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빈틈이 거의 없이 글로 빽빽히 적혀 있는 것을 보면서 1차세계대전이나 2차세계대전이 왜 일어났으며, 다른 책에서 소개되어 있지 않은 무엇인가가 적혀 있을 듯한 느낌을 갖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책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20세기 서양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제 1차 세계대전부터 책의 내용은 시작되는데 처음 1장을 읽고 느낌 점은 내가 무엇을 읽었나? 뭔가 확실히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사용된'-' 부연설명 때문에 책을 깊이 있게 읽지 못한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2장 부분을 다시 천천히 읽어 보았다. 역시나 다 읽고서는 확실한 윤곽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번역의 문제였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읽기 불편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역사에 대한 이해를 위한 책이면서 번역이 이렇다니.. 이해하기 보다는 역사에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같이 초보자가 읽기에는 난해할 뿐인 책이다. 서양의 역사에 관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조금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책에 있어 번역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번역이 이상하면 아주 쉬운 문장도 난해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이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번역의 중요성을 실감했던 것 같다.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초보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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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사에 대한 관심에 초점을 맞추어 저술 활동을 했던, 저자의 20세기 역사에 대한 연구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역사를 기술한다는 것은 자료의 측면이나 역사관에 있어서도, 객관성을 획득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본주의와 현실사회주의의 대립이 첨예하게 맞섰던 20세기의 역사를 개관하는 작업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저자도 자인하고 있듯이, ‘학자로서보다는 오히려 동시대인으로서 이 시기에 대해서 견해와 편견’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20세기 역사의 특징을 <극단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그 흐름과 의미 그리고 세부적인 특성까지 아울러 소개하는 이 책의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서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부터 이 저작이 출간(1994)되기 직전인 1990년대 초반까지의 시기를 서술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저자는 ‘1914년부터 소비에트 시대의 종식까지라는 단기(短期) 20세기를 일정한 전망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 이제는 가능해졌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여 20세기 역사의 저술에 나섰음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극히 적은 양의 문서고 사료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엄청나게 많은 수의 20세기 역사가들이 축적해 온 학문적 문헌에 대한 지식도 없이 단기 20세기에 접근’했음을 덧붙이고 있다. 아마도 저자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역사를 다룬다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토로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아울러 다른 이들의 저술을 참고한다면 그 저술의 내용이나 관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방대한 분량으로 저술된 저자의 20세기의 역사는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상권’에서는 1914년부터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까지의 시기를 다룬 1부와 그 이후의 시기 약간을 할애하고 있다. 두 차례의 전쟁이 벌어지던 중간의 시기라는 의미로 저자는 1부에 해당하는 시기를 ‘전간기(戰間期)’라고 칭하며, 전쟁과 대공황으로 인한 극심한 혼란을 의미하는 제목으로 ‘파국의 시대’로 규정하면서 1부의 서술을 시작하고 있다. 러시아혁명으로부터 비롯된 20세기 초반의 특징을 ‘총력전의 시대’(1장)와 ‘세계혁명’(2장)으로 규정하고, 아울러 자본주의의 비약적 발전 이후에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공황으로 인해 전 세계의 상황이 ‘경제적 심연 속으로(3장)’ 빠져든 시기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그 여파로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전개된 파시즘의 정치 활동은 ‘자유주의의 몰락’(4장)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의 적에 대항하여(5장)’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두 차례의 세계적인 규모의 전쟁과 경제 공황 그리고 파시즘의 등장은 20세기 전반기의 역사를 특징짓는 흐름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혼란한 상황에서도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서는 움직임들이 나타났고, 당대의 문화적 특징을 ‘1914-45년의 예술’(6장)이라는 항목을 통해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독일과 일본의 패망으로 인해 ‘제국들의 종식’(7장)으로 귀결되었던 20세기 전반기의 역사적 상황을 1부에서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2부의 제목은 ‘황금시대’로 명명하고, 저자는 1945년 이후의 역사적 상황을 논하고 있다. 아마도 본격적인 내용은 ‘하권’에서 다뤄질 것으로 여겨지며, 단지 이 시기의 상황을 자본주의와 현실사회주의 사이의 ‘냉전’(8장)이 촉발된 것으로 이해하면서 내용을 이끌고 있다. 몇 차례의 국지적인 전쟁은 발생했지만, 이념을 달리 하는 두 체제의 팽팽한 균형으로 인해 오히려 경제와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9장)를 구가했다는 저자의 설명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객관적이고 일관된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20세기 전반기의 역사적 흐름을 거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나름의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하권’을 접할 수 있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20세기 세계사의 흐름을 적절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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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시대"는 1차세계대전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표현한 말이다. 말그대로 20세기는 극과 극의 대립과 갈등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책 극단의 시대에서는 에릭 홉스봄만의 독특한 역사의식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특히 2차세계대전에서 소련과 연합할 수 밖에 없었던 자본주의 사회의 고충을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 것이나, 자본주의와 전체주의의 대결, 냉전, 화해등 20세기를 관통하는 역사를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다.이책은 사회학이나 역사학 특히 정치학을 전공하는 이에게는 필수적으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러나 이책의 최대의 오점은 다름아닌 번역에 있다. 지나친 '-'의 사용으로 책의 흐름을 일관되게 이해하기 어렵고, 문구도 마치 번역이 아니라 해석수준의 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잘된 번역서를 읽는 것도 또하나의 즐거움이고 할수 있다. 그렇지만 이책을 번역한 이용우씨는 우리의 그러한 희망을 무참히 무질러 놓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경제적 심연속으로 Ⅰ. 경제적 붕괴 1. 대공황과 경제침체 · 1차대전은 구세계의 일부 유럽국가들을 몰락시켰지만, 양차대전사이의 대공황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한 것으로 인식. · 1차대전이후 지속적인 경기침체는 세계경제의 통합은 정체 혹은 후퇴 · 지독한 인플레이션 - 개인들의 저축을 사라지고 산업은 침체. 통화개혁을 촉진 · 1920년대의 일시적 호황이 있었으나 1929년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가폭락으로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붕괴하기 시작 2. 파시즘의 준비 · 각국의 통화 개혁은 고정수입과 저축에 의존하던 독일 국민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힘. · 이러한 경험은 각국의 중간계급과 하층중간계급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고 중부유럽은 이러한 충격으로부터 파시즘을 준비하게 됨. 3. 실업 · 임금노동자에게 공황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실업.(유럽의 여러 국가들중에서 공황기가 끝나고 실업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유일한 국가는 나치독일이었다.) · 대량실업은 산업화된 나라들의 정치에 충격적인 영향을 미침.(독일의 경우 나치당원의 급속한 증가, 좌파의 등장) "전쟁 다음으로 실업이 우리 세대의 |
| 20세기는 그야말로 우리가 살아온 시대다. 비록 1,2차 세계 대전과 같은 국제적인 전쟁들도, 일제의 치하, 6.25전쟁, 독재자 박정희의 시대 그 어느 것도 20대인 우리들은 거의 알지도 못하고 정말 살아온 시대가 아니긴 하지만 그것들은 바로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영향력을 미친 사건들이다. 아마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정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존재 했을 것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20세기의 역사를 아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아는 가장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그리고 20세기 역사에 대한 가장 좋은 지침서가 바로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우리 시대 대학생들에게 있어서는 필독서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물론 다른 직업의 사람들도 읽어야 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우리가 참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1, 2차 대전에 대해서, 68혁명에 대해서, 복지국가에 대해서, 공산 진영의 몰락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진실을, 사실을 적게 알고 있었던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건 아마 우리의 역사 교육이 입시라는 한 가지에 매달려서 잃어버리고 있던 진정한 역사 공부의 목적이었을 것이다. 진~~~짜로 좋은 책이다. |
| 에릭홉스봄은 일찌기 근대이후의 역사를 혁명의 시대, 제국의 시대, 자본의 시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극단의 시대로 분류한 바 있다. 이저작은 바로 그의 역저들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 20세기의 역사 즉 '극단의 시대'에 대한 서술이다. 이 저작 '극단의 시대'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홉스봄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현실의 기록이라는 점에 있을 것이다. 역사가는 모름지기 과거역사를 해석하고 평가함에 있어, 마치 큰 산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처럼 멀찌기서 객관적인 윤곽을 파악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산속의 생동감있고 역동적인 내부세계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자신이 살아온 시대의 역사서술은 멀리 떨어진 산의 객관적인 윤곽을 파악하는데는 불리해도, 산속의 역동적인 모습을 파악하는데 있어선 상당히 유리할 것이다. 홉스봄은 '극단의 시대'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흔적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다이내믹한 내부세계를 현실감있게 재현하고 평가하는데 성공했다.냉전의 장막에 가리워진 언론이 자기체제를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되자, 세계시민들은 상대체제뿐만 아니라 자기체제의 실제를 파악하는데 있어서도 혼돈에 맞딱뜨려야 했다. 왜냐하면 냉전체제의 언론은 자국의 도덕적 정통성을 옹호하는 반면, 상대의 전쟁야욕을 근거없이 유포하기 때문이다. 냉전체제를 몸소 경험한 홉스봄의 위대한 통찰력과 분석앞에서 이러한 부조리한 신화는 거침없이 무너져 내렸다. 소련의 적화야욕에 맞서 대항해야했던 자본주의체제야말로 사회주의시민들을 위협으로 몰아넣고 전쟁을 조장한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
| ‘극단의 시대’는 단기 20세기(1914~1991)의 역사서로서, 이 책의 저자인 홉스 봄은, 자신은 ‘참여 관찰자’로서(홉스 봄은 1917년 생이다) 단기 20세기의 역사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리고 나와 비슷한 연배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단기 20세기의 역사가 대부분 공백상태이거나 단절된 세기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나의 세대는 홉스 봄이 규정한 단기 20세기의 거의 끝 부분에서 태어났으며, 또한 이러한 현대사는 교과서 맨 끝에서, 항상 수업과 시험에 쫓기느라 부득이하게도 언제나 깨끗한 상태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들은 홉스 봄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시대의 공적인 과거와 어떠한 유기적 관계도 가지지 않은 일종의 영구적인 현재 속"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기 20세기의 역사를 비워둔 채, 그 어떠한 현재나 혹은 미래의 문제에 대해 얘기 할 수 없다. 바로 여기에 홉스 봄의 ‘극단의 시대’는 우리와 단절된 세기인 단기 20세기와의 대화의 장(場)을 훌륭하게 열어주고 있다. 파국의 시대(1914~1945)- 파국의 시대는 바로 총력전의 시대였다. 이 시대에 있었던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은 역사상 가장 살인적이고 잔인한 전쟁으로 자리 매김 했다. 홉스 봄의 말을 빌리자면, “이 전쟁이 끝난 뒤에는 살아남은 생명체들보다 건물들이 더 쉽게 재건될 수 있을”정도였다. 또한 파국의 시대는 세계를 뒤흔든, 1917년의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낳았다. 이 10월 혁명은 전 유럽과 아시아, 남미의 공산주의 혁명을 주도하였고, 자본주의로 하여금 스스로를 개혁하도록 고무하는 등 실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1차 세계대전 후의 대공황에 대한 소련의 명백한 면역은 자유시장이라는 정통교리에 대한 믿음을 버리도록 고무함으로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새로운 구세주로서 여겨졌으며, 이러한 믿음은 1970-80년대ꡐ현존사회주의'의 종식이 시작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홉스 봄은 단기 20세기 전의 역사, 즉 1870~1924년까지의 시대를 '제국의 시대'라 규정 한 바 있는데, 파국의 시대는 바로 이러한 제국들의 종식을 야기 시켰다. 이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열강들을 흔들고 1929-33년의 대공황이 종속국들 전체를 흔들면서 3세계의 변혁이 태동하였기 때문인데, 불멸의 것으로 보였던 '제국의 시대'는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부로서 왕년의 제국국가들의 문학 및 영화상의 감상적인 추억에 속하게 되었다. 새로운 파국의 시대(1973~1991)- 세계는 파국의 시대를 거쳐 냉전과 경제적 번영이라는 다소 모순적인 '황금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이러한 모순은 냉전을ꡒ세계전쟁의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한 표현에서 더욱 잘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냉전(Cold War)을 냉평화(Cold Peace)로 다루려는 헤게모니는 1973년(석유 파동의 해) 이후 붕괴되고, 세계는 황금시대의 종말과 함께 다시금 불안정과 위기의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등장한 새로운 파국의 시대, 즉 위기의 몇십 년은 자본주의의 작동이 통제불능 상태가 됨으로서 국민국가가 경제적 힘을 잃은 시대였다. 이 시대에 있었던 케인스주의자들과 신자유주의자들의 싸움은 바로 그러한 점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몇십 년의 역사적 비극은 무엇보다도, 이제는 생산에서 인간들이 기계에 밀려나는 속도가 시장경제가 그들을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낳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빨라졌다는 데에 있었다. 한 편, 1968년 ‘프라하의 봄’은 자본주의에 맞선 구세주로서의 사회주의의 종식을 예고하는 사건이 되었다. 실제로 체코 사태 이후, 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 개혁 시도는 자포자기되었으며, 소련은 더욱 더 ‘정체의 시대’로 돌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련은 1985년에 열정적인 개혁가 고르바초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 정권을 잡게되었고,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소련은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 사이의 갈수록 넓어지는 구렁 속으로 빠져들며, 결국 1991년 소비에트시대의 종식을 선언하게 되었다. 단기 20세기와 한국 -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대해서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989년의 이란혁명이라든가 1968년의 파리사태 같은 것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 홉스 봄의 ‘극단의 시대’는 바로 이러한 우리들의 문제를 꼬집어 주며, 비로소 단절되었던 과거와 현재와의 거대한 흐름을 연결시켜 준다. 때문에 이 책을 끝까지 정독한 사람이라면(솔직히 이 책은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우물 밖 개구리’가 되어 현재의 한국을 되돌아보는 작업이 퍽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그러한 작업은 일제식민시대, 해방과 전쟁, 이데올로기와 분단을 거치며 오늘날에 이른, 소위 ‘한(恨)’ 맺힌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 한층 더 건전하고, 덜 맹목적이고, 탈 민족적인 수정을 요하게 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새로운 천년 기는 그러한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