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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3학년 국어 시간에 이상의 <오감도>를 처음 접했는데, 그 때 받았던 충격을 <여름비>를 읽는 내내 느꼈다. 뒤라스의 <연인>을 너무 좋아했기에 여름을 맞이하여 <여름비>라는 제목의 이 책을 선택했으나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릴 것 같은 작품이다. 추상적이고 철학적이다 못해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는 소설이 취향이 아닌 사람이라면 확실히 불호일 것이고. 그게 묘미라는 사람도 있지만, 개연성도 없고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분명 소설인데 대화는 희곡형태로 되어있는 것 까진 그러려니 했었다. 그러나 부모와 상담을 하던 교사가 화를 내다가 웃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잠이 들어버린다는 지점에서 이 책은 내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와는 결이 다르구나,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되는 책이구나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