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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고 받아보니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다. 제목과 목차부터 심상치 않은 장편 소설책. 옌롄커의 작품은 시대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읽을수록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묘함이 있다. 이 책 또한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나가면서, 특히 이 책은 주석이 각 장 뒤에 있어서 왔다갔다 읽어야 했기에 더 낯설기도 하고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초반의 몇 페이지를 참고 읽어나가니 그 뒤로부터는 소설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것이 작가가 가진 힘인거 같았다. 실제 중국 어딘가에서 벌어졌을 또는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은 현실주의 문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작가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홀수로만 되어있는 목차의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전율이 흐른다. 혼란한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서우훠 마을은 단지 소설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은 아닌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p. 104) 당신은 보지 못하면서도 눈이 참 맑네요. 잡다한 기운이 섞여 있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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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롄커의 작품 중 유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장편 소설이 있었다. 그 소설은 바로 '레닌의 키스' 이다 원제는 '수활' 뜻은 고통속의 즐거움 이라는 뜻이다. 수활이라는 제목을 놔두고 왜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을 썼을까 의아했을 독자들이 많을것이다. 작품 속 내용은 레닌의 시신에 관해 시작되며 혁명과 반혁명의 대립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이야기한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작품의 질로 충족시키는 레닌의 키스를 여러분께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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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은 문학의 역병이다.'' '가장 폭발력있는 중국 작가'이며, '정신오염'이라는 명분아래 많은 책들이 판금 조치된 '중국에서 가장 쟁의가 많은 작가' 옌롄커의 2003년 작품이다. 원제는 즐거움, 향락이란 뜻의 '수활受活(서우훠)'인데, 중국 북방 방언으로 바러우산맥에서는 ‘고통 속의 즐거움’이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프랑스어판 번역본이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유럽과 영미에 알려지자 한국어판도 이 제목으로 했다고 한다. 바러우산맥에 깊고 외진 마을 '서우훠'는 실질적 지도자 '마오즈' 할머니와 함께 장애인들이 모여산다. 스스로 자급자족하며 넉넉하게 먹고 살기 부족함이 없는 마을인데 너무 외진 마을이라 전쟁이 끝나도 모르고 전국이 인민공사에 들어간 것도 모른다. 마오즈 할머니는 애써서 정부의 편재에 들어갔으나 오히려 세상에 알려져 곤란해 지기만 한다. 마오즈 할머니는 정부 관할에서 빠지는 '퇴사'를 추진하는데 '류 현장'이 등장한다. 그는 '레닌'의 시체를 가져와 기념관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해 큰 돈을 벌자며 레닌의 시체 값을 모으기 위해 장애인 공연단을 꾸리려고 한다. 기상천외한 장애인들의 묘기대행진으로 순회공연을 기획하고 마오즈 할머니는 이를 극구 말리는데... 기가 막히다.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흘러가는지, 1도 예측할 수 없다. 구성도 독특해서 '해설'이 하나의 장으로 들어가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어마어마한 서사가 겹겹이 펼쳐진다. 중국적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느껴지는데 작가는 '신실주의'라 명명한다. 신실주의는 진실의 소설적 재현을 위해 작가가 창조해낸 소설 미학이다.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은 광적인 혁명 사회였다면,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은 금전만능 사회가 되었다. 자본이 과거엔 혁명의 대상이었지만 현재엔 자본이 삶의 목표가 된 부조리한 상황을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과 진실 밑에 감춰진 진실, 그리고 아직 미처 발생하지 않은 진실''로 말하며 실재하는 중국을 그리기 위해 신실주의를 창조했다고 한다. 책이 두꺼운 편인데 이야기 속에 빠져서 언제 읽었는지도 모르게 다 읽게 되는 어이없는 책이다. 옌롄커의 마력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얼마나 더 끌려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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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키스受活 옌롄커 (閻連科)
원재 : 수활受活’,중국 북방 방언으로 ‘고통 속의 즐거움) 프랑스어판 번역자가 ‘레닌의 키스’라는 제목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사용.
책에 나오는 권, 장은 모두 홀수로만 되어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각주나 해설도한 본문보다 긴 경우도 많고 각주,해설을 읽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
문득 27여 년간 직업군인으로 군대에 몸담으며 창작활동을 병행해온 저자가 TV에서 책 소개 인터뷰를 한 후 이튿날 군대 상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상관은 이유를 덧붙이지 않고 저자에게 군에서 나가도 좋다고만 했다. 그렇게 그는 이 작품과 함께 군대에서 쫓겨난다.
오래 전 읽은 옌 렌커의 사서(四書)에서도 대약진운동 당시 철강 생산 독려와 산림 남벌, 대기근과 아사, 문화 대혁명을 비판적으로 다루었지만 <레닌의 키스>에서는 퇴사退社, 즉 중국 사회주의 체의 '인민 공사'를 벗어나려 애쓰는 어느 장애인 마을 이야기를 대 놓고 한다. 그러니 군대에서 쫓겨날 수밖에. 오히려 끌려가 교도소에 갇히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수활(受活 서우훠)'이다. 즐거움, 향락, 고통 속의 즐거움을 뜻하는 중국 북방 방언으로 이야기 속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활’ 선뜻 무슨 말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프랑스 번역가가 사용한 <레닌의 키스>를 그대로 우리 번역에도 사용했다고 한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러시아에서는 레닌의 시신을 유지할 비용이 큰 골칫거리인데 중국 변방 가난한 마을에 이미 한물간 혁명가 레닌의 시신을 사와서 관광 사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이야기다. 죽은 망령의 키스, 즉 이제는 죽은 이념 사회주의를 끌어안고 있는 중국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중국 서북쪽 바러우 산맥 계곡 아래 위치한 서우훠受活 마을에는 성한 사람은 거의 없고 절름발이, 귀머거리, 맹인, 벙어리, 육손이, 앉은뱅이 등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 장애인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은 명나라 초기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인구가 감소한 땅에 대규모 이주를 결정했을 때 이주대신으로 임명된 호대해가 가난하던 시절 자신을 홀대하던 사람들에 대한 앙갚음으로 가장 먼저 강제 이주대상으로 선정해 멀리 이주를 시키던 중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 사람들을 눌러 살게 한 데서 생겨난 마을이다.
바러우 산맥에 자리해 외진데다가 세 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보니 세상에서 잊힌 채 어느 현에서도 소속되지 않은, 한마디로 세상에서 잊힌, 세상 밖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실질적인 지도자는 마오즈 할머니로 홍군이던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럽게 홍군에 따라다니다가 어머니가 죽고 그녀도 홍군이 되었지만, 홍군 제 4 방면군의 전사로 행군하다가 계곡으로 떨어져 다리가 불편하게 된 후 아픈 상처를 지닌 채 서우훠 마을 석공에게 구조되어 서우훠 마을에 들어온 후 정착했다. 서우훠 마을 주민은 대부분 장애인이다 보니 서로 도우며 농사를 짓고 살 수밖에 없지만 식량도 넉넉하고 지주도 소작인도 계급도 없는 마을이다.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가던 마오즈는 경인년 즉 1950년 수십 리 떨어진 장터에 갔다가 바깥세상 소식을 듣게 되는데 전쟁도 끝나고 민국도 없어지고 모든 마을은 전부 인민공사에 편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혁명으로 바뀐 세상은 계급도 없고 공동으로 토지를 소유하며 노동도 같이, 분배도 같이 하는 세상이다.
이제 해방이 되어 공산당과 마오 주석이 가장이되었다고요, 집집마다 하나로 합쳐서 농사짓는 걸 호조조라고 불러요. 여러 호조조를 한데 합친 것은 합작사라고 한대요. 저는 우리 서우훠 마을을 합작사에 가입시켜 각 가구를 하나로 조직 한 후 함께 놓사를 짓고 수확하며 양곡을 분배하게 할 생각이에요. 저는 서우훠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합작사에 가입해서 서우훠 사람들이 천당의 세월을 보낼 수 있게 할 거예요. 227
세상에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세상과 격리되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마오즈는 서우훠 마을도 인민공사에 가입하고자 하지만 세 현의 경계에 위치한 장애인 마을을 어느 현에서도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쇵화이현 현장이 같은 홍군 춘신이라는 것을 알고 그 연으로 솽화이현에 소속된다.
“여러분, 올해 이 괴로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내면 내년에는 천국 같은 날들이 여러분 머리 위로 펼쳐질 겁니다.” 137
하지만 대약진 운동 후 대겁년에 대기근이 닥쳐 전국에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지만 식량 사정이 좋던 쇵화이현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일려지면서 혁명들이 들이닥쳐 식량을 약탈해가고 급기야 마오즈의 남편을 포함한 서우훠 마을 사람들도 굶어죽고 마을 사람들은 마오즈를 원망하고 마오즈는 퇴사를 결심한다.
논밭이 모두 나라에 귀속되면서부터 이처럼 편안하고 실속 있는 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서우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며 평생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는 여유 있고 자유로우며 풍족했던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꿈이요 환상이 되어버렸다. 194
염병할, 당신들이 혁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대기근도 일어나지 않았을거라고. 418
마즈오. 서우훠마을 사람들을 퇴사시켜주게. 서우훠마을은 애당초 이 인민공사에, 이 현정부에 소속되면 안되는 거였어. 420
하지만 퇴사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문화대혁명 때에 지주도 계급도 없는 서우훠 마을에 혁명들이 들이닥쳐 마을 사람 모두에게 검은 책자를 나눠주고 박해를 하자 마오즈 스스로 지주 계급을 자청하고 마을을 위기에서 구한다. 그리고 한때 혁명 전사였으나 이제는 인민공사 퇴사가 생의 가장 큰 과업이 된 마오즈 할머니.
마오즈에게는 쥐메이라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현장 류잉췌가 마을에 잠시 머물다 떠난 후 맹인 퉁화, 절세미인으로 자라게 되는 화이화, 난쟁이 위화와 이얼 네쌍둥이를 낳게 된다.
류잉췌 즉 류현장은 대기근이 닥쳤던 1960년에 태어 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로 사교 (사회주의 교육) 학교 선생이 양자로 입양되면서 철저히'사교의 아이’가 되어 어릴 적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경제, 정치, 철학 등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양아버지가 알려준 출세의 비밀을 깨우친 후 관료의 길에 접어들어 빠르게 승진하여 현장까지 되지만 그는 더 큰 꿈을 꾼다.
베이징 마오 주석 기념관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가는 것처럼 풍광 좋은 바러우 산맥의 훈포산에 한때 사회주의 사상의 아버지라 떠받들어졌지만 지금은 러시아에서도 처치 곤란, 골칫거리로 전락한 레닌의 유해를 사와서 기념관을 지으면 현의 관광 산업은 폭발적으로 발전하여 부유해질 것이고 그는 현장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세운다. 하지만 레닌의 유해를 사오는 엄청난 기금은 어떻게 마련할까
서우훠 마을에 밀이 익어가던 어느 여름, 이레 동안 열설熱雪, 즉 한여름에 눈이 내리자 마을을 구제하겠다며 찾아온 류 현장은 서우훠 마을 사람들이 장애를 이용해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공연단을 조직해 순회공연을 해서 큰돈을 마련하려고 한다.
마오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연단은 꾸려지고 외다리로 빨리 달리기, 귀머거리 마씨 귀에 대고 폭죽 터뜨리기, 외눈박이 외눈으로 바늘 꿰기, 앉은뱅이 아줌마 나뭇잎에 수놓기, 맹인이 예민한 귀로 소리 알아맞히기 등의 장애인 공연은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면서 큰돈을 벌게 되자 제2 공연단까지 꾸려지지만 마오즈의 반대는 계속된다. 급기야 마오즈는 서우훠 마을이 퇴사를 약속하면 그해 말까지만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마오즈조차 공연에 참가한다. 하지만 돈 맛을 본 서우훠 마을 사람들은 퇴사를 거부하지만 마오즈의 설득 끝에 레닌 기념관 준공식에서 마지막 공연을 마칠 때 류현장이 서우훠 마을의 퇴사를 공식 선언하기로 한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 후에도 류현장은 나타나지 않고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이 감추어두었던 돈이 모두 이들의 공연을 도와주던 정상 사람들에게 도둑맞는다. 뿐만 아니라 기념관에 갇혀 물도 식량도 없이 고통 속에서 정상 사람들에게 가진 돈을 모두 빼앗기게 되고
장애인 공연으로 레닌의 시신을 살 큰돈을 마련한 류현장은 러시아에 시신을 사올 사람들을 보내어 모든 것이 이루어지려는 순간 갑자기 성장의 부름을 받게 되고
성장으로부터 레닌 기념관 및 모든 계획을 그만두고 현장직도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와보니 아내마저 스 비서랑 놀아나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류현장은 서우훠 마을을 퇴사 시키고 자신도 차 사고로 장애를 입어 서우훠 마을 입주 조건을 만족시켜 퇴사한 서우훠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된다. 서우훠 마을은 다시 그 어느 현에도 속하지 않고, 정부와 국가의 간섭 없이 비록 몸이 불편한 이들만 모여 살았어도 서로 돕고 부족함 없이 수활 受活 즉 고통 속의 기쁨을 다시 되찾게 된다.
작가는 마을사람들 입을 빌려 ‘혁명은 정말 중국 인민에게 천당 같은 세월을 살게 해 주었는가?’ 묻는다.
“제가 평생 할머니 말씀 잘 들었잖아요. 하지만 좋은 세월이 한 번도 없었어요." 203
“그 천당의 세월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설명 좀 해줘요.”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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