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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나에게 하나의 상황,하나의 현상을 다르게 보도록 끌리는 힘이 있었다.시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채찍질하는 글귀들, 시는 그래서 느리게 느리게 읽어야 하나 보다. 시를 통해서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삶 그 자체였다.4계절 계절의 변화들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은 직감적인 시였다.시는 우리의 오감을 충족하게 해 주고,그 다섯 감각이 모여서, 여섯번째 감각이 형성되었다. 먼저 시인 이돈형의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은 에서 우리는 상황에 따라서 뒤돌아보는 사람이 될 때도 있고, 지나온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상대적인 관점에서 시간적인 기준으로 볼 때, 한 사람이 두가지 경우의 수가 될 수 있고,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살아있는 사람들은 뒤돌아보는 사람에 해당되고, 지나온 사람은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이 될 수 있다. 경험적인 측면으로 볼 때, 같은 상황,같은 시선을 먼저 지나온 사람일 때도, 이 두 사람이 해당되는 것이다.어쩌면 우리는 지나온 사람이 뒤에 남겨 놓은 흔적을 따라 가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사람이 아닐까,시인의 의도를 시집 제목에서 살펴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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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
시인은 영리하게 관찰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그것을 풀어낼 줄 안다. 이돈형 시인도 그랬다. 앰뷸런스란 시에서 ‘대화를 듣는 것보다 하려는 의지가 강해 강동대교를 건널 땐 강물마저 출렁거렸다’는 문장이 눈에 확 꽂혔다. 앰뷸런스를 타고 가는 아침 풍경에서 말을 하려는 그가 시각적으로 출렁이는 물결처럼 어른거리며 어지러워 마치 입덧을 하는 것처럼 메스꺼웠다. 덜컹거리는 몸과 함께 얼마나 마음이 급했을까. 얼마 전 구급차를 막아선 택시기사에게 영장이 신청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고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아 미필적 고의 살인을 검토했단다. 이 시를 읽으니 앰뷸런스의 삐뽀삐뽀, 누군가의 비켜비켜를 듣고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졌다.
‘모르는 것’ 이란 시에선 ‘웃어 보이려 해도 입꼬리만 올라가고 돌의 웃음같은 까마득한 웃음을 지을 수 없어’ 라는 문장을 보고 내 모습을 떠올렸다. 웃음이 어색할 때가 있었다. 웃기 싫은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얼어붙었는데 웃어야만 할땐 웃을 일이 없었음 좋겠다 싶었다. 시인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에 수긍할수록 웃을 일이 없어 편하다고 했다. 아는 게 병이다. 맞다. 몰라도 되는 것에 알게 되어 우린 웃고 운다. 웃는 것마저 힘에 부칠 그때는, 그래서 부끄러워지면 시인과 같이 시치미를 떼보자. 이 시에서 무성이라는 말은 ‘잎이 잎에 닿을 수 없어서’ 이고 간절이란 말은 ‘입이 입에 닿을 수 없어서’였다. 내가 내게 닿을 수 없다면 다행일까?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돈형시인을 이렇게 평했다. 지나온 날들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과 위안,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담은 정서적 실감의 기록이라고. 얼마나 스스로의 삶을 꿰뚫어볼 수 있는가를, 이 시들을 통해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투과한 경험적 직접성이 발화의 대상이 되었다. 자신의 언어는 타인을 향한 절실함에서 생겨났음을 알리면서.
걷는 사람 시인선의 26번째 작, 이돈형 시인의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은 내가 겨우 두 번째 접한 시집이다. 23번째 김대호님의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를 읽어봤었는데, 출판사 걷는 사람은 참신한 시인들의 작품을 잘 발굴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가을이다. 가을은 시집이 필수인 계절. 이돈형 시인의 시집을 통해 시인 특유의 서늘한 충격을 맛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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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봤던 뮤지컬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다. "선생님. 선생님은 문학이 사람을 구원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요즘 나는, 문학이 사람을 구원하며 예술이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기분이다. 이게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감금 아닌 감금 생활 때문인지, 아니면 기나긴 장마 때문인지, 자유가 없는 생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가끔 숨을 쉬기 위해 공연을 보며 가슴 속 깊이 뭉쳐져 있는 어두운 감정 덩어리를 해소시키는 요즘이다. 이번 시집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을 읽으며 바로 그 감정의 해소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시집을 꾸준히 읽기는 하지만 늘 시집에서 크게 와닿는 무언가는 없었었다. 어릴적에는 사랑에 관한 시집들을 읽으며 지금 내 감정과 같은 글귀를 찾기 바빴었다. 하지만 이번 시집을 읽으며 조금은 시를 읽는 방법(?)을 알게 된 느낌이다. 어느날 창 밖으로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고 이어폰에서는 피아노 음악이 나오고 있었는데, 문득 시를 소리내어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소리내어 읽어보니 그동안 내가 시를 읽었던 건 그저 글자만 읽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내어 읽어보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시의 운율이 확 와닿았다. 어릴적 교과서에 나오는 시들처럼 눈에 띄지는 않았던 운율이 소리내어보니 드러났다. 랩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라임(rhyme) 같은게 느껴졌달까? '숲속에 되돌아온 말이 있어 잦은 말이 있어 사라지면 태어나는 말이 있어 말을 데려가는 소소한 길이 있어 진동을 지배하는 뱀처럼 늘어나는 불행에 대해 말하지 않는 길이 있어 누구를 데려와도 저항하는 길이 있어 뱀에게 사악하다고 말한 옛사람이 있어' -새는 길처럼 나는 새처럼 중 마침표가 없어서 눈으로만 읽었을땐 조금 재미없고 무슨 말인가 싶던게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니 재미가 느껴졌달까? 아무튼 이 시집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많은 시집을 읽게 될 것 같다. 시집을 다 읽고나니 시인이 참 예민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뜻의 예민함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아주 세심하게 관찰하고 오래 생각하고 그것들을 많이 다듬어서 한 편의 시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 책 속의 시들은 삶과 죽음 그리고 일상. 생활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것 같았다. 아주 작은 것 하나도 내것이면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것처럼. 시인의 세상 속 이야기들도 모두 아무것도 아닌듯한것이 저마다의 의미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무심히 읽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순간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크게 내 삶이 반영된 것도 아니고 크게 공감이 갔던 것도 아닌데. 마치 영화에 푹 빠져서 보다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순간이 생기는 것처럼 시를 읽다 그런 순간이 생겼을때 내 묵은 감정의 해소를 느꼈던 것 같다. 오래오래 곱씹어보고 싶다. 그때 그때 또 다른 감정이 생기겠지. 또 다른 느낌이 들겠지.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경쟁의 세계에선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듯 의견을 낸다는 건 오늘도 지루해질 수 있다는 거 커피 거름망에 물을 붓고 기포를 세거나 나무에 물을 주고 잎사귀의 물방울을 세는 일처럼 성실을 시시각각 끌어들여도 경쟁을 피할 수가 없었다 하루는 물방울을 세고 하루는 그 물방울을 한데 모아도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화되는 일이 종종 생겨났다.' -드링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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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출판사의 시인선 시리즈 26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 최근엔 시집이 출간이 그리 쉬운 편이 아니라서 걷는사람 출판사의 시인선 시리즈가 늘 반갑다. 특히나 2020년 현재를 살고 있는 시인들은 어떤 작품들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어지는 시집들이라고 해야할까. 걷는사람 출판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인들의 특유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으로 )이번 시집은 나에게 양면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작품인 뭔가 현대 시인의 분위기로 새로운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뉴트로 감성 시절의 작품처럼 오래된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우리가 공감하기 보다는 과거에 무언가를 회상하고 추억해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작품에서 자신 이외의 것에 대한 표현에서도 ( 타인에 대해 혹은 사랑에 대해서라고 해야할까 ) 허무한 무언가를 담은 것 같으면서 동시에 깊은 애정이 전제조건으로 있는 사람이어야만 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나는 예상보다 작품들이 쉽게 읽히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며 문장을 읽었다. 하지만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으면 내가 처음 읽고 이해했던 문장의 의미가 맞는지, 이해하고 있는 건 맞는지 곱씹게 되면서 읽게 되는 작품들이 꽤 많았다. 쉬운 듯 하면서 어려웠고 이해할 듯 하면서도 공감하지 못하는 그 어딘가의 경계에 있었던 것 같은 시집. 어느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세대인 것 같아 알 것 같으면서도 나보다 앞 세대의 이야기인 것 같은 오묘한 기분을 주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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