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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하츠 오브 아이언4 라는 게임이 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전략게임인데, 간단히 말하면 병사를 조작해서 땅을 따먹는걸 세계지도를 두고 즐긴다고 보면 된다. 스타크레프트의 경우에는 '헤병'하나, '저글링' 하나로 조종하지만, 큰 지도를 두고 게임을 하니 자연스럽게 지휘해야 하는 군대의 숫자가 올라간다. 이 게임의 최소 단위는 사단부터고, 전설을 만들어 군과 집단군을 지휘해야 한다. 이 게임의 배경은 전간기의 끝무렵인 1936년부터 냉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950년까지다. 게임을 틀면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 내정을 다지고 전쟁을 할 수 있는데, 그 중 특이한 국가 중 하나가 '중국'이다. ![]() 초기 버전에는 단순하게 '중국' 한 나라로 나와있었다. 지도를 돌려 동아시아로 와보면, 중국이라는 나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나라 자체가 사분 오열이 되어있다.우리가 배웠던 중국은 대륙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었나? 하지만 대륙의 일부분만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국가로 점령되어 있었다. '산시''광시군벌' 등. 배경이 1936년인데 당장 준비를 안하면 1937년에 일본이 칼을 갈고 중국을 침공한다. 이렇게 나누어져 있으면 항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인다. 어쩌다가 중국은 하나가 아니라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을까? 청일전쟁부터 시작하는 청나라의 붕괴 천하대세 합구필분 분구필합. 삼국지 연의의 첫문장이다. 뜻을 풀자면 '천하대세는 합쳐지면 반드시 흩어지고, 흩어지면 반드시 합쳐진다'다. 초한전쟁도 진나라의 붕괴로 발발했으며, 삼국지도 한나라의 붕괴, 그 이후에 있었던 중국의 수많은 쟁패도 한 나라의 붕괴로 나누어져 합쳐진 것이다. 300년 가까이 중원을 다스린 청나라는 이 말이 자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멀리서 배를 타고 들어온 외세에 의해 나라는 점차 '합필구분'의 시대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청나라의 내부는 부패로 곪아있었고, 군대도 제대로 싸울 수준이 아니었다. 점차 하락세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던 청나라는 태평천국의 난으로 그만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리고, 의화단의 난, 청일전쟁으로 인해 그만 쐐기를 박아버리고 만다. 이 혼란의 시대에 한 사나이가 중원에 등장한다. 위안스카이라는 사내였다. 개혁을 통해 강하게 군권을 쥐고 있었던 그는 조정 내부에서 가만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또다른 사나이는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혁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신해혁명 외국으로 간 사나이 '쑨원'은 이미 한 번 혁명을 실패했었다. 광저우에서 사람을 모아 혁명을 시도했지만 결국 진압당했다. 외국에 있는 화교를 통해 혁명 자금을 모으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쑨원이 생각하는 혁명은 소수의 인원이 모여 혁명에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직 민중의 힘을 몰랐다. 아직은 초보 혁명가였던 그는 다시 한 번 일어서기 위해서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었다. 기나긴 망명생활이 이어지고 있었을때, 우창에서 총성이 울렸다. 병사 한 명이 소대장을 향해 총을 쏜 것이었다. ......한 시간 전 초관(소대장)인 타오야오셩은 야간 점호를 위해 병영을 순시하다가 몇몇 병사들이 살기 어린 표정으로 소총에 총알을 장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진자오룽이라는 병사를 향해 호통 쳤다. "네놈들 지금 뭐 하고 있는거냐?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냐?" 진자오룽도 맞받아쳤다. "그래, 반란이면 어쩔거냐? 화가 난 타오야오셩은 그의 팔을 비틀어 결박하려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병사가 소총으로 타오야오성의 머리를 내려쳤다. 그러고는 머리를 움켜쥐고 달아나는 그의 등 뒤에 총을 쏘았다. 총알은 빗나갔지만 총소리가 병영 전체에 울려퍼졌다. 이 한 발의 총성이 우창봉기의 신호탄이었다.-35쪽. 우창봉기 한 병사의 충동으로 일어난듯한 이 봉기는 얼마 있지 않아 청나라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각 성의 우두머리는 독립을 하나 둘 선언하기 시작했고, 청나라 타도의 기치를 걸고 하나 둘 조정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조정에서는 야인이었던 위안스카이를 불러들었다. 군권을 꽉 틀어잡고 있었던 그는 진압에는 적임자였다. 위안스카이가 진압군을 이끌고 온다면 혁명군은 턱 없이 당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그는 더 큰 포부가 있었다. 단순히 병권을 잡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나라 전체를 노리고 있었다. 혁명군은 청군에게 하나 둘 무너지고 있었다. 외국에서 돌아온 쑨원은 위안스카이에게 대총통 자리를 약속했다. 대총통이 된 위안스카이는 황제 비슷한 자리에 올랐다. 의회는 해체되고, 무소불위의 권력이 그에게 주어지는 듯 했다. 쫓겨난 쑨원과 위안스카이의 욕망 권력을 휘두르는 위안스카이에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혼란한 와중 민주주의를 살리자고 주장하는 쑹자오런이 있었다. 위안스카이에게는 눈앳가시나 다름 없었고, 암살자가 쑹자오런에게 권총을 쏴 암살한다. 같은 혁명파가 당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쑨원은 토원군을 조직해 위안스카이를 토벌하고자 했다. 하지만 북양군은 강했으며, 토원군은 패전을 거듭하며 결국 난징에서 대패하고 만다. 함께 봉기에 참여했던 인원 중에는 천치메이와 그의 제자 장제스도 있었다. 봉기를 주도한 쑨원은 결국 일본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남아있던 혁명파는 무너저 버렸다. 더 이상 눈앳가시가 없었던 위안스카이는 또 다른 계획을 꿈꾼다. 황제로 즉위하는 것이었다. 위안스카이의 아들인 위안커딩은 아버지의 황제 즉위를 위해서 눈과 귀를 속였다. 위안커딩은 위안스카이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베이징에는 순천시보라는 신문이 있었다. 소유주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위안커딩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정부의 말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여느 어용 신문들과 달리 비교적 객관적인 논조를 유지했기에 위안스카이는 아침마다 이 신문을 즐겨 읽었다. 위안커딩은 가짜 순천시보를 만들어서 불리한 기사를 쏙 빼버리고 "온나라가 군주제를 옹호한다" 따위의 내용을 매일 집어넣었다. 위안스카이는 아들이 조작한 거짓 기사인 줄도 모르고 그것을 민심이라 착각하면서 즐거워했다.-중화제국의 등장 295쪽. 모두가 군주제를 지지하고, 황제를 원하는 줄 알았다고 착각한 위안스카이는 자신이 황제가 되기로 결심한다. 황제처럼 차려입고, 자신이 황제로 있는 나라를 '중화제국'으로 선포했다. 토원전쟁과 중화제국의 해체, 군벌 전쟁의 시작.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민중은 중화제국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소식 하나가 중국 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중국판 을사조약'이라고 알려진 21개조 조항에 위안스카이가 동의한 것이다. 일본은 군대를 동원하여 협박했고, 황제가 되기 위해서 위안스카이는 말 그대로 '나라를 팔아먹었다' 전국에서 반 위안스카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를 타도하기 위해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났다. 소위장군이라고 불리는 차이어였다. 삼 천으로 시작한 그의 군대는 점차 세를 불려 위안스카이의 군대와 비슷해졌으며, 마침내 위안스카이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군권으로 중국을 꽉 쥐고 있었던 위안스카이가 사라지자, 결국 구심점을 잃어버렸다. 북양군에서 시작된 북양군벌은 돤치루이를 중심으로 하는 안후이 군벌, 펑궈장, 우페이푸가 이끄는 즈리군벌. 그리고 만주에 자리잡아 왕국을 세운 장쭤린을 중심으로 한 펑톈군벌이 나타났다. 물론 각지에서 패권을 쥐고 있었던 사람도 군벌이 되기도 했다. 중심이 무너져 버린 중국은 결국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합구필분의 시대가 찾아왔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가 시작됐다. 안후이파와 즈리파가 싸우는 안즈전쟁, 장쭤린의 동북 지배와 중원을 지배하기 위해 싸운 1,2차 펑즈전쟁. 북방의 패자를 결정하기 위해 싸운 북방대전 등. 중국은 점차 혼란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장제스의 북벌 한편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 광저우에서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합작을 맺고 소련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쑨원의 꿈이었던 북벌이었다. 남쪽에서만 머물고 있었던 쑨원은 중국을 통일하기 원했고,쑨원이 서거하자 이 뜻은 장제스가 이어받았다. 광둥성에 있었던 도적을 몰아내고 장제스는 북벌을 선언했다. 인민이 수재와 전란의 고통으로 도탄에 빠져 있는데도 토비(도적) 군벌들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제국주의는 중국에 대한 침략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가 군대를 일으키는 것은 나라를 구하고 인민을 위해서이다. 장병들이여! 인민의 선두에서 서서 전진하라. 물러나지 마라. 국가에 충성하고 삼민주의를 실행하며 자신을 희생하여 충심으로 혁명 정신을 다하라!-728쪽. 북벌전쟁. 이들은 국민혁명군이라고 불렸으며, 황푸군관학교를 세워 내실을 다지고 인재를 키워내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들은 겨우 팔 만 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맞서야 할 북쪽의 군벌은 숫자만 잡아도 200만이 넘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출병처럼 보였지만. 장제스는 청천만지백일홍기를 들고 북쪽의 군벌을 토벌하기 위해 나섰다. 중국 근대사와 중국 군벌시대에 대해 보기 좋게 정리한 탁월한 책. 한국 시장의 특징이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 시장 원리이긴 한데, '마이너 한 건 잘 안팔린다'다. 요 근래에 들어와 2차 세계대전 관련 서적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도 이렇게 좁은 판국인데, 이 시대 중국 근대사라니.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이시기 군벌 정치를 다룬 책은 삼화 출판사에서 출판한 '군벌' 정도가 끝이다. 나머지는 중국 근대사 서적을 찾아봐야 했다. 위에 언급했듯, 왜 중국이 저렇게 사분 오열이 됐는지 그 원인이 궁금해도 알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이후로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중국 근대와 군벌 시대를 다룬 훌륭한 개론서다. 역사는 한 구석이 빠지면 이해할 수 없다. 전쟁은 복합적인 이유로 일어난다. 하지만 단순히 싸웠다 정도로 서술하고 끝난다면 알아볼 수도 없다. 저자는 책 내부에 들어있는 전쟁 하나하나 발발 이유부터 전후까지 탁월하게 정리해두었다. 또한 그 사이에 있었던 여러 군대의 분투도 잊지 않고 넣어두었다. 좋은 가독성과 지도. 번역서를 읽다보면 가끔씩 막힌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자가 쉽게 풀어서 적어준 덕인지 막힘없이 독파하는게 가능했다. 짧은 문장 덕분에 물흐르듯 독서하는게 가능했고, 몰입해서 본다면 최대한 빨리 완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군대의 진격 경로나 작전 계획 등도 큼직한 성 단위로 설명해 지도를 깊이 바라볼 정도는 아니었다. '광둥성에서 후난성으로 진격했다' 등으로 서술해 미시적으로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게 아니면 고개를 끄덕 거릴 정도로 이해가 됐다. 각 전쟁마다 전체적인 전략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를 큼직하게 넣어주고, 책을 읽다가 길을 잃었을때 참고하면서 보기도 좋다. 다만 중국지리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얼마정도 걸리니,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중국 지도를 검색해 보면서 책을 읽는걸 추천한다. 각 군들이 진격한 곳은 붙어있기 때문에 쉽게 익숙해지고, 군벌이 승부를 위해 한 판 승부를 벌인 장소는 자주 나오기 때문에 특히 더 쉽게 외워진다. 인물과 역사를 넘나들며, 군벌 시대만이 아닌 다른 시대 이야기도 언급. 저자는 단순히 전투와 전쟁에 치중하는 게 아니라, 모든게 이어져 있고, 물흐르듯 흐르는 역사라는 말과 같이 인물과의 관계, 그리고 그 인물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집중한다. 군벌시대는 한 사람이 크게 일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그 인물이 몰아나는 경우도 생긴다. 보통같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람으로 언급조차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저자는 뒷이야기 까지 알려준다. 장제스와 승부를 겨뤘던 쑨촨팡은 어떤 여성에 의해 암살된다는 이야기, 장제스의 아내였던 쑹메이링이 중국의 외교관 같은 역할을 했다는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사람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같은 의문을 가지지 않게 해줘서 오히려 괜찮은 것 같았다. 한편 이 시대는 '적도 아군도 없던 시기'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한 페이지 넘어서 누군가가 배신을 했다는 걸 알려주고, 또 그 누군가가 다시 배신을 해 붙는 촌극같은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 20세기 중국 춘추 전국 시대. '대업'시리즈를 아는가? 건국대업, 건당위업, 건군대업으로 총 3편에 해당하는 중국 공산당 선전영화다. 건국대업은 국공내전당시 어떻게 마오쩌둥이 중화 인민 공화국을 세웠는지, 건당위업은 어떻게 중국 공산당이 탄생했는지, 건군대업은 현재 중국 인민군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성룡이 주연을 맡은 '신해혁명' 또한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역사를 다루고 프로파간다 성이 짙다고 생각하면 같은 선상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공산당 홍보영화지만 그들 나름대로 근대사를 빼곡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신해혁명, 건당위업, 건군대업 시기다. 책을 읽은 다음 영화에서 묘사하는 장면을 본다면 '아! 이거 책에서 봤어' 라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신해혁명에서는 진자오룽이 총을 쏘는 장면, 치열한 전투를 벌어는 장면에서는 여길 묘사했다는걸 금방 알게 된다. 다른편으로는 오류를 짚을 수도 있다. '건군대업' 초반에는 장제스가 일으킨 상하이 쿠데타에 대해서 다룬다. 장제스는 자신의 권력 보존을 위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 같다는 느낌을 살짝이지만 받을 수 있는데, 정작 상황을 쿠데타로 몰고가게 만든건 다름아닌 공산당이었다. '이건 틀렸구나'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몽골과 티베트 이야기까지 포함해. '티벳 프리'를 외치지만 정확히 왜 외치는지 자세히 알게 됐다. 이시기의 중국 전쟁사, 근대사에 관심이 있거나, 중일전쟁 전까지의 중국. 또 왜 중국이 사분오열 됐는지 궁금하다면 구매를 추천한다. 저자의 안내를 받아 청말에 할거한 군벌의 끝까지 소설을 보듯 파해쳐 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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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0여년이나 된 일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삼국지를 읽은 기억이 난다. 후한 말 황건적의 난과 함께 천하가 혼란에 빠지자 젊은 시절의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서 도원결의를 맺는다. 비록 적수공권의 몸이지만 대장부 셋이 뭉쳐서 천하를 바꾸어 보겠다는 야망을 품은 채 넓은 세상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들은 금새 천하가 얼마나 넓으며 수많은 기라성같은 영웅들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조조, 손견, 여포, 공손찬, 원소 등 가슴에 무궁무진한 야심이 가득찬 영웅들은 각자 넓은 대륙의 한 귀퉁이씩을 차지하고 천하 패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온갖 모략과 술책이 난무하고 대군과 대군이 맞붙이치면서 수십년이 지났을 때 천하에는 조조와 유비, 손권만이 남았고 위, 촉, 위 삼국 정립의 시대가 시작된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어이없게도 그 어느 쪽도 아닌 사마씨가 되었고 사마염이 세운 진나라가 천하를 호령하게 된다. 비록 소설이지만 온갖 개성 넘치는 영웅들의 대결은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매번 읽을 때마다 도저히 손을 뗄 수 없었다. 대략 열번은 넘게 읽은 듯 하다. 서양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면 동양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라면 삼국지를 빼놓을 수 없으리라.
삼국지만이 아니라 중국 오천년 역사는 분열과 통일이 반복되는 역사이다. 삼국지는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역사일 뿐, 중국의 왕조가 바뀔 때마다 각지에서 일어난 군웅들이 서로 천하의 주인이 되겠다면서 항쟁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졌다. 이러한 춘추전국시대는 바로 백여년 전에도 있었다.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에 이르는 이른바 '군벌의 시대'였다.
오랜만에 엄청난 책을 발견했다. 미지북스 출판사에서 나온 20세기 삼국지라 할 만한 <중국 군벌 전쟁>이다. 예전에 국내 최초 중일전쟁 통사인 <중일전쟁 - 용, 사무라이를 꺾다>를 쓴 저자가 5년 만에 낸 책이라고 한다. 당시 전쟁사를 색다른 관점에서 아주 흥미진진하게 서술하여 네이버 역사 카페 등에서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오기도 했다.
처음에 책을 받아든 순간 1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두께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읽으면서 또 한번 놀랐다. 분량은 많은데도 활자가 크고 편집이 잘 되어 있어서 너무 쉽게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또한 내용이 워낙 흥미진진하여 일단 한번 책을 펴는 순간 손을 뗄 수 없었다. 청말부터 신해혁명까지 다룬 1부만 해도 왠만한 교양 도서 한권 분량인데 단숨에 읽어 버렸다.
책 맨 앞에 들어 있는 지도. 신해혁명 당시 주요 사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맨 위의 투바 공화국은 HOI에서 볼 수 있었던 그 투바가 아니었던가.
청일전쟁 이후 새로이 편성된 청나라의 신식군대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보는 만주족 복장의 강시 군대가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서구화된 모습이다. 본문을 보면 청나라가 어떻게 신식군대를 편성하게 되었으며 일본군과 비교한 자료까지 상세하게 나온다.
청조,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다. 본문에는 여느 중국사 책에서 보지 못했던 온갖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저자의 해박하면서 폭 넓은 지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1916년 옥좌에 앉으려는 위안스카이를 몰락시키는 차이어의 호국전쟁의 상황도. 공화정이라는 국체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는 뜻이라고 호국전쟁이라고 한다. 얼마 뒤에는 쑨원이 법통을 지키겠다면서 호법전쟁을 일으킨다. 책에는 중국식 지명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30여장에 달하는 전쟁 지도가 들어 있다. 이것만 봐도 한눈에 이해가 될 정도이다.
책의 또 다른 묘미는 주요 전투마다 어느 어느 부대가 참전했다는 식으로 이렇게 부대 편제까지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치 2차대전사를 보는 느낌이다. 이 정도면 삼국지처럼 게임으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은 청일전쟁 직후 위안스카이가 북양군이라는 신식군대를 만드는 것부터, 신해혁명과 중화민국의 건국, 위안스카이와 쑨원의 대결, 북양군벌들의 분열, 국공합작, 북벌전쟁과 중원대전에 이르기까지 약 40여년에 걸친 중국 근대사 전체를 아우른다. 여기에는 5.4운동이나 국공합작, 공산당의 창당 등 중국 내에서 있었던 온갖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물론이고, 열강들이 왜 중국을 식민지로 삼지 않았는지,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중국군의 시베리아 출병, 국민당과 공산당에 이어서 제3의 혁명 정당이자 중국식 민주주의를 외쳤던 중국 청년당의 이야기, 몽골과 티베트의 독립 선언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에는 당시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우리 독립 운동가들의 좌절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외몽골은 독립했는데 왜 내몽골은 독립하지 못했는가, 티베트는 왜 다시 중국의 일부가 되었는가, 만주족을 비롯한 중국 내 소수민족들은 어째서 독립국가를 세우지 못했는가 같은 누구나 한번쯤은 의문을 품었을 만한 질문에 대해서도 저자는 속시원하게 설명한다. 마치 핵사이다같은 느낌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장제스와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이외에도 장쭤린, 우페이푸, 펑위샹, 리쭝런, 탕셩즈 등 온갖 기라성 같은 군벌들이 등장하여 천하 패권을 다툰다. 이들의 싸움은 초한지나 삼국지에 나오는 군웅 할거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차이가 있다면 창과 활이 아니라 총과 대포, 항공기와 같은 최신 무기로 싸운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이 또 한가지 있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당시 중국군이 사용했던 각종 총기와 대포, 전차, 군함, 항공기는 물론이고 중국군의 편제, 심지어 군벌들의 독가스 전쟁에 대한 이야기까지 있더라. 평소 중국사에 그리 관심 없어도 밀리터리 매니아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읽을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읽는 내내 여지껏 이러한 역사서는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중일전쟁에서도 느꼈지만 저자의 어마어마한 내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만하면 중국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근래 최고의 추천도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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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꾼다음에 느낀 변화는 예전만큼 책을 읽는 양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국민당과 공산당에서 동시에 추앙받는 쑨원을 독선적이고 혁명가와 이상가이지 현실적인 정치인은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활약했던 인물들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탐욕스러워 마오에게 패배한 독재자라고만 우리에게 인식된 장제스에 대해서도 복권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초기 군벌들과 후기에 활약한 군벌들에게서는 차이가 확고해 보입니다. 외세에 굴종적이었던 위인들이 많았지만 점점 군벌들이 줄어들고 할거한 지역이 광활한 거물들이 등장한 이후를 보면 이들은 외세에 대해서 저항적이었습니다.
망한 이후에도 일제에 협력을 거부했던 오패부나 소련의 지원을 받았지만 협조를 거부했던 펑위샹, 일제와 8년을 항전했던 장제스를 보면 알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뛰어난 기량을 가졌던 동시에 외세가 중국에 어떤 짓을 하는지 중국인들이 알았기에 이들이 저항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당시 중국인들의 사상과 바램을 더 분석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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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중국 근대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이해가 담겨있는 수작이라고 본다. 알려진 중국 근대사의 역사적 인물인 원세개, 손문, 장개석의 실체를 인식하고 조역이었던 쑹자오런, 왕징웨이, 황싱... 그리고 군벌인 풍요상, 오패부등의 활약상등 모든 인물들의 활동을 한눈에 볼수 있는 중국 근대사의 대서사시이다. 역사적으로 모든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손문의 약점등이 제대로 폭로되고 강유웨이, 량치차오등 개혁가들이 시대의 변혁기에서 어떻게 명멸 했는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중국 근대사를 읽으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군벌들 장작힘, 조곤, 오패부, 풍요상 등등 군벌들의 활동을 모르면 중국 근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쓸어버리는 한 줄기 빗물 같은 존재다. 1394 페이지에 달하는 긴 이야기지만 한번에 술술 읽힌다. 저자의 글 솜씨가 복잡한 인물들의 기술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읽기가 복잡하지 않다. 글을 풀어가는 차원이 높다. 한마디로 재미있고, 유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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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해서 훌륭한 책이다. 보통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고 거의 아무것도 모르면서 중국 조선족 공산당에 대해 다 아는것처럼 아직도 과거에 굳어진 이미지 그대로 중공을 이해하고 있다. 사실 별 관심도 없고 알 생각조차 없다는게 진실이지만,. 책은 아편전쟁이후 완전히 재구성된 중국의 모습과 그 실체에 대해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으며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왜 이런일들이 계속되며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몰아가는건지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전혀 몰랐던 사실들도 있고 알고 있어도 완전 다르게 알고있었던 내용도 있으며 심지어 잘못 알려진 사실들도 많았다. 승자는 공산당이었으니 그들위주로 지나치게 각색된 역사를 중국인들이 알고있으니 그 주변국가 일반시민들이야 당연히 대충 큰흐름만 파악하게 되고 그래서 별다른 의심은 하지않았던게 아닌가 싶다.
한가지 말하고 싶은건 지금모습의 중국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의 중국이 우리옆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어쩌면 충격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군벌 전쟁시대 이후 중일 전쟁 그리고 국공내전의 흐름속에 지금의 중국이 우리옆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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