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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과 내가 그렇게 공허를 부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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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은 얀 마텔의 데뷔작이다 <파이이야기>를 읽고 범상치 않은 작가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도 실험정신과 삶과 예술을 꿰뚫는 신선한 사유로 충만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과 따뜻한 시선. 내가 삶에서 무언가를 '더 요구'한다면 그것은 삶의 공허를 부수기 위한 것일테고, 나에게는 언어로 이루어진 허구의 세상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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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은 얀 마텔의 데뷔작이다

<파이이야기>를 읽고 범상치 않은 작가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도 실험정신과 삶과 예술을 꿰뚫는 신선한 사유로 충만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과 따뜻한 시선.

내가 삶에서 무언가를 '더 요구'한다면 그것은 삶의 공허를 부수기 위한 것일테고, 나에게는 언어로 이루어진 허구의 세상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 <셀프>를 당장 읽어보고 싶어졌다.

 

- 인상깊은 구절

*

그는 조심스럽게 세번째 서랍의 탐폰을 꺼냈다. 포장지가 구겨져 있었다.

"여기서 생명을 나타내는 것은 이것들뿐이지. 난 이걸 보면서 '피......섹스......아이들......사랑'이라는 생각을 해요. 전에 필라델피아에서 벽에 '난 마법에 걸렸다. 닷새간 피를 흘리고도 죽지 않다니'라고 적힌 낙서를 봤소. 그 문구가 마음에 들어요. 여기서 다른 것들은 모두 죽었소. 죽어서 피 흘리지 않지. 난 여기가 싫소. 낮에 올 때마다 여기가 마음에 들어서 반할 뻔하는 게 싫소. 편안하고 따뜻하고, 사람들은 친절하고...... 어떤지 알 만하지. 나는 속으로 중얼대지. '여기서 주간 근무를 하라구. 급여도 좋잖아. 지금보다 많이 받을걸. 아무튼 사람들이랑 일하고 멀쩡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왜 낮에 근무하지 않는 거야?' 그러다가 퍼뜩 깨닫지. 여긴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너무 교활한 곳이라는 것을. 그게 사람에게 스멀스멀 기어드는 거요. 쳇바퀴 도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거지. 그러면 그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하지. 결국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게 돼. 그러다 눈 한 번 깜박하면 사십 년이 흘러가고 인생이 끝나는 거요. 가끔 낮에 여기 와서 밖에서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왜 이 사람들은 더 요구하지 않을까?'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 중에서)

 

*

바로 그거였다. 상상력을 변형시키는 재주를 부리는 것. 보카치오가 14세기에 했던 일을 우리가 20세기에 해보는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아픈 거였고, 우린 여기서 도망치지도 못할 터였다. 반대로 우리는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기억하고, 세상을 재창조하고, 세상을 껴안을 거였고, 그랬다. 세상을 끌어안는 이야기꾼이 되는 것...... 폴과 내가 그렇게 공허를 부수어야지.

s*****n 2009.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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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은 간결하나 형식은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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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이라는 이름과 멋진 표지를 보고 바로 집어든 책이다.<파이 이야기>보다는 먼저 쓰여진 초기작품이지만, <파이 이야기>의 인기에 힘입어 나중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나보다.그냥 이것밖에 없어서 산 건데, 알고보니 한정판 양장이다.  한정판답다. 이런 홀로그램 오랜만.여기엔 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조이스가 율리시스를 쓸 때 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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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이라는 이름과 멋진 표지를 보고 바로 집어든 책이다.

<파이 이야기>보다는 먼저 쓰여진 초기작품이지만, <파이 이야기>의 인기에 힘입어 나중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나보다.

그냥 이것밖에 없어서 산 건데, 알고보니 한정판 양장이다.





 


한정판답다. 이런 홀로그램 오랜만.


여기엔 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조이스가 율리시스를 쓸 때 호머의 오디세이를 유사물로 삼은 것처럼,

에이즈로 죽어가는 폴과 함께 역사적인 사건들로 유사물을 삼아 '로카마티오 일가'라는 가상의 가족의 사연을 만든다.

이렇게 이야기를 짓는 이유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아프고, 우린 여기서 도망치지도 못할 터(p.23)"이기에,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기억하고, 세상을 재창조하고, 세상을 껴안(p.23)"기 위해서다.

사실 투병하면서의 지루한 시간을 떼운다는 것도 시한부 인생에는 모순이지만, 친구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려는 배려이기도 하다.

이제 1901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가족의 이야기는 만들어지는데,

'이면의 사실들'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것처럼 가족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이야기로만 존재하고,

유사물로 삼는 사건의 사실들만 자세히 소개된다.

즉, 사실이 소설을 은유하는 것.

마지막 부분에 폴이 내놓은 2001년의 이야기는 지난 시간이 행복했음을 암시한다.

삶에 있어서 환상과 이야기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그것이 누군가에겐 적잖은 비중이 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

"이 베트남의 악몽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 내게 온전한 정신을 되찾게 해줄 만한 일.

내 곡을 쓰기 시작한 게 바로 그때였소(p.126)."

"... 거기서 난 음악을 하며 가장 행복했소. 전쟁 통에 땅구멍에 처박혀 있으면서도 말이지(p.127)."

베트남전에 참전한 존 모턴의 연주를 듣고 감명받은 후 베트남 참전 용사비에 가보게 되는 주인공은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전쟁을 생각하며 운다(p.133).

어떤 시대의 산물, 또는 작품을 만나며 새삼 내가 세상과 역사의 큰 흐름으로 연결되어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단편은 그런 느낌을 떠올려보게 했다.

또 <헬싱키..>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이 그 예술을 만들고 향유하는 사람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표현된 글.

그러나 여기서 묘사된 협주곡 자체는 그렇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보잘 것 없는 장소에서 기대 없이 듣게 되어 의외성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존재를 울리는 경험은 각자 다를 것이기에 불협화음에 매료된 게 이해된다.



<죽는 방식>

교도소 소장이 사형 당한 사람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이루어져있다.

저마다 작고 크게 다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게 되는데,

계속 비슷한 형식이지만 다른 내용의 편지들이 나열되어 있다보니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가 싶었다.

행위예술 같은 느낌.

하지만 죽는 방식이 그 사람의 사는 방식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서 뭔가 묵직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받는 사람인 어머니는 모두 발로우 부인, 처형 당한 아들은 모두 케빈이라고 이름지어져 있으니

혹시 여러 편의 편지를 써놓고 그 중에 아무거나 골라보내는 관료주의인가 잠시 생각했었다. 뭔가 반전을 기대했달까.

그런데 마지막까지 편지로 마무리되니, 그건 아닌가보았다.

그래서 더 무거운 느낌인 단편.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 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

과거를 계속 이야기하는 할머니의 말을 흘려들으며 우연히 신비한 기계를 발견해 함께 거울을 만드는 손자.

이 과정이 묘사된 형식은 매우 독특했다.

할머니는 모든 만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는데, 이제 손자는 할머니와 함께 만든 거울을 통해 할머니를 느낀다.

"할머니의 믿음은 굳건하고 탄탄해서 난공불락의 지경이고, 태도는 편협하지는 않지만 확고하다.

중요한 질문으로 고민하지 않는다.

이제는 인생살이에서 가져다준 대답의 한계 내에서만 질문한다(p.174)."

이 말처럼, 질문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아마 할머니에게도 다른 질문을 했더라면, 그리고 삶에게도 다른 질문을 했더라면

지난 시간에서 수많은 말들을 떠올리려고 애쓰는 대신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살지 않았을까.



다 읽고보니 참 독특하게 느껴졌지만, 읽으면서는 좀 지루한 느낌이었다.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하는 단편들이라 그런가보다.

독특한 형식이 독자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 더 그럴 것이다.

또 <헬싱키...>에서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거기에서 젊은 시절 졸작들을 써내려갔다는 얘기에

지금 내가 읽는 단편들도 그런 형편없는 이야기의 연장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다.

어쩌면 <파이 이야기>의 후광 때문에 이런 단편들이 독창적 시도로 과장되게 해석되지는 않을까 싶다.

하지만 <파이 이야기>에서도 표현되는 간결한 문장과 환상적 분위기는 초기 작품인 이 단편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실험적인 형식의 소설을 만나보고 싶거나, 얀 마텔의 소설을 즐겁게 봤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하다.


s******2 2015.0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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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내용보기
네 편의 글은 매우 실험적이고, 자전적이다. 단 네 편 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단편집이지만 작가의 말에서처럼 자신을 세계에 초연하게 해준 작품들인 만큼 그 완성도와 내용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 젊은 날의 불꽃같은 재능을 지금 10년이 흘러 완숙해진 장인이 다듬어서 책을 냈다. 그것이 바로 얀 마텔의 이 책이다. 자신의 일기 또는 주변 일기를 쓰는 듯한 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내용보기

네 편의 글은 매우 실험적이고, 자전적이다. 단 네 편 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단편집이지만 작가의 말에서처럼 자신을 세계에 초연하게 해준 작품들인 만큼 그 완성도와 내용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 젊은 날의 불꽃같은 재능을 지금 10년이 흘러 완숙해진 장인이 다듬어서 책을 냈다. 그것이 바로 얀 마텔의 이 책이다. 자신의 일기 또는 주변 일기를 쓰는 듯한 그의 소설은 픽션과 팩션을 거침없이 오가고 있다. 물론 주변 모든 것이 자신에게 영감을 준다고 주장하는 작가의 모습과 어울린다. 그는 자신의 주변을 환상의 세게로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판타지라고 말하기 묘할 정도로 사실성이 있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 같은 그런 아련한 기억을 자극해서 말이다.

 

이정도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기에 그는 대단한 작가다. 대체 10년 전에 이 정도였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재밌는 글을 쓰는 작가가 내 곁에 살아서 계속 새로운 글을 뽑아낸다면 그 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내가 축복받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증명한다. 읽은 독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는 매우 즐겁게 글을 쓰는 것 같다. 불꽃처럼 말이다. 작가는 참 대단하다.

 

사실 책의 제목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이하 헬싱키-'은 가장 대표적인 단편의 제목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3편 정도의 다른 단편이 덧붙는데, 모두 발군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보면 결국 헬싱키에 있는 로카마티오 일가의 가장 중요한 사실들은 내가 지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내게 영감을 주고, 난 글을 쓴다. 작가는 독자의 상상력을 믿고 있다. 오히려 저 단편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설명서다. 즐거운 게임을 할 수 있게 안내해주는 설명서. 물론 설명서가 재밌다고 해서 소설이 안 되듯, 소설이 설명서와 비슷하다고 해서 설명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헬싱키'를 읽고 나면 어느샌가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한번 해볼까.'

 

그런데 난 주변에 같이 할 사람이 없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친구를 사귀어 두라고 하나보다. 이거, 갑자기 나란 사람 참 외롭다. 어찌 된게 놀아 줄 친구 하나 없냐. 남은 단편은 세편이지만 사실상 헬싱키 로카마티오의 일화들 같은 느낌도 든다. 어쩌면 내가 보지 못한 로카마티오의 이야기들은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이름은 다르지만. 그리고 결국 난 상상하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이야기가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작가는 매우 영리하다. 이 소설 하나로 세계의 모든 소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부럽다. 한 편 써써 수 만 편을 거저 먹다니. 아아. 정말로 부럽다.

결국 이 책은 이 작가는, 대단하다.

n*********t 2009.10.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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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과 ''사실'' 사이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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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이라든지 ‘사실’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 단어들에는 어떤 양면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면’에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거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실’은 반대로 거짓과 위선을 얘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파헤치면 묻혀있는 무언가가 나올 것만 같아 신이 난다. 그래서 읽고 싶었고 읽게 되었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표제작이기도 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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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이라든지 ‘사실’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 단어들에는 어떤 양면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면’에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거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실’은 반대로 거짓과 위선을 얘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파헤치면 묻혀있는 무언가가 나올 것만 같아 신이 난다. 그래서 읽고 싶었고 읽게 되었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표제작이기도 한 이 중편 작품은 열아홉이라는 나이에 막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고 펼쳐 보이려던 한 젊은이에게 갑자기 찾아온 에이즈라는 병과 그 병을 겪는 동안 같이 아파하는 선배인 나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구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을 알자 두 젊은이는 하나의 소설을 쓰기로 한다. 일대기를 가진 한 가족사를. 그것이 바로 헬싱키에 사는 로카마티오 일가다. 그들은 그 일대기를 쓰려고 백과사전을 뒤진다. 1901년부터 번갈아가며 세계사적 이야기와 로카마티오의 일가를 연결 지으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죽어가는 젊은이가 있다. 단지 살고 싶다는 소원 하나가 마지막 가질 수 있는 전부였던 어쩌면 너무 어린 소년과 그 소년으로 인해 죽음을 끝까지 지켜보게 된 친구와 슬픔과 절망 속에 남게 될 가족들이. 작품을 읽어가며 소년의 모습에서 나를 본다. 모든 것이 사라진 뒤 그래도 가질 수 있는 단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그래도 유지되는 살아간다는 것이다. 삶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면 해를 볼 수 있다는 것과 해가 지면 잠을 잘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것만이 남는다. 하지만 그것마저 주고 가야 할 때가 있다.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마지막 소년은 그래도 살았던 날들이 좋았다고 말한다. ‘이면’이 때론 이렇게 내게 쿵하고 부딪힐 때가 있다. 삶이 그렇듯이 그것도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미국 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 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 감동은 어차피 찰나의 것이다. 그것이 오래 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사실이 아닌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평행선을 이루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그러니 자신의 감동은 자신만의 것이면 족하다. 세미콜론이 ; 참 ; 우울해 보인다! 그렇게 외칠 필요 없다니까.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 : 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소유물은 추억이고 살아있는 자신의 삶 그 자체다. 소유하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 텅 빈 방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유를 주지만 할머니의 그리움만은 담지 못할 것이다. 어떤 물건을 소유하고 있느냐, 그것을 소중히 여기느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 등등 모든 것을 이렇게 따지지만 정작 다락방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 버려져 있는 것 같은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기쁨이고 위안이고 추억이었음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그 기억이 존재하는 한 말이다. 거울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자신을 보는 가? 아니면 비춰줄 수 없는 어떤 것을 보는가? 그것은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에 달린 일이다. 독특하고 색다른 글쓰기를 봤다. 내용도 좋았다. 다른 작품을 안 읽어봐서 그런지 내게 이 작가의 작품이 그렇게 많이 읽혔다는 사실이 의아하기만 하다. 이 작가의 ‘이면’에 어떤 ‘사실’이 숨어 있는 것인지 이 책은 오히려 궁금하게 만든다. 초기작이란 이런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발표된 다른 작품이 궁금하게 만드는. 이것도 작가의 대단한 ‘이면’이려나...

[인상깊은구절]
53p 상황의 균형을 맞춘다는 게 이상하긴 해도, 균형 면에서 볼 때 아들보다는 형제를 잃는 게 한결 낫겠지. 부모보다 앞서 세상을 뜬 자식, 과거보다 미래가 먼저 사라지는 것...... 그보다 영혼을 죽이는 일이 더 있을까? 소멸은 궁극적인 무기력이며, 죽음보다 나쁘다. 201p 가본 방 중 가장 아름다운 방은 빈 방이었다.
d*****g 2006.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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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탁월한 이야기꾼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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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참으로 탁월한 이야기꾼이로세. <파이이야기>를 먼저 읽은 후인지라 그와 비슷한 색깔이겠거니 했건만... 예상은 전혀 빗나가고 말았다. 두어 순번은 밀린 듯 힘겹게 플랫폼을 들어오는 전철안에서, 떠밀리다시피 하면서도 기가 차리만큼 탁월한 이야기 솜씨에 빠져 한숨에 읽어내려 갔다. 주저리 주러리 엮어내는 솜씨에 기가 질려 영어로 읽어보려 했던 마음을 진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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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참으로 탁월한 이야기꾼이로세.

<파이이야기>를 먼저 읽은 후인지라 그와 비슷한 색깔이겠거니 했건만...

예상은 전혀 빗나가고 말았다. 두어 순번은 밀린 듯 힘겹게

플랫폼을 들어오는 전철안에서, 떠밀리다시피 하면서도

기가 차리만큼 탁월한 이야기 솜씨에 빠져

한숨에 읽어내려 갔다. 주저리 주러리 엮어내는 솜씨에 기가 질려

영어로 읽어보려 했던 마음을 진작에 내팽게치고 말았다...

허참~! 탁월한 이야기꾼이로세....

 

h****a 2008.02.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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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로카마리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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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로카마리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얀마텔 저자-.공경희 번역   책은 내용은 아래와 같이 네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좀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1) 헬싱키로카마리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친구가 에이즈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데, 죽기전까지 1900년대의 시대의 유명한 사건을 나열하는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2) 미국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j. 랭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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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로카마리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얀마텔 저자
-.공경희 번역

 

책은 내용은 아래와 같이 네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좀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1) 헬싱키로카마리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친구가 에이즈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데, 죽기전까지 1900년대의 시대의 유명한 사건을 나열하는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2) 미국작곡가 존 모턴의 (도널드j. 랭킨 일병 불협화음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때
3) 죽는방식

  교도소장이 사형수의 어머니한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사형수를 교수형 시키는데 방식이 계속 바뀐다. 사형수의 심리적인 입장을 다각도로 표현을 해주었다. 편지를 받는 어머니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전날부터 다음날 처형하기 전까지의 일련의 사형수 행동과 심리를 표현함으로써 죽는방식이 여러가지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 같다.
4) 비타애터나 거울회사

h******2 2010.02.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