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또 다시 체 게바라 읽기가 유행인가 보다. 중학교 1학년짜리 딸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근 20년 만에 체 게바라를 다시 만났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대학가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생활 용어 중의 하나였던 그당시 체 게바라라는 이름은 모두에게 꿈이고 이상이었다. 그 체 게바라를 내 딸이 읽고 있는 것이다. 체 게바라가 바라던 이상주의적 공산주의 혁명이 이제 과거와 역사의 이름 속에 묻혀져 버렸으나 제 3세계의 경제적 빈곤은 여전하거나 더 심화되어 가고 있고 더이상 서로를 견제할 냉전의 메카니즘도 남지 않은 이 시대, 초대강국의 경제적 탐욕전쟁에 생때 같은 자식들을 약소국의 설움안고 내보낼 수 밖에 없는 이 때, 과연 체 게바라의 삶 이야기는 딸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궁금하여 나도 모르게 앉은 자리에서 이책을 읽고 말았다 그러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왜 나는 이렇게 실망스러운가? 아마도 몇년 전에 나왔다는 제법 두툼한 평전을 요약한 것에 불과한 듯한 이 책은 체게바라가 어떤 일을 한 사람인가는 무미건조하고 감동없는 문체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그가 가졌던 민중에 대한 사랑과 순수한 열정, 그의 인간적인 욕망과 진지한 고뇌 그 어느 것도 성공적으로 전달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축약본이 가지는 스토리는 없지만 감동은 없는 그 한계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사건과 사건의 나열이 있지만 왜 그것들이 연관이 되는지 설득력있게 짜여져 있지 않고 그의 일화들도 소개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 것을 읽고 무엇을 배우고 감동과 교훈을 얻을 지 의심스럽다. 사용된 어휘의 수준이나 문장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독자의 수준을 배려하며 좋은 책을 쓰겠다는 의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았다. 만일 이 비평이 너무 혹독하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동키포테와 같은 삶을 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체에 대한 애정 때문에 딸이 읽는 이 책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한 나의 잘못일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