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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의미 있는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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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이름이 또 바뀌었다. 분위기 쇄신 차원이었을까. 스스로도 뭔가 변화를 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들의 노력이 어떠한 효과를 거둘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조만간 또 이름을 바꾸고 무언가와의 결별을 시도한다는 선언을 해도 그다지 이상하진 않을 거 같다. 늘 역사는 반복돼 왔다. 다시는 주권을 잃는 일이 발생해서는 아니 된다는 사실만큼은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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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이름이 또 바뀌었다. 분위기 쇄신 차원이었을까. 스스로도 뭔가 변화를 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들의 노력이 어떠한 효과를 거둘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조만간 또 이름을 바꾸고 무언가와의 결별을 시도한다는 선언을 해도 그다지 이상하진 않을 거 같다. 늘 역사는 반복돼 왔다. 


다시는 주권을 잃는 일이 발생해서는 아니 된다는 사실만큼은 적어도 모두가 동의하리라고 믿어 왔다. 그래서 나의 믿음에 균열을 일으키는 몇몇 시도들을 접할 때마다 의아했고, 다양성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임을 알면서도 그들마저 품어야 하는지 의문이 일었다. 뉴라이트. 지난 두 정권 하에서 맹렬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름을 듣는 빈도가 줄어는 들었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많은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그저 ‘이상하다’ 홀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껄끄러운 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을 찾았다. 

반일종족주의.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지만 단어 안에 모든 게 담겨 있었다. 일본에 반하는 것은 하나의 ‘-주의’, 즉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식의 주장을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이 펼치고 있다는 걸 책은 부제를 통해 언급했다. 이러한 관점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저자가 붙인 제목은 곧 나의 궁금증이기도 했다. 

익히 접해온 주장들이었기에 마냥 새롭지는 않았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필히 망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배 계층이 무능했을 뿐만 아니라 민중 또한 어떠한 역량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일제 강점기를 거치지 않았더라면 스스로 아무것도 일굴 능력이 없는 우리로서는 오늘날에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일제의 통치가 정당했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 지대한 발전을 가져다주었음을 입증해주는 증거가 널렸다. 이런 주장이 가능한 까닭을 오직 ‘팩트’에 기반해 살펴보겠다고 그들은 말했다. 반감이 일었고,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많은 이들이 일축했지만 의외로 이에 동조한 이들이 다수였다. 일본에서 이러한 주장을 품은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던 건 물론이다. 

다분야에서 학자들은 뉴라이트 역사학이 옳지 않음을 증명하려 노력했다. ‘늦었지만 의미 있는 반격’이라는 자평이 조금은 씁쓸하게 들렸지만 이제라도 행해지고 있음에 안도할 수 있었다. 우선 그들은 뉴라이트 역사학에 발전의 수혜 대상이 결여됐음을 지적했다. 철도가 도입됐고, 근대적 의미의 학교 또한 많이 세워졌다. 허나 이를 향유할 수 있었던 건 일본인들이었다. 혹자는 쌀의 생산량 증대가 이 땅의 가난 극복에 혁혁한 도움을 주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으나 이 역시 옳진 않았다. 저들의 입장에선 본토에 해당될 일본에서조차도 그 시기엔 굶어 죽는 이가 속출했다. 생산이 증대한 것 이상으로 수탈이 행해졌기에 소작농들은 땀 흘려 농사를 지어 놓고도 배를 곯아야만 했다. 자발적 매출이다, 원하면 얼마든지 관둘 수 있었다는 일본군 위안부 또한 당시의 극심했던 인플레이션을 전혀 고려치 않은 주장에 불과하며, 청구권 소멸 또한 애당초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부터 난 일말의 위안을 느끼기도 했다. 조금 더 이와 같은 목소리가 강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과연 나만의 욕심이려나.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칠수록 저들이 원하는 ‘반일종족주의’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지는 않을까란 우려가 조금은 들기도 했다. 명백한 진실을 놔두고도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아직까지도 해결이 요원한 것이리라. 

얼마 전 아베는 건강상의 이유로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누가 그의 뒤를 이을 것인가에 따라 일본과의 관계가 사뭇 달라질 거라며 저마다의 예측을 내어 놓았다. 수위의 차이가 있을 뿐 꼬일 대로 꼬여 있는 역사를 근본적으로 건드리기는 힘들 거 같다. 원체 어려운 문제이므로 시간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그 끔찍한 시기를 견뎌낸 이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 자꾸만 조바심이 인다. 지난날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잘못이 키운 거대한 괴물과의 싸움에 과연 끝은 있을까. 



이달의 사락 q*****2 2020.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