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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페르메이르는 아무 자료도 남기지 않은 화가라고 말하고, 사실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남은 기록이 거의 없다. p.28
페르메이르의 사생활에 대해 남겨진 자료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그의 생몰년은 분명하다. 페르메이르는 1632년 델프트에서 태어나 1675년 사망했다. 40년 조금 넘는 생애를 살았고 짧은 몇 번의 여행을 제외하면 그 시간 내내 델프트에만 머물렀다. p.52
350여년 전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델프트에 살았던 페르메이르는 이렇게나 알려진 것이 없는 화가였다. 생소하기도 한 그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 나는 페르메르 또는 페이르메르라 부르기도 했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고 그의 그림들을 만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책 속의 한 문장 때문이었다.
고흐가 루브르 미술관에서 주로 본 그림은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의 작품이다. ‘우리가 사랑한 고흐’ p.196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그의 작품, 너무도 유명한 ‘진주귀고리 소녀’ 때문이었다. 어쩌면 단순한 이유와 호기심으로 시작한 책읽기 였지만 책을 읽으며 만난 그의 작품들은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고, 더 많은 그의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자, 그러면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 페르메이르의 작품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 (1663~1664)
머리를 부드럽게 틀어 올리고 귀밑머리를 양 볼로 늘어뜨린 여자는 아직 젊다. 그녀는 지금 인생의 눈부신 한순간을 지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더 좋은 일들이 그녀 앞에 펼쳐질 것이다. 아기가 머지않아 태어날 테고, 바닷바람과 볕에 그을린 남편이 돌아와 그녀를 억센 팔로 안아줄 것이다. 일상은 평범하지만 동시에 또 이렇게 눈부시다. p.16
글을 읽어내려가다가 다시 그림 속의 그녀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읽고 있는 편지에는 어떤 글이 적혀 있을까? 저자는 남편에게서 온 편지가 아니었을까 상상하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벽에 이처럼 큰 해도를 걸어놓은 집이라면 이 집의 가장은 선원이거나 무역업 등에 종사해서 늘 배를 타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임신한 집의 안주인은 바다에 있는 남편이 보내온 편지를 아침 일찍 받은 게 아닐까 하는 가정이 자연스럽게 성립된다. p.16
아, 그림을 보며 이런 상상을 해볼 수도 있겠구나. 왠지 나도 그림속 그녀를 보며 나만의 이야기를 지어내고 싶어졌다.
그녀는 어젯밤 꾼 꿈 탓에 다소 잠을 설치다 이른 시간에 잠이 깨었다. 바다에 나가 있는 남편의 배가 풍랑에 휩쓸리는 꿈이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거실로 나온 그녀의 눈에 낯익은 필체의 편지 한통이 들어왔다. 다름아닌 남편에게서 온 편지였다. 그리고 그 편지에는 날이 좋아 조금 더 일찍 항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반가운 글이 적혀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그의 편지를 읽으며 다시 미소를 짓는다. (아, 배에서 적은 편지가 어떻게 그녀에게 전달될 수 있었냐면...음..바닷바람에도 끄덕없는 전서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 진주 귀고리 소녀 (1665)
유독 이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만 화가는 최소한의 터치와 최소한의 색감을 사용해 그림을 완성시켰다. 여러 겹으로 색을 겹쳐 칠하긴 했으나 우리 눈에 뜨이는 색감은 검정, 흰색, 노랑, 파랑 정도뿐이다. 이 단순함과 대범함이 오히려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p.183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진실, 그림 속 소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다.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의 디렉터인 마르티너 호셀링크는 “우리는 여전히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며, 사실 이 소녀가 실재 존재했던 인물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p.184
드디어 진주 귀고리의 그녀를 만났다. 페르메이르라는 이름보다 먼저 알게 되었던, 제목에도 적혔듯 진주 귀고리에 푸른 터번을 두른 매혹적인 그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페르메이르라는 화가의 이름은 몰라도 이 그림은 어디선가 한번쯤 마주하지 않았을까
그녀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했지만, 여전히 누구인지, 실존인물이었는지조차 모른다니,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그러했기에, 사람들은 소설을 쓰고 또 영화를 만들어 그녀를 상상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이 또한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350년 전의 인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이 소녀에 대한 궁금증은 여러 후속 작품들을 낳았다. 1999년, 미국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 의문의 모델이 화가인 집에 고용된 열일곱살의 하녀 그리트라는 내용을 담은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썼다. p.187
'진주 귀고리 소녀'는 슈발리에의 소설뿐만 아니라 스칼렛 조핸슨과 콜린 퍼스가 주연한 2003년의 영화로도 유명하다. 소설과 영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새삼 이 그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p.192
# 회화의 기술 (1666~1668)
페르메이르의 사후 그의 부인 카타리나가 지키려 했던 이 그림은 결국 경매에 부쳐졌고, 260여년의 세월이 흘러 히틀러의 별장에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왜 이 작품을 지키려 했을까? 저자는 페르메이르의 정체성 그 자체이기에 의미가 깊었을 것이라고, 그리고 어쩌면 저 뒷모습의 화가가 페르메이르였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페르메이르가 사망한 지 두 달 후, 카타리나는 이 그림을 자신의 어머니 마리아 틴스에게 증여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한가롭게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머지않아 자신의 집에 몰려올 빚쟁이들이 값나갈만한 물건을 모조리 가져가게 될 상황에서 카타리나가 이 그림만은 지키려 했다는 의미다. 말하자면 카타리나에게 <회화의 기술>은 남편이 남긴 가장 중요한 그림, 남편의 정체성 그 자체를 담고 있는 그림이었다. 이런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카타리나는 <회화의 기술>을 지키지 못했다. 그림은 결국 1677년 델프트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p.206
오스트리아가 나치에 병합된 뒤인 1940년, 히틀러가 체르닌 백작가에서 이 그림을 사들였다. 젊은 시절 화가 지망생이었던 히틀러는 이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았던 모양이다. 히틀러의 별장에 걸려 있던 <회화의 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색이 짙어지는 와중에 오스트리아 알타우제 인근의 소금광산으로 옮겨졌다. 광산 깊이 보관되어 있던 <회화의 기술>은 종전 후인 1946년 빈 미술사박물관의 소유가 됨으로써 파란만장한 유랑의 종지부를 찍었다. pp.206-207
카를 쉬츠는 페르메이르가 이 그림을 자신의 스튜디오에 눈에 띄게 걸어두고 방문객들이 페르메이르의 그림 스타일을 궁금해 할 때마다 화가가 이 그림을 보여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쉬츠의 주장이 맞다면 이 그림은 페르메이르의 개성과 능력을 캔버스 한 장에 집약한, 그의 모든 작품들 중 가장 중요한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페르메이르 그 자신이 가장 아낀 그림인 것만은 확실하다. pp.209-210
다소 모순적이긴 하지만 살아 생전에는 기록을 많이 남기지 않았던 페르메이르가 그의 죽음 이후에는 기록들을 남기게 되었는데, 바로 그가 생전에 갚지 못한 빚 때문이었다. 그리고 히틀러마저 좋아했던 이 그림 역시 그런 이유로 350년 가까운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페르메이르에 관련된 기록 대부분은 이 화가가 죽은 이후에 만들어졌다. 페르메이르가 남겨놓은 빚을 탕감하지 못한 유족들이 이리저리 시달리던 기록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249
# 그리고 라피스라줄리
페르메이르의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가 그가 즐겨사용한 ’푸른색‘의 활용이다. 앞서 소개한 세 편의 그림 속에도 빛 속에서 환히 빛나는 푸른색이 그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그런데 알고보니 당시 이 푸른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라피스파줄리(Lapis Lazuli)‘라는 일명 ’청금석(靑金石)‘을 사용했다고 한다.
고급 청금석은 마치 청명한 밤하늘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때로는 휴가지의 해안이나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신들의 머리카락이 청금석으로 돼 있다고 믿었다. *출처 :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B2%AD%EA%B8%88%EC%84%9D)
페르메이르가 유난할 정도로 그림을 늦게 그린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페르메이르는 가루 안료를 녹이는 기름으로 호두기름을 썼는데 호두기름은 비싸기도 하거니와 마르는데 유난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료였다. 푸른색을 내기 위해서는 당시 가장 비싼 재료인 라피스라줄리를 사용했다. 비싸고 까다로운 재료를 골라 썼고 거기다가 그림의 구도나 효과를 계산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쓰는 스타일이었으니 자연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pp.109-110
안타깝지만 그가 경제적인 파산을 한 이유 중 하나가 느린 작업시간과 함께 비싼 재료를 사용한 것 때문이라도 추측도 있다고 한다.
페르메이르가 만년에 빚더미에 올라앉은 이유가 지나치게 많은 라피스라줄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연구자가 있을 정도다. p.143
책 한 권을 읽으며 만난 페르메이르와 그의 작품들은 이제까지 그의 작품으로 확인된 그림이 35점 또는 36점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보며 한껏 다양한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일 게다.
페르메이르는 그림 속에 이야기를 숨겨놓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화가다. 그의 모든 그림에는 모종의 스토리가 숨겨져 있고 그 스토리를 읽어내는 과정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보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p.37
언젠가 그의 그림 속 편지를 읽는 그녀를,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리고 어쩌면 페르메이르 자신일지도 모를 그 뒷모습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본다.
우리가 희미한 과거를 그림으로 그릴 수 있따면, 그 모습은 아마도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이 보여주는 세계와 엇비슷할 것이다. 한때 우리는 그토록 맑고 온화하며 시실한 세계에 속해 있었다. 페르메이르의 그림에서 우리가 받는 인상, <진주 귀고리 소녀>나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이 주는 깊은 아름다움과 아련한 슬픔의 비밀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이제 다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지나간 날들에 대한 우리의 영원한 그리움이다. p.278
*나에게 적용하기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보기(적용기한 : 4월 중)
*기억에 남는 문장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삶의 가장 좋은 날이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젊음이 곧 인생의 훈장이며, 30대가 끝남과 동시에 인생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고 그 후부터는 나이 들고 늙어가는 내리막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젊은, 아니 철없는 시절의 치기 어린 생각에 불과했다. p.17 전원경 ‘목요일의 그림’ 중에서
그림은 가끔 그림 자체를 통해 화가의 성격이나 가치관을 보여주곤 한다. 페르메이르의 그림들은 대부분 엇비슷한 성격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조심스러운 온화함과 사려 깊음이다. p.42
최초로 페르메이르를 연구해 세상에 알린 19세기 프랑스 미술사학자 토레뷔르거의 말처럼 이래저래 페르메이르는 너무나 수수께끼가 많은 “델프트의 스핑크스” 같은 존재다. p.95
페르메이르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고요하고도 온화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보는 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의 매개로 페르메이르는 편지, 보석, 와인, 악기 등 여러 소재를 사용했다. 이 중에서 의외로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소재가 와인이다. 와인은 편지와 함께 페르메이르 특유의 ‘왼편에서 빛이 들어오는 창‘의 효과를 가장 매력적으로 전해주는 소재이기도 하다. p.110
세계 각지에서 페르메이르를 보러 온 사람들은 이 작은 그림들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어떤 공명을 발견하고 있는 듯했다. pp.138-140
우리와 페르메이르 사이에는 350년이라는 긴 시간의 장벽이 가로놓여 있다. 그러나 가끔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잠시나마 뛰어넘을 수 있을 듯한 꿈을 꾸게 된다. 이 공간에 들어가 저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다면, 수수께끼의 화가 페르메이르는 우리에게 얼굴을 돌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환영의 인사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p.217
삶을 어느 정도 살아보면 운명이란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끔 운명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람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주고 그들의 의지를 배반하며 아예 삶을 통째로 망가뜨려버리기도 한다. p.231
이런 곤궁함과 빈곤에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결국 화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1675년 12월 13일이나 14일, 페르메이르는 세상을 떠났다. 마흔셋, 화가로서도 한 남자로서도 아까운 나이였다. 카타리나는 “남편이 아이들을 먹여 살릴 길이 없는 상황에서 반미치광이처럼 되었따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그리고 하루 정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남편은 건강했다”라고 증언했다. p.234
페르메이르는 스물한 살에 직업 화가의 인생을 시작해서 스물여덟 살에 <우유를 따르는 하녀>를, 그다음 해에 <델프트 풍경>을, 서른세 살에 <진주 귀고리 소녀>를 그렸다. <회화의 기술>을 완성한 시기도 아무리 늦춰 잡아야 서른다섯 살이다. 화가는 가혹한 운명에 휩쓸리며 사십 대 초반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천재성은 마흔에 이르기 전에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였다. p.240
우리의 삶이 덧없는 이유 중 하나는 행복이나 사랑, 희망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열흘 피어 있는 꽃이 없듯이, 좋은 것들은 우리 곁에 그리 길게 남아 있지 않는 법이다. pp.248-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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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러운 책이 있을 수가 없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21번째 도서, 전원경 작가의 <페르메이르>를 읽었다. 전원경 작가는 현재까지 발간된 클래식클라우드 작품 중 처음으로 2권을 집필한 작가이다. 그가 이전에 쓴 <클림트>를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페르메이르가 누구인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뿜뿜했다. 여러 클래식클라우드 책들을 읽었지만, 이번 책을 읽고서 더욱 확고해졌다. 전원경 작가는 내가 이 시리즈에 기대하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시작하기 전, 나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알았어도 이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는 몰랐으나 이 책을 읽고 나니 페르메이르에 대해 어느정도 잘 알게 되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리뷰 원문 : https://blog.naver.com/codud_/222089172790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베일에 싸인 화가이다. 그의 생몰년과 가족, 몇 가지 작품, 사는 곳에 대한 몇 가지 정보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한 평생을 네덜란드의 소도시, 델프트에서 보냈으며 죽고 나서 무려 2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의 진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묘지가 있는 성당에도 구체적으로 어디에 그가 묻혔는지 알 수 없다. 그의 작품또한 베일에 싸인 작품들이 많다. 그가 남긴 작품은 34~37점 정도로 페르메이르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래도 굳이 통합된 의견에 따르면 약 35점 정도가 진짜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페르메이르를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기에 가장 좋은 작품은 단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일 것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광고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그림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표지가 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아닌지 내심 궁금했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궁금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이 책의 표지마저 너무나도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화의 기술>과 <델프트 풍경>이 각각 앞면과 뒷면을 차지하고 있다.
<회화의 기술>은 페르메이르와 그의 아내가, 그가 죽을 때까지 화실에 가지고 있던 그림이다. 페르메이르가 심장마비로 이른 나이에 죽고 난 이후에도 그의 아내는 여러 작품들은 팔았어도 이 작품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증여할 정도로 이 작품을 지키려고 했다. 페르메이르 작품의 특징들이 전부 담겨있는 듯한 이 작품. 창의 구도, 빛의 조절, 화가 자신으로 추정되는 이의 뒷모습과 네덜란드 회화를 의미하는 뜻의 대리석 조각상과 금빛 샹들리에까지. 책 후반부에서 작가가 소개하는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히 이 작품이 가히 페르메이르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델프트 풍경> 을 책 뒷표지로 선정한 것도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페르메이르가 머물렀던 네덜란드 델프트의 풍경을 가장 잘 담아낸 그림이자, 그가 빛을 어떻게 활용했는지가 잘 묘사된 작품이다. 처음 이 풍경화를 봤을 때는 그냥 풍경화인가보다 싶었는데, 작가의 해설과 함께 읽으니 '오오!' 하면서 읽게 된다.
내가 이 책에 유달리 관심이 있었던 것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역할도 있긴 하지만 '네덜란드'라는 지역의 영향도 컸다. 클래식클라우드는 작가가 거장들이 머물렀던 곳들을 직접 여행하며 만든 책이다. 고로 그 지역의 여행기도 들을 수 있는데, 2015년도에 네덜란드를 다녀왔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생겼다. 당시 네덜란드를 얼마 여행하지 못하기도 했고, 기억에 남는게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그 갈증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쉽게도 페르메이르가 활동한 지역 자체가 네덜란드의 소도시였고, 나는 암스테르담에서만 머물렀기에 그 내용이 충분치 않다 싶더라도 곳곳에 나오는 익숙한 풍경들과 묘사들을 보며 네덜란드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초반에는 페르메이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 대한 상식을 키울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네덜란드의 역사부터 유독 네덜란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근면 성실함과 공정성. 시민 주권의 나라 분위기 등등.. 역사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왜 17세기 네덜란드 화풍이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페르메이르가 엄청 유명하지 않아도 델프트 내에서 적당히 밥벌이를 하며 화가로 살 수 있었는지 등등을 설명한다. 종교화, 신화 속 이야기 등을 그리지 않고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속 모습들을 담고 있는 네덜란드의 작품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준다. 그래서 정말 신선하니 좋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게 된다. 페르메이르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작품들과 그 작품들에 덧입혀지는 전원경 작가의 작품 해설까지 완벽하다. 작품 해설 중에는 이미 기존에 나와있던 내용들도 있지만, 오로지 전원경 작가 개인의 해석이 담긴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 해석이 틀린 해석일지라도 전원경 작가의 손 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이야기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더욱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같았다. 나는 원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작품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내가 매체(특히 광고)를 통해 이 작품을 처음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이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냥 유행을 따라 좋아한다고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게 매혹되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아름답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두 번이나 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모나리자를 보면 왜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아직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소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괜히 북부의 모나리자라는 말이 붙은게 아니다 싶을 정도.
렘브란트와 마찬가지로 페르메이르 역시 빛의 마법사이다. 햇빛이 따사롭게 감싸는 것 같은 그의 작품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좋아졌다.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보면 항상 왼쪽 편에 창이 나있고, 그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인물을 감싼다.
책의 마지막, 이 문구가 너무 여운이 깊었다. 마르크트 광장 한 편의 그리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운하가 내다보이는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 시간도 곧 과거로 흘러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시간을 그리워하며, 그리고 그리움의 힘에 기대서 사막과 같은 현재를 또 살아가게 되리라. 하 ㅠㅠㅠㅠ 진짜 전원경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가 있지? 싶었다. 문제는 이런 식의 따뜻하면서 공감이 가는 문장들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그래서 이 책과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읽고 있는 순간 자체가 위안이 되는, 진정한 휴식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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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디자인이 정말 이쁘네요. 잔뜩 사서 책장에 꽂아놓으면 너무 예쁩니다. 모으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는 책 특히 이책은 자각가 글을 아주 잘썼어요.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페르메이르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책이었어요. 근데 작가의 다른 책은 좀 어려운거같더라고요 두꺼운 파랑책이랑 빨간책. 하여튼 이 책 추천합니다. 종이으 질도 좋아요. 변색이 없을것같은 질입니다. 그만큼 가격대도 높긴 하지만.. 프린트된 사진도 좋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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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 입니다 베르메르 라고 부르고 베르메르 라는 책도 많은데 어느날 페르메이르 라는 것이에요 늙은이는 바뀐 이름을 자꾸만 까먹습니다 페르메이르 페르메이르 잘 외워야지....
* 나오자 마자 샀더니 며칠 있다가 엽서가 들어있는 버전의 책이 다시 나왔지 뭡니까? 내가 새로 살 수도 없고 너무 화가 났습니다 출판사는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그런 마케팅은 제발 처음부터 해주세요 나도 그거 갖고 싶단 말입니다
* 루브르에서 페르메이르 그림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아름다웠지 그 앞에 한참을 앉아 있었는데
* 페르메이르의 그림 모두 모아놓고 보고 싶다 일본에서 전시 했을 때 가서 볼 걸 몰랐어 후회된다 네덜란드 꼭 가야지...꼭 간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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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작품도 좋아하고, 도서도 좋아하고, 심지어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도 재밌게 봤다. 국내에는 유명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마 그림을 그린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몹시 드문것 같다. 게다가 페르메이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페르메이르의 발자취를 따라 작성된 책이라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직접한 번 찾아가 보고 싶기도 해서 여행 루트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 “명화를 보는눈”을 읽다가 페르메이르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여러 작품을 보고싶어서 마로니에북스의 “요하네르 페르메이르”를 보았고, 마음을 뺏겼다. 그의 삶을 더 알고싶어져서 클래식클라우드의 “페르메이르”를 읽었고,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싶어졌다. 영화 모든 장면이 페르메이르의 작품같아서 너무 아름다웠다. 클래식클라우드의 모든 책들을 다 읽어보고싶어져서 지금은 “뭉크”를 읽고있다. 이렇게 확장되는 책읽기가 너무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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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메이르가 활동한 17세기 네덜란드의 사회와 그곳에서 작가들이 무한경쟁을 펼치며 미술시장이 형성되는 배경을 설명해주므로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까지 파악하면서 페르메이르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전 세계에 몇 점 남아 있지 않다는 페르메이르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곳곳을 찾아다니며 작품 한점 한점을 설명해주는 형식이라서 여행기 같기도 하고 가독성이 좋다. 학구적인 자료를 원했다면 실망스럽겠지만 페르메이르에 대해 흥미가 있어 호기심을 채울 요량으로 여가시간에 읽는 정도라면 딱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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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잘 모릅니다. 유명한 그림만 아는 정도여서요. 진주 귀고리 소녀 라는 그림도 영화와 소설을 통해 많이 접해서 그 그림을 좋아합니다. 그림은 많이들 아실텐데요 그림의 유명세에 비해 작가는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웠었습니다. 이책은 페르메이르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책에 실린 그림도 너무 좋았고 종이의 질도 좋아서 소장하시기에도 좋을것 같습니다. 책으로 페르베이르의 삶을 쭉 읽으니 너무 좋고 감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