 남자의 얼굴인 이 그림과 똑 닮은 사람이 있다 바로 옆집의 야마시타. 그런데 이 남자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 오는데.. ‘책상’은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게 된 마나미가 이삿짐센터 책상 서랍 뒤쪽에서 편지를 발견한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다’라는... ‘상자’는 직장에서 따돌림당하는 유미에가 회사 자리 이동으로 자신의 짐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짐이 자신의 자리에 놓이게 되면서, 노숙자가 자신의 짐을 가져가는 걸 보고 따라가다 다 사고를 당하는 이야기다. ‘벽’은 가정 폭력을 겪었던 하야토와 그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기요시의 이야기이고, ‘끈’은 자신의 집에서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는 사야카의 이야기다.
이사는 새로운 집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오지만 그곳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한다.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서의 괴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들. 더군다나 혹 그곳에서 살인이 일어났거나 살인범이 살았다면 더 기기 묘묘한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한 번 불안해진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더 큰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조금은 무섭고 소름 끼치지만 재미있는 책. |
| 이번 작품에서 마리 유키코는 자신의 주력인 이야미스적인 측면을 살짝 내려놓고 등장인물들이 겪는 상황을 통해 오싹한 느낌을 준다.또한 단순한 괴담으로 그치지 않고 마리 유키코의 여러 측면이 잘 드러난다.몇몇 단편에서는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면모를 발휘했고,몇몇 단편에는 호러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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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작가님의 <이사>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사를 소재로 한 미스테리 스릴러 단편 6작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책입니다. 누구나 한번은 겪는 일이지만 반면 다양한 풍습과 미신이 있는 이사라는 소재에서 일상에서의 찜찜함과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좋았어요. 그런 면에서 가까운 나라라 그런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일본 특유의 음습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독립된 단편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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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작가님의 "이사"를 읽게되었습니다. 이 글은 이사와 관련하여 여섯편의 단편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문/수납장/책상/상자/끈/벽 이러한 소재가 그 각 단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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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 적인 요소가 아니라도 인간은 누구나 마음이 편한곳에서 살아가고 싶어합니다.특히 이사 가려는 곳이 이전에 사람이 죽은곳이나 그런곳은 꺼려지는 경향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던지 다 그런것 같습니다.그래서 그런 경우는 집값이 싼 경우도 있고 이걸 미신 같은것으로 해버리기 에는 귀신 목격담 같은것도 있기 때문에 조금 기분이 그렇지요.일본은 안그래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귀신 이야기가 있고 그래서 이런 소설도 인기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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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호러 미스테리 계열 소설은 주인공이 살아가는 주변을 통해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이 파노라마 처럼 발생하는 소설 입니다. 이 소설도 시각적인 공포나 무엇을 손으로 만진다거나 저녁에 일어나는 일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존재가 소설에 등장하긴 하는데 이 존재가 유령인지 유령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존재 인지 마치 욕실의 수증기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소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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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저/김은모 역의 [대여][100%페이백] 이사를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백퍼센트 페이백 작품으로 페이백 받으려고 구매했습니다. 페이백 책들 중 좋은 소설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기대하면 펼쳤는데요. 제목이 이사라서 어떤 내용일까 했는데 공포물.... 표지나 설명을 읽지 않아서 좀 놀라긴 했는데요. 공포물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이사갈 날이 많은데 이 책 계속 생각 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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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페이백으로 대여한 마리 유키코 작가의 이사 리뷰입니다. 페이백 이벤하길래 대여 받아서 읽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공포물 장르라 더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 페이백 대여로 만나볼 수 있다니 개이득한 기분이네요. 인간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갈등을 바탕으로 인간의 악의와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입니다. 읽으면서 좀 불편해질 정도였어요ㅠ 여운이 강하게 남는 책이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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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작가의 '이사'입니다. 이사, 정확히는 집과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단편집처럼 보이나 사실은 하나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각 이야기마다 소재나 주제는 많이 다르지만, 점점 공포에 질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포 장르라 하더라도 어느정도 원인과 결과가 드러나는 한국의 공포소설과는 달리 일본 특유의 밑도 끝도 없는, 원인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 구조가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무서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