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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는 그닥 맘에 든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작은 책방'이란 단어가 끌림이 되는건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듯. <이책은> 리뷰어클럽 [다]조 지정 도서.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저마다가 기억하는 유년시절의 정서는 같은 세대라면 공감하는 것들에서 향수가 묻어날테다. 그럼에도 아주 깊은 산골이 아닌 시골였지만 그런 것들에서 난 이방인(도서관 가기, 헌책방 방문, 영화관 등등)였음을 느낄 때가 많다. 그건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만 지내기를 바랐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바람이 컸지 싶다. 언니오빠없는 1번이란 위치에다 내 스스로가 그리 모질다거나 호전적인 성격이 아닌 게 더 컸을테지만. 그건 자신감하고도 결부가 되는데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양육되어진 건 아니라는 걸 몇 년 전에서야 알았다는. 소심하기가 말로 할 수 없었던 나는 하지 말라는 걸 안하는 '착한 아이'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게 부모 입장서는 편한 아이였겠지만 나이먹어가며 내 안에 억눌린 감정들을 비로소 알았을때는 그걸 현명하게 비우는 방법도 조금 알게 되어 노력중이다. 헌책방에 관한 실화를 대하매 [이야기하기가 제2의 천성이라 할 만큼 천부적인 이야기 구연가이자...]저자의 이력이 이해가 갔다. 세상에나, 이렇게 조근조근 사분사분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은 첨봤다. 위트와 재치는 양념이고 간혹 자신의 속내는 굵은 글씨로 표시했는데 그 자리에 같이 있는 사람처럼 이해가 되는 글 전개이자 글 풀어냄이다. 술술술 익히지만 담고 있는 생각이 의미가 있고 조금더 나아가면 부부의 삶의 철학이자 반듯한 정신 세계가 기분 좋다. 나만 욕심내는 삶이 아니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이고, 궁극적으로 어우러져 사는 삶을 소개한다. 성공한 사람의 실화는 대개는 좋게만 여겨지는데 과정의 갈등이나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대는 심정과 그 상황에서의 인간적인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쏟아 놓는다. 동네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나이차가 20년은 넘는 부부. 남편은 두 번째요 부인은 초혼인 두 사람. 두 마리의 개와 두 마리의 고양이를 직원으로 두고 있다는 그네들의 헌책방을 만난 기쁨이 있다. 단순히 헌책만을 취급하는 상인의 이야기가 아닌 둘은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비교적 많은 책을 읽었고 소장한 책도 많은데 둘은 늘 농담처럼 진담으로 헌책방을 하자고 말을 했었고 7나라에서 살아봤고 40여 나라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견문도 넓을뿐더러 대학 교수 십 년여의 경력을 가진 남편과 독사 굴에서 살아남기 위해 뛰쳐 나온 부인은 천생연분. 남편이 오히려 더 꼼꼼하고 부인은 털털맞은데 그걸 부끄러워하는게 아닌 서로 보완하는 사이인게 부부금실의 비법인가...부인보다 더 요리를 잘하는 남편은 난 체를 하지도 않지만 난 체를 한다해도 부인이 맞춰줄 줄 아는 화통한 듯 아기자기한 면도 있는 듯.
헌책방은 단순히 책이라는 인공물만 간직한 장소가 아니며 책은 정신이기에 헌책이라해도 값을 매겨야 하는 직업인의 일상과 값어치라는 가치도 무시하지 못하는 양가감정 사이에서 가끔은 혼란스러움도 느낀다는 저자. 외지인이자 배울만큼 배운 그들이 탄광촌에 정착하는데는 즉흥적으로 결정했는데, 그 뒤부터의 매사가 굶어죽지만 않았지 얼마나 근검절약을 해얐는지... 마을사람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첫 노력이 자신들에 맞는 교회 찾기요, 헌책방의 자산인 중고책 보유분을 마련하기 위한 발버둥과 그럼에도 자신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입방아 찧기로 상처받은 마음...남탓만 하자니 자신들의 무모한 열정이 먼저 앞섰다는 자책감...그런중에도 친구가 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 독사 굴 뛰쳐나옴의 결과가 악영향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함...
이야기 하기를 천부적으로 좋아하는 저자여서인지 책을 많이 읽어서 내꺼로 소화를 잘 시켜서인지 글은 참으로 따스하고 정감이 있다. 시선이 긍정적이다. 어떤 상황에서 배배 꼬여 헐뜯기도 하지만 그건 억울함의 토로지 진정 비난은 아니다. 그 비난마저 투정 같이 다가오는게 얼마나 그 마을에 애정이 담겨 있는지, 헌책방에 대한 만족감이 큰 지를 알 수 있다. 누구나 책 좋아하는 사람은 깊게는 아녀도 책과 관련한 직업을 갖는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해봤을 법. 그건 실상을 모르기에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빚어낸 순수한 마음일뿐임도 일러준다. 고서가 뜻하지 않은 값으로 뜻하지 않은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고서가 처치곤란이라 얼마나 곤란한지...답답해만 하지 않고 그 안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이랑 친구들이 주는 아이디어 접목이랑 삶의 지혜가 어우러지는 전경은 흐뭇함 그 자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헌책을 가지고 온 사연들. 그게 고인들의 헌책을 가져왔을때 거기에 담긴 그 사연들을 묵묵히 들어주는 일, 저자는 무허가 상담소를 운영한다는 것으로 표현을 한다. 여기서 인간적인 '정'이 소통이 된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내가 책을 좋아했는데 죽으며 남긴 책을 가져온 남편. 아내를 그리는 절절함에 공감을 해주노라면 감정노예를 적절히 다스릴 줄도 알아야...좋아하던 책이었건만 화재로 모든게 다 탔노라...그 책만이라도 사서 꽂아두고 싶다...딸이 아버지의 유품인 책을 가져왔는데 알고 보니 헌책방서 맺어진 친구로 평생 책을 읽을 줄 몰랐다는 군인. 재향군인회에 기부하느라 책을 샀다는 것...헌책방에서만 가능한 정감이자 공감대는 더구나 작은 마을이었기에 더 폐쇄적이라 발붙이기 어려웠지만 담이 허물어지니 더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더라는.
갈수록들 책과는 멀어지는 젊은이들이 많아진다고 본다. 먹고살기 급급해서라기보다는 기계랑 더 친해진 세상이라 그렇지 않나.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을 맞추는 세상이 인간 내음이 난다고 본다. 눈에는 감정이 있어서 그 감정을 감추려 썬그라스를 쓰는 경우도 있던데, 그 사람이 뭔 감정인지를 알려면 눈을 보면서 말을 해얀다고 본다. 생각은 책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야하고 말을 하면서는 눈을 들여다 봐야지 싶다. 책이든 전자책이든 인공물로 편리함에서야 전자책을 따를 수 있을까만, 종이책이 주는 느낌은 훨씬 오래이 남는다. 보통의 인터넷 서점과 헌책방의 낭만이자 인간성은 구식으로 치부한다해도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와 같으리라. 헌책방엔 헌책만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을 만나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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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말 한마디쯤 할 것이다. '책방 하고 싶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 부럽다' 이렇게. 나 또한 이 중의 한 사람으로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을때, 도서관 직원들이 마냥 부럽다. '책 속에 푹 파묻혀 일하는 직원들은 너무 행복하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우리의 그런 생각을 반박이라도 하듯, 막상 도서관 직원들은 책 속에 파묻혀 있어도, 책 분류하는 작업 하느라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없다 한다. 책등이나 책 제목은 많이 안다고. 정작 책 안을 펴 볼 시간은 없다고 한다. 이런 걸 행복한 고민이라고 해야 하나.
또한 자주 가는 책방이 있는데, 오랜 시간 동안 책을 빌려보고 하는데라서, 책방 사장님과 친하게 지낸다. 여기에서 책방은 '헌책방'이 아닌 '책 대여점'이다. 나는 책방에 가서 책방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책방에서 빠질수 없는 책이야기를 한다. 나는 신간 위주의 '이런 책이 좋더라 라'는 말을 하고, 책방 사장님은 나에게 신간 중 좋았던 책의 제목을 알려 달라고 한다. 그곳에서 나는 차도 한 잔 마시며 책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좋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염원인 '나만의 책방을 갖고 싶다' 라는 것을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버지니아주 애팔래치아 산맥의 작은 마을 빅스톤갭에서 헌책방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을 연 부부가 그들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남편 잭과 민속 문화 전문 칼럼니스트인 웬디 웰치는 가진 돈을 다 털어 에드워드 풍 저택을 매입하고, 몇천 권밖에 안되는 장서로 헌책방을 열었다. 헌책방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생활비 조차 빠듯한데도 계획도 없이 시작했던 것이다.
책방은 마법의 장소
무작정 뛰어든 헌책방에서 그들은 그들이 가진 책들을 분류했다. 몇년동안 한번도 읽지 않은 책을 골라 아래층 헌책방으로 보내고, 자기가 가진 책중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 책을 숨기고, 숨긴 책을 찾아 아래층으로 내려보낸 책들이 1천5백권에 달했다 한다. 책방을 열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진 책만 내놓을수 없어, 차고 세일을 다니며 헌 책들을 구했다. 또한 토박이 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 책방을 열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홍보했다.
책을 좋아해서 읽는가, 허영심을 채우려고 있는가.
누군가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책을 좋아해서 읽는다' 라고 할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허영심을 채우려고 읽는다'라는 사람들은 좀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책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책을 읽는다. 항상 책이 손이 가는 곳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책이 없으면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구하듯, 글자들을 찾는다.
최근에 거실 한켠에 놓인 책탑들을 정리하면서, 책장을 구입해, 책을 정리했다. 신랑이 자꾸 쌓이는 책들을 다 갖고 있을거냐며, 자신의 직장에 있는 젊은 대원들에게 50권쯤 기증을 하라고 했다. 몇 번쯤 망설이다가 그들에게 줄 책들을 추렸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들과 내가 한번도 손에 대지 않은 책들, 읽고 난 뒤, 다음에 들춰보지 않을 책들로 고르다보니 80여권쯤 된것 같다. 책을 누군가에게 주는 일도 즐거운 일임을 최근에야 알았다.
![]() 우리집 거실의 책장
이 책의 저자인 웬디 웰치는 책방의 활성화를 위해 책을 모으는 것 만큼이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책이야기를 하는 모임을 꾸렸다. 예를 들면, 뜨개질 모임이라든가, 글쓰기 모임을 통해 책방을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어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 가족에게 슬픈 일이 발생했을때 가지고 있던 책들을 정리하기 마련인데, 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책을 박스에 담에 책방으로 가져왔다. 슬픔을 참지 못하는 사람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며 그들을 위로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그들을 위로했다. 저자는 책에서 '낯선사람 효과'를 말하며, 친구나 가족에게 말하기 곤란한 고민들을 낯선 사람에게 털어놓음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나누는 일을 했고, 그들을 단골로 만들었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했을때 나는 제일 먼저 보는게 '그 집에 책이 있는가' 이다.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 이야기 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또한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을 만나면 무지 반갑다. 그 책을 읽는 사람과 교감하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저자는 책방을 하면서, 책을 고르다가 '책과의 동창회'를 치루는 손님들을 많이 본다고 했다. 우리가 어렸을때 읽었던 책을 만나면 반가운 것처럼, 어렸을때 엄마가 읽어주시던 책을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손님의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내가 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읽었던 동화책들이 지금의 자양분이 되었듯이 사연을 담은 책들은 우리를 추억속으로 인도한다.
작은 탄광마을에서 '나만의 책방'을 갖고야 말겠다 라는 즉흥적인 감정으로 시작한 책방이 동네 주민들에게,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정도로 성공한 따스하게 다가온 책방 이야기였다. 헌책방의 풍경, 에드워드 풍 저택의 모습을 책 속에 담았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했다. 리뷰를 쓰면서 보니 책 소개하는 곳에 있어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책방을 나만의 상상력으로 그려왔는데, 그 실체를 보는 느낌이었달까. 이들 부부처럼 애서가들은 남의 집이나 서점, 도서관의 책장만 보아도 흐뭇해지는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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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특별한 책방 운영을 꿈꿨을 것이다. 좋아하는 책과 그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삶이란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이상과 현실은 멀기에 그저 꿈으로만 간직할 뿐, 가까운 곳에 그런 공간 있기를 바라지만 무도하게 도전하는 많지 않다. 여기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고 감동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몸소 보여준 부부가 있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의 저자인 웬디와 그의 남편 잭이다. 두 마리의 개와 두 마리의 고양이까지 모두 여섯 명의 가족이라는 말이 맞겠다. 그렇다. 이 책은 그들의 헌책방 도전기이자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책을 좋아하는 부부, 웬디와 잭은 빅스톤갭에 책방을 내기로 결정한다. 문제는 심사숙고가 아닌 충동에 의한 결정이란 거다. 단순하게 계약한 집은 헌책방을 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었다. 빅스톤갭의 소비 성향이나 경제 규모와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는 전여 없었던 것이다. 1층에 헌책방을 내고 2층에 거주한다는 생각으로 잭은 직접 책장을 만들고 자신들의 서재에서 책을 골라낸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외부인인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럼에도 부부는 굴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책방에 대한 소식을 전하며 홍보한다. 언제나 그렇듯 진심은 통하는 법 사람들은 웬디와 잭에게 마음을 열었고 책방은 금세 빅스톤갭의 사랑방으로 자리한다. 물론 웬디와 잭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헌책방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예상했듯 책으로 이어진 누군가의 삶이었다. 헌책방으로 들어오는 책마다 사연이 있듯 방문객도 그러했다. 무조건 책을 팔기로 작정한 사람, 헌책에서 추억을 건져올리는 사람, 떠난 가족과 마지막 이별을 치르기 위해 남겨진 책을 가져오는 사람, 그저 책을 구경하고 차를 마시고 가는 사람 등 다양하다.
‘헌책을 파는 것은 다른 물건을 파는 것과 다르다.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하고, 옷은 몸에 맞아야 하고, 페인트는 칠하는 곳에 색깔이 어울려야 한다.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보면 책은 우리에게 전부이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구매자 각각에서 다른 의미를 띠기도 한다. 사람들은 오락을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감동과 동기를 얻기 위해, 혹은 자기 인생의 중대한 사건을 기리기 위해 책을 산다. 이렇게 책을 찾는 이유는 집 안 꾸미기부터 마음의 양식 쌓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240쪽
빅스톤갭의 작은책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말 그대로 마법이었다. 글쓰기이며 뜨개질을 위한 모임뿐 아니라, 삶의 모든 조각들이 모여들어 새로운 삶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어떤 방문객이 찾아오더라도 잭은 주전자에 찻물을 끓이고 웬디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책을 팔고 사는 사이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다.
책은 정말 더없이 아름답다. 단순하게 책을 좋아하는 이에 의한 헌책방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작은 쉼터가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며 위대한 동반자인지 말한다. 웬디와 잭은 헌책방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마주한다. 더불어 함께 하는 삶에 대해 질문도 던진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는 걸 그들은 일상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책이라는 통로로 이어진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는 멋진 책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이런 헌책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나도 우선적으로 한아름 책을 골라 가져가고 무심한 듯 비밀을 털어놓을지도 모른다. 사람과 책이 행복의 충분조건이라는 걸 아는 잭의 말처럼 말이다.
“우리가 이 집을 인류의 축적된 지혜로 채우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책을 계속 가져오고, 또 책을 잔뜩 사 간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좀 괴팍하지만 정감 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것.” 168쪽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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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온라인서점에서 대부분의 책들의 정보를 얻고 책들을 사지만, 어떤 책들이 있을까, 지난번에 찜해두었던 책이 아직 남아있을까 궁금해하며 찾던 서점 가는 길은 언제나 일상의 작은 기쁨이었다. 그러니까 동네에 걸어서 30분 거리안에 서점들이 서너개씩 되었던 시절에 말이다(오래전인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서점마다 주인에 따라 들이는 책들이 조금씩 달랐고 이런 저런 책들을 꺼내 보면서 책을 고르는 재미는 보물을 발견하는 기쁨에 견줄만 했다. 지금도 종종 생각나는 책들은 그렇게 동네서점에서 책등의 제목에 이끌려 내키는대로 꺼내보다 발견한 책들이다. 북카페가 유행하듯이 소개되기도 했을때는 무겁게 책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게 괜찮은 북카페가 산책거리 위치에 하나정도 있었으면 하던 때가 있었다. 어쩌다 한 번씩 외국의 개성적인 서점들을 볼때면 우리나라에도 저런 특색있는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지라도 책을 위한 공간을 한번쯤 꿈꾸어 볼 것 같다. 안정적이지만 독사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것 같았다던 웬디가 남편 잭과 함께 제 삶을 깎아먹는 인생은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며 버지니아주 빅스톤갭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중고서점을 낸다. 빚이나 융자가 없었다지만 낯선 곳의 집을 사느라 가진 재산을 탈탈 털은데다 작은 지역사회에서 두 사람은 외지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곳에 다른 것도 아닌 중고서점을 그것도 가정집에 서점을 차린다는 계획을 세운다. 도시인의 삶을 살다가 머나먼 어느 산골, 어느 바닷가 마을, 제주도의 어느 작은 촌락에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눈에 띄는 요즘인지라 중고서점을 개장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보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어느 부부의 새로운 시작에 관한 이야기로구나 했다. 220쪽 빅스톤갭 출신이자 뉴욕에 사는 유명한 심혈관 전문의가 미 의학협회 연례회에서 무슨 연구 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흘끗 본 이사벨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아, 꼬마 지미로구나! 쟤 어렸을 때 만날 코딱지 파서 먹었는데. 의사가 됐어? 아이구야." 가수 낸시 그리피스의 말이 맞았다. 작은 마을에서는 다들 유명해져서 죽는다. 그런데 개 두마리, 고양이 두 마리, 20년 나이차이의 이 부부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새로운 시작, 사업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민속 문화 전문 칼럼니스트라는 웬디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지는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는 처음시작부터 시트콤드라마같기도하고 홈드라마같기도 했다. 이 작은 지역의 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책과의 인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많은 책들이 들려주는 드라마들처럼 이들이 들려주는 삶 또한 다채롭다. 하긴 모든 책들이 사람들의 인생을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이 책또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그런데 빅스톤갭의 책방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자니 내내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이런 서점 어디 없을까? 마실가듯이 수줍은 설레임을 안고 찾아가보고 싶다. 책에는 없어서 뒤늦게 책소개 페이지에서 잭과 웬디, 그리고 빅스톤갭의 사람들 사진들을 보았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드라마 주인공들 같은 인물들을 상상하긴 했지만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잭과 웬디의 실제 모습을 보고 잭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여서 놀라기는 했지만 책속에 느꼈던 유머러스함과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져서 책을 읽는 동안의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책의 뒷편에도 있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순전히 그런 이유로 별 하나 뺀다ㅋ (아래는 yes24 책 소개 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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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라고요? 미쳤군요!” 남의 일에 관심두지 않는 나도 이들에게 한마디 보태고 싶었다. “책방이라고요? 미쳤군요!” 제법 괜찮은 스펙을 가진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열겠다는 책방, 그것도 도심이 아닌 거주인구 몇 명 안 되는 시골에서 열겠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책의 유통이나 선택의 변화와 함께 지역서점, 아주 작은 서점들은 진즉에 한군데씩 문을 닫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니던가. 그런 현실 속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노후생활의 모습으로 책방을 떠올릴 수도 있고, 수입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기 위해 선택할 수도 있는 게 작은 책방이라고 생각했다.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서점을 이용하는 나는, 지금도 이 생각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 ‘이들이 열고자 하는 책방, 망할 거다!’ 라고 생각하면서 상당히 시니컬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무모한(?) 모험에서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게 있었다. 이들이 열었던 작은 책방은 책을 사고팔면서 이루어내는 수입이 우선 목적이 아니라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우리나라 분위기에 맞게 말하자면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프림과 설탕을 잔뜩 넣어 마시는 어른용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동네 찻집, 간식거리 하나씩 들고 모여드는 누구누구네 집, 서로가 울고 웃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하는 곳. 그런 곳에 책이 그득했던 것이다. 반전을 만들어내는, 책방 그 이상의 것을 들려줄 것이 분명한 이들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었으니 감동을 느끼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특히, 오직 자신의 이름만 읽을 수 있다던 한 남자가 책을 읽게 하는 방법을 물어봤을 때 서로 도와주겠다고, 2분 만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을 봤을 때는 울컥했다. 그게 기적이라면, 그 기적이 이 작은 책방에서 일어난 것이다.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 이들 부부가 자신들이 만들어낸 책방에 붙인 이름이다. 없는 돈을 바닥까지 끌어당겨 얻게 된 장소에 기본 준비를 했다. 자신들이 소장하던 책까지 분류해서 내놓으면서 책방을 열었다. 몸으로 부딪히고 발로 뛰는 것은 기본이고 경험 없이 뛰어든 책방이었으니 시행착오도 말도 못할 정도였다. 그 준비과정이 눈에 선하다. 이들이 들려주었던 것처럼 헌책의 거래 가격을 몰라서 경험했던 손실(?), 책방에 찾아오는 손님을 대하는 노하우, 좋은 책의 알아내는 매의 눈, 찾아오는 독자들의 취향에 따라 다른 선택이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재미있다. 가끔 TV에서 보던 귀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들이 대신해주고 있는 것만 같다. 물론 농사와 헌책방 운영은 분명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지. ^^
처음 책방의 문을 열고 이들이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뭔들 그렇지 않겠냐만, 특히나 사람과 부딪혀야 하는 일들은 관계가 정립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오랜 시간을 빅스톤갭에서 보냈던 주민들이 느꼈던 것이 어느 날 이방인이 찾아와 자신들의 터전에 물을 흐리는 게 아닐까 하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찾아든 낯선 이들이 뜬금없이 나타나 책방을 열겠다고, 그러다 망하면 문 닫고 가면 그만이라고, 삶의 장소인 이곳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그저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대로 들어왔다 나갈 수 있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동네든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들어온다. 서로 안면 트고 인사를 나누다가도 홀연히 떠날 수도 있는 게 사람 사는 곳이다, 라고 생각했다.(나에게 아직도 이 생각은 남아 있다.) 우리 살아가는 현실이 그러할 수 있으므로. 곡해하자면 빅스톤갭 주민들의 텃세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철새처럼 날아든 사람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나 상처를 겪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런 우려를 잭과 웬디가 가뿐히 밟아주었기에 기적 같은 작은 책방이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고 본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나누는 일들은 이들 부부뿐만이 아니라 이 책방을 드나드는 많은 이들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기에 감동은 저절로 따라왔다.
누군가가 기증하는 책 속에서 그들의 사연과 추억을 발견한다. 단순히 중고책방에 팔기 위해 들고 오는 책이 아니라 어떤 것과의 마무리를 위한 것이나 담담히 안녕을 고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건 눈물일 수도 있고 함박웃음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이미 그어놓은 밑줄 하나에 온 신경을 빼앗길 수도 있다. 사람들의 사연과 추억이 세계 일주 하듯이 돌고 도는 것만 같다. 설렌다. 그게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기적이라니까 더욱 가슴이 뛴다. 처음,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모한 모험을 시도했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쩌면 너무 현실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물론 그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시골 마을의 작은 책방은, 책방 주인의 생계를 책임져 준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들 부부도 책방만 운영하는 것으로 생계가 보장되었던 것이 아니었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책방이라는 것이 생계수단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이들 부부가 보여주고 있었다. 가격과 가치가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하나는 돈으로 계산이 가능하고, 다른 하나는 추억의 순간들로 값이 매겨진다. 헌책방 주인들은 그 둘의 차이를 아는 특권적이면서도 위태로운 위치에서, 혼돈으로 가득한 어지러운 세상에 질서와 균형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180페이지) 헌책방 운영에 대해, 이들 부부가 실제로 경험한 많은 일들은 혹시라도 앞으로 헌책방을 열겠다는 꿈을 꾸는 이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계획과 준비로 시작해도 겪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시행착오라면, 그 시행착오를 최대한으로 줄여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에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매개체가 책이라는 점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 책들과 함께 들려오는 그들의 목소리와 숨결을 같이 보듬어야 한다는 것도. ^^
내 방에는 15칸 책장 하나와 작은 보조책장 하나만이 있다. 거기에 방치되듯 쌓여있는 책들이 내 방의 구성원들이다. 지난 5월에 방에 쌓여있던 책을 500권쯤 내보냈다. 중고샵에 팔기도 하고, 근처 마을도서관이나 아름다운 책방에 기증하기도 했다. 내가 책을 내보내는 방법은 이 두 가지 말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그건 주변 (온·오프라인)지인들께 나눔 하는 것이다. 팔기도 싫고 기증도 망설여지지만, 취향에 맞는 누군가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다. 요즘에는 많이 귀찮아져서 이것마저 힘들어졌지만,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잭과 웬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책으로 전해지는 사연과 추억이 다시금 피어오르곤 한다. 정말 재미없었는데 책 속의 한 문장 때문에 마음을 돌렸던 일, 그럴싸한 포장으로 기대하게 만들어서 구매했는데 알맹이가 없었던 책,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감동으로 몇 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까지 다시 기억에서 끄집어내게 한다. 이들 부부가 책 속에서, 그 책의 주인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감정들을 알고 있고 인정하기에 그렇겠지, 싶다.
저자가 붙여놓은 한 챕터의 소제목 때문에 생각해 보기도 한다. 책을 통해 허영심을 채우려고 한 적은 없다. 책으로 허영심이 얼마나 채워지는지도 알지도 못하겠다. 책이 내 삶에 적용되는 부분들 중에서, 지식보다는 지혜를 얻고 싶을 때는 있다. 그 지혜라는 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어른들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와 같은 의미로 책에서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인위적으로 배워지는 게 아닐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저절로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
책 속에서 계속 언급해주는 책 제목들을 알게 되는 것도 좋았는데, 마지막 부분에 부록처럼 넣어놓은 <헌책방 주인의 추천도서 목록>이 재밌다. 이미 읽은 책, 제목은 알고 있으나 읽지 못한 책, 제목마저 금시초문인 책까지 다양한 소개로 마무리해준 저자의 재치가 귀엽다. 이 책들을 또 한 번 검색하고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것, 이 책들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어지게 하는 것, 물리적 거리로 가까이에만 있다면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으로 초대한다는 말로 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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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주전자를 올리다! 책보따리를 싸서 등에 짊어지고 가는 긴 행렬이 개미떼처럼 줄지어 걸어간다. 영차 영차,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 않고 땀방울을 흘리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큰놈들은 작은놈들을 챙겨가며 부지런히 걷고 또 걷는다. 우리 동네 작은 마을 도서관 “맨발동무”의 이삿날 풍경이다. 진짜 작은 도서관에서 어린이 전문 도서관으로 시작하여 좀 더 넓은 자리를 만들어 이사하는데, 마을 사람들의 품앗이가 이럴 때 이렇게 장관을 연출할 줄이야~ 126명의 마을 사람들이 보자기에 이고 싸고 지고 메고 수레에 끌고 이사를 했더랬다. 이제 8살 생일을 맞이한 도서관은 마을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서관이 하는 일은 너무도 많다.
- 4시 책읽어주기 - 잘가요~ 낭독 :도서관의 이용시간이 끝나는 시간 즈음 다양한 책들의 아름다운 낭독이 도서관 구석구석 울려 퍼집니다. - 달강달강 :월요일 오전 11시 30분엄마와 아기 그리고 책이 친구 되는 유아그림책 보기 - 초등학생 빛그림극장 :매달 넷째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초등학생 이상을 위한 긴 그림책을 빛그림으로 만나 봅니다. - 찰방찰방 : 첫째, 셋째주 금요일 오후 4시, 옛이야기 듣기, 빛그림 공연 함께 보기
이 정도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때가 되면 그림책 작가나 사진가 등을 초빙하여 강연도 하고, 마을 아낙들이 모여 수다 떨던 것이 어느덧 책으로 발간되어 나오기도 몇 권. 나는 아직 푹 젖어들지 못하고 그저 자주 찾아가 책이나 빌려보며 아늑한 그 품에서 빙글빙글 돌며 마음을 녹여가고 있는 중일 뿐이다.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은 정말로 대단하다. 청소, 빨래, 책 보수 등등...소소한 것에서부터 전문적인 일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아이고, 우리 도서관 자랑하려던 것이 아니고, 이 책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을 읽다 보니 어쩜 이리도 우리 마을 도서관이 생각나는지 말이다. 한 입 보태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 여름에는 냉방비 마련을 위해서 팥빙수를 2000원씩에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음~ 집에서 만들어 온 팥의 그 깔끔한 맛이라니...^^ 이제 책방 이야기로 들어가자. 잘 나가는 독사굴에서 나름의 이력을 쌓으며 열심히 일하던 한 부부가 어느날 도시를 탈출하여 애팔래치아 산맥의 시골마을 빅스톤갭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간다. 이 책의 저자이자 빅스톤갭의 책방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의 주인이기도 한 웬디 웰치는 스무 살 연상의 남편 과 함께 마음에 깊이 묻어둔 꿈을 꺼내어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며 만류할 때, 전 재산을 털어 1903년에 지어진 방 다섯 칸짜리 에드워드풍 저택을 사고 나니 잔고도 없다. ‘경기침체’라는 커다란 벽도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둘은 자신을, 서로를 믿었으며,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커다란 무기로 삼아 무작정 책방을 개업하기에 이른다. 주민들의 선의와 자신들이 쌓은 명성 그리고 단골 고객들이 쌓이고 있을 무렵, 마을 터주대감 중 한 명과 관계가 틀어지게 되면서 (즉 책방을 꾸려가며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고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이른바 작은 마을의 단합을 눈앞에서 겪게 된다. 그러나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자 지역신문에 우호적인 기사가 나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책방은 다시 활기를 띄게 된다. 보수적인 작은 마을에 정착하기까지 그들이 겪은 수많은 우여곡절과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기들이 언제쯤 그 마을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는지 깨닫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그 마을에 녹아들기 시작한다. 물론 기사와 함께 난 고양이 뷸라의 사진이 한 몫 단단히 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두 명의 애서가,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두 마리의 개. 이렇게 시작한 책방은 어느덧 3만 8천 권의 장서를 지닌 마을의 어엿한 책방으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수레를 끌고 온 남자는 시선을 땅에 박은 채 고개를 저으며 묵묵히 상자를 책방 바닥에 쌓았다. 야구모자 챙이 그늘을 드리워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아내가 죽어서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내의 책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잭이 냉큼 말했다. “가서 주전자 올릴게.”
스코틀랜드 남자가 주전자를 올리겠다는 건 일종의 암호로 해석해야 한다. 영국 가정에서는 주전자 올리는 일이 우정과 심신의 양식, 서로 힘을 나누는 것을 상징하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들은 제일 먼저 차부터 탄다. (...) 그들은 모든 다과 필수품을 담은 차 쟁반을 준비해와, 아내와 어려운 일을 당한 당사자 앞에 조용히 내려놓는다. 그리고 눈썹을 휘날리며 줄행랑친다.-173
마을의 사랑방 역할도 하고 모임을 이끌어 나가기도 하면서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될 책방임을 인식시키게 된 순간부터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든 한 번 잡았을 때, 기묘한 예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절대 버릴 수 없어.. 책에 관한 모든 논의. - 종이책과 전자책의 존재 이유. 책방 운영의 노하우. 책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포함하면서 유쾌한 입담을 잃지 않는 미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 <맨발동무>와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비록 목적은 다를지라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 하는 일은 결국 비슷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얻게 되었다.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작은 책방. 결코 ‘서점’이라고 일컬어지지 않는 책방. 그 나름의 정감을 지닌 단어이므로,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서점이라는 단어를 잠시 잊어도 좋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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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헌)책방에 관한 책들을 빌려와서 읽은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 다른책들에 밀려 빌려온 5권의 책 중 3권은 아직 다 읽지 못했고, 결국 연체된 상황이다. 좀 오래 연체되더라도 다른 책들과 함께 남은 책까지 다 읽을려고 한다. 책방 이야기는 마음을 무던히도 뛰게한다. 왜 그럴까? 혹시 책방 주인장들처럼 우연한 기회에 훗날 책방을 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럴리가 없지. 책방 내는게 보통 일이 아닌데...... 책을 좋아한다고해서 책방을 무턱대고 열면 안됨은 매번 다른 책방 이야기들을 보면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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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방 이야기는 미국 애팔레치아 산맥 한가운데 콜필즈(탄전)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한 마을, 빅스톤이란 곳에 1903년에 지어진 방 다섯칸짜리 에드워드풍 저택에 꽂혀 '테일스 오브 론선 파인'이란 간판을 달고 헌책방을 연, 웬디와 잭의 좌충우돌 책과 그 곳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두려움과 설레임 속에서 책방을 열고 제대로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방을 홍보하기위한 방법들에 대해서는 끝없이 고민해야하며,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넘어 잘 자리매김하기까지의 노력을 더욱 허투루 할 수 없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테마가 있는 사랑방 느낌이었다. 이렇게되기까지 주인장 웬디와 잭이 그들의 책방에 얼마나 애정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중고책 교환서비스, 그림이나 공예품 위탁판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시간을 정해 글쓰기 모임과 인형극, 하우스 콘서트, 때때로 켈트 전통 춤과 민속음악 연주도 이루어진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쓰는 사람들이었고, 책방 운영은 보통의 마음가짐으로서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웬디와 잭의 재능과 그들의 제 살 깎아먹는 정글에서의 삶의 이력이 조용하고 생기없는 존재감 없는 마을을 호기심을 일으키는, 누구나 한번 들러보고 싶은 그냥 책만 취급하는 곳이 아닌 사람들과의 교감이 있는 살아 숨쉬는 마을을 만들고 있음을 보았다. 삶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굴러가는 책방^^
최소한의 장을 볼 정도의 돈이 있는 것, 전화요금과 전기요금, 난방요금을 제때 지불한 것,..... 우리가 이 집을 인류의 축적된 지혜로 채우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책을 계속 가져오고, 또 책을 잔뜩 사간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좀 괴팍하지만 정감 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것......(중략)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일 좀 치르느라 조금 뒤에) 리틀 멕시코로 갔고, 살사소스를 곁들인 나초칩 접시에 대고 절을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신께 감사드렸고,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상그리아 잔을 부딪쳤다. 공과금을 제때 지불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짭짤한 나초칩을 맛볼 수 있는 건 더 좋은 일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귀를 깨물어주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다. (p168)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책을 사고, 책을 교환하며 책에 대해 소기의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가끔은 또 다른 낯선사람이 자기만의 사연으로 책방에 오기도 한다. 그 때 책방은 상담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도 괜찮다.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누구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자격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기를 원했다' 책방이 나아가야 될 방향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매개로 한 모든 행위들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니깐. 메마른 땅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은 '혼자가 아닌 서로'이다.
헌책방 주인은 여러가지 역할을 할 줄 알아야해요. 상담사에 문학비형가, 자료찾기 전문가, 매니저. 재고정리 담당자, 청소부, 바리스타, 아동보호국 요원, 건물관리인..... 영업사원 노릇도 해야 하죠. 그러니 웬만하면 손님이 뭐가 필요한지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어쩌면 원하는게 책 구경뿐 일 수도 있으니까. 더 원하는게 있다면 알아서 얘기할거예요. (p205)
책방은 지역공동체의 만남의 공간이고, 주민들에게 제3의 공간이다. 책방 주인이 아니라면 누가 우리 집에 불난 이야기를, 혹은 언젠가 쓰겠다는 소설의 줄거리를 들어주겠는가? 컴퓨터가 손님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하는 것 봤나? 우리 책방은 사람들이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곳이다.(p264,265)
요즘 세상에 마음껏 수다 떨며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의미있는 장소가 자연스레 생기는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생긴다는게 씁쓸하지만.... 20대 때 다세대 주택 1층에 작은 내 방은 정해진 곳이 아니었는데도 언제나 문턱 닳는 사랑방이었다. 교회 동생들에겐 평안함 그 이상의 아지트. 음식솜씨가 좀 있어서 거창한 음식은 아니지만 소박하게나마 뭐든 해먹고, 수다떨고, 잠 자고, 쉬어가는....... 아쉬운점은 그 땐 책이 없었다는 점. 그래도 뭔가 마음이 풍성하고, 행복했다. 그런 숨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책방이 아니더라도 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이 바쁘고 각박한 삶 속에서.
빅스톤갭과 이 책방이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소속감과 지역사회의 진정한 일부가 되었다는 느낌이라고 잭과 웬디가 말했다. 그렇다. 낯선 곳에서의 소속감은 정서적 안정을 준다. 그 정서적 안정은 다시 그들이 속한 사회속으로 환원된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게되어 죽어가는 공동체가 살아나는 기적을 맛보게 된다. 먼 나라 딴 세상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책방 이야기였다. 결국 책과 책방은,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기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 충실하게 따르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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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3만 8천 권의 책속에 둘러쌓여 두마리의 고양이와 살고 있는 부부. 모든 책벌레들의 꿈인 '나만의 책방'을 나 역시 꿈꾸고 있다. 교회 작은 공간의 도서관을 꿈꾸기도 하고 내가 모아 둔 책들과 책 냄새 싸하게 풍기는 근사한 책들로 쌓여진 책방을 꿈꾸기도 한다. 손을 뻗는 곳마다 책이 있고 커피 한잔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을 꿈꾼다. 물론 내 꿈속엔 경제적인 문제는 별개의 것이다. 책이 있고 그곳에 내가 있는것만 생각해 봤지 책방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은 없다. 언젠가 생활이 풍족해지면 그저 책방을 열고 그곳에 아이들이 오면 동화구연을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을 꿈꾸고 있으니 현실감각은 극히 낮지만, 오늘도 그런 곳을 꿈꾼다.
나는 항상 말했다. "언젠가 이 미친 짓을 그만두면 어디 눌러앉아 그럴듯한 책방을 열고 싶어요." 그러면 남편은 맞장구 쳤다. "헌책방을 여는 거야. 지역 산물로 만든 요리를 파는 카페가 딸린." "눈이 튀어나오게 멋진, 밟을 때마다 근사하게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원목 마루를 깔아요." (p.22)
책방에 대한 꿈을 혼자만 꾸는 것이 아니라 남편과 함께 꾼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함께 책을 읽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일 것이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속 잭과 웬디는 그런 부부다. 현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같은 취미를 갖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안락한 삶을 보장해주는 근사한 직장과 편리한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언젠가 작은 책방을 내는 것이 꿈이었던 애서가 부부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독사 굴’ 같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애팔래치아 산맥이 자리한 작은 산골 마을 빅스톤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거기서 뜻밖의 기회와 맞닥뜨리고,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실현해보기로 결심한다. 이야기만 들으면 참 멋진데 하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는 탄광도시에 1903년에 지은 집에 책방, 그것도 헌책방을 꾸미겠단다. 귀농이 한창 화두에 있긴 하지만, 이들 부부는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까?
(사진 출처: 예스24 책 소개)
수중에는 돈 한 품 남지 않고 방 다섯 개에 욕실은 세 개이지만 그중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하나뿐이고, 삐걱거리는 목재 마루에 물 새는 지붕까지 완벽히 갖춘 에드워드풍 저택의 주인이 되어 잔뜩 겁을 집어 먹고 있는 사람을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살사소스와 상그리아의 취기에 홀려 반드시 이 집을 헌책방으로 변신시키겠다는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단다. 완전 범죄 다큐에 나올 것 같은 촌 동네에서 말이다. 개인이 장서를 몇 천권이나 소장하고 있다면 적은 양은 아니지만, 책방에 몇 천권은 분명 적은 양이다. 이 적은 책으로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이 시작되었다. 헌책 사냥에 나서고 무분별하게 책 기증을 받아서 집은 순식간에 고물상이 되기도 하고 "책방이라고요? 미쳤군요!"라는 주민들의 반응처럼 책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책방이라니 얼토당토 않은 일이 빅스톤갭에 벌어진 것이다.
책방을 운영하려는 사람이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은 "책을 좋아하십니까?" 이기보다는 "사람을 좋아합시니까?"일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는 엄청난 분량의 읽을거리에 무제한 접근이 가능해졌지만 오히려 전보다 덜 읽게 되었다. (p.245)
책방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잭과 웬디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책이 자영업자를 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에세이에서 경제학, 자영업자를 위한 창업투자까지 다루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나의 고비가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부부가 간과하고 넘어갔던 일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폐광으로 경제가 무너진 작은 마을의 특유의 폐쇄성과 배타성, 그리고 ‘이렇게 별 볼일 없는 곳에 기어들어 오다니 당신들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다’ 같은 냉소주의는 잠시 잠깐 머물고 떠나버리는 도시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산골 주민들의 자기방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잭과 웬디는 빅스톤갭이 자신들이 살 곳임을 몸으로 보여주기 시작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서로의 조재를 확인해 주면서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촉발된 경기 침체와 전자책의 활성화등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작은 책방을 사람 냄새나는 공간으로, 커피 한잔 마시고싶은 공간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잭과 웬디의 모습은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스무살 차이가 나는 부부라는 글을 읽었고 책장을 잭이 혼자 만들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잭을 숀코넬리 같은 모습으로 상상 했었는데, 사진을 보고 저 많은 책장을 만들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책 곳곳에서 웬디가 잭을 표현한 부분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제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은 빅스톤갭의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단다. 글쓰기 모임, 뜨개질 모임, 살인사건의 밤, 춤과 음악이 있는 케일리와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때 마다 차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주인이 있고, 발키티와 뷸라가 점원으로 있는 이곳은 빅스톤갭의 하나뿐인 책방이자 문화회관 같은 곳이다.
소규모 책방들은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숍과는 다르다. 우리는 그저 팔기 위해 팔지 않는다. 우리는 이야기하는 사람과 이야기가 된 삶, 이야기를 읽는 독자 사이의 관계를 살아 있도록 유지해주기 위해 판다. (p.271)
책 이야기를 할때면 눈이 반짝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눈이 반짝이면서 책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이야기 하는 곳에선 내 이야기를 들어줄것만 같다. 킨들이 혁명을 일으킨다고 하지만, 여전히 종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저렴하기 때문에 인터넷 책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동네 서점과 헌책방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곳엔 그곳만의 향기가 있으니까 말이다. 잭과 웬디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읽었던 책들, 좋아했던 책들이 꽤 많이 나와서 반가웠다. 팻 콘로이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아는 이를 만난듯이 씨익 웃게되고,『샬롯의 거미줄』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웬디의 어린시절을 함께 공유한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테일스 오브 론섬 파인'은 빅스톤갭에서 계속해서 사랑받으며 존재할 것이다. 그곳에 가면 추억을 공유하고 이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의 향기가 피어나는 웃음과 눈물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곳에서 웬디와 잭을 만나 커피 한잔 하고 뷸라에 안내를 받으며 책 한권 한권을 손끝으로 느껴보고 싶은 그런 기분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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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씩 꿈꿔봤을 미래가 있다. 동네 주민들이 오다가다 부담 없이 들어올 있는 곳, 마을의 대소사나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곳, 그리고 그 가운데 책 냄새가 폴폴 풍겨나는 동네 책방을 여는 꿈이다. 나의 어릴 적 소망은 단순, 명쾌했다. 어른이 되면 하루 세끼를 모두 짜장면만 먹는 것, 그리고 만화방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학창시절을 지나며 만화방은 동네 책방으로 바뀌었지만…. 하지만 이러한 꿈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 대부분 실현 불가능, 혹은 경제적 가치 없음 이라는 이유로 공허한 꿈이 되고 만다. 나는 아직 꿈을 놓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온 웬디와 잭처럼 무모하고 미련하게 덤비면, 또 모르지.. 바다소년의 바닷가 작은 책방이 유명세를 떨칠지도…. 민속 문화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버지니아 주 애팔래치아 작은 마을 빅스톤갭에서 헌책방 ‘테일즈 오브 론섬 파인’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 웬디는 정부 기관에서 혹독한 직장생활에 시달리다가 더 이상 남의 의도에 의해 ‘제 살 깍아 먹는 삶’을 살 수 없다고 결심, 안락한 직장을 박차고 나온다. 남편 잭과 오래전부터 꿈꿔 온 ‘나만의 책방 차리기’를 실현하기 위해 애팔래치아 산맥의 작은 마을에서 편견과 아마존 여전사 킨들과 맞서며 고군분투하는데… 그게 독사굴의 일상이다. 항상 뒤를 조심하느라 진을 빼다가 남은 기운으로 겨우 업무를 보는 그런 곳. 남편은 내 눈을 응시하며 힘주어 말했다. “우리 더 이상 그렇게 살지 말자.”(p.34_제 살 깎아먹는 삶은 이제 그만) 그런 경험 있지 않나. 어떤 이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한 줄의 글, 한 마디의 말이 마침 내게 벼린 비수가 되어 와서 꽂히는 순간. 이 책에서는 위의 한 마디 말이 응어리진 내 마음을 후벼팠다. 속 시원하게…. 나도 언젠가 잭처럼 말할 날이 올까 “우리 더 이상 제 살 깎아먹는 그런 삶은 살지 말자.” 잭과 웬디처럼 언젠가는 경제적 안정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내가 꿈꾸던 삶이 내 삶의 우선순위에 놓이기를 소망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 안의 솔직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가격과 가치가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하나는 돈으로 계산이 가능하고, 다른 하나는 추억의 순간들로 값이 매겨진다. 헌책방 주인들은 그 둘의 차이를 아는 특권적이면서도 위태로운 위치에서, 혼돈으로 가득한 어지러운 세상에 질서와 균형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p.180_책의 가치 vs. 책의 값) 나는 이 책을 통해 사라져가는 인간의 아름다운 유산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는 책의 위기라고 불릴 만큼 종이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킨들 같은 전자책 미디어들은 사람들에게서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 책 손끝을 스치며 전해오는 비릿한 책 냄새의 향유를 앗아갔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작은 동네 서점들은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의 공세에 항복하여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나는 종이책이 완전히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종이책은 종이책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영역이 있다. 영화가 등장한 후에도 살아남아 여전히 생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TV처럼. 나는 반성한다. 지역사회와 소규모 책방을 등한시 하고, 더 싸게, 좀 더 싸게만 외쳐댔던 나의 무지함과 속물근성을. 언젠가는 나도 잭과 웬디처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작은 사랑방을 만들고 싶다. 돈을 벌 요량이 아닌, 진정한 나의 행복을 위하여. 그 날을 위해 책 속 멋진 한 문장을 기억해 두고 싶다. 에밀리 디킨슨의 『두 도시 이야기 ; A Tale of Two City』에 나오는 한 문장. 나는 이 순간 지금까지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