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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녀가 열차에서 뛰어내린다.
수많은 상황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러시아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르스탄으로 가던 열차였다. 실제로 수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이 열차에 탔고 그 뒤 오랫동안 러시아에서 살았다. 그것도 러시아 정부가 고려인들을 수월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식으로 택한 정책이었다.
러시아나 중국이 같은 혁명의 동지인 것처럼 연대를 말해왔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나라입장에서 보면 고려인들은 남의식구, 그저 걸리적거리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소나 닭을 우리에 넣어 문을 닫을 때처럼 그렇게 한 곳으로 몰아넣으려고 했다.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열차 안에 뒤숭숭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주인공 설희네 가족을 어떤 선택을 해야했을까.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조선을 떠나 남의 땅을 전전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뛰어내리자. 그것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내 운명은 내 스스로 헤쳐나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뛰어내리고 보니 14살 소녀 혼자였다. 사방은 허허벌판 남의 땅이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털보아저씨와의 만남에서부터 하얼빈과 함경도 온성을 떠도는 동안 설희가 느낀 것은 나라 없는 설움이었다. 나라가 없다는 것은 조선 말이 없는 곳에서 살아야 하고 조선어로 된 이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설희라는 이름은 안나와 18번 등으로 불리다가 국경을 넘으면서부터 겨우 윤곽을 드러내지만 가족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비밀로 해야만 하는 이름이었다. 왜냐하면 설희의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이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살 수 있는 곳은 고향뿐이다. 설희가 하얼빈이나 온성에서도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었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굳이 울릉도까지 가야만 했던 이유는 강설희라는 이름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이름을 잊지 않고, 가족의 계보를 잊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의 이름, 모국의 언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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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는 주인공 강설희, 소설은 열살 소녀의 아픈 이야기가 담겨져 있으며, 과거 일제강점기 시대를 상상하게 되면, 고통과 슬픔,안타까움과 마주하게 된다. 잃어버린 고국을 떠나 연해주로,그리고 저 추운 연해주를 지나서 중앙아시아로 향하는 그 긴 여정들, 설희는 자신의 삶을 바이칼틸과 겹쳐 놓고 있었으며,자신의 감정과 생과 사의 경계를 시간과 공간적인 관점에서 서로 녂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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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저자 저자는 문학박사이며 현재 아동청소년문학 집필과 21C교육포럼에서 발간하는 SNS신문인 <21C신문> 편집 일을 하고 있는 이주현작가이다. 2000년에 공모한 동화부문에서 <삼촌이 셋>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청소년소설을 발간했다. ▶주요내용 주인공은 10대 소녀 설희. 영문도 모른채 설희는 할머니, 임신한 엄마와 함께 열차에 올라탄다. 알고보니 강제이주열차였다. 강제이주열차에서 할머니, 엄마와 함께 탈출을 감행한 설희는, 열차에서 뛰어내린 뒤 정신을 잃었다가 일어나자 할머니와 엄마를 찾을 수 없었다. 할머니와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정,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을 믿어야 할지, 아니면 경계의 대상인지, 매번 판단해야 하고, 어린 여자아이로서 낯선 곳을 누비며 가족을 찾아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고, 때로는 영리하게, 때로는 상대방의 동정심을 얻어 위기상황들을 탈출해나간다. 결국 그녀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강제 이주 열차에 오르고, 연해주와 하얼빈을 걸쳐 조선 고향에까지 오게되는 일련의 과정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민족이 겪었던 억울함을 고스란히 대신하고 있다. ▶ 서평 책을 받아보고 알았다. 청소년 문학이었다는 것을.ㅎㅎ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에게도 매우 쉽게 읽힐 것이고, 역사와 다소 거리를 둔 어른들에게도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다 쉽게 돌아보게하는 데 도움이 될 책임은 확실하다. 어린 소녀 주인공 설희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은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믿어도 되는가? 그녀는 이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것인가? 과연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얼마 전에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친일파에 대한 내용을 보고, 같은 나라 사람으로써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라를 팔아넘기고 사람들의 등에 칼을 꽂으며 사는 삶을 택했는지.. 그렇게 얻은 부와 특권을 통해 또 얼마나 일반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살았을지, 그리고 광복이 되자, 광복이 될 줄 몰랐다는 그 친일파들... 자기는 그저 일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철면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청산이 되지 않은 친일파의 후손, 친일파의 자산, 친일파의 역사적 흔적들.. 너무 분노가 치밀었다. 정말 나라 뺏긴 슬픔이 이런 것일까, 나라를 되찾고 나서도 지나간 과거에 대해 마음껏 청산하지도 못한 채 당장 오늘을 살아가느라 급급한 우리나라의 현대사. 안타깝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했던 현실, 어려움들에 대해 간접체험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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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바이칼틸 세월이 흐르고 흘러 현실에 이르게 된 지금도 과거라는 꼬리표는 어쩔 수가 없었던 우리의 삶이다.청소년들이 알아야 하는 역사를 소설로 풀어내는 작가의 깊은 뜻이 이 책에 담겨있다.어쩌면 처연하게 흘려버릴 수도 있겠지만 가슴 깊숙한 그 구석에는 상처의 잔상이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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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우리들의 삶은 옛날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나 아직도 그들의 후손에게는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 .열 살의 설희에게 보이고 느껴지는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기찻간에서 벌어지는 무게감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저자 이주현 님의 안녕,바이칼틸은 그렇게 과거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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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에서 떠나는 빼앗긴 나라를 등지고
허허벌판으로 밤낮으로 열차는 달리고 또 달린다.러시아는 일본과 전쟁 후 조선인들을 연해주에서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쪽으로 이주 시키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바이칼틸
가창오리를 러시아 쪽에서는 그렇게 부른다.열차에서 탈출한 설희는 어느 민가에서 털보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일본인의 만행을
듣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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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할머니랑 열차에서 헤어진 설희,
털보집에서 태극기를 발견하고 조선의 지도와 역사책을 보게된다.다시 길을 떠나는 설희 열차가 간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우연히 열차에서 만난
아주머니 집에서 엄마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되고 동생을 낳은 엄마는 죽고 할머니는 동생을 데리고 그곳을 떠난 후 였다.내일을 알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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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역 러시아인의 거리를 찾아나선 설희
그녀의 희망은 오직 할머니를 찾아나서는 것이었다.강제 이주 열차에서 탈출하여 여기까지 설희는 러시아 전통차와 술을 파는 카페에서 일을
하게된다.언제나 생각은 할머니와 갓 태어난 동생,혼자 두고 온 고아원의 설국이 연해주 경찰에게 끌려 간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엄마는 정말 하늘나라로 간 것일까? 이
모든 일이 꿈이었으면 좋으련만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조선인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설희는 조선인이 사는 마을로
탈출을 한다.내 나라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타고 함경도 온성에 도착하고 일본군의 만행을 나라 잃은 민족,우리는 설희의 눈으로 현실을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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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뒷 모습에 조금 떨어진 거리를 유지한 채 바라보는 가족같은 모습이 그리고 그걸 새 안에 품고, 저 멀리 풍경 속 기차와 그 위를 날아가는 새 들.
가족과 떨어진 소녀의 이야기 인가 하며 첫 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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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강씨 소녀. 백호 할아버지의 손녀.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되어 출산이 임박한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게 된다. 끌려간 아빠가 돌아 올 때를 대비하여 동생 설국이는 고아원에 맡겨 두고온 소녀의 가족.
3일 정도 후 도착한다는 기차는 30일이 지나도록 정차하지 않고, 달리기만 반복하는데...
그 와중 출산을 할 것 같은 엄마로 인해 할머니와 기차에서 탈출을 시도 하기로 하다 소녀만 기차에서 탈출 하게 된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다쳐서 인지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있던 새끼 가창오리. 바이칼틸. 그 새끼의 모양이 지금 홀로 떨어져 있는 이 소녀와 닮아 있었다.
바이칼틸이 뭐지 하며 이 책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는데.. 그렇구나. 가창오리. 얼굴에 있는 태극 모양으로 태극오리라고도 불린다는 그 새.
새를 치료해주고 무리로 다시 날려 보내는 모습에서 나중에 소녀도 상처를 딛고 가족을 만나는 나중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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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 속상해... 버려진 땅을 일구려는 그 마음으로 베푸는 척 우리 조상들에게 땅을 내주었던 그들의 행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고려인이...까례야가... 너무나도 가슴에 사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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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람 ㅠㅠ 혹시나 혹시나 하며 털보 아저씨가 정말 이 소녀를 구해 줬을거라고 믿으며 책을 보아 오다... 헉 하고 놀랐던 부분.
털보 아저씨 한 마디만 믿고 할머니와 태어났을 동생을 찾아 정말 어렵게 소녀가 왔는데.. 그 털보 아저씨가 일본에 붙어 있는 무서운 사람이었다니..
그럼 이 소녀는 어쩐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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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ㅠㅠ 이게 그... 마루타... 생체 실험인 거지.. 그저 보이는 조선인은 족족 잡아다가 실험실에 가둬 놓고 밥 먹이고 때 되면 번호 순 대로 한 명씩 불러다가 각 주제에 맞는 실험이라니... 머리가 어지럽다.
우리가 그런 시대를 지나쳐 지금 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그저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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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낯익은 군인. 그 군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강씨 소녀. 언년이. 안나.. 이 이름만 봐도 이 소녀의 굴곡진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이 들키지 않기 위해 언년이로 혹시 있을 죽음이 두려워 조심히 밝혔던 강씨 성... 그리고 혹시나 하고 갔던 하얼빈 러시아 거리에서 부여 받은 이름 안나...
꼭 살아야 한다. 소녀야... 얼마나 바라며 책을 넘겼던지. 혹여나 소녀에게 닥칠 불행한 일이 내 일이라도 되는양... 나는 걱정 걱정 걱정을 하며 한장, 한장, 조심스레 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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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까지 얼마나 가슴 졸이며 봤던지 책은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10살 소녀가 18살 강설희가 되기까지의 걸어 온 인생이 너무 고단해서, 가슴이 아파서, 미안해서, 그리고... 자랑스러워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가 이 책 한권에 담겨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하는 도서!
초등학교 6학년 혹은 중학생이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엄마도 함께 읽어 보면 더 없이 좋을 책.
일딸이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라 책 내용을 온전히 이해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매일 몇 장 씩 읽게 하려고 한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러시아로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도망치듯 살아 온 우리네 역사가... 그리고 다시 찾은 우리의 땅이
그래서 더 소중하고 고맙고 미안하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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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조선족... 가끔 한국 내에서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 민족 아닌가? 왜 그러는거지? 하는 의문이 들곤 했지만 그들의 차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을 통해 고려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일제 강점기 일제 탄압을 피해 러시아 연해주에서 살다가중앙아시아로 떠나는 고려인 강제 이주 열차에 타게 된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를 그린 <안녕, 바이칼틸> '바이칼틸'은 조선에서는 가창오리라고 부르는 새를 일컫는 말입니다. 가족단위로 모여 살며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남쪽나라로 찾아가는 새인데 가족을 잃고 홀로 떨어진 어린 새를 같은 처지의 주인공이 발견하게 되는 장면에서 둘은 꼭 닮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러시아는 일본과 전쟁을 한 뒤로 사이가 나빠져 우리 조선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인과 조선인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예 우리가 살고 있는 연해주에서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 쪽으로 우리를 이주시키는 것이라고 했다...(p.13) 고려인들이 그 먼 땅에서 살게 된 이유가 아주 이해하기 쉽게 나와 있네요. 책 곳곳에 이렇게 친절한 설명들이 나와 학생들이 그 시대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몇 번 농사에 실패를 거듭하고 나서야 땅이 점차 기름진 옥토로 변하여 거두어들이는 식량들이 늘어 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농사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조선이 나라를 되찾게 되면 곧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리 조선인을 중앙아시아 버려진 땅에 강제 이주시켜 그 땅을 비옥한 농지로 개발하려고 속임수를 썼다는 것을 안 뒤로 우리 조선 사람들은 카자흐스탄에서 농사를 열심히 짓지 않았다.(p.59)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우리를 척박한 땅에 버리다시피 한 것도 울분이 치미는데 그 밑에 깔려있는 그들의 속셈까지 알게 되니 더욱 화가 납니다.
...할머니는 나라가 있어야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는다며 꼭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 느끼지 못했는데 바냐가 그 의미를 깨우쳐 주었다. 나라는 바로 나의 믿음직한 보호자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p.109) 읽는 내내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거리를 내달려야 했고 온갖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야 했으며 무엇보다도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것이 조마조마하고 마음을 지치게 했거든요. 아주 오래전 TV에서 고려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분명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낯선 언어를 사용하는 그들. 곳곳에 우리 민족의 풍습이 남아있지만 너무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그들. 그러나 내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국 사람이고 나도 한민족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은 사람들. 외국 국적을 가진 동포가 되어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나라를 잃고 삶의 터전을 잃고 자신의 뿌리마저 잃은 듯 살아가야만 했을 그 시절의 고려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역사를 배우고 있는 아이도 그저 스치듯 지나갔을 역사의 한 토막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