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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영국이다. 주인공은 택배노동자다. 우리의 현실과 똑같다. 죽어라고 일하지만 삶은 변하는 게 없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난다. 주인공은 일하다가 강도를 당한다. 강도 당한 물건의 일부는 배상해야 한다. 병원에서 치료 받는데, 택배 회사에서는 계속 일과 관련해 닥달을 한다. 회사의 닥달에 너무 화가 나 치료도 제대로 받지 않고 집으로 간다. 다음 날 새벽 주인공은 강도들에게 맞아서 보이지 않는 한쪽 눈과 부러진 손을 가지고 또 일하러 나간다. 가족들이 차를 막고 쉬라고 하지만 주인공은 가족을 뿌리치고 일터로 간다. 영화는 울며 회사로 차를 몰고 가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끝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두 가지 생각을 했다. 하나는,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이 어느 전쟁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다. 왜 삶은 이리도 치열하고 비참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의 최선은 최선한의 인간적인 삶도 보장해 주지 않는단 말인가.
또 하나는 이렇게 영화를 잘 만들면 소설이 설 자리는 어디일까, 라는 의문이다. 우리 삶의 가장 핵심적인 모순을 이렇게 치열하게 그리고 서사적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보여준다면, 점점 더 소설이 설 자리는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 데 없는 걱정이다.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쟁같은 삶이 우리 바로 옆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