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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빌린 이유는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 화백에 대한 추억으로 인해서다. 박정희 씨가 철권을 휘두르던 유신시절에 학창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지금과 달리 민주주의 수호의 선봉에 섰던 그 시대의 동아일보와 서민의 벗이자 민주투사로 필봉을 휘두르던 김성환 화백의 작품에서 얻었던 위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 인연을 지닌 저자의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유익한 내용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평소에는 그렇거니 여기면서도 ‘가만있자 왜 그런 거지?’라는 의문이 생겼을 때 딱히 정답이나 근거를 찾기 힘든 잡다한 상식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식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실생활에 깊이 파고들어 자주 쓰고 있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근거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대부분이다.
-세면대 밑의 파이프는 왜 S자형인지 -블루진의 색은 왜 푸른지 -제사나 축하연 때 왜 생선 머리를 왼쪽으로 누이는지 -통조림은 누가 처음으로 만들었는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은 어디인지 이 책에 나오는 상식을 앞에서부터 다섯 가지만 적어 보았다. 세면대 밑의 파이프는 거의 매일 보고 있지 않는가? 블루진을 대부분 입어 보았을 것이고, 제사 때 생선을 보지 못한 사람도 없을 것이며, 통조림은 누구나 수십 통 이상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혹시 최소한 한 가지의 답은 알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은 미시시피강이라는 것……. 그렇게 알고 있다면 잘못된 상식이다. 예전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어서 30대 이상인 사람은 그렇게 배운 이가 많겠지만, 정답은 나일강이다. 197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처럼……. 강의 길이는 새로운 수원지가 발견될 때마다 변한다고 한다. 강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지의 변화에 의해 강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은 나일강(6,771km)이고, 미시시피강은 네 번째(6,210km)다. 나일강과 아마존 강 등은 아직 정확한 수원지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니 탐사에 의해 앞으로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이와 같이 사소하면서도 유익한 상식들이 수백 개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약 3백 권의 책과 전문서적을 참고했다고 한다. 그런 상식들을 사전식으로 짤막하게 나열만 한 것이 아니다. 각 상식마다 2~3쪽 다양한 일화와 함께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유익한 상식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꾸민 것이다. 둘째, 김성환 화백의 저력을 느꼈다. 저자는 단순한 만화가나 민주 투사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우표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의 그림 속에 담긴 정신은 그가 지닌 혼과 지식의 발로임을 느끼고 있었다.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열렬한 우표 수집광이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고, 참고 서적도 넉넉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우표 수집이 다양한 상식과 교양을 접하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저자는 많은 책을 참고로 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런 책을 집필할 수 있는 배경은 우리나라 초기 우표 수집 대가 중에 한 명이었던 저자의 우표 수집 활동도 저력이 배경이 아닌가 싶다. 셋째, 저자의 겸손이 믿음직했다. 저자는 이 책이 완벽하다고 하지 않았다. 1990년 초부터 2000년대의 자료를 참고했으므로 그 이후 변했거나 오류가 발견되었을 수도 있음을 밝혔다.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가볍게 읽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나의 느낌은 거의 사전에 준할 만큼 믿음이 가는 자료들이었다. 저자는 가필, 수정, 재편집의 필요성이 있으면 고치고 싶다고 했는데……. 만약에 그런 내용들이 발견된다면 부디 이 책이 많이 팔려서 개편된 책이 나오게 되기를 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익한 내용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전 국민의 필독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라도 ‘유익한 내용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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