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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살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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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메이 사튼의 그림을 반복적으로 열거해놓은 표지는 앤디 워홀의 실크 스크린 초상화를 연상시킨다. 표지가 먼저 시선을 끌어당긴 이 책의 옮긴이는 최승자다. 이 책을 통해 시인 최승자가 번역 작가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경험한다. 1999년 초판 발행되었고 작년에 재발간 되었다.(검색에는 초판이 올라온다.) 메이 사튼은 미국의 여류시인이며 소설가, 에세이스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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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메이 사튼의 그림을 반복적으로 열거해놓은 표지는 앤디 워홀의 실크 스크린 초상화를 연상시킨다. 표지가 먼저 시선을 끌어당긴 이 책의 옮긴이는 최승자다. 이 책을 통해 시인 최승자가 번역 작가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경험한다. 1999년 초판 발행되었고 작년에 재발간 되었다.(검색에는 초판이 올라온다.)


메이 사튼은 미국의 여류시인이며 소설가, 에세이스트라고 한다. 이 책은 58세가 된 메이 샤튼이 일 년 동안 쓴 일기를 엮은 책이다. 구월에 시작된 일기는 일 년 뒤 구월 마지막 날 맺는다. 작가는 이 일기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자 한다. 그녀는 자신이 써온 모든 작품들은 자신을 알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시골을 택해 혼자 지내면서 좀더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자신을 돌아보며 앞날을 계획하고 싶은 작가의 절실한 마음이 행간을 가득 메운 그런 책이다.


작가는 혼자 사는 삶 속에서 평안을 주는 것은 자연이라고 말한다. 정원을 가꾸며, 정원 안에서 피는 꽃들을 바라보며, 날씨 변화에 따라 자신의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보며 자신이 점점 더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서 얻어낸 훈장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작가에게 시간은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다.


시골에서 혼자 산다고는 하지만 인기 작가답게 편지로 끊임없이 독자와 소통하고, 출판사나 지인들과 교류하고 있었다. 자신이 책임져야할 것은 오로지 자신뿐이라는 사실과 자신이 해야 할 의무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싶은 꿈 일수도 있다.


일 년 동안 진행된 이 일기에서 작가는 작가로서 살아가는 모습과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담아낸다. 작가는 이제야 막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어떤 관계든 사랑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무릎을 꿇는 일이었다. 그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에게 끝없이 양보하고 배려하며 희생한다는 것이다. 어린왕자가 꽃에게 주기만 하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작가, 특히 시인으로서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책을 읽는 동안 섬세하게 다가왔다. 가족이 없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문학 활동을 통해 그 외로움을 껴안는다. 인간은 원래 고독한 시간을 견뎌나가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작가의 시간은 한없이 깊어 진다. 하루에 시 한 편을 쓴 날은 곡식을 거둔 농부처럼 뿌듯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시간을 낭비하게 되면 자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로서 산다는 것은 늘 깨어있는 자의 모습이라는 걸 느낀다. 옮긴이의 이름 석 자를 보고 선뜻 책을 폈지만 다 읽고 나니 예민한 작가의 내면이 그대로 내게로 옮겨 진 것 같아 조금은 슬펐다. 누구나 혼자일 수밖에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류작가의 삶에는 시가 함께 있어 외롭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결국 혼자 사는 모습은 참으로 고독한 시간을 견뎌야하는 고난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런 시간들이 만든 보석 같은 문장을 보며 너무 쉽게 넘겨버린 책장에 또 다른 묵직한 아픔을 느낀다. 그 보석 같은 문장의 일부를 옮겨본다.



나는 예술작품은 내가 신과 나누는 일종의 대화로서, 갈등보다는 해결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느껴왔다.


내가 소설을 써온 것은 어떤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 가를 알기 위해서였고, 시는 어떤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신이여, 나를 당신의 존재 안에 있게 해주옵소서, 설사 내가 그것을 부재로서밖에 알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는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는 것이 시인이 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르 쓰는 것이 시인이 할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는 계속 열려 있고 쉽게 상처받을 수 있어야한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관계들을 통해서 성장하지만,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인간 전체를 필요로 하는 한 관계를 통해서 성장한다. 그리고 “문을 닫아버리겠다”는 독단적인 결정을 한다는 것은 거만하고 젠 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준다는 것은 사실상 달라고 하는 것, 가장 최소한으로만 말하고자 해도, 관심을 달라고 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흔히 얼마나 의식하지 못하는가.


언어들을 다루는 문제에 관해서 나는 얼마간의 제한과 자제를 배워왔다. 좀더 명료하게 말하려고 할수록 언어들은 더 위험해진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할수 있는 한 엄격하고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t******e 2014.02.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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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87 혼자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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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28.다듬읽기 87《혼자 산다는 것》 메이 사튼 최승자 옮김 까치 1999.12.10.  “Journal Of A Solitude”라면 “외로운 하루”나 “혼자 적은 글”쯤 여길 만합니다.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없기에 ‘혼자’로 여기곤 합니다만, 우리말과 우리 옛살림을 돌아보면 “나하고 집”이 함께 있어서 ‘우리’로 여깁니다. 집에 있는 뭇살림을 놓고도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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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8.28.

다듬읽기 87


《혼자 산다는 것》

 메이 사튼

 최승자 옮김

 까치

 1999.12.10.



  “Journal Of A Solitude”라면 “외로운 하루”나 “혼자 적은 글”쯤 여길 만합니다.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없기에 ‘혼자’로 여기곤 합니다만, 우리말과 우리 옛살림을 돌아보면 “나하고 집”이 함께 있어서 ‘우리’로 여깁니다. 집에 있는 뭇살림을 놓고도 “나랑 그릇”처럼 바라봅니다. “나랑 바람”에 “나랑 해”에 “나랑 비”에 “나랑 별”에 “나랑 풀꽃나무”에 “나랑 새”를 헤아리지요. 하루를 외롭게 산다지만, 우리는 집하고 얘기합니다. 바람과 해하고 얘기합니다. 그릇이며 수저하고 얘기하고, 빨랫감하고 얘기하지요. 혼자 글을 적는다지만, 언제나 바로 나 스스로 마주하고 바라보는 눈빛을 밝힙니다. ‘남눈’이 아닌 ‘나눈’으로 살펴요. 다만, 이 책은 옮김말씨가 퍽 아쉽습니다. 그저 호젓이, 수수하게 숲빛으로, 하나인 사람이 하늘빛으로 숨쉬는 오늘을 차분히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MaySarton #JournalOfASolitude (1973년)


ㅍㄹㄴ


《혼자 산다는 것》(메이 사튼/최승자 옮김, 까치, 1999)


이 마지막 수고에는 어떤 느긋함이 있었다고

→ 이 마지막 수고는 좀 느긋하다고

→ 마지막에는 좀 느긋이 수고했다고

12쪽


얼마나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가

→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 얼마나 견뎌야 하는가

→ 얼마나 버텨야 하는가

19쪽


나의 피곤함 그리고 꽃병 안에서 시들고 있는 꽃들에 대한 자그마한 말 한마디에 대한 격노가 나의 터무니없는 분노의 고전적인 실례로 터져나오면서

→ 지친다. 그리고 꽃그릇에서 시드는 꽃한테 가볍게 한 마디를 하다가 예전처럼 터무니없이 불벼락을 치면서

→ 느른하다. 그리고 꽃그릇에서 시드는 꽃한테 살짝 한 마디를 하다가 옛날처럼 터무니없이 왁왁거리면서

28쪽


30여 통의 편지까지 포함해서

→ 글월 서른 자락 남짓까지

→ 서른 벌쯤 글월까지 더해서

36쪽


아침 식사 전에 새 모이를 채워 주러 밖에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 세 개를 발견했다

→ 아침에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보았다

→ 아침을 들기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찾았다

44쪽


지난 몇 달간의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 여기서 계속될 것이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 지난 몇 달 동안 안 괴로웠는데 여기서도 안 괴로우리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 지난 몇 달 힘들지 않았는데 여기서도 안 힘들리라고는 거의 믿을 수 없지만

45쪽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기쁨은 지금 이 빛, 마침내 찾아온 이 위대한 가을빛이다

→ 이 모두를 뛰어넘도록 기쁜 오늘 이 빛, 마침내 찾아온 가을빛이 놀랍다

→ 오늘 이 가을빛은 이 모두를 뛰어넘도록 마침내 찾아오기에 기쁘다

56쪽


내가 고목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내가 정말로 이야기하는 것은 또한

→ 내가 늙나무를 이야기할 때 참말로 하고 싶은 말은

→ 내가 높나무를 이야기할 때 참으로 밝히고 싶은 뜻은

69쪽


자살을 기도할 정도의 우울증을 겪었고

→ 죽으려 할 만큼 눈물바람이었고

→ 목숨을 놓으려 할 만큼 멍들었고

98쪽


젊은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희망을 준다

→ 젊은사람을 생각하면 즐겁다

→ 젊은이를 생각하면 앞날이 밝다

99쪽


마침내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왔다

→ 마침내 너울길에서 내려왔다

→ 마침내 널뛰기에서 내려왔다 

209쪽


좋은 시간이었다

→ 즐거웠다

→ 기뻤다

→ 반가웠다

25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h*******e 2025.08.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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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산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또 다른 성찰방법
"혼자산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또 다른 성찰방법" 내용보기
벨기에 생으로 미국에서 저작활동을 해온 작가 메이 사튼의 저서 [혼자산다는 것]은 혼자산다는 것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의미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혼자산다는 것은 결코 무인도에서의 생활같은 유리된 삶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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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생으로 미국에서 저작활동을 해온 작가 메이 사튼의 저서 [혼자산다는 것]은 혼자산다는 것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의미를 통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혼자산다는 것은 결코 무인도에서의 생활같은 유리된 삶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의 삶을 함께 봐주고 주변의 풍경과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삶이란 바로 혼자 살든 같이 살든 결코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우리 삶의 모습임을 개인적인 독백에 담긴 솔직한 필치를 통해 삶에 대한 또 다른 한 방식에 대한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단순히 독신생활이나 고독한 삶이 아니라 성찰하는 삶의 의미를 지닌 혼자 산다는 것은 어쩌면 보다 남들과 주변의 모든 것들과 더 잘 소통하고 함께 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일수도 있다.
c******e 2001.09.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