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에드워드 윌슨/최재천, 김길원 사이언스북스/2016.7.22. sanbaram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는 1975년부터 1993년까지 쓴 에세이인데,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새로운 사상적 접근에 대한 경이로움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작은 무척추동물들의 세계와 그들이 사회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들을 이야기한다.(p.10)”자연의 생명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풍부함을 더해주고 더 많은 애정과 이해를 갖게 만든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내용을 ‘동물 본성, 인간 본성/ 본성의 탐구/ 자연의 파노라마’ 등의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엮어냈다. 우리가 단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깊은 사고에 빠지게 만드는 내용들이다. 생명의 다양성 가치를 통해, “인간의 행동도 기록된 지 불과 1만 년밖에 되지 않은 역사 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유전적, 문화적 변화가 어우러져 창조해 낸 인간성의 보다 깊은 역사의 산물로 인식할 수 있을 것(p.16)”이라고 말하는 저자 에드워드 윌슨은 개미에 대한 연구로 엘라베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생물 지리학 및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로 명성이 높다. 저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개미>(공저)로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저서로 <사회 생물학>, <자연주의자>, <통섭>. <생명의 미래> 등 다수가 있다. “냉혈 파충류이며 악마적 환영인 뱀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복합적인 인식과 모든 생물에 내재된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인간의 마음은 가장 치명적이고 불쾌한 생명체들에게조차 신비를 부여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뱀에 대한 공포심을 가진다.(p.25)” 다섯 살 이전의 아동들은 뱀에 대해 특별한 불안감을 드러내지 않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더 큰 경계 반응을 보인다. 입 안팎으로 날름거리며 갈라져 있는 혀가 암시하는 교활함, 기만, 악의, 배반, 가면 같은 협박과 초자연적 치유능력, 인도 능력, 예지능력, 권능 등이 가미된 뱀의 모든 품격은 서양 문화에서 가장 지배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에덴동산의 뱀은 유대교의 악한 프로메테우스로서 환상처럼 나타나 인간에게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지식을 주었다. 그리고 인간은 신의 명령을 어긴 대가로 원죄의 짐을 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약 9,500종의 개미들이 알려져 있고, 이 수치는 학명이 주어진 개미 종수의 합이다.(p.72)” 저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두세 배 정도 많은 종수의 개미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일개미들은 약 100만 개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뇌를 가지고 있다. 개미보다 100만 배나 더 무거운 인간은 약 100조 개의 신경 세포로 이루어진 두뇌를 가지고 있다. 최근의 추산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무척추동물의 종수는 1000만 또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한다. 지구상 대부분의 지역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뒤흔드는 존재는 인간을 제외한 척추동물들이 아니라 무척추동물이다. 아프리카 중부와 남부에서 식생을 소비하는 가장 중요한 고객들은 사슴이나 설치류, 그리고 새들이 아니라 일꾼개미이다. 하나의 일꾼개미 군락 속에는 수백만 마리의 일개미들이 속해 있다. 음식물 수송을 담당하는 일개미들은 숲에 있는 잎사귀와 꽃과 수액을 품은 줄기들을 채집하기 위해 집 부근 사방 100미터 이상을 여행한다. “인간의 진화는 유전적 변화와 문화적 변화가 혼재된 독특한 이중 트랙 시스템이다. 유전적인 변화는 인간 두뇌의 급속한 성장을 가져왔다.(p.137)”문화는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창조되고 다듬어지는 반면, 생물학적 과장은 문화적인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서 함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과정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두 가지 형태의 진화가 발생하는 비율과 그것들이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다. “각 개인은 자기 자신을 첫 번째로, 가족을 두 번째로, 종족을 세 번째로, 그리고 세계의 나머지 부분을 멀리 떨어뜨려 네 번째로 생각한다.(p.216)” 그들의 유전자는 그들로 하여금 대개 두 세대 앞서 계획하도록 만든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면서 자원 탐색은 인구 증가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자원에 대한 수요는 매 10-15년 사이에 갑절씩 증가하는 과학 지식의 증가와도 맞먹는다. 환경을 좀먹는 기술들도 동등한 비율로 증가하며 훨씬 가속화될 것이다. 경작할 수 있는 토지나 음식, 깨끗한 물, 자연 생태계를 위한 공간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지구의 생물 종수는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에 비해 100배에서 1000배나 빠른 비율로 감소하고 있다.(p.202)” 현재 열대 우림의 생물종 멸종들은 매해 1 퍼센트 이상이고 그것은 대략 0.3 퍼센트에 해당하는 생물종이 출현 즉시 절멸하거나 적어도 그들이 살 수 있을 만한 기간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식지 변질 속도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다가오는 30년 안에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서 지구상 생물종의 20퍼센트 또는 그 이상이 사라지거나 초기 멸종에 회부될 것(p.203)”이라는 것은 주관적이지만 매우 신빙성이 있는 추측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선사 시대 이래로 오늘날까지 인류는 이미 생물종의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를 멸종시켜왔다. 인류의 실질적인 최전선은 지구 위의 생명체들이다. 그것들을 탐구하고 그것들에 관한 지식을 과학과 예술, 실용적인 일들로 바꿔놓는 것이라고 한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대멸종은 6600만 년 전 파충류의 시대를 종식시켰다. 각각의 경우에 그 생물 다양성을 완전히 보충하기 위해 1000만 년 이상의 진화를 거쳐야 했다.(p.227)” 그러나 인간에 의한 멸종과 다른 점은 자연환경이 교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류는 지금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오직 인구 증가를 멈추고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현명하게 자원을 사용해야만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합의한다. 그리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생태계가 이해되고 사용될 그날까지 생물계의 현명한 이용은 살아남은 생태계들을 보존하고 그들이 담고 있는 생물 다양성을 구하기에 충분하도록 그들을 면밀하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
|
"아마도 가장 기묘한 생물친화적 특징은 뱀에 대한 공포와 숭배일 것이다. 뱀의 강력한 이미지가 나타나는 꿈들은 정신 활동이 연구된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어느 때이건 최소한 5퍼센트의 사람들은 뱀에 대한 꿈을 기억한다."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1975년부터 1993년까지 쓴 에세이 모음인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에서 가장 술술 익히는 장은 '뱀'을 통해 인간의 DNA에 아직도 살아 있는 야생성을 파헤치는 첫 장 '뱀의 변신'이다.
흙이라곤 밟아볼 일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뱀이라는 존재는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들은 뱀에 대한 근본적인 공포와 함께 매력을 동시에 느낀다. 왜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몇몇 뱀들이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병과 죽음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던 적이 있었고, 인간의 DNA는 생존을 위해 뱀의 공포를 각인 시켰고, 문화를 통해 뱀의 공포를 학습 시켰던 것이다. 그러니 뭔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형체를 잠깐 보더라도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혼비백산 달아나게 되는 것이다. SBS 정글의 법칙에서 많이 봤듯이 말이다.
책은 상어와 개미 등 특정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매우 흥미롭다. 예컨데 상어를 보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약 350종의 상어가 지구상에 살고 있다고 한다. 상어들 간의 차이는 극단적이서 길이 18미터에 몸무게가 거의 10톤까지 나가는 '고래상어'부터 몸길이가 겨우 3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난쟁이상어까지 매우 다양하다. 상어는 진화 생물학자들이 생물계에서 '적응 방산'이라고 부르는 현상에 가장 좋은 사례를 제공하는 동물 집단이다. 적응 방산이란 생물종이 매우 다른 생태적 지워를 차지하면서 개별적 특성을 확산해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중략)
그들은 공룡 시대 초기에 그 수가 일시적으로 급감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이 모든 기간 동안 번성해 왔고, 다양성을 증가시켜 왔으며 지난 5000만 년 동안 수적인 우세를 유지해 왔다. 그들의 기록은 바퀴류와 전갈류, 그리고 몇 안 되는 다른 동물 집단의 기록에 견줄만 하다. 어떻게 상어들이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학자들은 상어들의 뛰어난 적응력 때문이라고 한다. 적응력이 좋으니 그렇게 다양한 개체로 변종해나가고 적응한 것이 아닐까? 생물의 다양성은 이 책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책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어하는 주제중의 하나이다.
'생물 다양성의 가치'라는 장에서 윌슨은 인간이 얼마나 많은 생물종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고 있는지, 생물 다양성이 훼손된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윌슨이 정리한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보자.
1. 생물 다양성은 창조 그 자체이다. 다른 모든 행성들의 표면에 존재하는 것보다 지구상의 한 줌 흙 속에 더 많은 생명체와 복잡성이 존재한다. 만약 인류가 과학 지식으로 구성된 하나의 만족스러운 창조 신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 이야기는 생물 다양성의 기원에서 시작점을 찾을 것이다.
2. 생물종들은 인류의 친척이다. 인간은 이미 존재했던 다른 생명체들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3. 한 나라의 생물 다양성은 세계적인 유산의 일부분이다. 거의 모든 나라가 그 나라에서만 관찰되는 생물종과 지리적 변동을 가지고 있다.
4. 생물 다양성은 미래의 최전선이다. 인간의 정신적 열망은 우주를 식민지화하는 것이지만, 다른 행성들은 황폐하고 그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너무나 엄청난 비용이 든다. 가장 가까운 별조차도 한번 갔다 조사하고 돌아와서 보고하는 데만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이다. 인류의 실질적인 최전선은 지구 위의 생명체들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사실들이다. 굳이 위의 가치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여야 믿겠는가? 하지만 개발론자들은 그까짓 생물종 50%가 멸종한다 한들 무슨 대수냐는 소리를 쉽게 한다. 나머지 50%를 살아가면 되는거 아닌가? 사라진 50%가 인류에게 끼칠 영향이 어떤 것일지도 모르면서 말이다.(입을 확 꿰매버릴 수도 없고...)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쓴 에세이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인류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뇌의 발달로 인해 오로지 '나'만 잘먹고 잘사는 법을 탐구하게 된 인류는 이미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경외심을 잃었기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인류 증가에 따라 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그에 걸맞게 환경을 좀먹는 기술들도 동등한 비율로 증가할 것이고, 한정된 자원은 결국 바닥나고 인류는 갑작스러운 재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원자력 에너지 따위는 여기서 말도 하지 마라. 원자력 에너지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미래의 후손들에게 쓰레기를 떠맡기는 일밖에 안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1992년 6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 환경 개발 회의의 예를 들며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0년이 되가고 있는 지금, 인류는 '환경의 세기'를 맞이하고 있는가? 정녕 희망은 있는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