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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대여]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내용보기
방송인인 허지웅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한때 즐겨 보았다. 그린라이트를 외치는 프로그램과 <미운 우리 새끼>를 아주 잠깐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우연히 텔레비전을 켰더니 그가 퉁퉁 부은 모습으로 나와 놀란적이 있었다. 나는 그가 얼굴에 뭔가를 시술한 줄 알았는데 그가 많이 아파서 부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어쩐지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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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인 허지웅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한때 즐겨 보았다. 그린라이트를 외치는 프로그램과 <미운 우리 새끼>를 아주 잠깐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우연히 텔레비전을 켰더니 그가 퉁퉁 부은 모습으로 나와 놀란적이 있었다. 나는 그가 얼굴에 뭔가를 시술한 줄 알았는데 그가 많이 아파서 부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어쩐지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앓았다. 아파서 죽을 것 같은 밤의 시간들을 말하는 글이었다. 그의 글을 읽고 그가 겪었을 고통에 많이 안타까웠다. 그런 그의 사정을 모르고 좋지 않은 생각을 했던 게 미안하기도 하였다. 


그는 그 고통의 시간을 겪고 나서 마치 농담처럼 살고싶다 말하였다. 

우리는 죽음 앞에 가서야 살고 싶다라고 강렬하게 원하는 것 같다. 


그의 다른 책이 우리집에 있지만 그가 말했던 영화이야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한국의 공포영화를 말한 책도 있다는 거였다.

이 글에서도 그 영화 중의 하나를 말하는데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애의 <깊은 밤 갑자기>라는 영화였다. 김영애 씨가 젊었을 때 나온 영화인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서 영화가 무척 궁금해졌다. 한국영화에서 이런 영화가 존재했었다는 것도 몰랐었다니. 찾아 보고 싶었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고 나서야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지도 모른다. 

어쩐지 날카롭던 허지웅의 글이 조금은 무뎌지고 부드러워졌다고 해야 할까.

같은 림프종을 앓고 있는 한 젊은이의 엄마를 만나러 갔을 때의 에피소드를 읽는데 그의 말처럼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던 모습이 좋아 다시 만날 생각을 했다는 그의 말에 나도 몰래 숙연해졌다. 


죽을만큼 아파보지 않아서 아픈 사람의 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건강해지기 바란다.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좋겠다.

더울어 빛나는 삶을 살기 바란다. 


#살고싶다는농담  #허지웅  #웅진지식하우스  #책  #책추천  #책리뷰  #에세이  #에세이추천  #한국에세이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0.11.09.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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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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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허지웅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다소 냉소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지나치게 건조한 느낌이었다.각자의 인생이 다르겠지만 젊은 사람이 다소 삐딱하다고 해야할까.철저히 혼자서 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마냥 가족도, 연인도 자신에겐 타인일 뿐이라고 하는 모습이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그랬던 그가 크게 아프다는 이야기를 접했다.치료를 하면 잘 낫는 병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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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허지웅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다소 냉소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지나치게 건조한 느낌이었다.

각자의 인생이 다르겠지만 젊은 사람이 다소 삐딱하다고 해야할까.

철저히 혼자서 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마냥 가족도, 연인도 

자신에겐 타인일 뿐이라고 하는 모습이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크게 아프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치료를 하면 잘 낫는 병이긴 하지만 그래도 혈액암인지라

고통스러운 항암치료가 필수였고, 예후를 예측하기 쉬운 병은 아니었다.

세상에 냉소적인 시각을 보이던 그가 혹시나 치료를 쉽게 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다. 아프면 사람이 많이 나약해 지는데

잘 이겨내고 제발 열심히 치료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천만다행으로 잘 치료받은 후 방송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그는 예전과 달리 많이 밝아졌고, 세상과 섞여 살기를 원했고,

새로운 사랑도, 가족도 원한다고 했다. 전보다 보기 편안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안도하고 웃음이 났다. 

그리고 지금은 그의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안도하고 있다.

물론 그의 모든 시각이 나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생과 사의 고비를 넘긴 사람의 인생은 내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난 그 가치를 높이 산다. 그리고 그의 경험을 존중한다.

앞으로 그의 인생에 더 이상의 고비가 없기를, 

행복한 일과 따뜻한 일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s*******e 2020.09.03.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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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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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허지웅 책을 사게 될 줄 몰랐는데 내게 허지웅은 마녀사냥에서 뭐든 다 안다는 그 시니컬한 자세로 남아있어서미우새라는 그 이상한 포맷의 프로그램에서도 썩 좋아하지 않았고(쓰다보니 그 프로 초반에 내가 왜 본 건지도 모르겠고)동족혐오인가 싶긴 했지만 내 돈 주고 그 사람 책? 절대 안사,에 속하는 작가였었다.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죽을 고비 같은 큰 계기가 있으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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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허지웅 책을 사게 될 줄 몰랐는데 내게 허지웅은 마녀사냥에서 뭐든 다 안다는 그 시니컬한 자세로 남아있어서

미우새라는 그 이상한 포맷의 프로그램에서도 썩 좋아하지 않았고(쓰다보니 그 프로 초반에 내가 왜 본 건지도 모르겠고)

동족혐오인가 싶긴 했지만 내 돈 주고 그 사람 책? 절대 안사,에 속하는 작가였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죽을 고비 같은 큰 계기가 있으면 바뀐다는데 허지웅이 그런가 생각했다.

책을 읽으니 원래 그랬고 주로 얘기하는 주제가 바뀌었을 뿐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허지웅 친구가 아니니 내가 본 것으로 한계를 갖고 말한다.

유투브로 보기에도 달라진 것 같았고(그의 방송태도는 방송국놈들의 농간일수도 있었겠으나) 이번 에세이에 대한 좋은 평도 들었다.

제목부터 나는 나의 투병으로 생각한 것을 얘기해보려 한다,를 말하고 있고

책 소개 페이지에 있던 글이 큰 위로가 되었다.

그 소개 페이지에 있는 글이란, 허지웅이 차를 긁는데 그 불행한 사건이 있기 까지의 일들을 곱씹다가 사실 그 일은 일어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집요하게 내 실수를 찾는 나는 그걸 알고 있기에 요즘 그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데 언제 어떻게 프로그래밍되서 습관화 된 건지 그 쓸데없는 자책회로가 돌아갈 때가 있고 또 누군가는 내게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고 말해주는 게 안도가 됐다.

책 한권을 읽는다고 그런 위로를 얻는 건 쉬운 게 아닌데 종합선물세트같이 오길 바라는 것도 욕심이고 이정도면 됐지,하고 구입.

불행한 일을 겪으면 사람의 머릿속은 그렇게 된다. 그리고 불행의 인과관계를 따져 변수를 하나씩 제거해보며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가장 그럴싸한 대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54

나의 경우 그 대상은 항상 결국 나 자신이었기 때문에 나를 용서하기 힘들었다.

요컨대 불행의 인과관계를 선명하게 규명해보겠다는 집착에는 아무런 요점도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그건 그저 또 다른 고통에 불과하다. 아니 어쩌면 삶의 가장 큰 고통일 것이다. -56


나는 허지웅 별로다! 라고 단언하던 시절에도 우연히 그의 글을 웹상에서 보곤 했다. 의외로 잘 읽히고 깔끔해서 놀랐었다.

잘 읽힌다는 뜻은 글쓴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한번 읽으면 이해할 수 있고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다. 글을 읽는 동안 갑자기 뭔소리야 하고 다시 읽어야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내가 글을 읽을 때 싫어하는 것은 허세와 꼰대력으로 그런 건 엄청 잘 찾아내는데

나는 알고 너희는 모른다. 내가 너희에게 한 수 알려준다,가 그의 글에는 없다.

인간 엄청 싫어하게 생겼는데 의외로 그런 게 없어.......

하물며 글을 그림처럼 읽는 스마트폰 화면으로도 그랬으니 종이로는 더 잘 읽을 수 있었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글은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내 기준에서는 잘 쓴 글들.(그럼에도 몇몇 영화평론들은 좀 지루했던 건 내가 원래 보지 않은 영화평론을 읽는 걸 즐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글을 읽는 동안 좋은 선배에게 좋은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쓸데없이 괴로울 필요는 없다고 조목조목. 니가 뭘 알아, 싶지도 않은 것이 필력이고 작가로써의 능력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s 2020.11.12.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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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합니다
"사과합니다" 내용보기
허세인줄만 알고당신의 글을 그 정도인줄 알았습니다사과드립니다현재 절반넘게 읽고있는데 어라 이것을그림으로 표현하자면스파르타의 전사가 긴창으로 정수를 찌르는 기분으로 독서중입니다금요일 오랜만에 휴가에 영화감상을포기하게 만든 책입니다자신에게 시작한 확장력이 공동체로 지나사회로 나아가는 느낌입니다자신을 깍고 더 깍아발전한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글같기도하구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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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인줄만 알고
당신의 글을 그 정도인줄 알았습니다
사과드립니다
현재 절반넘게 읽고있는데
어라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스파르타의 전사가 긴창으로 정수를 찌르는
기분으로 독서중입니다
금요일 오랜만에 휴가에 영화감상을
포기하게 만든 책입니다
자신에게 시작한 확장력이 공동체로 지나
사회로 나아가는 느낌입니다
자신을 깍고 더 깍아
발전한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글같기도하구요
40넘으면
남한테 피해안주는 선에서 살기만 해도 적당할텐데
작가는 또 자신을 깍아내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도 같아요
l*****4 2020.08.14.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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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서 거만해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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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씨를 조금 더 찬찬히 볼수있는 기회가 되었던 책입니다글을 정말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쓰시는군요다리수술하고 경과를 지켜보며 기다리는데 예후가 좋지않을확률이높다는걸 짐작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제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힘들고 원망으로 가득한 맘으로인해 심장에까지 무리가 왔었습니다이책을 보며 부끄러워지는 이유는 죽는병도아닌데 오바했다는게 아니라 이나이먹도록
"행복해서 거만해지고싶다" 내용보기
허지웅씨를 조금 더 찬찬히 볼수있는 기회가 되었던 책입니다
글을 정말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쓰시는군요
다리수술하고 경과를 지켜보며 기다리는데 예후가 좋지않을확률이높다는걸 짐작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제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힘들고 원망으로 가득한 맘으로인해 심장에까지 무리가 왔었습니다
이책을 보며 부끄러워지는 이유는 죽는병도아닌데 오바했다는게 아니라 이나이먹도록 내마음하나 컨트롤 못하고 더큰 불행을 만들수도 있었다는 어리석음 때문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불행도 있고 아픔도있고 그크기가 천차만별이죠...
그걸 감당하는건 오롯이 내자신이기때문에 외로울수밖에 없습니다
저또한 큰일을 겪고나서야 어렴풋이 알게되었습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나를 좌지우지해서는 안됨을요

저의 어리석음을 일깨워준 감사하고 고마운책입니다
직접 수기로쓰신 번호같은게 적혀있고 사인까지되어있네요
꼭 간직하겠습니다
e*****7 2020.08.21.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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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태도가 바뀌어 잘 읽히는 희망의 에세이
"저자의 태도가 바뀌어 잘 읽히는 희망의 에세이" 내용보기
고통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아픈 사람은 달라진다. 아파본 사람은 삶의 깊이를 밀도 있게 천착한다. 죽도록 아파본 사람은 삶과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지를 웅숭깊게 깨닫는다. 아픔은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을 새삼 강렬히 인식하고 그것에 감사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래서일까. 전보다 성숙해졌다. 현명해졌다. 겸손해졌다. 글에 살기가 덜하다. 분노와 비난
"저자의 태도가 바뀌어 잘 읽히는 희망의 에세이" 내용보기

고통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아픈 사람은 달라진다. 아파본 사람은 삶의 깊이를 밀도 있게 천착한다. 죽도록 아파본 사람은 삶과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지를 웅숭깊게 깨닫는다. 아픔은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을 새삼 강렬히 인식하고 그것에 감사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래서일까. 전보다 성숙해졌다. 현명해졌다. 겸손해졌다. 글에 살기가 덜하다. 분노와 비난은 절제되었고 자기주장은 정제되었다. 권위와 질서에 대한 조롱도 사그라들었다. 타인과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마음의 자세가 함양됐다. 방송인 허지웅 얘기다.


허지웅의 신간 『살고 싶다는 농담』은 저자가 암 투병을 극복하고 쓴 첫 번째 에세이다. '다윗의 서재'를 자주 방문한 분이라면 내가 그를 평소 얼마나 싫어하고 비판해왔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과거 서평에서 그의 두 권의 에세이(2014 『버티는 삶에 대하여』, 2016 『나의 친애하는 적』)를 매우 신랄하게 기각한 바 있다. 내가 그를 싫어한 이유는 간단하다. 선배 세대를 향한 조롱과 기존 권위를 경멸하는 그의 싸가지 없음 때문이다. 어설픈 지식 몇 토막으로 선배 세대가 힘겹게 쌓아올린 공()과 업적을 불인정하고 조롱하는 그의 언행은 과히 역겨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신간에서는 그의 그런 기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살고 싶다는 농담』은 저자의 에세이 중 유일하게 바깥세상을 향한 분노와 시기의 칼날이 보이지 않는 텍스트다. 암 투병이라는 삶의 극한의 '바닥'에서 정신의 단련을 통해 '천장'으로 올라가는 성숙한 젊은 방송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 곳곳에 자기 자신에 관한 객관적 성찰, 과거 자신의 부적절하고 온당치 않은 언행의 후회, 삶의 여러 맥락에 관한 진지한 감사 등이 고백됐다. 허지웅이 맞나. 왜 이렇게 태도가 바뀌었지. 그의 바뀐 태도 때문인지 문체까지 온화하게 다가와 책 곳곳을 부담 없이 편하게 읽어내려갔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곳곳에 철학 얘기가 많이 나온다. 저자는 니체를 다시 읽었다고 고백한다. 한국의 젊은 포스트 모더니스트와 기독교를 사멸시키려 한 서양 근대 철학자가 어색한 조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니체 철학의 핵심 사상인 '힘에의 의지'ㅡ저자는 '권력의지'로 표현했다ㅡ를 제외한 채 '운명애'와 '영원회귀'만을 떼어내 자기 삶의 긍정의 모멘텀으로 치환하는 건 어색하다. 니체적 삶의 희망을 얘기할 때는 반드시 '힘에의 의지'와 연결되어야 한다. 쇼펜하우어의 의지가 맹목적인 것인데 비해 니체는 '힘(권력)에의 의지'를 통한 디오니소스적 긍정이 우리 삶을 충만하게 넘쳐흐르게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딴죽을 걸자는 게 아니다. 저자의 바뀐 태도를 긍정하며 진심으로 응원하기 위해 덧붙여보는 것이다.


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문을 인용한 건 저자의 바뀐 태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p. 191)라는 니부어의 기도문은 소위 '평정심(평온)의 기도문'으로 불리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세상과 씨름하며 살아갈 때 '현실-기적' 사이의 아이러니를 가장 합리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명문장이다. 이를 오스카 와일드의 소송 이야기와 니체 철학의 '위버멘쉬'와 연결 짓는 건 다소 어색했지만 저자가 결국 "신에게 매일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는 니부어의 입장에서까지 추출해낸 대목은 흥미롭다. 아마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자기 자신의 모순과 한계의 발견, 그리고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충만한 감사가 저자의 삶에 흘러내린 것이니라.


바뀐 저자의 태도 때문인지 책은 술술 잘 익힌다. 솔직하고 용기 있게 자기 삶을 긍정해내려는 방송인 허지웅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응원한다. 저자의 태도는 확실히 바뀌었다. 과거 저자에게 무조건적인 저항과 비판의 대상이었던 기성세대는 '가면을 써서라도 웃어야 할 존재'로 바뀌었다.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쓸 줄 아는 건 소중한 능력"이라고 말할 수준에 이르렀다. "가면을 벗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가면 안의 내가 탄탄해야 한다"는 조언도 첨가한다. 그렇다. 기성세대의 권위와 기존 질서의 틀은 분노와 투쟁으로 바뀌는 게 아니다. 그것이 악의적인 게 아니라면 웃음과 설득, 소통과 여유로 바뀌는 것이다. 저자가 바뀐 만큼 세상도 바뀔 것이다.


과거 저자를 비판할 때 저자의 영화 리뷰만은 까지 않았다. 저자의 영화 해설만큼은 대한민국에서 수준급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영화 장르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은 물론 각 영화를 풀어내 우리의 삶과 사유에 적용시키는 각론화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일테면 책의 말미 영화 <스타워즈> 리뷰는 높은 통찰을 보여준다. 저자는 <스타워즈>를 "재능 있는 젊은이를 질투하거나 두려워할 것인지, 아니면 축복하고 응원해 줄 것인지 관한 이야기"라고 정의한다. 충격이다. 시리즈 전편을 다 본 나에게 영화 <스타워즈>는 그저 화려한 CG로 그려낸 광활한 우주 광경이나 스펙터클한 광선검 격투신이 전부였다. 그것이 축복과 응원에 관한 이야기였다니. 최근 주변에서 능력과 다름에 관한 시기와 반발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기에 <스타워즈> 리뷰에 담긴 저자의 달견과 통찰은 시의적절하게 내 마음을 훔쳤다.


책 제목을 생각했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제목을 지었는지는 책에 명확히 나와 있지 않다. 살고 싶다는 농담. '살고 싶다'는 게 농담이란 걸 선언하는 것인지, '살고 싶다는 농담'을 툭 던져보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분명한 건 책 곳곳에서 저자의 살고 싶은 의지만큼은 강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살고 싶다는 건 저자에게 진심이었을 게다. 젊은 나이에 죽음의 고비를 넘어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놀랍고 감사할까. 결국 저자는 농담이 아닌 진담으로 책의 마지막 문장을 완성한다. "살아라."(p. 274)


서평을 정리하자. 금번 허지웅의 신간은 읽어볼만했다. 좋은 느낌으로 따뜻하게 읽었다. 과거의 악평과는 독립적으로 호평이다. 분명 허지웅은 변했다. 과거의 날선 문체가 아니다. 분노와 시기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겸허한 소회도 엿보인다. 자기반성이 보인다. 정치 얘기는 일절 없다. 암 투병의 지옥 같은 시간을 견디면서 사유와 마음의 크기가 더 확장된 것 같다. 물론 그만 변한 건 아니다. 동갑내기인 나도 변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슴의 온도가 조금 변한 것 같다. 정서적 무드도 변했다. 40대 중반을 향하니 왜 그리 감사할 게 많은 지 모르겠다. 가끔은 나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감사의 대상으로 보일 정도다. 그렇다. 그도 변했고 나도 변했다. 이 변화의 하모니에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이 놓여 있다.


영화를 좋아하고 삶의 희망을 발견하려는 독자들에게 허지웅의 신간 『살고 싶다는 농담』을 추천한다. 내가 허지웅의 책을 추천할 날이 오리라고는 결코 생각지 못했다. 세상 다시 살고 볼 일이다.



http://blog.naver.com/gils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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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g*****o 2020.11.30.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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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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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라디오 오프닝을 올려주시는데 글이 참 좋더라고요. 읽는데 이해하기도 좋았고요. 그래서 책도 궁금해서 그냥 바로 샀고 다 읽었는데내용이 정말 좋았습니다. 20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좋았는데 그게 꼭 그 연령대에만 국한된 건 아닌 거 같았어요. 힘든 과정을 어떤 마음으로, 태도로 견뎌야 할지를 담담하게 적은 거여서 더 공감했습니다. 작가님 다른 책도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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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라디오 오프닝을 올려주시는데
글이 참 좋더라고요. 읽는데 이해하기도 좋았고요.
그래서 책도 궁금해서 그냥 바로 샀고 다 읽었는데
내용이 정말 좋았습니다.
20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좋았는데
그게 꼭 그 연령대에만 국한된 건 아닌 거 같았어요.
힘든 과정을 어떤 마음으로, 태도로 견뎌야 할지를
담담하게 적은 거여서 더 공감했습니다.
작가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요.
책 잘 읽었습니다.
l******u 2020.09.11.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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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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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이 술술 잘읽혀요 허지웅님의 생각과 고민, 가치관이 저에게 큰 영감되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음..생각이 많아지고 용기를 얻게되었습니다.!!하나의 자극제가 되었어요...지금 허지웅님은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가 된다는것...알아주시용 허지웅님이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기도할께요!! 저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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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이 술술 잘읽혀요 허지웅님의 생각과 고민, 가치관이 저에게 큰 영감되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냥.. 음..생각이 많아지고 용기를 얻게되었습니다.!!하나의 자극제가 되었어요...지금 허지웅님은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가 된다는것...알아주시용 허지웅님이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기도할께요!! 저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_^!!!
k****a 2020.08.2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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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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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악성림프종 투병 후 세상에 선 보인 에세이집인 '살고 싶다는 농담'은 작가 특유의 날선 비평가적인 시선은 이제 다 빠지고 암 투병을 겪으면서 진심으로 살아야 겠다고,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해서는 새로운 삶에 대하는 태도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며 쓴 첫 번째 에세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기에 이번 에세이에는 작은 말 한 마디도 허투루 듣지 않고, 한 마디도 그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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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악성림프종 투병 후 세상에 선 보인 에세이집인 '살고 싶다는 농담'은 작가 특유의 날선 비평가적인 시선은 이제 다 빠지고 암 투병을 겪으면서 진심으로 살아야 겠다고,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해서는 새로운 삶에 대하는 태도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며 쓴 첫 번째 에세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에세이에는 작은 말 한 마디도 허투루 듣지 않고, 한 마디도 그 의미를 흘리지 않는다. 제목인 '살고싶다는 농담'처럼 '살고싶다'는 말이 작가에게는 '농담'이 아닌 '진심'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이 작가에게는 진실로 진심이었기에 작가는 '망했다', '만약에' 등의  모든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의미를 둔다. 

그리고 의미를 둔 말 한 마디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하며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고 기왕이면 살아보라고, 그리고 버티어 보라고 말한다. 작가가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아본 삶이라는 시간은 아직은 살만한 아직까지는 살만한 시간이었고 그리고 사람들 중에는 함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하고 서로 용기를 주고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 역시 병상에서 투병 중에 있을 때 읽은 책이었다. 제목만 봐도 투병 중에 읽고 싶은 책이었다. 내가 죽을 병에 걸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힘이 될 만한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읽어 보고 싶은 충동에 장바구니에 골라 넣은 책이었다. (평소같으면 유명인 책이라 섣불리 유명인 책은 골라 읽지 않았을 것이다.) 퇴원을 한 지금도 나는 내가 걸렸던 뇌질환이라는 병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냥 꿈 같다. 움직이는 게 어정쩡하고 감각이 무뎌도 그냥 좀 불편하다고 느껴질 뿐이지 내 몸에 그런 질환이 있었던 게 믿어지지 않는다. 어르신들이 막상 때가 되면 죽어야지라고 생각했다가도 막상 때가 되면 더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 몸의 이상함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번에 하게 되었다. 내가 이번에 하게 된 것이 바로 이렇게 죽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든 것이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이었으니... 그래서 속절없이 그냥 목숨을 버려 버리는 젊은이들이 너무 안타까웠고, 무슨 일이 터지면 그냥 도망가듯 목숨을 버려 버리는 어른들이 너무 치사하게 느껴졌다. 이 소중한 목숨을 그렇게 쉽게 생각해 버리다니...

에세이 마지막 한 마디 구절은 책을 덮은 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해서도 잊지 못하고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작가가 끝까지 독자들에게 외치듯 남기고 싶은 진심이었으니 ...

살아라.

g******n 2020.11.21.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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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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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글이 좋더라며, 이전 책부터 나한테 읽어보라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뭐 나는 그냥 그랬다. 방송인으로의 허지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없을정도로 존재감이 없기도 했지만, 요즘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에 내게는 그저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가 암투명 중이였다는 소식은 얼핏 본 것 같은데, 그 이후에 쓴 글이라 색다른 뭔가가 있었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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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글이 좋더라며, 이전 책부터 나한테 읽어보라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뭐 나는 그냥 그랬다. 

방송인으로의 허지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없을정도로 존재감이 없기도 했지만, 

요즘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에 내게는 그저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가 암투명 중이였다는 소식은 얼핏 본 것 같은데, 그 이후에 쓴 글이라 색다른 뭔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을게다. 하지만, 그 전에 그의 삶을 잘 모르니...뭐 그냥 그 이후의 삶과 그의 생각들만 보게 된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공감보다는...이제서야 이런 생각들을 했단 말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암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가족들이 지극 정성으로 보살 필 수 있는 여건도 아니였고, 이런 저런 사연도 많았지만...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그 고단했던 인생과 친절하지 못했던 삶의 여정들이 생각나서 장례식장에서는 참 많이 울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그 상황에서 장례 치러주는 자식이라도 있지. 훗날 나의 죽음에는 그렇게라도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사실, 별 생각이 없다. 숨이 넘어가기 전까지 후회없이 살자는 생각 뿐.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 작가는 힘든 암 투병 이후로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에 조금 더 의미를 두게 된 것 같다. 또 이런 저런 인간성이나 다양성에 대한 문제도 많이생각한 것 같고. 

하지만, 내가 구체화하고 있는 내 가치관이나 인생관과는 많이 다르기도 하였고...또 에세이의 특성상 Too much한 것들이 많이 노출되다 보니 읽는 내내 피로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그가 더 건강하기를. 

 

YES마니아 : 로얄 c******m 2020.08.17. 신고 공감 5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