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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십대 시절. 그때는 책 세일즈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사무실에 찾아 온 한 사람이 책을 권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세계문학전집이었다. 삼성출판사 판으로 80여권이 되는 것. 할부로 책을 사고 밤마다 세계문학전집을 읽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한국문학전집 류의 책에서부터 사상책들. 책을 좋아하는 내게 책 세일즈 하시는 분은 아주 가까운 친구였다. 일이 없어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지금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나기로 하면 서점에서 만나기로 해 책들을 뒤적거리고, 컴퓨터를 켜고 제일 먼저 찾는 것도 인터넷 서점이다. 그리고 잠시 짬이 날때 책 대여점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나. 책을 빼고는 제대로 무언가를 할수나 있으려나 싶게 책에 빠져 사는 사람이다. 책은 나의 일상.
한겨울에도 홑겹 삼베옷에 붉은 수염을 휘날리며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책을 가져다 주는 이, 조생의 이야기이다. 그가 가슴팍과 소맷부리에 손을 넣기만 하면 마치 요술처럼 책이 나오는 이. 책 거간꾼으로 또는 기이한 행적으로 '조신선'이라 불렸던 조생의 삶을 다루었다. 또한 조선의 아픈 역사와 함께 우리를 역사속으로 이끌어간다. 영조가 재위하고 있을때 책을 좋아하는 사도 세자의 만남과 뒤주속에서 죽어간 세자를 안타깝게 그리던 사람. 책쾌 조생이 만난 사람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들의 이름도 거론된다.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그리고 정약용 등. 그들이 책이 필요하면 언제 어느때고 바람처럼 나타내 책을 건네 주었던 사람이다.
서적들의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위해 서점 설립을 금하였다고 한다. 책을 읽거나 팔러 다니는 책쾌들을 잡아 들여 죽게 하고, 아주 멀리 흑산도나 제주도로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이 잡혀 들어갈때도 살아남은이가 조생이다. 책의 유통을 막던 시절에도 책쾌가 있었으니 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책을 보는 것은 아닐지. 조생에게는 고향과도 같았던 용이와의 만남과 이별도 애틋하기만 했다.
"이걸 어디서 구했어요?"
"하늘이 내게 명하기를 세상의 책을 모두 알리라 하였거든."
그러고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게라도 책을 구해 읽고자 했던 것 같다. 바로 지금의 우리의 모습처럼. 그래서 조선의 영조가 그렇게 서점 설립을 금하고 책 보는 사람, 책 보따리를 들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을 잡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왕의 말보다 더한 파급력을 갖게하는 내용의 책을 금하기 위해서 말이다.
책쾌 조생이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때문에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진 면이 있었다. 이웃 분의 리뷰에서처럼 나도 이 책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굉장한 재미를 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회, 한 회 조생이 만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영조에서부터 100년간의 역사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조생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에 또 흠뻑 빠져서 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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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쾌(冊 ?) 이 단어를 얼마전 어느 이웃님의 리뷰를 보고 알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책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처럼 그 거래가 자유로울 수 없었기에그 책을 읽고 싶어하는 자에게, 필요로하는 자에게 전달해주고 소개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책쾌 였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는 붉은 수염을 휘날리고 식사 대신 술 한사발을 들이키며 한 겨울에도 삼베옷을 입고 다니고 그 옷자락속에서 몇 백권의 책을 내어놓는, 그렇게 150여년의 시대와 함께한 기인과도 같은 책신선 책쾌 조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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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이라 하지만 어떤 극적인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생이 거쳐간 그 시대의 책에 대한 정책과 많이 읽혔던 책에 관한 얘기, 그리고 그 책들이 거쳐간 많은 인물들에 대한 얘기였다. 조선시대는 통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서점의 설립을 금하거나 억제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책의 거래는 책쾌와 같은 책 거간꾼들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게 되고 그들은 그저 책을 사고 파는 것 뿐만 아니라 책을 소개하고 권하는 역할까지 하게 되니, 책에 관한한 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책에 대한 정보를 모두 섭렵해야만 그 역할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구중궁궐안에서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이 저어되어 조생에게 <심양삼계> <토정비결>등을 청해서 읽는 세자 선에서부터 <금오신화><숙향전><사씨남정기>를 청해서 읽는 노류장화 기생들.. <전우치전><홍길동전>과 무용담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 혼자서 무예를 익히는 꼬마에게는 <무예제보>를... 책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라면 귀천을 가리지 않았고 그 책을 꼭 필요로 하는 자들에게 나타나 그 품속에서 이야기를 꺼내 전달을 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국가의 정통성이나 권력의 유지에 해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금서가 되었고 그것을 전달하고 퍼드리는 책쾌들은 죄인이 되어 처형을 당하거나 유배를 가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영조시절 청나라사람 주린이 지은 <명기집략>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고려말 공민왕이 암살 된 후 우왕을 옹립하고 친원정책을 쓰다 태조와 최영 일파에게 처형된 이인임이 다름 아닌 태조의 아버지라는 내용이 담긴 책이라고 한다. 영조는 이 책을 가지고 있는 자들. 이 책을 유통시킨 자들을 참형에 처하고 책의 거래 자체를 막아 책쾌들을 다 잡아들인다. 한바탕 피바람이 한차례 지나가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조신선'이라 불리우는 그는 어딜 그동안 어딜 다녀왔느냐는 물음에 "딱히 어디라고 말하기가.... . 세상 끝자락쯤이랄까. 자작나무가 눈처럼내리는 저 멀리. 오롯이 하늘만 뚫려 있는 산 연못이 있거든. 세상이야 어찌 돌아가든 몸 하나 부치고 살면 그만인 ,내가 땅이고 땅이 하늘이고 하늘이랄까?" 라는 말로 대신하고 다시 그를 , 그의 품속에 있는 책들을 그리워 하는 일들과 함께 한다..
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모두 등장한다. 정약용, 정약전 형제들과 당시 백탑에 모여 책과 함께 세상을 논했던 이덕무,박지원, 유득공,박제가 이승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술 한사발을 나누는 그의 책과 함께하는 인생 그의 품에서 나오는 책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세상 곳곳에 가볼수 있었고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자연의 섭리가 어떠한지를 배울 수가 있었다..
내가 꼭 읽고 싶었던 책을 품에서 꺼내주며 책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리운 이들의 소식도 전해주는 조생과 같으 책쾌가 있던 그 시절.. 시 한자락과 함께 풍류를 즐기기도 , 학문연구의 길을 안내하기도 , 두루두루 세상이치를 논하기도 했던 그 시절을 엿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하늘에서 내린 소임 "하늘이 내게 명하기를 세상의 책을 모두 알리라 명하였거든.." 그 소임을 이루고 사랑하는 용이와 함께 오롯이 하늘만 뚫려있는 세상 끝자락... 백련 ,홍련, 가시연, 어리연이 활짝 피어있는 산 연못이 있는 그곳에서 행복해하고있을 그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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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쾌 조생은 신선같은 인물이었다. 무려 150여년동안이나 붉은 수염 휘날리며 조선을 누비면서 책을 팔았다고 하니. 거기에 술로 식사를 대신했다고 하니, 아무리 봐도 인간이 아닌 책신선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는 조선시대 유통됐던 책 제목들이 다수 나왔다. 어떻게 보면 조선시대 책의 문화사를 보는 듯했는데, 그 많은 책 중에서 청나라 주린이 썼다는 '명기 집략'은 잊혀지지 않았다. 이성계의 생부를 이인임이라고 기술한 이 책으로 인해 수많은 책쾌들이 죽었고, 한동안 장안에 책쾌들이 사라지는 참극이 빚어지는 원인 제공을 한 책이니.
'책쾌'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책을 전하는 조생의 행적이 담겨져 있는데, 장군을 꿈꾸며 혼자 무예를 연마하는 소년에게 아무런 댓가도 받지 않고 '무예제보'를 건네주는 것을 보더라도, 그는 단순히 책을 통해 이문을 챙기는 책 거간꾼 만은 아니었다. '책들 덕에 세상 곳곳을 가 볼 수 있었다.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연의 섭리가 어떠한지를 배울 수 있었고..' 하는 마지막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에게 책은 스승이었고, 세상을 보는 창이었고, 삶 그자체였다.
'책쾌'는 이야기가 그야말로 물 흐르듯이 진행되는데, 그래서 소설적 재미가 그리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작가가 책쾌 조생'의 책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을 전하는데 중점을 둔 것인지, 소설적 장치를 활용하는 데에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지원이나 정약용 등 실존했던 여러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뚜렷한 역할이 없고, 책쾌 조생의 역할을 보여주는 들러리에 불과한 느낌이었다. '용이'를 제외한 모든 등장 인물이 다 그렇게 보였다. 갈등도 불거지지 않았고, 인물들의 캐릭터도 부각되지 않았으니, 이야기가 물 흐르듯이 흘러갈 뿐이다. 역사소설 중에서 '역사'쪽에는 방점이 찍히는데 소설이 가져야 할 미덕은 많이 놓치고 있지 않았나 싶었다. '용이'와의 슬픈 결말도, 둘 사이를 좀더 밀착시키지 못해서 생각보다는 애틋하게 와닿지 않았다면 내 정서가 너무 건조했던 탓이려나.
작가는 같은 인물을 소재로 어린이들 대상의 책 '빨간 수염연대기을 '책쾌'와 비슷한 시기에 출판을 했는데, 그 책은 어땠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신선에 가까운 인물이라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캐릭터로 다가가는데 유리하지 않았을까.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애매한 경우가 더러 생긴다.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인지, 소설적 장치를 활용한 역사 탐구인지, 작가의 의도가 파악이 안되는 경우가 그렇다. 아니면 의도는 분명했지만 실패한 경우.. '책쾌'는 어느 쪽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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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책쾌 조생이 조선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나타났다면, 아니 이 시대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조선시대 사상 가장 많은 문화와 정치이론이 성장하고 꽃을 피웠다는 영정조 시대, 책쾌의 등장과 활동으로 인해 그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읽는 내내 무엇보다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조생의 인간다운 면모였다. 마치 잠시 잠깐 인간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땅에 내려온, 약간은 무심한 신선처럼 보이다가도 자신과 인연을 맺은 자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그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인간답고 아름답다. 그는 많은 이들의 인생에 관여하고 그들의 인생에 도움을 주고, 또 변화를 주었지만. 그 또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고통스러워하고 슬퍼하고 화도 내고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이상적인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 조생이지만 실제로는 책과 함께, 사람들과 함께 그 또한 발전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조생은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조선시대에 대한 나의 모든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새롭게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조선시대를 재조명하는 수많은 인문서와 소설, 드라마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때에, 딱 넘치지도 않게 부족하지도 않게 '한 사람의 역사'를 중심으로 전체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이 소설에 감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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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는 정책적으로 서점의 설립을 금하거나 억제하였다.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 때문에 서적의 유통은 책 거간꾼이란 뜻의 책쾌(冊?)라 불리던, 떠돌이 책장수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강압과 차별이 난무하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책쾌 조생은 1720년 전후부터 1870년 전후까지 붉은 수염 휘날리며 동서남북 존비귀천을 가리지 않고 나는 듯 달려 책을 팔았다. 반세기 넘는 재위기간 동안 영조는 무시로 금주령을 선포하였다. 그런 중에도 그는 술 외에는 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으며, 사시사철 삼베옷 한 벌에 짚신 한 켤레만을 꿰차고 다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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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붉은 수염 휘날리는 책쾌가 된 것은 이러하다.
아주 먼 옛날이었나 보다. 멀고먼 미래였는지도, 산 연못가에 기대앉아 세상의 서책이란 서책은 모두 읽었다. 더 이상 읽을 서책이 없을 정도였다. 불현 듯 세상이 궁금해졌다. 쓰고, 짓고, 읽고, 평하고, 분석하고, 시비하고, 그곳 서생들과 신선놀음을 하고 싶었다. 조선의 선비들만큼 서책을 즐겨하는 곳은 없다하여 찾아왔건만 신선놀음은 고사하고, 서책을 접하기조차 열악한 여건투성이었다. 그런 중에도 서책에 대한 열망만큼은 어찌나 뜨겁던지, 애서가들의 갈증을 도저히 모르쇠 할 수 없었다. 차마 그대로 떠날 수가 없었다.
조선시대 영조 때부터 시절이 수상하게 흘러가는 그 시대. 이름께나 날렸던 ‘명물’로 여러 문헌에는 그에 관한 증언들이 담겨 있다. 정약용의 『조신선전』, 조수삼의 『죽서조생전』 조희룡의 『조신전선』 등에서 서적 중개상으로서 그의 활약이 당시 많은 지식인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었음을 보여 준다. 소설 속에 등장한 인물은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다른 세상, 다른 꿈을 꾸는 이들에게 그의 존재는 설렘이었다. 조선사회의 존립 기반이 독서에 있었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조선 영조대의 임오화변과 그에 따른 당쟁의 소용돌이에서 조생이 지켜본 세상은 신선놀음은 고사하고, 책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 아무리 달리고 달려봐도 도무지 나아질 줄 모르는 세상에 지쳐가고 있었다. 정쟁과 탐욕, 암투만이 판치는 세상으로 결코 나서고 싶지 않을 만큼 만사가 귀찮기만 할 때였다. 그런 자신에게, 이곳 세상에 기어이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새삼 각인시켜주었던 아이가 뚱이였다. 장군이 되고자 나무칼과 방패를 잡고 산 속에서 짚인형과 씨름을 하는 어린 소년의 기합소리는 마음을 이끌었다.
“하아, 왜 생각처럼 안 될까?” “정말 멋진 걸.” “누구......? 혹시 산도깨비?” “그런데 왜 혼자야? 함께 놀면 더 재밌지 않을까?” “전 장군이 될 거거든요. 강감찬이나 이순신같은 장군이 될 거라고요.” “아까 보니까 동작이 생각처럼 되지 않나 보지?” “네에.” “그럴 땐 책을 보면 되는데.” “전 책만 폈다 하면 하품부터 나거든요. 그리고 장군은 창, 칼만 잘 다루면 되는 거잖아요.” “아니지. 강감찬 장군도, 이순신 장군도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는데, 병서를 비롯한 책도 많이 읽었는걸.” “그럼 전 장군이 못 되는 거네요?”
조생은 선조 때 훈련도감 계청이던 한교가 명나라 장군 척계광이 지은 『기효신서』를 요약하고, 우리 군대와 지형에 맞게 변형시킨 무술책을 꺼내 주었다.
책쾌, 조생에 관한 이야기들은 유쾌하다
조생이 소년에게 건네준 서책은 『무예제보』인데 그 후 1790년 정조가 무예제보의 내용을 보완하고 이용에 편리한 체제로 편찬의 방향을 잡은 후, 이덕무, 박제가 등에게 작업토록 하여 간행한 훈련용 병서로 탄생했다. 한문본 4권과 한글해석본 1권으로 이뤄져 있어 필요한 이들의 접근을 용이토록 하였다. 소년에겐 돈도 받지 않고 서책을 건네준 조생이 도깨비였던 것이다. 그 서책을 받았던 아이 ‘뚱이’는 벼슬길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그의 손자 헌수가 무과에 급제하여 도깨비한테 꼭 갚아달라고 다짐에 다짐을 하신 할아버지의 유언을 지켰다.
그는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술을 마시며 삶을 즐기고자 했던 신선다운 기질이 있었던 인물이기에 당 대에 조생을 직접 만나본 사람들의 기록들은 조신선으로 기억하고 있다.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마치 나는 듯 책을 소매에 가득 가지고 다니며 책장사를 했던 이였기에 신선과도 같았으리라. 지금이야 세월이 얼마나 좋은가. 인터넷을 통해 내가 원하는 책들은 하루만에 배송되어 내 손에 어김없이 들려진다. 청계천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섰던 중고서적들의 쾌쾌한 공기는 맡을 수 없는 쾌적한 시대에 마음은 늘 불쾌함으로 살아가는 시절, 이게 좋은 세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서가에 쌓여진 책들에는 읽는 이의 손길과 마음뿐만 아니라 그의 시간도 겹겹이 쌓여있다. 누렇게 스스로 세월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오래된 책부터 현란하게 뽐내는 새롭게 만나지는 책들마다 책 읽는 이들의 삶을 품고 있다. 이제 책들은 사회 기득권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에게 원하기만 한다면 우선 순위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소비의 품목이 되었다. 개인의 욕망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경험을 대신하여 적은 돈으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럼에도 책은 책쾌의 존재와 함께 시간 저 편으로 감추고 말았다. 책을 읽지 않는 한국사회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휘청거리는 날에는 카페콘비라가 있는 카페로 간다. 나의 욕망을 부추기고 좋은 시간들을 향유하기 위해 책을 마주하고 벗을 만나러 간다. 책으로 이어지는 좋은 사람을 마주하고 이 암담한 세상살이를 위로 받는다. 책과 커피향기, 사람 냄새 속에서 내 삶은 원기왕성하게 회복되곤 한다. 좋은 삶을 누리는 개인들이 넘치는 사회, 카페에서 책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는 건강을 찾을 수 있다. 이 시대, 책쾌 조신선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것은 혼돈에서 명쾌하고 싶은 나만의 욕망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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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쾌 조생이 되어 조선 팔도 다니지 아니한 곳이 없다. 붉은 수염을 휘날리며 ...그 당시의 흐름과 인물을 만난다. 책쾌를 읽고 나니...막걸리 한잔 하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흥미로웠고, 김영주의 다음작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정약전의 기대에 부응해 책쾌, 책쾌에 부응해...더 좋은 작품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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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책쾌
저자 : 김영주
가격 : 원가 11,000원 ( 구입가 : 0원 )
이유 : 얼마전에 시립도서관에서 빌린 책 '조선직업실록'에서 '책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었다. 그 '책쾌'라는 단어를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도서관 책 찾기를 이용해서 찾은 책.
독서 후 : 장르가 소설이어서인지 소설적인 장치가 한가득인 책이었다. '책쾌'라는 내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직업과 '김신선'이라는 도서전설 같은 인물이지만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에 분명히 남아있는 인물을 너무나도 인간적인 '신선'으로 그려낸 소설이었다. 역시 소설이다보니 역사보다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것이 장점이자 꼬투리를 굳이 잡자면 단점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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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연대기로 아이들용이 있다하니 우리딸씨에게도 보여주고싶다. 세월을 거슬러 책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전달하는 조생 . 신선처럼 도사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든 어디로든 찾아가는 붉은수염의조생. 책을 찾는 이들에겐 머가 그리도 서러운 사건들이 많은지.... 작가의 상상력이 동화적이다. 오랜만에 지지리 현실적인 드럽게도 인간적인 사는게 그지같은 이야기들만 보다가 요런 서럽지만 동화적인 글들을 보니 마음이 조금 토닥여지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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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짬뽕을 한그릇 먹은 일이 있다. 우도에서 먹은 뿔소라 짬뽕이라는 것이었는데.. 이맛도 저맛도 아니고 기대했던 신선한 해산물마저 얄팍한 양과 맛으로 사람을 농락했다. 제목에 혹해 집어든 이 소설도 약간은 그런 느낌이다. 시대배경은 옛날인데.. 문체와 서술은 요즘 것이고 조생의 행적은 도인 같기도 범인 같기도 하다. 휙휙 건너뛰는 시간에 대해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책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을 잡아끄는 것이 아니다. 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