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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막의 신기루, 그 허무함
책 제목이 매력적이다. 이 책을 사서 읽으면 곧 카피라이터 혹은 네이미스트가 될 것만 같다. 책을 펴봤다. 머릿속에 하나둘 물음표가 늘어난다. 슬로건보다는 기업에 대한 소개가 내용의 주를 이룬다. 달콤한 속살을 놔두고 뻑뻑한 껍질을 씹는 느낌이랄까. 이 책은 그저 출판마케팅의 허구성과 신기루를 절감하게 한다.
과학자와 출판마케팅이 만들어낸 얄팍한 거짓말
사실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하는 것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쯤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너무 나열식이잖은가. 4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볼륨 중 250페이지가 단순한 기업 슬로건의 지루한 나열이다. 제목만 보고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이건 아니지’라고 분명히 느낄 것이다. 게다가 지루하게 나열한 슬로건의 99%는 영어 슬로건이다. 여긴 한국. 아무리 세계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한글 슬로건에 관한 책이다. 최소한 내용의 30%라도 한글 슬로건을 다루고 있다면 좋으련만. 물론 한국 슬로건을 다루고는 있지만 각 챕터 당 ‘꼴랑’ 한 페이지에다가 ‘매우 형식적으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과는 다르게, 매우 이율배반적으로, 책 뒤표지에는 분명 ‘국내 기업들 사례까지 풍부하게 다뤄’졌다고 쓰여 있다. 치졸하고 얄팍한 마케팅에 그저 한숨이 나온다.
고장난 내비게이션
하지만 이마저도 실망 그 자체다. 1장의 내용은 슬로건 중심이어야 맞는데, 기업 소개 및 기업 광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슬로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어린아이라도 칠 수 있는 매우 느슨한 그물로 얼기설기 슬로건을 분류하고, 그 슬로건을 만든 기업을 소개하는 형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내용. 독자는 슬로건에 대한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샀을 것이다. 이 책의 영문 제목도 <The Handbook of Slogans>이지 않느냐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의 기대를 단 수십 분 만에 산산이 깨부순 채 유유히 제 갈 길만 간다. 2장은 전 세계 기업 영문 슬로건의 나열일 뿐이므로 패스. ‘매력적인 슬로건’이라는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어야만 했던 이 책은, 제대로 고장난 내비게이션이었다.
자료집으로만 남아주길
영문 슬로건 자료에 목마르신 분, 혹은 전 세계 기업의 영문 슬로건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 분들에게는 추천한다. 하지만 그 외의 독자에게는 강력하게 ‘비추’한다. 위와 같은 이유가 아님에도 이 책을 사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거대한 사막의 신기루, 그 허무함을 굳이 느끼고 싶다면.
글_강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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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DO YOUR BEST'나 'JUST DO IT'이라는 유명 스포츠 업체의 슬로건을 보면서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기업의 이미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면서도 소비자의 의지와 구매욕을 잇따라 불러 일으키면서 결국은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목적에 딱 알맞은 슬로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세계 기업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기발한 슬로건들을 하나 하나 명시하면서 기업의 탄생과 더불어 슬로건의 탄생 스토리까지 이어 설명하고 있다. 그야말로 광고 카피를 최다 수록한 책이 아닐까 싶다. 유명한 글로벌 기업의 최근 슬로건들을 보면서 광고, 마케팅의 최신 트렌드도 읽을 수 있고 분야별로 지향하는 카피의 흐름도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카피를 자연스럽게 번역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카피를 번역하는 점이 쉽지는 않을 텐데 (이중, 다중적인 뜻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숨은 의미나 의도 같은 것도 있기 때문에 문화를 잘 알지 못한다면 직역 이상의 번역이 나오기 쉽지가 않을 거라 생각함) 슬로건의 탄생 배경과 의도를 담아서 대중들이 알기 쉽게 번역을 했다. 관련 종사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겠지만 비종사자인 일반인들도 평소 광고를 보면서 카피에 대해 한 번쯤 관심을 가진 적 있다면 읽어 볼만 한 책이다.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아주 그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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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기업과 상품을 이미지화시켜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꼬마아이들이 부른 We will rock you를 배경으로 워터보이가 등장하는 생수 에비앙의 광고나 책에도 소개된 수많은 색상의 공과 분수가 나오던 소니의 텔레비전 광고는 수년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에비앙과 다르게 소니는 'Color, like no other(색상,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좀 더 광고가 전해주는 메세지를 구체화시켰는데.. [마음을 흔드는 한 문장]은 전세계의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해온 슬로건을 소개하며 어떻게 사람들에 주목을 받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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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본문에 소개된 슬로건들은 우리와는 달리 애초부터 영어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쓰인 어구다. 업계마다 유명한 슬로건들만 모아 분석했다. 수많은 상품이 쏟아지는 요즘, 소비자들 주위는 광고로 가득하다. 이런 가운데 그들 뇌리에 박히는 광고 문구, 즉 슬로건은 대단한 명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슬로건을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왜 그것이 명작인지, 또 그것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 소비자가 쉽게 기억하는 슬로건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산업별로 분류한 가장 성공적인 광고 슬로건들 * 60개가 넘는 기업 슬로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 2200개가 넘는 광고 슬로건 자료
요즘 광고업계에서 대세는 영어다. 기업 이미지나 제품에 국제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부분이 내수용이다. 국내 시장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니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 지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느낌만 좋으면 의미는 2차적인 문제라는 게 중론인 듯하다.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한국인 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기 보다는 전문 번역가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마케터들이 내용을 잘 활용할 수 있을 지부터 고민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수학자 출신의 저자가 2200여 개 슬로건을 분석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용을 재구성했다. 영문 슬로건이 지닌 문화적 뉘앙스를 해칠까 조심스러워 여러 부연설명과 함께 원문도 함께 실었다. 사실 원문의 의미를 왜곡할 바에는 번역문과 원문을 같이 실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즉 이 책은 기본적인 사항을 잘 지켜준 셈이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의 사례도 풍부하게 실어 학습 자료로서 가치도 더했다. 원하는 주제의 광고 슬로건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과 그 광고가 실린 유튜브의 웹사이트도 실려있다는 점에서는 마케팅 혹은 광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기업의 광고, 마케팅 부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자영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다만, 내용이 지극히 나열식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은 다소 지루함을 자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