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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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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첫 시는 이다. 제목은 인데, 아무래도 시인에게는 별도 집인 것 같다. 소가 있고, 어머니가 있고, 우물도 있는, 어찌보면 윤동주의 고향 같은 시인의 고향은 따뜻한 국수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43쪽)는 시인. 내가 이 시집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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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첫 시는 <별에게로 가는 길>이다. 제목은 <집은 아직 따뜻하다>인데, 아무래도 시인에게는 별도 집인 것 같다. 소가 있고, 어머니가 있고, 우물도 있는, 어찌보면 윤동주의 고향 같은 시인의 고향은 따뜻한 국수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43쪽)는 시인. 내가 이 시집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도 이 시 하나 때문이다. 그의 소박한 희망이 담긴 노래가 흐뭇한 미소를 주기 때문이다. 시인의 참으로 착하고 정이 많은 사람 같다. 소를 닮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소 같은 심성과 소 같은 인내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는 삶의 모서리에서 상처받은 사람이지만, 또한 그 모서리에 부딪칠 때마다 섧은 별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언제나 희망은 잊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소를 잊고, 어머니를 잊고, 고향을 잊고 살아왔으나 그는 늘 마음 한 켠에 소를, 어머니를, 고향을, 그리고 그것들이 들어 있는 따뜻한 집 하나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집은 별빛에 녹아 더 따뜻하다. 그렇다면 그의 집은 어떠한가. "저 만리 물길 따라/ 해마다 연어들 돌아오는데/ 흐르는 물에 혼은 실어보내고 몸만 남아/ 사진액자 속 일가붙이들 데리고/ 아직 따뜻한 집"(64쪽, [집은 아직 따뜻하다] 중 3연부분) 그는 연어처럼 고향 집으로 가고 싶다. 그러나 흐르는 물에 혼은 실어 보내지만 몸은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고향집에서 일가붙이들이 담긴 사진이 있다. 그 사진 속에는 밝게 웃고 있는 가족들이 있을 것이며, 따뜻한 마음이 흐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별이되어, 연어가 되어, 흐르는 물이 되어, 고향에게로 가고 싶다는 시인의 마음. 소와 어머니와 국수가 있는 그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세상의 모든 어두움은/ 너에게로 가는 길이다
m*****1 2003.09.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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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따뜻한 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시집-집은 아직 따뜻하다]
"아직도 따뜻한 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시집-집은 아직 따뜻하다]" 내용보기
나는 평소에 촌스러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느끼고 있다. 이 말은 내가 도시스럽다거나 세련된 사람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어쩌면 나처럼 촌스러운 사람도 드물 정도로 난 어눌한 편이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촌스러움이 좋다고 느끼는 것, 나는 사람이 촌스럽다는 것과 촌스러움을 좋아하는 일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태어나 대학을
"아직도 따뜻한 집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시집-집은 아직 따뜻하다]" 내용보기

나는 평소에 촌스러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느끼고 있다. 이 말은 내가 도시스럽다거나 세련된 사람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어쩌면 나처럼 촌스러운 사람도 드물 정도로 난 어눌한 편이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촌스러움이 좋다고 느끼는 것, 나는 사람이 촌스럽다는 것과 촌스러움을 좋아하는 일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다.

지방의 소도시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나는 흙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었으므로 어떤 식물이나 동물도 키워 본 경험이 없다. 그렇다고 시설 좋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므로 내 어린 시절은 참 삭막했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놀 수 있었던 곳은 고작 학교 운동장일 뿐이었으며 어떠한 풀이나 곤충과도 친구가 되어 본 적은 없었다. 촌스러움도 전혀 모르고 그렇다고 도시생활의 혜택을 누리지도 못했던 내 어린 시절.

언젠가부터 그 촌스러움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었던 내 어린 시절의 환경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꽃 이름 하나, 풀이름 하나, 곤충 이름 하나도 변변하게 아는 게 없었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다른 생명체에게 해로운 것인지 이로운 것인지도 모르고, 하다 못해 나 아닌 생명에 대한 관심조차 없이 살아왔던 것에 대해 누구에겐지 모를 원망의 마음이 생겨났던 것이다. 나는 그 동안 정말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웠던 것일까.

그러다가 이상국의 이 시집을 보면서 나는 내 속에 숨겨져 있던 촌스러움의 갈망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전까지는 일부러 찾아 읽어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던 시의 그림들이 이 시집 속에서 천천히 살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집'이 본래 우리에게 그런 것이 아닐까. 제 속에 들어앉아 있으면서 들어있음을 채 알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그 속을 깨닫게 되는 그런 것. '문을 닫지 못하고 다시 건너오는 어둠을 바라보고 있'(65p)는 언제나 따뜻한 '집'처럼. 이제는 내 속에서 늘 따뜻할 나의 촌스러움처럼. 지극히 촌스러워서 더욱 따뜻한 이 시집처럼.

[인상깊은구절]
슬픔도 꽃도 지천인데
산 내다버리고 오는 물처럼
누가 다시는 세상과 싸우지 않겠다며
늙은 소 같은 어둠 앞세우고 돌아오는데
다 안다 다 안다 하며
물소리가 따라오고 있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1.1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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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곁에서 노래하는 시 (집은 아직 따뜻하다)
"나무 곁에서 노래하는 시 (집은 아직 따뜻하다)" 내용보기
시를 노래하는 시 69 나무 곁에서 노래하는 시― 집은 아직 따뜻하다 이상국 글 창작과비평사 펴냄, 1998.5.15.   시골집에서는 멧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하루 내내 듣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있는 후박나무와 초피나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뒤꼍 모과나무도 씩씩하게 자랍니다. 지난해에 심은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도 조금씩 굵어지고 뿌리를 뻗겠지요. 매화나무에도 감나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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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노래하는 시 69



나무 곁에서 노래하는 시
― 집은 아직 따뜻하다
 이상국 글
 창작과비평사 펴냄, 1998.5.15.



  시골집에서는 멧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하루 내내 듣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있는 후박나무와 초피나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뒤꼍 모과나무도 씩씩하게 자랍니다. 지난해에 심은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도 조금씩 굵어지고 뿌리를 뻗겠지요. 매화나무에도 감나무에도 새들이 내려앉습니다. 초피나무 가느다란 가지에도 작은 새가 낭창낭창 내려앉아 노래합니다. 바야흐로 초피꽃이 피려는 사월이요, 후박꽃이 벌어지려 하는 봄빛이 무르익습니다.


  나무가 있으면 새가 함께 있습니다. 나무가 자라면 새가 둥지를 틀 수 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곳에 새노래가 흐릅니다. 나무가 푸른 숨결로 반짝이는 곳에 벌과 나비가 살그마니 찾아들어 날개를 쉽니다.


  나무로 짠 평상에 누워 나무그늘 밑에 누우면 나무내음이 솔솔 퍼집니다. 나무가 살아온 나날을 돌아보고, 나무가 살아갈 앞날을 그립니다. 나무 한 그루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지냈는지 되새기고, 나무 두 그루가 얼마나 한결같이 봄노래와 여름춤과 가을꿈과 겨울사랑을 베푸는지 헤아립니다.


..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 큰 바위들도 팔베개를 하고 / 물소리 듣다 잠이 든다 ..  (산속에서의 하룻밤)


  나무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있습니다.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는 지나치게 많은 자동차 때문에 끙끙 앓습니다. 도시에 있는 공무원은 나무를 나무결대로 아끼지 않아, 가지를 뭉텅뭉텅 자르기 일쑤입니다. 나무가 느긋하게 뿌리를 뻗을 만한 땅이 모자랍니다. 곳곳이 시멘트 바닥이요 아스팔트 찻길입니다. 그래도 나무는 씩씩하게 하늘바라기를 해요. 도시에서도 나무는 꽃을 말갛게 피우고 잎을 푸르게 내놓습니다.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도 나무는 푸릅니다. 바라보거나 아끼거나 보살피는 손길이 없어도 나무는 싱그럽습니다. 나무도 따사로운 눈길을 좋아하고, 살가운 손길을 반깁니다. 나무도 보드라운 눈빛을 즐기고, 사랑스러운 손빛을 받고 싶습니다.


.. 산수유 숨어 피는 / 돌부리 산길 ..  (내원암 가는 길)


  이상국 님 시집 《집은 아직 따뜻하다》(창작과비평사,1998)를 읽으며 나무를 마음속으로 그립니다. 이상국 님은 나무를 그리며 시를 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무를 노래하면서 시를 노래하고, 나무를 포근히 안으면서 싯말 한 자락을 포근히 붙안지 않았나 싶어요.


.. 어린 나는 솔밭에서 / 하늘과 꽃과 놀며 소를 먹이고 / 어머니는 밭고랑에서 내 모르는 소리를 저물도록 했지요 ..  (나의 노래)


  나무가 있기에 땔감을 얻습니다. 나무가 있으니 기둥을 세워 집을 짓습니다. 나무로 배를 무어 고기잡이를 합니다. 나무로 지게를 짜고, 나무로 젓가락과 숟가락을 만들고, 나무로 도마를 만듭니다.


  나무로 책걸상을 만들고 옷장을 짭니다. 나무로 연필 한 자루를 깎고, 나무로 종이를 빚어 책을 묶습니다. 나무에서 맺는 열매가 소담스럽기에 능금과 배와 감과 포도와 석류와 모과와 복숭아를 얻습니다.


  자동차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나무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파트가 없는 삶은 꿈꿀 수 있습니다만, 나무가 없는 삶은 꿈꿀 수 없습니다. 컴퓨터나 신문이나 국회의사당이 없는 삶은 누릴 수 있습니다만, 숲이 없는 삶은 누릴 수 없습니다. 고속도로와 발전소와 군대가 없대서 나라가 무너지지 않으나, 숲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집니다.


.. 지난날 어머니와 내가 / 나란히 앉았던 아궁이 앞에 / 오늘은 아들과 함께 / 하염없이 불꽃을 바라본다 ..  (제삿날 저녁)


  초피나무 잎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초피잎을 갉아먹으며 범나비로 다시 태어납니다. 범나비 날갯짓을 보면서 노래가 술술 흘러나옵니다. 모시나비를 만나고 흰나비를 만나며 부전나비를 만납니다. 나비는 훨훨 날아 들빛을 밝히고, 나비 곁에서 풀을 뜯으며 봄빛 물씬 나는 밥 한 그릇을 즐깁니다.


  나무 곁에서 노래합니다. 나무를 노래하고 삶을 노래합니다. 나무에 깃든 나비를 노래하고, 나비를 콕 잡아서 먹는 제비를 노래합니다. 가랑잎을 노래하고 새잎을 노래합니다. 겨울눈을 노래하고 잎망울을 노래합니다.


.. 박정희 때 지은 슬레이트 지붕이 마분지처럼 낡아 바람에 미어질 것 같은데 삭아 테두리만 겨우 걸린 도라무깡 굴뚝 위에 새 한마리 앉아 집을 보고 있다 ..  (빈 집)


  나무로 지은 집은 오랜 나날 잇습니다. 들보가 무너지면 새 들보를 얹으면 되고, 기둥이 삭으면 새 나무를 베어 새롭게 집을 지으면 됩니다. 오랫동안 집을 버티던 나무는 땔감이 됩니다. 그동안 새로 자란 나무는 집이 됩니다.


  이와 달리, 오늘날 아파트는 새로운 집이 되지 못하고 흙으로 돌아가는 거름이 되지 못합니다. 아파트를 이루던 쇳덩이와 시멘트와 플라스틱과 유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궁금합니다. 이런 부스러기는 그예 쓰레기가 될 텐데, 앞으로 쓰레기가 될 집을 짓는 문명과 문화는 어디로 나아가려는 셈일까요. 시멘트집에서 살고 시멘트바닥을 밟으며 시멘트에 둘러싸인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꿈을 키우면서 어떤 사랑을 나눌는지요.


  나무는 해마다 씨앗을 내놓습니다. 새로운 씨앗은 큰나무 둘레에 툭툭 떨어져 이듬해에 싹이 틉니다. 큰나무 언저리에서 작은나무가 자라고, 작은나무는 머잖아 새로운 큰나무 되겠지요.


  사람은 어떤 씨앗을 내놓을까요. 사람은 어떤 삶을 가꿀까요. 사람이 내놓은 씨앗은 앞으로 어떤 꿈이나 사랑이 될까요. 사람들은 어떤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고,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웃음꽃을 피울까요. 4347.4.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시집 읽기)

h*******e 2014.04.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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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록장 천육십칠번째.- 집은 아직 따뜻하다
"도서기록장 천육십칠번째.- 집은 아직 따뜻하다" 내용보기
무심코 집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출신 문인이었다. 이런 경우가 꽤 있다. 시인은 아예 양양 토박이인 듯하다. 그래서 사투리가 좀 쓰여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들이 흔히 그렇듯 진보적인 시각과 지역의 어떤 일이라도 솔직담백하게 말할 마음의 준비가 시에 물씬 배어 있었다. 역시 그냥 시인이 되는 건 아닌 듯하다.영랑호를 걸어다니다가 명백히 무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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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집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출신 문인이었다. 이런 경우가 꽤 있다. 시인은 아예 양양 토박이인 듯하다. 그래서 사투리가 좀 쓰여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들이 흔히 그렇듯 진보적인 시각과 지역의 어떤 일이라도 솔직담백하게 말할 마음의 준비가 시에 물씬 배어 있었다. 역시 그냥 시인이 되는 건 아닌 듯하다.


영랑호를 걸어다니다가 명백히 무덤이라 할 만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콘트리트를 피해 흙바닥에 만들어진 그 동그란 무덤은 딱 햄스터 크기만큼 불룩했고 조그만 나뭇가지로 십자가가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 가족은 장례 문화의 폐해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계속 운동을 하다가 집으로 갔었다. 그런데 빚 때문에 일가족이 모두 거기서 자살했었단 얘기는 좀 무섭다 실화냐.
거기 지금은 완전히 무슨 동네 개울가 같은 곳인데.
하기사 뭐 중심은 좀 깊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근데 거기서 사람들이 골프치고 운동하는 거 아니냐.
그보다 그 땅 일대를 어느 기업이 다 샀다고 하던데?
게다가 이 책 버젓이 '우리 지역에 사는 시인이 만든 책'이란 표를 매달고 팔고 있는데?
하기사 이 시집 이전에 우리는 읍으로 간다라는 시집도 냈다고 했는데 그건 보이지 않더라. 거기 쓰여져 있는 시들 중 하나의 제목이 '내 가는 모든 길의 검문소에서'라고 한다 ㅋ

양양에서 아이를 낳으면 송침이라는 소나무 가지를 소나무 끝에 꽂아넣는다는 사실을 이 시집에서 처음 알았다. 지금은 인간들이 다 불태우고 자르고 헐어서 그렇지 옛날엔 그만큼 소나무가 많았으며, 주민들과 제법 친숙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속초와는 옆 마을 사이인데 왠지 지독한 앙숙취급을 하는 양양. 속초가 너무 외지인들을 끌어들이고 개발을 한다는 제법 합리적인 이유를 들이댔었으나... 현재 속초가 정말 무지막지한 개발을 하면서 패스트푸드나 체인점에 길들여진 입맛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으자(5년 전만 해도 친구가 나름 속초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나는 밖에 나와 걸어나와서 5분 이내 커피점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이라 이런 곳에선 살 수 없다'라는 불평을 했는데 지금 내 집에서 딱 걸어서 5분 이내 커피점이 두군데나 있다.) 양양도 케이블카를 짓겠다고 성화를 부리고, 그러면서도 속초를 싫어하는 걸 보면 그냥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속초에 가뭄이 일어도 물 한 번 주지 않겠다고 버틴 곳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방 고유의 문화는 속초와 달리 제법 잘 살리고 있는 곳이다. 관광오고 싶다면 양양 오일장에 들러보는 걸 추천한다.



 

 


 

신경숙이 자꾸만 생각난다. 나중에 또 언급하겠지만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사회의 핍박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이 성장하는 외딴방이란 소설은 결코 주제가 가볍지 않다.


표절과는 별도의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영랑호에 대한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다면 그 곳에 골프장을 지어도 사람들이 찾아갔을까? 아무리 예전에 힘들었다 하더라도, 남의 가족이 영랑호에 들어가 '물 속의 집'을 차리던 말던 자신은 빚을 모두 탕감했다고 큰 소리로 웃어제껴버리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나는 이번 평창올림픽 또한 무게가 가볍지 않았다 본다. 총소리 한 번 안 나고 무사히 끝난 올림픽은 처음이라고 세계가 깜짝 놀랐다지 않는가. 이 참에 대한민국의 통일에 대해서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바이다. 그깟 알바비 좀 받겠다고 길거리에서 드러눕지 말고.



 

 


 

문학에서 가족, 어머니는 정말 한물 간 소재다.


새롭게 다룰 수 있지 않겠냐 말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솔직히 이젠 쓸 대로 다 쓰지 않았나. 약술 마시는 어머니, 아버지와 싸우는 어머니, 부동산 투자해야 한다며 이불 틈에 돈을 감춰두는 어머니(이건 정말 후손들이 보면 분통이 터지는 소재이지 그때가 좋았어라고 회상할 만한 소재가 아니란 말이다.)를 독자들이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한단 말인가. 당신 책만 보는 것도 아닌데 그런 소재들이 도무지 신선할 리가 없다. 그리고 남자 문인들은 대체 어머니같은 여자 언제까지 찾아다닐거냐. 이미 누가 어머니같은 여자 찾아다니다가 인생 망친 남자 이야기를 시로 쓴 것 같던데.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중에서

혹시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집집마다 걸려 있는 오징어를 본 적이 있는지
오징어 배를 가르면
원산이나 청진의 아침햇살이
퍼들쩍거리며 튀어오르는 걸 본 적이 있는지
그 납작한 몸뚱이 속의
춤추는 동해를 떠올리거나
통통배 연기 자욱하던 갯배머리를 생각할 수 있는지
눈 내리는 함경도를 상상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 오징어 속에는 소줏집이 들앉았고
우리들 삶이 보편적인 안주라는 건 다 아시겠지만
마흔해가 넘도록
오징어 배를 가르는 사람들의 고향을 아는지
그 청호동이라는 떠도는 섬 깊이
수장당한 어부들을 보았거나
신포 과부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지



 

 


 

이제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물의 수온도 오르고, 무엇보다 관광객이며 토박이며 하도 물에다가 쓰레기를 버려대서 오징어가 안 온다. 우리나라 오징어 이제 그딴 거 없음. 홍게는 엄청나게 잡힌다고 하더라.


v*******5 2018.03.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