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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자(虛子)는 은거하며 독서한 지 30년에 천지의 변화와 성명(性命)의 오묘함을 연구하고 오행(五行)의 근원과 삼교(三敎)의 깊은 뜻에 통달하여 사람의 도리를 밝히고 사물의 이치에 회통했다. 심오한 이치를 캐내어 세상일을 환히 꿰뚫은 뒤에 나와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듣고 웃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 작품에는 딱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허자는 이 글의 문답자로 설정된 실옹(實翁)의 상대 인물입니다. 허(虛)와 실(實)의 대화입니다. 이름에서 보여지듯이 허자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실옹을 만나면서 그의 부족한 학문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허자는 스스로 큰 사람, 큰 바위얼굴이 되었다는 생각에 이렇게 말합니다. "작은 지혜를 가진 자들과는 더불어 큰 것을 말할 수 없고, 비속한 자들과는 더불어 도(道)를 이야기 할 수 없다." 라고 하면서 행장을 꾸려 귀국길에 오릅니다. 허자는 의무려산(중국 서북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중국인들은 의무려산을 백두산, 천산(千山)과 더불어 동북 3대 명산으로 꼽습니다)에 오르는군요. 그 곳에서 실옹(實翁)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먼저 실옹지거(實翁之居)라고 써 있는 현판을 보면서 허자는 이런 독백을 합니다. "내가 '허자'라고 이름 한 것은 천하의 '참'을 살피고자 한 것인데, 이 자는 '실'로 이름 했으니 천하의 '거짓'을 이기고자 함일 터이다. 허허실실은 현묘(玄妙)한 도의 진리이니 내 그의 말을 들어보리라." 두 사람의 대화는 진지하다 못해 매우 깊습니다. 실학정신이 펼쳐지고, 우주론과 역사론에 이르는 철학적 내용이 중심입니다. 한편으론 이 작품이 철학소설이라고도 하지만, 문학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찾아간 것은 허자이지만, 실제 문답에선 실옹이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철학적 수준으로 볼 때 이 작품은 조선 18세기가 이룩한 동아시아 최고의 지적 성취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화 중 일부를 옮겨 봅니다. 허자가 물었다. "땅에 지진이 있고 산이 움직이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실옹이 말했다. "땅은 살아 있는 것이다. 그 혈맥과 혈기가 실로 사람의 몸과 같다. 다만 그 몸체가 크고 몸가짐이 무거워 사람의 몸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해서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면 사람들은 반드시 그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망령되이 길흉을 가늠하는 것이다. 사실은 물과 불, 바람의 기운이 돌아다니며 흐르다가 막히면 흔들림이 일어나고 거세지면 밀려 움직이게 만드는데, 그 형세가 그러한 것이다." 허자가 물었다. "땅에 온천이나 짠 우물이 있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실옹이 대답했다. " 우주는 물의 정기이고 태양은 불의 정기이며 지구는 물과 불의 찌꺼기다. 땅은 물과 불이 아니고서는 살 수가 없다. 빙빙 돌다가 한자리에 머물러 만물로 변하는 것은 물과 불의 힘인 것이다. 온천이나 짠 우물은 물과 불이 서로 부딪쳐 생기는 것이다." 수백 년 전에 쓰여진 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우주변화와 천체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과 이론이 대단히 깊습니다. 지은이 홍대용(1731~1783)은 18세기 북학파의 대표적 실학자입니다. 지금의 충남 천안에서 출생했습니다. 열두 살에 벌써 과거 공부를 포기하고 고학(古學)을 하기로 결심하고, 남양주의 석실(石室)서원으로 김원행(金元行)선생을 찾아가 10년 넘게 공부합니다. 20대에 들어 스승 곁을 떠나 고향에서 천문학에 관심을 쏟고, 29살에 자명종과 혼천의 두 대를 만드는 데 여러 해를 보냅니다. 고향집에 천문관측소 농수각(籠水閣)을 세워 이 기계들을 설치하고 천문에 힘을 쏟습니다. 35세 때는 북경에 가서 독일 신부를 만나 담화를 하며, 성당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여 선교사를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이 [의산문답]은 홍대용의 가장 친했던 후배이자 친구인 연암 박지원의 한문소설 [호질(虎叱)]과 비교 했을 때 창작 동기나 저작 의도가 너무나 닮아 있어 흥미를 끈다고 합니다. 연암의 [호질(虎叱)]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통합과학자라고도 불리우는 홍대용은 철학, 문학, 역사학, 자연과학, 수학과 음악에 이르는 방대한 사상을 이룩한 분입니다. 이 [의산문답]이 그의 통합 과학적 사상을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 준 저작입니다. 학문적 자료가 빈약한 그 시대에 이렇게 깊은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 할 수 있었다는 부분에 큰 도전을 받습니다. 이 작품의 지은이에게 학문의 자세와 깊이를 추구하는 열정을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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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서 편하게 읽을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능 언어의 단골로 등장하는 실학과 그것을 연구한 분의 글은 언어 영역의 목표점이기도 할것이니 한국인으로서의 품성을 기르는 데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출제도 빈번하죠
동서양을 결합한 과학 사상가이자 실학자 홍대용은 혼천의를 만든 동시에 전통적 자연관을 벗어나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자연관을 보여준 혁신가이기도 하죠
당대 만연된 중국문화 중심의 사대부를 일깨우고 새로운 세계관으로 사회개혁을 이끌었고 시대주의 편승하지 않고 후에 북학론등 사상개혁의 근간을 이룬 분이셨더군요
저는 홍대용의 사상을 심취하며 때론 허자가 되기도 하고 실옹이 되기도 하는 의산문답속의 철학에 빠져들며 지금보다 어쩌면 더 발전된 사상과 진리를 발견하신 분이 아니였을까 생각을 해 봤어요
주체적 문화적 상대주의 라는 말을 잘 몰랐건만 내것이 소중하듯 남의 것도 소중하며 다양하기에 가치가 있고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다 라는 글작가의 말을 빌어 진정한 세계화란 현실에서 무엇인지 잠시동안 생각을 머물러 봅니다
그리고 자연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서 자연과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각인 시키죠.이는 통합적인 세계관과 맞물리는 우리 한국사의 정신사나 철학사에 기여한 바가 클줄압니다 또한 지금의 무분별한 개발과 발전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개인주의와 무분별한 개발을 진단하게 하죠
‘하늘은 둥글고 땅을 네모지다’는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만을 받아들일 시기에 지구설(지원설-지구는 둥글다), 지전설(자전설-지구는 돈다)을 바탕으로 무한우주론(우주는 무한하다)에 대한 과학적 사유를 토대로 한 추론을 제기했더군요
둥근 지구에서는 모두가 기준이지 절대 중국이 중앙이거나 기준점이 아닌 모두가 기준이 될수 있다는 점에서 250년 한 사상가가 이룬 학문적 성과가 실로 대단하지 않을수 없었지요
혹자는 이 글을 철리산문(哲理散文)이라고 본다고 하지만 작가의 말을 빌자면 다만 철학적인 글뿐이 아닌 문답으로 이뤄진 문학적 설정과 배경까지도 높이 살만 하다는 것입니다 의산은 조선과 중국의 경계에 있어 그 지리적 경계성이 중시되었고, 문답은 오히려 실옹의 꾸중이라고 할 구성으로 되어 있지요
그 내용들이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설적 구성으로 전개되지요 허구적 인물들의 설정이나 의산이라는 배경 설정에서는 물론, 인물균(人物均) 사상과 천문지리(天文地理)론과 인물 역사론이 도처에 잔재되어 있으니 가히 철학 소설적 면모를 충분히 과시하고 있는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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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헌 홍대용의 의산문답은 중국 동북지방의 명산 의무려산을 배경으로 벌이는 문답 형식의 글로 허자와 실옹이란 인물이 의무려산에서 만나 서로 소개하는 인사에서 부터 문답 대결을 통해 실학사상을 펴고, 우주론적 사고와 역사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학적 담론을 펼치는 내용이다.
소설 형식을 띤 철학서로 천문학적 관점에서 본 인물성동론, 천문지리를 다룬 우주무한론, 역외춘추론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범우주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 인해 유교 중심인 중화 사대주의를 극복하고 있으며, 특히 역외 춘추관은 그 결정체이기도 하다. 35세에 중극을 여행하면서 2600페이지에 달하는 을병연행록을 지어 후학들의 북경 유람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탄생케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다소 생소하게 느꼈던 저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어쩌면 비록 벼슬길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실학이라는 모태, 산파 역할을 했던, 그리하여 숨은 고수로서 후학들에게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