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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를 읽다보니 빠져들어서 끝까지 갔다. 재미있는 구절도 시인의 상상력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몇 군데 인쇄잉크를 아끼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흐릿한 글자체. 그건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의 화자 중에는 기자도 있다. 확실히 몇몇 시에서 기자의 냄새가 풍겼다.
- 아! 나쁜 냄새는 아니에요-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증오를 하며 살아가지 않나 싶다.
- 〈그리움 또는 증오〉중에서
사람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증오를 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생각했다.
나야말로 나쁜 사람인가보다.
전쟁이 일어났나 싶었다. 현금자동지급기 앞에서 왜 불안해하지. 갑자기 바그다드가 나오고 CNN 뉴스보도가 나온다. 다른 것은 들리지 않는데 바그다드 시내의 폭발음만은 유난히 크게 들린다.
그래서일까 현금자동지급기 앞에서 유난히 불안해하고 있다. 비밀번호를 틀리게 입력한 건 아닐까 아니면 누가 온라인망에 장난을 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조금만 느긋하게 기다려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대여.
제목이 〈람비디의 밤〉인줄 알았다. 시의 마지막 행을 읽는 순간 나는 속았구나 싶었다.
철처하게 사기를 당하다니 - 사기라는 말은 좀 심했나? 암튼 제목은 〈람바다의 밤〉인거 같다. 굳이 억지를 부린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만 람비디라고 쓰여 있었으니 내가 속을 수밖에 없지 않나.
“컬러 광고지의 밤, 선데이서울의 밤, 가면무도회의 밤, 람바다의 밤.”
이런 글귀가 없었다면 난 이시가 람비디의 밤인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이런 깜짝 파티는 싫은데…
〈미궁의 사건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하지만 10을 채우지는 못했다.
사건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알리바이가 성립되는지 안 되는지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행에서 그녀의 알리바이를 알아내지 못했나보다 ‘?’ 로 끝맺는 것을 보면 말이다. - 1
다크 어벤저와 그 일당들이 나왔다. 그 옛날(컴 세계에서는 1년을 10년으로 치고 있다.)에 들었던 이름들. 그래서 백신이 나왔던가. 아무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라 반갑네 그려. - 2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미궁의 사건은 접어야겠다. 이 사건들 때문에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늘어날까봐 겁이 난다.
〈해부되는 인체〉를 읽다보니 해부되는 개구리가 생각이 났다. 중학교 생물실 안.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메스를 하늘을 향해 배를 드러내놓은 개구리에게 갖다댔다.
그 다음에는 내 자신을 해부하고 있었다.
아! 끔찍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만해야겠다.
달마는 오늘도 어디론가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쪽으로 향한다는 말도 있고 동쪽으로 향해 가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기 때문이다.
여기 또 하나의 소문 하나를 추가할까 한다. 〈달마가 텍사스로 간 까닭은?>
텍사스에 뭐가 있기에 갔을까.
서부영화를 찍으러 갔을 리는 없을 거 같고 다른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도통 모르겠다.
〈세계지도〉에 불을 질러 대륙 하나를 없앤다면 정말 그 대륙이 없어질까?
지구본을 빠르게 돌리면 지구인들은 머리가 팽팽 돌아서 다 쓰러질까?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잠시 잠깐이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움과 미움(증오) 가지고 읽어보면 한층 더 다가가지 않을까
인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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