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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를 읽고 [저자 권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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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청춘을 모른다는 권영임씨의 소설. 자랑스러운 선배님이기 전에 나는 작가로써 권영임씨를 참 좋아한다. 사무직 여사원의 성차별을 고발한 ‘미스 김, 시집이나 가지?!’ 라는 전 작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왔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사실적이거나 혹은 통쾌해도 되는지? 싶었기 때문. 마치 내가 그 소설 속 인물들 중 한 역할이 돼서 생생하게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기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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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청춘을 모른다는 권영임씨의 소설. 자랑스러운 선배님이기 전에 나는 작가로써 권영임씨를 참 좋아한다. 사무직 여사원의 성차별을 고발한 ‘미스 김, 시집이나 가지?!’ 라는 전 작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왔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사실적이거나 혹은 통쾌해도 되는지? 싶었기 때문. 마치 내가 그 소설 속 인물들 중 한 역할이 돼서 생생하게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내가 설명하고 싶었던 모든 말들과 상황은 이 책 한권에 전부 담겨져 있었다.


그 때의 충격을 다시 한 번 안겨준 작품은 이번 작품.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였다.’ 이번 소 설 에서는 ‘미스 김, 시집이나 가지?!’ 때 미처 권영임 작가가 못 다한 말 들을 토해냈다는 표현이 맞겠다. 울분을 표출하며 ‘우리가 이렇다’는 걸 너무나 잘 보여준 작품.

‘사건과 상처에는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잘못된 일에도 반응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은 용기가 없는 자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왜 그들이 침묵할 수 밖에 없는지, 용기를 내다가도 흠칫 할 수밖에 없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소설이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용기와 외침은 사치이다. 한 번의 외침이 결국은 부당한 대우를 초래하고 영원한 침묵을 만든다. 즉 짤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차 없이..

책임져야 하는 가족들을 잃게 되고 길에 나앉을까봐 부당함에도 부조리한 사회에도 묵묵히 차별받아가며 사람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 정말 아프다.


권영임 작가의 소설은 구구절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작가는 과거에 그만큼 아팠고 지금도 그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 결국 그 아픔을 승화해 작품 활동을 하며 나에게 너무 좋은 선배이자, 좋은 작가로 활동하지만 말이다.

대체 어떤 아픔이 더 있을지, 얼마나 아팠는지 전부 듣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작품도 빨리 보고 싶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다는 건 어려운 과정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한없이 기대하고 다음 작품이 보고 싶어진다. 글을 쓰면서는 작가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날 때면 자꾸만 독자의 입장이 되어 그런 나쁜? 생각이 든다.


스무 살 무렵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마음만으로 남성 위주의 중공업으로 시작해 정말 많은 고생을 한 젊은 시절의 여자 아이.

스무 살 때의 그 앳된 모습의 권영임씨를 만나 친구로서 이야기하고 싶다. 본인이 겪고 들으며 아프게 성장하며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그리고 변화된 사회는 어때야 하는지.. 전부 궁금하다.

아프기만 했던 어린 스무 살의 마음을 들추고만 싶다. 그래서 빨리 이 사회를 변화시켜버리고만 싶어지는 책이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정말 찡했다... 너무 오랜만에 마음을 찌르는 책을 만나버려서 며칠간은 이 책을 읽고는 공황상태였을 정도로.


때리고 찔리고 멍들고.. 결코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고통은 아니다. 그리고 고통이란 건 육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책. 겪고 보는 것들이 얼마나 아플 수 있는지, 잔혹할 수 있는지 느끼게 해준다. 사회의 많은 부조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은 그 사람들의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야만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바로 잊혀 지고는 한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들이 생겨야 만이 이 사회가 변혁하는 것인지 난 매일 하루하루가 의문이다.


사회에서 갑과 을의 관계에 있는 모두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 결국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는 책을 덮은 후에 서로 부둥켜안으며 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젊어서는 사서 고생한다는 말은 이제 절대 쓰면 안 된다. 고생을 사야만 하게끔 만드는 이 사회를 고발해야 한다.

정말 눈물냄새 나는 책 한권..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다.        

s****0 2013.07.19.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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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다.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다." 내용보기
‘파가니니’를 초록색 검색창에 검색하면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연주자·작곡가. 아름다운 음색과 고도의 기교를 가미한 화려한 연주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라는 설명이 나온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도 불렸던 파가니니. 이 책이 바이올린 연주곡에 대한 소설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의 연주곡은 노조의 시위 소리라던가, 거리에서 들려오는 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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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를 초록색 검색창에 검색하면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연주자·작곡가. 아름다운 음색과 고도의 기교를 가미한 화려한 연주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라는 설명이 나온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도 불렸던 파가니니.

이 책이 바이올린 연주곡에 대한 소설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의 연주곡은 노조의 시위 소리라던가, 거리에서 들려오는 데모 소리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얻은 대가라고 소문이 난 파가니니의 화려한 연주 실력이 온갖 시위와 데모로 변모되어버렸다.

 

언젠가 만화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대사를 발견했다.

 

내가 뭐 대단한 거 원한 줄 알아? 엄마 아빠 손 벌리지 않고 살아나가는 거! 이 서울바닥에서 몸 누일 작은 방 하나 찾고, 매달 안 밀리고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야근 때문에 죽어나도 내 일 있고, 내 직장 있고, 씹을 상사도 있고! 재수 없는 동료들도 있고! 내 자리는 여기다. 그냥 그런 안정감, 지루해도 빤히 예상할 수 있는 내일! 그래! 난 그런 걸로 행복했다고, 알아?

 

왠지 모를 짠한 기분에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던 대사였다. 이 대사가 <파가니니의 푸른일기>에 나오는 인물들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70년대에 있었던 노동문제나, 지금 현실의 노동문제나. 달라졌다고, 그래도 우리나라가 조금 더 발전 했다고 큰소리쳐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노동문제만을 말하고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여성차별이나 지역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며 지금도 여전히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동성애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 작품을 읽으며 줄곧 기분이 언짢았던 이유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범죄자에 관한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가정했을 때, 그 아래에 달리는 댓글은 소위 ‘막장’이라 불릴 정도로 가관이다. 그 용의자의 고향으로 그 지역 사람들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다반사이다. 왜 우리는 같은 나라에 살면서 ‘파’를 나누어 싸워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온갖 쿨한 척을 하며 ‘그럴 수도 있지. 개인의 취향이니까.’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마주했을 때는 슬금슬금 피하고 있지 않은가.

여성차별에 대한 문제 역시 여전히 사회에 남아있다. 이렇게 눈을 돌리면 볼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이 작품을 읽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뭐라고 딱 꼬집을 수 없는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서울 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에 가면 하루가 멀다 하고 시위가 벌어진다. 그것이 촛불시위이든, 침묵시위이든, 1인시위이든. 그리고 그 곁에는 언제나 형광색의 조끼를 입고 있는 경찰이 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이 소설의 배경 속에서, 파가니니의 일기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한강으로 몸을 던져야 했던 조 부장의 일기가 유독 기억에 남는 것도 이런 불편한 진실 때문일 것이다.

g*******1 2013.07.2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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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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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 일기’는 내가 평소에 읽는 책들보다 조금 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 책은 사회적 약자(여자, 동성애 등)의 이야기였다. 다른 책들과 달랐던 점은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무능하게가 아니라 벗어나고자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었다. 오늘 일이 있어서 시청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선 촛불시위가 한참이었다. 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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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 일기는 내가 평소에 읽는 책들보다 조금 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 책은 사회적 약자(여자, 동성애 등)의 이야기였다. 다른 책들과 달랐던 점은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무능하게가 아니라 벗어나고자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었다.

오늘 일이 있어서 시청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선 촛불시위가 한참이었다. 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투쟁하는데 나는 어쩐지 걱정이 앞섰다. 그 주위를 가득 매우고 있는 경찰들의 시선이 매서웠다. 마치 총성 없는 전쟁 같았다. 평화로우면서도 사람들은 무엇인가 바뀌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결국 나는 얼른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 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은희는 꽤나 담담하다. 나라면 무서워서 시키는 일만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런 작은 생각의 차이에서부터 은희가 이렇게 강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지렁이를 집어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여직원 몇몇이 짧은 비명을 지르며 비껴 지나갔다. 몸 한쪽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살아보겠다며 기어가는 꼴이 꼭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 나는 지렁이다. 잘린 몸뚱이를 끌고서라도 살기 위해 기어야 하는 지렁이…….

 

처음에 나오는 조부장의 일기에서 유독 눈이 가던 부분이다. 옛날에 어렸을 적에 집 근처에 비만 오면 지렁이가 많이 나타났었다. 철이 없던 당시엔 남자아이들이 지렁이를 괴롭히는 것을 묵인했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이라는 말같이 지렁이는 쉽게 죽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더 빨리 움직이려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이 부분을 보는 순간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된 느낌이었다. 그때 철이 없었구나가 아닌 아직도 철이 없다는 게 들통 난 것 같았다.

이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느낌이 모두 생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탓에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조금 무거운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 그 깊고 섬세한 문장들에 공감을 하고 배우기도 하며 읽었던 것 같다.

a******3 2013.07.20.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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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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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까지도 굉장히 공감이 가는 소설이다. 나의 의도와 다르게 타인에 의해서 또는 사회 분위기에 의해서 나에 대한 이미지나 존재가 생각치 못하게 변하는 상황, 많은 직원들이 겪고 있는 회사 생활의 일상이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담겨 있다. 누구나 사회 초년생의 시절이 있던 것인데 어느새 직장 내 부조리를 그러려니 받아들이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져 조부장이나 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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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까지도 굉장히 공감이 가는 소설이다.

나의 의도와 다르게 타인에 의해서 또는 사회 분위기에 의해서

나에 대한 이미지나 존재가 생각치 못하게 변하는 상황,

많은 직원들이 겪고 있는 회사 생활의 일상이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담겨 있다.

누구나 사회 초년생의 시절이 있던 것인데

어느새 직장 내 부조리를 그러려니 받아들이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져

조부장이나 창건씨, 은희와 같은 사람들을

유난스럽거나 답답하거나 이상하다 여기며 밀어내도록 만드는 게

집단이자 조직이란 생각을 했다.

이십대 여성의 어조로 소설을 이끌고 가니

편하고 쉽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아 좋았다.

언제든 다시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t***8 2013.07.1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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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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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   처음에 이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내용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파가니니 하면 'la campanella'만 알았던 나는 그런 이미지를 상상해내곤 그저 몽환적인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억압을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현대라 하더라도 지금으로부터 한 이 삼십 년 전 이야기 같으니, 이제 이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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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

 

처음에 이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내용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파가니니 하면 'la campanella'만 알았던 나는 그런 이미지를 상상해내곤 그저 몽환적인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억압을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현대라 하더라도 지금으로부터 한 이 삼십 년 전 이야기 같으니, 이제 이십대 중반을 걷고 있는 내가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말 그대로 걱정 뿐이었다.

읽을수록 소설 속 주인공인 은희는 언제부터인가 나였고, 조 부장은 아버지였으며, 유정 언니는 나를 끌어주는 멘토였다. 그 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너일 수도, 나일 수도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가족을 등에 이고 살아가는 은희는 새로 발령난 회사에서 '여직원은 그저 남직원 수발이나 드는 것이다.'라는 이념과 맞딱드리게 된다. 바로 옆 서랍장에 있는 볼펜 조차 여직원을 불러 달라고 하는 이 상황은 기가막히고 치가 떨리도록 자존심이 상하지만 은희는 도망갈 수도 주저 앉을 수도 없다.

그런 사건사고들 속에서 은희는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 되어주던 조 부장의 최소한의 배려에 눈물 짓고, 남들이 동성애자라며 피하던 유정 언니에게 위로를 받으며 살아가며, 처음으로 삶의 이유가 될 수 있었던 남자(이름이 잘 생각 안난다..)에게 상처도 받는다.

소설 속에서는 우리가 알면서도 회피했던 진실, 극에 달하는 흑백논리와 존중받지 못했던 신념이 똘똘 뭉쳐있다. 회사라는 조직의 횡포,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랑, 동성애자 등 수 많은 사건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인 듯 싶다가도 낚시줄에 잘 끼워넣은 목걸이 알처럼 빛을 냈다. 숨 쉴틈 조자 주지 않던 작가의 필력에 빠져 나는 책 표지의 물고기처럼 80년대를 헤엄쳐 다녔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 나는 또 한 번 울컥했다. 모두 끝난 일인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지금 현 시대도 여전히 그 고통을 겪고 있다는 깨달음은 어쩌면 내가 은희 속에 또 다시 빠져버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말하는 시대와 사건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우리의 가슴에 가장 잘 흡착되는 정도의 무게.

오늘 밤은 파가니니의 집을 그리며 어제였지만 다시 맞는 오늘을, 오늘이라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지났갔던 순간이었을 어제를 타임슬랩하듯 헤엄칠까 한다.

YES마니아 : 로얄 s******i 2013.07.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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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은 잔혹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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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대로 작가의 이력과 해설을 먼저 읽은 터라, 이 소설에 작가의 체험이 많이 녹아 있다는 것을 알고 첫 장을 펼쳤다. 소설은 누군가의 일기로 시작되었다. 허리가 잘려나간 지렁이를 바라보며 자신을 투사하는 일기의 주인공은 중년의 샐러리맨이었다. 일기를 읽는 사람은 그의 직장 동료인 주인공 은희였다. 칠팔십 년대 맏딸들이 대개 그렇듯, 은희 또한 동생들의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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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대로 작가의 이력과 해설을 먼저 읽은 터라,

이 소설에 작가의 체험이 많이 녹아 있다는 것을 알고 첫 장을 펼쳤다.

소설은 누군가의 일기로 시작되었다.

허리가 잘려나간 지렁이를 바라보며 자신을 투사하는 일기의 주인공은 중년의 샐러리맨이었다.

일기를 읽는 사람은 그의 직장 동료인 주인공 은희였다.

칠팔십 년대 맏딸들이 대개 그렇듯,

은희 또한 동생들의 미래를 등에 짊어지고 수출자유지역인 마산의 한 공단에 취직을 했다.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한다는 기쁨도 잠시,

그녀는 어린 처녀가 감당하기 버거운 격무와 성차별, 학력차별에 맞닥뜨린다.

유일하게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직장동료인 유정뿐이다.

그녀를 통해 파가니니와 문학, 사람답게 사는 법에 눈을 뜨지만 운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위공무원인 아버지와 사사건건 대립하던 유정은 공단을 떠나 종적을 감추고,

은희는 다시 외톨이가 되고 만다.

그러던 중 창원으로 일자리를 옮기게 되지만

그곳에서 겪는 차별이나 부침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유정을 통해 한 뼘 성장한 은희는 사측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고,

훗날 서울로 전출이 나고 만다.

서울에 올라와 만난 사람이 일기의 화자인 조부장이다.

남성중심, 학력중심, 인맥중심의 조직 안에서 은희를 포함한 수많은 여직원들은

끊임없이 소모되고 필요가 다하면 내버려지는 소모품이다.

그나마 조부장이 그림자처럼 조용히 은희의 편이 되어주지만,

그 역시 권력의 소모품이긴 마찬가지다.

은희를 비롯한 여직원들이 물, 담배, 커피심부름을 대행하고

경우에 따라선 성적인 희롱도 감수해야하는 최말단이라면

조부장은 임원들을 직접 보필하고 회사를 위해서라면 불법도 마다할 수 없는 최전방의 사수다.

둘은 각자의 위치에 서서 인간다운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다.

자세한 줄거리를 더 소개하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리뷰에는 적지 않는다.

독자에 따라서는 다소 생소하고 딱딱한 소재일지 모르지만,

책을 받자마자 한 자리에 앉아 다 읽을 만큼 문장의 호흡이나 에피소드의 배열이 흥미로웠다.

은희의 투쟁(어쩌면 작가 자신의 투쟁)은 321페이지에서 끝이 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람답게 살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은희와 조부장이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찾기 위해

타워크레인과 광장, 뜨겁게 익은 아스팔트에서 울부짖고 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난 지금, 이리도 귀가 먹먹하고 가슴이 뻐근한지 모르겠다.

그런 연유로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지만,

샐러리맨 친구 둘에게 각각 한 권씩을 보낼 생각으로 두 권을 더 주문했다.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해설과 권영임 작가의 작가후기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책이니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v****8 2013.07.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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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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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내 대신 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울컥했다. 멋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대기업에선 커피 같은 건 타지 않는 줄 알았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대기업의 주인공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그들을 보면서 새삼 그 시대를 살아왔던 내가 대견해졌다.   월급 타서 집에다가 생활비를 보내주고 나면 내가 쓸 돈이 남지 않아 월급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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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내 대신 해주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울컥했다.

멋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대기업에선 커피 같은 건 타지 않는 줄 알았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대기업의 주인공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그들을 보면서 새삼 그 시대를 살아왔던 내가 대견해졌다.

 

월급 타서 집에다가 생활비를 보내주고 나면 내가 쓸 돈이 남지 않아 월급날이면 오히려 화가 났던

기억도 떠올랐다.

    

영화 써니를 보고 났을 때와는 또다른 감동이다.

 

비정규직 확산은 어느 날 갑자기 진행된 것이 아니라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에 나오는  

주인공 은희의 주변처럼 서서히 노동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이처럼 힘없는 자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법들이 진행이 될지 무서워진다.

 

수당 없는 야근을 해도 해고의 칼날 때문에 생존 때문에 항의도 못한 채 묵묵히 노동을 착취당한다.

작가는 산업용 전력을 현실화하면 전력비가 아까워서라도 수당 없는 야근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인공'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는 결국 노동자를 착취하지 않을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한 편의 소설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아니 어쩌면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리얼리티 소설의 정수를 맛본 것 같다.

 

결코 지나간 얘기가 아니었다. 지금도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y***********2 2013.07.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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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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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사원 은희의 직장생활을 헤쳐나가는 강인함과 올곧음이 가슴 아프다 그러면서도 끝내 폭풍우 몰아친 다음날에도 꺾이지 않고 피어있는 한송이 꽃잎처럼, 그 들꽃 위를 스쳐나가는 한 줄기 바람처럼 의연하게 자리잡은 은희에게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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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사원 은희의

직장생활을 헤쳐나가는 강인함과 올곧음이

가슴 아프다

그러면서도 끝내

폭풍우 몰아친 다음날에도 꺾이지 않고 피어있는

한송이 꽃잎처럼,

그 들꽃 위를 스쳐나가는 한 줄기 바람처럼

의연하게 자리잡은 은희에게 갈채를 보낸다.

 

y****m 2013.07.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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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100%, 나는 어느새 '은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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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의 푸른 일기'라는 제목과 물고기가 그려진 책 표지를 보고, 사회에 나타나는 남녀차별, 부조리함 등의 글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회사에서 그려지는 생활 속 모습을 그려내며 보여주는 이 소재는 다른 곳에서 많이 접해볼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흥미롭지 않았다. 책을 읽게 된 것은 권유에 의해서였고, 나는 별다른 기대없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공감100%, 나는 어느새 '은희'가 되어버렸다." 내용보기

'파가니니의 푸른 일기'라는 제목과 물고기가 그려진 책 표지를 보고, 사회에 나타나는 남녀차별, 부조리함 등의 글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회사에서 그려지는 생활 속 모습을 그려내며 보여주는 이 소재는 다른 곳에서 많이 접해볼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흥미롭지 않았다. 책을 읽게 된 것은 권유에 의해서였고, 나는 별다른 기대없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한장씩 넘어갈수록 흥미도, 관심도 없었던 소재의 글에서 눈을 돌리지 못했다.

첫장을 읽으며 이 책이 앞으로 보여줄 내용의 소재를 짐작했고,

열번째 장을 채 넘기지 않아서 은희를 통해 보여지는 사회의 부조리함에 '다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들었고,

열 하나, 열 둘, 열 셋, 열 넷......하나씩 지나가면서 공감할 수 없는 시대의 사회가 현사회와 별다를바가 없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꼈고,

나는 어느새 은희에게 옛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눈썹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빠져들어버렸다.

은희는 강한 마음을 지닌 여자였다. 냉담하고 부조리한 사회에 돌을 던질 용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행동은 무심코 '나라면 그녀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단순히 머리가 아닌 그 상황에 닥친다면...'이라는 가정을 하게 만들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속내에서 그려지는 떨림에 '누구나 다 그런 것이지.'하며 그녀를 이해하게 했다. 그래서 그녀에 나를 대입하며 그녀와 같은 순간이 찾아올 때에 나도 모르게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관심을 이끈 것은 중간마다 들어가 있는 표현법이었다. 특히나 조부장의 일기가 가장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 나는 지렁이다. 잘린 몸뚱이를 끌곳라도 살기 위해 기어야 하는 지렁이.

 -내가 한때 초록 물고기였을 때

자연스럽게 보여지면서도 독특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는 사이 이러한 부분이 보일때마다 눈을 반짝였다.

소제목들도 하나같이 궁금증을 이끌어 다시 한 번 바라보게 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여덞 번째 요일'. 새로운 미래를 밟게 되었다는 의미가 깃들어져 있는 듯 해 뿌듯함을 느꼈다. (그녀에게 나를 대입시켰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어정쩡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제 삼자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를 볼수록 지난 과거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은희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주제를 뚜렷하게 말하기 어렵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겪어보지 못했던 세대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현 사회의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는 거다. 고작 20대에 불과한 내가 공감했던 것처럼. 

 

m******6 2013.07.20.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