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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같은 공간 안에서 배우와 관객만이 느낄 수 있는 남다른 흡입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연극을 즐기게끔 만든다. 또한 지나간 연극 작품이 다시 돌아오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불확실성을 띤다는 것도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요소 중 하나이다. 부득이하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해 연극계는 큰 타격을 입었고 일반 관객들은 즐거운 문화생활을 잃었다.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연극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지식을 쌓는다면 사태가 끝나고 극장을 갈 때 더 영리하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 ‘우리는 왜 극장에 가는가’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연극의 4대 요소 관객, 배우, 희곡, 극장에 대해 각 챕터 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서술했다.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가 연극을 활기차게 만든다는 것을 다양한 예시로 살펴보며 좋은 관객의 요건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연극의 4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을 뽑자면 배우이다. 무대에서 우리는 배우가 펼치는 한 편의 예술을 감상한다. 이 파트에서는 연기의 종류와 연기 방법론에 대해 다룬다. 특히 내면 연기와 외면 연기에 대해 다룬 부분이 흥미로웠다. 연극에서 관객에게 보이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결국 관객이 배우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의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것이라고 되짚었던 반문도 인상 깊었다. 연극의 대본인 희곡의 서사구조에 대해 탐색하며 연극의 기본적인 플롯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앞으로는 연극의 전개를 예측하면서 감상하는 묘미 또한 가질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 마지막으로 극장과 관련해 극장의 역사, 극장의 형태가 서술되어 있었다. 특히 연극의 종류에 따라 연극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의 극장이 제일 잘 어울릴까에 대해 다룬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앞으로 다양한 극장에 가보고 극장의 형태를 파악해서 어떤 극장이 가장 내가 좋아하는 연극에 어울릴까를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2부에서는 연극의 결말, 영화, 역사, 금기, 자연, 환경, 생태, 여성, 젠더, 성소수자, 디아스포라, 분단, 통일, 극작가 등 연극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연극과 영화에 대해 다루며 연극이 원작인 영화 ‘왕의 남자’를 원작과 비교한 파트도 기억에 남았고 환경, 생태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연극계의 파격적인 시도 또한 눈길을 사로 잡았다. 분단 소재를 집요하게 파고든 박조열이라는 연극인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기에 그 부분에 대한 정보도 새로웠고 마지막 부분에 한국의 인기 극작가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연극 역사가 흘러온 맥락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한 번에 머릿속에 집어넣기에 아득할 정도의 다양한 작품과 내용들이 책에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읽으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작품이 나오면 검색을 하기도 하고 그 작품이 이미 지나갔음을 씁쓸해하기도 했다. 앞으로 연극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노력하는 더 영리한 관객으로 변모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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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극장에 가는가" 불친절하지만 그래서 매력있는 제목 덕에, 책을 펼치기 전부터 나는, 우리가 왜 극장에 가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떠올려봤다. 극장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지도 모르는 질문인데... 매년 작품을 올리는 연극배우 아재를 둔 덕에 나는 그래도 극장 많이 가봤다. 근데 생각해보면 내 자유의지가 생긴 이래(대충 15살이라고 할게요), 내 발로, 내 돈으로 "야! 연극 보러 가자" 한 적은 진짜 잘 없더라... 그 얼마 안되는 경험으로 생각해본 나의 대답은 "진짜 잘 모르겠다..."였는데 이게 진짜...진짜 모르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어우러져서 "자! 연극이 좋겠구나"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인지는 정말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있는데 연극을 보는 이유를 모르겠으니 연극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떠올려봤다. 니가 어떻게 아냐고? 사실 고등학교 때 연극 동아리였는데, 첫해는 배우로서, 이듬해는 연출 및 대본 및 연기지도 및 청소 및 소품 및..여튼 딱 두번의 프로젝트성 연극이었으니 내가 뭐 이렇다할 구력이 있는 것은 아니나, 그 때 당시 꽤 열정을 쏟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 쪽으로는 오히려 생각이 나더라. 배우로 연극을 이끌었을 때, 나는 진짜 연극이 즐거웠다. 먼저, 대사와 지문을 완전히 이해하여,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뭐랄까 대리 만족과도 같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뭐 직업 뿐 아니라 일상 속 작은 행동들도 참 해보고 싶은게 많았다. 그래서 배우가 즐거웠던 것 같다. 내가 무언가 다른 존재가 되어 흠뻑 빠져보는 거였으니까. 또 그만큼 즐거웠던 것이 누가 내 연기를 봐주는 것이었다. 이걸 떠올린 순간 사실은 잠시 "아..너무 관종인가?"하는 생각이 안 든 것은 아니지만, 사실인데 뭐 어떡해. 연습을 할 때는 연출팀(한 학년 선배들)과 동료 배우들, 리허설 할 때는 다른 연극반,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전교생이 나의 관객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앞에 누군가 있고 그들이 나를 본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연기에 더 몰입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때로는 그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연기 템포와 감정의 등락을 미세하게 조절하기도 했다. 또, 관객의 반응을 어떤 식으로든, 심지어 나도 모르게 참고하여 내 연기는 수정되기도 했다. 이런 저런 별 시덥잖은 추억도 떠올리고 고민을 한 끝에 (한 1분 걸렸다) 책을 펼쳤는데, 이 책이 아니나 다를까 내가 떠올린 얘기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 그래 이거야!!" 물론..책의 내용은 더 다듬어지고 체계적인 서술이었다는 점에서 나와 매우매우매우 달랐지만.. 여튼 나는 내 공감이 더해져 책장을 넘기는 데에 신바람이 났다. 읽다보니 내가 떠올린 단편적 이유 이외에도 연극을 추구하는 본원적 동기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는데, 수업 시간에 들었다면 굉장히 지루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앞장에서 공감을 나누고 읽어가니 굉장히 즐거웠다. 특히 연극의 4요소인 <배우 희곡 극장 관객(!!)>이 연극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찬찬히 살피는 1부는 연극에 대한 프레임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이정표가 되었다. 특히, 관객이 연극의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았을 때, 나는 내가 지나친 관종은 아니었음에 안도하기도 했다...ㅋ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극장에 가는 이유를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연극을 보러 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인생의 편린을 담은 연극이라는 예술을 추구하는데, 이를 더 아름답게 또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연극인"이 되어가는 길로 이끌어 주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간만에 뜻깊은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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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올라온 후의 지난 3년은 극장에서 보냈다. 순간의 예술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것은 일종의 배신감이었다. 이렇게 재밌는 걸 여태 나만 몰랐다고? 다년간의 덕질 경험을 통해 지금 당장 온몸을 던지지 않으면 평생 볼 수 없을 섬광이 나를 지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고, 3년간의 대학 생활은 관극 일정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보낸 시간에 후회라고는 조금도 없다. 비록 티켓과 후기밖에 남는 것이 없는 취미라고는 하지만 나의 지난 계절들에 붙은 사랑하는 극의 이름들과 그 시간을 통과하던 ‘나’의 기억은 과거의 직감 이상으로 귀중한 것이 되었으므로. 내가 뮤지컬 (책에서의 어휘는 ‘뮤지컬 연극’)보다 연극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건 만 2년차 관객이 되어갈 즈음이었다. 넘버의 도움 없이 대사와 연출만으로 승부하는 연극이 좋았다. 말이 만들어내는 세계가 좋았다. 무엇보다도 얽히고설킨 그 말들이 결국 극장 밖으로 뻗어 나가고자 한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좋았다. 혹자는 뮤지컬은 환상을, 연극은 현실을 기대하며 보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일반화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날 보고 온 연극은 세 인물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나열한 독백극이었다. 무대는 단출하고 연출이 극적으로 세련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관객에게 하고자 하는 말만큼은 그 연말에 본 어떤 극보다도 확실했다. 그 목소리들은 이상할 정도로 마음에 깊게 박혀 며칠 내내 맴돌며 연극의 힘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하게 했었다. 필자는 연극이 억압(혹은 질서)의 역사인 인류사에서 금기를 저지르고자 하는 욕망의 배출구이자 금기를 저질렀을 때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도록 하는 교육 도구의 역할을 해 왔다고 말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자면 연극의 본질은 금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이 말은 때때로 은유가 아닌 말 그대로의 의미이기도 했다. 100년 전 시리아에서는 연극을 금지하는 칙령을 발표했다. 1960-1980년대 독재정권 통치 당시의 한국 연극계에서는 많은 희곡들이 상연 금지 처분을 받았었다. 왜 억압자들은 예술을, 연극을 적극적으로 금지할까? 그 자체로 금기인 연극은 상황이 억압적일수록, 시대가 불합리할수록 더더욱 격렬한 저항의 몸부림이 되기 때문이다. 그를 행하는 것 자체가 때로는 사회적 합의와 시대에 정합하는 자들을 향한 비판의 행위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극의 속성을 다루는 극이 여럿 있지만, 그중 내가 극장에 가는 이유에 가장 근접한 연극 <알앤제이>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고 싶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조 칼라코가 각색한 이 연극은 1910년대 영국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인간의 여러 욕망을 가감없이 그려낸 탓에 금서로 지정되어 있던 <로미오와 줄리엣> 원전을 발견한 네 남학생은 기숙사 문이 닫힌 깊은 밤, 버려진 장소에 몰래 숨어들어 낭독회를 한다. 흥미 혹은 반항심으로 시작되었을 일탈은 네 사람이 점점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면서 단순한 놀이가 아니게 된다. 그들은 인간의 강렬한 감정과 피 흘리는 사랑이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지를 ‘죽음으로 끝나는 사랑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직접 펼쳐 보며 목도한다. 이 경도와 열렬한 감동은, 비록 줄리엣과 로미오의 불꽃은 -베로나는 변화시켰을지언정- 결국 비극으로 끝났지만, 모든 사랑을 마음 깊이 새긴 아이들에 의해 학교 밖으로, 세상으로 전이된다. 그리고 또한 무대 위의 환상을 함께 목격하고 같은 감동을 느낀 관객들에 의해 21세기의 극장 밖으로까지 번져 나갈 것이다. 결국 이는 연극에 대한 연극이다.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이름도 목소리도 없는 -학생들은 이름 없이 학생 1, 2, 3, 4로 넘버링되며 극본상의 모든 대사는 오직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소네트의 인용으로만 이뤄져 있다.- 학생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관객들은 인간은 왜 연극을 하는가, 심지어 금지되었을 때조차 사람들을 모아놓고 책을 읽으면서라도 행위를 이어가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마지막 장면에서 학생 1에 의해 던져진 새빨간 천이 하늘이며 추락하는 순간 막연히 느낀다. 연극,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찬가가 아닐 수 없다. 무대 위에 올려진 삶이, 이야기가 그 자체로 사회를 향한 목소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연극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제의성 때문이다. 연극은 제의다. 굳이 연극의 기원이 인류 초창기의 제사 의식임을 말하지 않더라도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극예술이 여전히 무엇인가를 향한, 무엇인가를 위한 신성성을 띠고 있음을 알 것이다. 나는 그것이 우리의 영혼이 아직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외치기 위해 타인의 삶 또는 누군가의 고통을 제물 삼아 벌이는 희생 제의라고. 순간의 예술에 경도당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내게 그만큼 값진 것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여전히 극장에 가는 이유가 뭐냐고 다시 묻는다면 이러저러한 말들로 풀어 설명할 수는 있을 것이다. 현실도피를 목적으로 하거나 의무감으로 보지만 않으면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영감을 주는 아주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특히 창작자로서는 이보다 매혹적인 자극이 없다. 연극은 사회 정화를 목적으로 하고, 그 목소리들은 대부분 값지고, 타인의 삶을 엿볼 기회는 흔치 않고, 등, 등. 하지만 그 모든 효용을 다 떠나서 그저 아름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과 몸짓과 말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자체로 한 인간의 -이름 없는 학생과 당시의 내가 그랬듯- 이상, 목표, 이유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그 신성 혹은 불경을 목도하기 위해 극장에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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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극장에 한 번도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 아쉬움을 달래며, 언제라도 극장에 달려가 보다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준비된 관객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찾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읽고 나니 극장에 더 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바라던 대로 보다 준비된 관객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어디서든 볼 수 있고 다시 볼 수도 있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극장에서 보는 연극은 정해진 한 두 시간 동안만 관객 앞에 존재한다. 극장에 가지 않으면 즐길 수 없고 매 연극이 완전히 똑같을 수 없어 특별하다. 하지만 이 특별함 때문에 사라져버린 연극에 대해 어떤 감상을 가져야 할지 항상 혼란스러웠다. 어디에 집중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극의 흐름에 휩쓸려 공연이 끝나는 대로 극장 밖으로 쫓겨나온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극장에서의 경험만이 제공하는 연극의 요소들, 관객, 배우, 희곡, 그리고 극장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알게 되니 흘러가는 공연 가운데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찾은 느낌이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책의 1부에 자세히 소개된다. 극장의 현장성을 최대한으로 경험하기 위해 관객의 돌발행동이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연극을 관람해보고 싶다. 또 작품에 따라 내면 연기가, 아니면 외면 연기가 해당 극의 의도를 전달하기에 적합한지 나만의 의견을 가져보고 싶다. 스포일러를 개의치 않는 편이라 희곡을 먼저 읽어보고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희곡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플롯과 인물, 사상을 내 나름대로 추측해본 뒤, 언어와 음악, 스펙터클이 더해져 극으로 볼 때 전달되는 인상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고 싶다.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릴 때는 관객에게 배우의 움직임이 어디까지 드러날지 확인하고 그 범위가 극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는지 판단해보고 싶다. 이렇듯 연극을 보기 전에 찾아보고 싶은 정보와 연극을 관람하는 동안 눈여겨 볼 수 있는 특징들을 합하면, 연극이 끝난 후 나만의 종합적인 감상을 내놓고 오래도록 작품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1부가 연극을 만드는 기본적인 구성요소를 정리한다면, 2부는 연극이 다룰 수 있는 다양한 주제와 세계 및 한국 연극의 역사를 소개한다. 이제껏 이렇게 다양하고 실험적인 연극이 공연되었다니, 시간을 돌려 하나하나 보러가고 싶은 심정이다. 9개의 주제 중 특히 더 관심이 가는 주제가 있어 다음으로 보고 싶은 작품을 결정하기 쉬워졌다. 나는 금기라는 주제에 관심이 간다. 연극이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가장 인기 있었고 보편적으로 다루어진 주제라, 연극을 관람하던 고대의 사람들과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좋다. 또 이전에는 없었던 현대의 새로운 금기는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연극만이 제공할 수 있는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경험으로 우리 사회의 여러 금기를 생각해보고 싶다. 극장을 찾을 때마다 재미를 넘어 엄청난 깨달음을 얻어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극이 무엇인지 알고 연극을 특별하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에 주의를 기울일 준비가 된 지금, 나에게 새로운 전율과 감상을 가져다 줄 작품이 수없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어 설렌다. 극장에 갈 날을 기다리면서 이 책이 일러준 길잡이와 질문을 되새겨본다. 나는 어떤 작품을 보러, 왜 극장에 가려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