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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술서적 '선의 통쾌한 농담'을 읽고.
"2020년 미술서적 '선의 통쾌한 농담'을 읽고." 내용보기
몇 해 전부터 가까운 지인의 영향으로 동양회화를 감상하고 소개하는 글을 읽어오고 있어요.그러던 중 제목도 흥미롭고, 부제로 적힌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를 보고 구입하게 되었답니다.흥미로운 제목처럼, 책의 노출 제본(장정?)도 독특한데, 아마도 책에 실린 그림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네요. 180도로 쫘악~펼쳐져요.^^ 구입하고 3일 동안 짬을 내며 읽었는데 상당히
"2020년 미술서적 '선의 통쾌한 농담'을 읽고." 내용보기

 

몇 해 전부터 가까운 지인의 영향으로 동양회화를 감상하고 소개하는 글을 읽어오고 있어요.

그러던 중 제목도 흥미롭고, 부제로 적힌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를 보고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흥미로운 제목처럼, 책의 노출 제본(장정?)도 독특한데, 아마도 책에 실린 그림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네요. 180도로 쫘악~펼쳐져요.^^ 구입하고 3일 동안 짬을 내며 읽었는데 상당히 쉽게 읽혀졌어요.

 

그동안 읽었던 책이나 박물관 전시에서 보았던 작품들도 있는 반면, 완전히 새롭게 접하게 된 동양 회화가 많다는 점에서 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구요. 더 재미있었던 점은 작가님이 그림 내용과 연관된 옛 시를  배치했는데, 시들이 그림 속에 감추어진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요. 

 

솔직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선(禪)이라는 주제는 저 같은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책이 쉽게 읽히는 이유는 여러 편의 짧은 에세이와 같은 책의 구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작가님의 간결한 문장과 정갈한 문체 때문인 듯 싶네요. 특히 그림을 표현하는 부분은 서정적이고 문학적으로 서술했는데, 과하지도 않고 적절해서 상당히 좋았어요.

 

이 책의 모든 그림은 작가님의 글처럼 마음이나 마음의 깨달음으로 이어져요. 각 그림에 대한 작가님의 마지막 문장들은 저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었네요.

 

옛 그림을 쉽게 풀어내고 소개해주었던 오주석, 조정육, 두 분 선생님의 미술서적을 좋아하거나, 작가님의 글에 소개된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네요.^^

 

 

 

9********r 2020.08.1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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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먹그림과 마음이 담긴 언어가 이루어낸 아름다운 책
"담백한 먹그림과 마음이 담긴 언어가 이루어낸 아름다운 책" 내용보기
벌써 9월이다. 2020년, 즐겁고 행복할 것만 같았던 한 해의 시작을 알린 것은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있는 코로나였다. 지금까지도 발병의 원인과 근원지,그리고 거리두기 정책에 대해서 설왕설래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새 얇고 가벼운 마스크로 슬픔과 좌절과 분노의 배출구인 입을 가리고 살아가고 있다. 입이 쉬이 열리지 않자, 우리는 손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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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이다.

 

2020년, 즐겁고 행복할 것만 같았던 한 해의 시작을 알린 것은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있는 코로나였다. 지금까지도 발병의 원인과 근원지,그리고 거리두기 정책에 대해서 설왕설래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새 얇고 가벼운 마스크로 슬픔과 좌절과 분노의 배출구인 입을 가리고 살아가고 있다. 입이 쉬이 열리지 않자, 우리는 손가락으로 핸드폰과 컴퓨터 화면에 거친 언어를 쏟아낸다. 그리고 마음은 지치고 시들어져만 가고 있다. 물론 나까지도...

 

나는 아픈 사람을 간병하는 일을 한다. 간병은 환자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환자의 마음도 읽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랜 시간 이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분명 내가 간병하는 환자들은 모두 질병으로 인한 것이지만, 그들은 대화를 통해 마음의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기 위해 마음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

 

선禪의 통쾌한 농담.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어느 환자분을 통해서이다. 평소 불교와 관련된 서적이나 경전을 읽고 계셨던 환자분은 이 책에 실린 그림과 글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나도 이 책을 구입하고 천천히 읽게 되었다.

 

선禪. 참 어려운 단어인 것 같다. 그림을 전공한 작가 역시 들어가는 말에서 어렵다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겠다. 단순히 그림을 전공하고 관련된 서적을 읽고 공부한다고 해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공들여야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선은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깨우치고 철저하게 밝히는 것을 궁극적인 깨달음으로 삼고, 이런 선종의 교리나 관련된 일화를 그린 선종화는 보는 이에게 마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선종화에 어울리는 옛 선사들의 시 한 수를 옆에 배치하고, 그 속에 담긴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시작은 김명국의 <달마절로도강도>이다.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조선시대 때 상당히 유명했던 화가라고 나온다. 내가 어디선가 보았던 <달마도>가 이분의 그림이었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텅 빈 마음을 아는 것. 이는 곧 선을 아는 첫걸음이다(23쪽)."

 

작가의 글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쭉 이어진다. 내가 모르던 선이라는 것, 그것을 아는 첫걸음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본래 마음이 텅 비어있음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총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제1장은 많은 이해도를 요구하는 부분으로, 공들여 읽어야 했다. 불교도 생소하고, 선이라는 것도 처음 접하여 낯설지만, 작가분의 단어와 문장은 어렵지 않았다. 1장을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으니, 2장과 3장은 쉬이 읽혀졌다. 그리고 다음 면을 펼칠 때마다, 나오는 수묵의 그림과 선사들의 시는 정말 좋았다. 특히 그림과 시, 글의 내용이 3박자를 절묘하게 이루는 점에서 작가분의 공력과 배려에 감탄했다.

 

 

 

" '나'의 모습이 있지만, 늘 타인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에 얽매인다. 그러나 그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인 것이다. 본래의 '나'와 타인이 보는 '나'를 애써 분별하지 않아도 된다. 내 이름을 버리고, 내 직업을 버리고, 내 나이를 버렸을 때, 남는 것은 오직 본래의 나인 것이다."

 

"과연 본래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87쪽)"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다.

불과 5cm에 지나지 않은 짧은 문단에 적힌 이 글을 읽을 때, 잠시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의 말처럼, 사회를 이루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본래 모습은 늘 숨겨져 있지 않을까. 과연 본래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잠시 생각에 잠겼고, 이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오랜 시간 되새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 김득신의 <포대화상도>,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다. 

표지에도 보이는 이 그림은 정말 책의 제목처럼 통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렇듯 한 숨 푹 자고, 기지개를 펴보았던 적이 언제였는지 참 가물가물하다.

 

"아직도 얽매여 있는가? 기지개 한번 쭉 펴게나(161쪽)."

 

틈틈히 책을 읽고 한 번 덮으니, 어느덧 환자분의 간병을 마칠 시기가 되었다. 어떤 의도도 담지 않았지만, 나는 간병을 마치며 나도 모르게 기지개 한번 쭉 피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지쳐버린 사람들, 그리고 나 역시 어느새도 모르게 우리 사회를 잠식한 슬픔과 좌절과 분노에 얽매여있었는지도 모른다. 기지개 한번 쭉 핀다고 과연 이같은 코로나의 속박을 풀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도 한번 펴보련다.

 

사족. 책을 덮으며...

장점: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얻고 마음을 치유하는 문장을 수집하는 독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책이다. 범람하는 에세이의 감성적인 짧은 문장들과 달리, 생각의 여지를 많이 제공하는 글귀가 상당하다. 그림을 관통하는 작가의 분석과 이를 뒷받침하는 적절하고 담백한 단어와 문장이 참 좋다. 작가의 책들이 궁금한데, 이 책이 첫 책인 듯 싶다.

 

단점: 불교와 선을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이 처음 읽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아마도 이를 염려하여 책의 뒤에 부록을 넣은 것 같다. 먼저 부록을 읽고 본문을 읽으면 읽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저 빨리 읽히기 위해 만든 책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며 천천히 읽어야 한다.

s*****9 2020.09.24.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