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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불치병이 고치기는 힘들지만 내 일부로 다독이며 살아가야 하는 난치병으로 변화했던 날이 떠올랐다. 여전히 병은 무시무시해서 예나 지금이나 적잖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지만,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기에 이와 같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 또한 비슷하게 흘러가려나 생각이 든다. 만천하에 종식을 선언했던 국가들조차도 다시금 국경을 봉쇄하고 이동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우리 또한 자신감을 갖고 이번에는 기필코 바이러스의 뿌리를 뽑을 수 있겠다며 기뻐하려는 시점마다 의외의 복병을 만나 휘청거린 게 벌써 여러 차례다. 바이러스와 더불어(?) 사는 삶. 사실 이는 마냥 새로운 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도처에 널린 게 바이러스고, 그로 인해 우리는 크고 작은 질환을 앓아왔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가져온 파장은 상당했다. 대다수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단언할 정도다. 언제 작별이 가능할지 모를 코로나19조차도 인간에겐 호기심의 대상인 걸까. 시중에는 이를 다룬 책이 제법 여럿 등장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도 그 중 하나이다. 감염병 전문가 그리고 관련 분야 기자. 그들의 서술을 통해 급박하게 돌아갔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 일임에도 머나먼 과거처럼 느껴지는 게 조금은 신기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코로나19의 영향 하에 놓여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초창기에는 그저 이웃 나라에서 발생한 시대착오적인 사건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당시 나는 중세도 아닌데 무슨 흑사병이 출몰했다는 소리냐며 코웃음을 쳤다. 우리나라 최초 환자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를 염려하기보다는 특정 집단, 이를 테면 중국인, 조선족 등을 비난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들만 막으면 안전을 사수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의견은 오늘날까지도 퍽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정 종교 집단, 성 소수자를 향한 비난 역시도 방역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신천지가 구사한 전략은 과거 개신교가 포교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원래도 클럽은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이라는 게 저자의 의견이었다. 영리하게도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의 가장 은밀한 지역을 파고 들었고, 가장 약한 사람들을 공격해 쓰러뜨렸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공간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콜센터, 택배물류센터, 요양원 등 이른바 3밀(밀폐, 밀집, 밀접)의 요소가 갖추어진 곳이다. 정부가 아무리 거리두기를 부르짖어도 그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또는 건강이 허락지 않으므로 정부의 지침을 따를 수가 없었다. 노트북을 사용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보수가 줄어들고 아예 직장 밖으로 내몰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런 시국에도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집단도 존재한다. 누가 누구보다 나은 위치에 있는지 이보다 더 극명하게 드러날 수도 없을 듯. 코로나19로 인해 명확화 된 건 이 외에도 많았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여러모로 부족한 우리 사회의 방역 시스템, 모두가 K-방역을 부르짖었으나 실상은 ‘임기응변’일 수도 있다는 뼈아픈 지적까지, 평온했더라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다방면에서 손을 대야만 하는 것들이 등장하니 이는 곧 위기처럼 여겨졌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위기 극복을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보다 현명한 대처 방안 한둘 정도는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 당장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도 있는 바이러스와의 혈투를 잘 준비해 승리를 거머쥐는 것. 무엇보다도 누군가가 승자로서 환호할 때 존재감없이 한숨을 내쉬는 이가 없길 바란다. 다가오는 시대가 모두와 맹목적으로 친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진정한 내 사람과 보다 밀도 높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시대였으면 좋겠다. 버이러스로 인해 달라져야만 한다면 나는 그런 시대에서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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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는 내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흡입력이 엄청 높고 언제 이만큼 읽었지? 싶은 엄청난 페이지터너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책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서 궁금하지만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저자가 경험한 팩트 그대로 읽기 쉽게 전달해 주심에 고마움을 느꼈다. 특히 중국발 비행기 입국 금지를 왜 안했을까 분명 마땅한 이유가 있었을텐데. 늘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만 접하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손바닥을 쳤다. 2부 부터는 이재갑 감염내과 전문의 선생님과 강양구 기자님과의 담화형식으로 구성되었는데, 담화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구매 할 때부터 고민했었다. 하지만 강양구 기자님에 대한 팬심으로 ㅎㅎ 믿고 구매했던건데, 역시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한 주제에 대한 두 명의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더 유익했던 것 같다. 또한 담화가 지루하게 길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짧은 호흡으로 소주제가 깔끔하게 나뉘어져있어서 읽기도 좋았다 뉴스만 보고서는 더 알아볼 생각도 안했던 사회시스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 나라 뿐 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례도 같이 소개해 주셔서 유익했다. 3부가 가장 재밌었다. 바이러스가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고리에 대한 고찰이 나에겐 매우 새로운 시각을 깨워주었다. 이런 내용이 대박 영화로 만들어져서 많른 사람들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라의 높으신 분들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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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는 사람도, 또 나보다 훨씬 더 잘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강양구 기자는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때부터 지금 현재까지도 올바른 방법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많지 않은 전문가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부분이 생기는데 이른바 '조국흑서'의 필진 중에서도 그 쪽으로도 여전히 강도 높은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런 정치적인 부분이 과학 전문 기자로서 그의 역량마저도 다소 부당하게 깎아 내리는 듯한 느낌적 느낌이 들기 때문. 흥미로웠던 건 이재갑 교수 역시 그의 소신을 이 책을 통해 느꼈던 점이다. 예컨대 K방역의 핵심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임기응변"이라고 답했다는 부분. 그리고 그 임기응변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어마어마한 피와 땀. 그의 말마따나 평상시에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가 위기가 터지면 뭐라도 해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쨌든 죽어도 해내고야 마는. 분명 충분히 자랑스러워 해도 마땅할 대목의 이면에는 또 마냥 떳떳할 수만은 없는 부분들도 있다. K방역과는 결이 다른 부분이지만 이를테면 K드라마라 해서 보면 제작비 대비 퀄리티가 우수한 역작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나는 이게 꼭 자랑스러워 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다소 쎄게 말하자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인건비로 사람을 갈아 넣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 아닌가? 어쨌거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그 흔한 슬로건이 코로나에도 적용은 될 것이고, 올해 하반기에는 많이 잠잠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다만 앞으로도 우리는 각종 다양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진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K스러움'에 있어 앞으로는 정녕 어디서도 떵떵거리며 고개들 수 있는 K스타일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