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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에 걸린 사내를 본 적이 있다. 사내는 출근길 엘리베이터 없는 오 층짜리 주공 아파트 열 집이 함께 이용하는 현관 바닥에 조심스럽게 신문지를 펼쳤다. 신문지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팔을 곧게 뻗고 다시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최소한의 접촉만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한 사내는 신문을 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사내는 손바닥으로 머리를 쓸어내리고, 손등으로 어깨부터 발끝까지 털어낸 다음 길을 나섰다.
김경인 /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 / 문학동네 / 160쪽 / 2020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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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할일 빛과 함께 좋았고 놀랍게도 해설까지 좋았다
* 몇 개의 어쩔 줄 모르는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여름을 생각하면 삶은 아름답고 근사하게 사라진다 노을 - 피멍 든 여자가 하늘가에서 불타오르고 기억은 아이의 긴 울음처럼, 라일락 그늘 아래 피어난 연한 초록처럼, 맹렬히 뽑힌다
* 아 정말 아름답지- 여름을 싫어하는데 시인이 그려내는 여름은 어쩐지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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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과 들리게는 한몸이라 생각해서였을까.. 진심 앞에는 부정어가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였을까..~들리게 진심으로' 라고 읽었으나.. 틀리게 진심으로..였다!! 진심으로 틀리고 싶은 마음까지 헤아릴 수는 없지만.. 또 전혀 이해가 안되는 마음도 아니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마침 마음속으로 주문처럼 외우고 싶은 표현이 있어 반가웠다.
(....)올여름의 할일은/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 느린 속도로 열리는 울음 한 송이/ 동글고 오목한 돌의 표정을 한 천사가/뒹굴다 발에 채고/이제 빛을 거두어/ 땅 아래로 하나둘 걸어들어가니/그늘은 둘이 울기 좋은 곳/ 고통을 축복하기에 좋은 곳// '여름의 할일' 부분 내 마음도 모를때가 있어 버거운데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 쉬운가..피할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데... 사람때문에 힘겨워 하는 지인에게 애써 담담하게 받아 들이라..고 말하지만 내 문제가 되면 역시 같은 마음.... 시인이 올여름 할일에 대해...정답 같은 메세지를 준 것 같아...기운이 났다.함께 울어야 할 상황이 아닌것만도 다행이라며 위안을 삼아야겠다. 내 시선이 아닌 그들의 시선으로 따라가 볼 것...올 여름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조금 가벼워진 기분...더 놀라운 건 이런 마음으로 시를 대하고 나니..한참 뒤에 마주한 '인간 연습'에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는 거다 (...) 정사각 통에 차곡차곡 담긴 티슈처럼/ 내면을 숨기는 법을 배웠습니다/흰 테이블보에 스민 얼룩을 감쪽같이 지우듯/슬픔의 귀퉁이를 솜씨 좋게 잘라내는 건 서툴지만요//나는 실용을 좋아합니다/새나 구름을 키우지 않고/불규칙동사를 외우듯 인생을 이해하지요//퀴즈는 다 풀지 못했어요/꿈이 나를 놓아주지 않아서(....)/ '인간연습' 부분 살아가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가끔은 그 연습이, 나를 숨기는 것 같아 위선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내 감정을 감추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솔직해서..타인에게 상처 주는 이들도 있지 않은가... 연습이 필요한 건..여전히 실용적인 부분에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일테지만, 답을 명쾌하게 풀어낼 수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기 때문에...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체 되는 순간 좌절하지 말고..완성 되었다고 방심하지도 말고....그래서 나는 '반반' 이란 시도 참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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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시인님의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를 친구에게 추천 받아 읽었어요. 자기가 읽은 시집 중에서 가장 좋은 시집이었다고 하면서요. 제가 시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담담하게 쓰여진 문장에 안에 담긴 내용들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기분이더라구요. 시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던져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일인지… 책을 덮고 난 후에 여운이 크게 남는 시집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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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김경인 작가님의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를 완독한 후에 쓰는 글입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감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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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시인의 첫 시집 <한밤의 퀼트>를 힘들게 구한 기억이 있다.
올여름의 할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