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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못한 편지들, 복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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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경애의 마음]을 통해서였다. 그러다 일 년인가 지난 후에 [나의 사랑, 메기]를 읽게 되었고, 또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 이 소설을 읽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김금희 작가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된 것 같다. 그녀의 작품에 반해서인지 아니면 제목이 주는 호기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의 작품을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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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경애의 마음]을 통해서였다. 그러다 일 년인가 지난 후에 [나의 사랑, 메기]를 읽게 되었고, 또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 후 이 소설을 읽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김금희 작가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된 것 같다. 그녀의 작품에 반해서인지 아니면 제목이 주는 호기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있다는 것은 그녀의 글쓰기가 그만큼 맘에 들어서일 게다.

 

소설은 화자인 이영초롱이 그녀의 삶에서 겪어야 했던 실패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그 실패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다시금 일어서서 스스로 치유해나간다. 영초롱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의 파산으로 제주도의 부속섬인 고고리 섬에서 보건소 의사로 일하고 있는 고모에게 맡겨진다. 섬에서 침울하게 지내던 영초롱은 어느 날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 위해 매점으로 가다가 길에서 복자를 만난다. 얼떨결에 자신의 집안사정을 복자에게 털어놓게 되는 이영초롱, 그런 영초롱의 슬픔에 반응해주는 복자. 이들은 이후 단짝이 되고 복자는 영초롱의 섬 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마을에 공사가 있던 시기, 공사인부 중 한명이, 이혼한 복자엄마의 친구이자 섬에서 고모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한 이선고모가 선착장 부근에서 운영하는 작은 휴게소의 화장실을 남모르게 고쳐주고 있었다. 이 일로 마을사람들 간에 갈등이 증폭되었을 때 복자와 이영초롱도 그 갈등에 휘말린다. 결국 복자와 영초롱은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영초롱은 복자와 화해를 하기 위하여 편지를 쓰기로 한다. 항상 ‘복자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들, 그러나 그 편지들은 복자에게 가 닿지를 못한다. 그렇게 화해를 하지 못하고 영초롱이 섬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면서 영영 소식이 끊긴다.

 

이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판사가 된 영초롱은 법의 언어를 기계적으로 읊는 법관의 소임에 회의감을 느끼다가 법정에서 욕설을 쏟아내게 되고, 징계성 인사발령을 받아 제주 서귀포의 성산지원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곳에서 영초롱은 복자와 재회하게 된다. 영광의료원에서 일하다 유산을 한 복자는 같은 피해를 입은 간호사들과 산재인정을 받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증거자료를 놓고서 의료원 측과 싸우고 있었다. 이 소송이 성산지원에 배당되자, 성산지원은 행정합의부를 새롭게 꾸몄고 배석판사에 이영초롱의 이름이 올라간다. 재판부가 피고인 의료원측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면서 재판이 형식적으로 흘러가자 영초롱은 이에 반발하여 원고측 논리의 합리성을 주장하다 거대한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사표를 낸다. 그리고 고모의 권유로 인권법연구소의 파견직이 되어 파리에서 체류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복자가 8년여의 소송 끝에 승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복자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를 쓴다.

 

소설을 읽으며 때때로 가슴이 시리기도 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한 상처들은 결코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딱히 그리운 시절도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건 다 잊어서는 아니었다. 그냥 무거워서 어딘가에 놓고 왔을 뿐이었다. 어느 계절의 시간 속에, 기억 어딘가에 넣어놓고 열어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다 오늘처럼 잠들 수가 없을 때면 밀려왔다. 모든 것들이.’(57쪽) 평소에는 잊은 듯이 보이지만 상처는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또 다른 상처가 겹쳐질 때 시간 속에, 기억 속에 봉인했던 그것들은 다시금 밀물처럼 밀려오고 마음은 한없이 추락한다. 그럼에도 이영초롱은 자신의 상처로 넘어진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이영초롱을 통해 작가는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작가의 말에서 다짐한다. 자신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러하자고.

 

작가는 이영초롱과 복자의 이야기를 엮어가면서 우리의 현대사에 나타난 사회문제들을 그 배경으로 삼는다. 멀리는 4.3사건에서부터 가깝게는 사법부의 블랙리스트 파문에 이르기까지. 그런가하면 우리사회에 형성된 기득권층의 카르텔을 향판이라 불리는 판사와 지역유지들과의 친목모임을 통해서 고발하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김금희 작가의 작품을 꾸준하게 읽었던 것은 작가가 소설이든 산문이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 역시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에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사회의 제반문제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작품 속에 녹아있을 때 독자는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1 2020.10.08. 신고 공감 2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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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그래도 인간만이 가지는 힘이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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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을 워낙에도 좋아하였지만 최근 출간되는 작가들의 작품이 무척 좋다. 외국문학과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가 들어있기에 우리는 공감하고 또 감동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읽은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도 그렇고, 이번에 읽은 김금희의 『복자에게』도 그렇다.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좋을까!' 라는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안타까울만큼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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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을 워낙에도 좋아하였지만 최근 출간되는 작가들의 작품이 무척 좋다. 외국문학과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가 들어있기에 우리는 공감하고 또 감동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읽은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도 그렇고, 이번에 읽은 김금희의 『복자에게』도 그렇다.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좋을까!' 라는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안타까울만큼 좋았다고 하면 그 표현이 될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제주도 '고고리섬'은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가파도로 보인다. 올해 4월, 청보리밭을 다녀온 친구가 그 섬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서 내년에는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이다. 드넓은 평지에 청보리밭으로 가득한 그곳에서 한 달쯤 머문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했다. 당장 가보지 못하는게 안타까울 정도랄까. 




이영초롱은 부모의 부도때문에 보건소 의사로 있는 고모에게로 보내졌다.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고고로섬이었다. 영초롱이 서울에 남고 싶었지만 동생인 영웅이가 서울의 큰아버지 집으로 갔다. 제주도 말씨도 잘못 알아들었던 영초롱은 우울하였다. 섬에서 하나밖에 없는 매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다가 복자를 만났다. 영초롱은 고고리섬에서 복자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다른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았고 복자에게만 의지했다. 그렇지만 영초롱과 복자, 이선 고모와 고모와의 관계가 무너진 일이 있었다. 그 일은 모두의 관계를 어긋나게 했다. 서울로 갔던 영초롱은 복자와 연락을 하지 않았고, 복자가 생각날 때마다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쓴다. 


고고리섬에서 자랐던 영초롱은 사법고시를 패스하여 판사로 재직중이다. 징계 차원으로 서울에서 제주로 발령이 났다. 그곳에서 하나의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데 제주의 한 의료원에서 일어난 산재 사건이었다. 약을 파우더링 작업했던 간호사들이 아이를 유산하고 병을 안고 태어났다며 낸 산업재해소송이었다. 고고리섬에서 함께 학교를 다녔던 고오세로부터 복자에게 일어난 상황을 듣는다. 간호사로 일했던 복자가 결혼후 아이를 유산하고 이혼한 상태였음을 알게 되었다. 




영초롱은 복자를 다시 만나며 고고리섬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림과 동시에 판사로서의 고충을 겪는다. 누구보다도 복자의 편에서 산업재해소송을 바라보았고, 의료원 측에서 숨긴 사실들을 밝히려고 했지만 그녀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소설에서는 재회한 복자와의 관계를 통해 고고리섬에서 일어난 일들을 말하고, 제주도 만의 관습들을 다시 알아가는 중이다. 판사로서 느끼는 법의 중립성,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사명감 또한 영초롱에게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영초롱과 복자의 추억을 말하는 것 같지만, 그 깊은 내용엔 의료산재사건과 국정농단, 집회, 제주 4.3 사건 등 묵직한 사건들을 돌아보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소중한 이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나고 어쩔 수 없이 어긋나는 관계들을 말한다. 하지만 기저에 제주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이 소설을 작가가 제주에 한 달간 머물렀던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쓴 글이라 한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해외가 아닌 제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 같다. 올해 두 번째 제주 방문을 하며 제주에서 한 달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아무리 마음을 보내도 가닿지 못하던, 아무리 누군가의 마음을 수신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던, 차마 복자에게 안녕, 이라고 말을 건넬 수 없어 아프던 그 유년의 날들로. (126페이지)


유년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우리 주변에 산재한 많은 관계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 하나의 소중한 친구였으나 어떠한 사정때문에 서로 연락도 하지 않다가 재회후 느끼게 되는 감정들. 그것들은 미처 느끼지 못했던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감정들. 그것들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유년 시절에 머물렀던 장소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났다. 


소설이 이렇게 다정해도 되는가!


#복자에게  #김금희  #문학동네  #책  #책추천  #책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제주  #제주4.3사건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0.09.17. 신고 공감 1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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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료원 산재사건이라는 현재와 유년의 사이에서... 김금희, 복자에게
"제주의료원 산재사건이라는 현재와 유년의 사이에서... 김금희, 복자에게" 내용보기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인 《너무 한낮의 연애》를 읽고 리뷰를 작성하면서 한국화된 일본의 사소설 경향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사용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집어 말할 수 없었지만 다량의 일본 소설을 읽으며 (최근에는 읽지 않았으니 일본 소설의 최근의 경향은 잘 모르겠지만) 저절로 알게 된 어떤 제스처가 작가의 소설에서도 비슷한 뉘앙스로 발견된다, 라는 느낌을 그렇게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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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인 《너무 한낮의 연애》를 읽고 리뷰를 작성하면서 한국화된 일본의 사소설 경향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사용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집어 말할 수 없었지만 다량의 일본 소설을 읽으며 (최근에는 읽지 않았으니 일본 소설의 최근의 경향은 잘 모르겠지만) 저절로 알게 된 어떤 제스처가 작가의 소설에서도 비슷한 뉘앙스로 발견된다, 라는 느낌을 그렇게 적었던 것 같다.  


  『영웅은 대답하지 않고 있다가 “웃으면 정말 멍청한 사자같은 게 될까봐”라고 했다. 어쩌면 그 말을 들었던 그 순간에 나는 슬픔에 대해 온전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마음이 차가워지면서, 묵직한 추가 달린 듯 몸이 어딘가로 기우는 느낌이었다. 어느 쪽으로? 여태껏 가늠하지 못한, 그럴 필요가 없었던 세상 편으로, 이를 테면 영웅이 사자가 되고 싶다며 더는 헤헤거릴 수 없는 세상...』 (P.15)


  그게 어떤 부분 때문이었을까 싶었는데 위의 문단에서 ‘그 순간에 나는 슬픔에 대해 온전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라는 문장을 보고는 불현듯 바로 여기, 라고 되뇌었다. 그러니까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하여, 그 감정을 대표하는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밝힘으로써 오히려 그 감정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뜨리려는 시도 같은 것이 일본의 사소설과 닮았다고 느낀 것 아닐까.


  “복자네는 꾸준히 개를 키웠고 복자는 으레 눈썹을 그려주었다. 대체 왜 개에게 그렇게 하는 거야? 물으면 우리 제순이는 특별하니까, 라고 대답했다. 복자는 그런 제순이의 눈썹이 일종의 농담 같은 거라고 했다. 그리고 농담은 우리에게 일종의 양말 같은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의 보잘것없고 시시한 날들을 감추고 보온하는 포슬포슬한 것...” (pp.80~81)


  소설은 유년의 한 시절에 스치듯 만났던 ‘복자’라는 인물과 그 인물을 두어 시절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서 겪게 되는 나의 이야기이다. ‘복자’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 공간은 고고리섬이라는 제주도에서도 한발 떨어진 섬인데, 그곳에는 나의 고모가 보건소의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복자’는 그곳 섬에서 나와 한 학년이 되는 아이로, 나에게 처음 말을 걸어와 준 아이이기도 했다.

 

  “... 나는 그렇게 드러나는 복자의 감정들에 대해 되도록 관찰자 역할만 하려 했지만, 그럴 때면 우리의 어떤 공기와 분위기에 균열이 나는 것을 함께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유년이라는 시간이 상처로 파이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뭔가 세상이 총체적으로 한심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거기 빨려들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유약한 저항감이 드는.” (p.84)


  하지만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며 그 섬을 떠났고 곧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판사가 되었고, 제주도이 한 지방법원에 내려오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고고리섬의 동창인 고오세를 만나고 그를 통해 복자와도 다시 연결된다. 복자는 제주의 한 의료원에서 근무하며 유산을 겪게 되었고, 관련한 사건으로 소를 진행 중인데, 그것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지원에서 맡게 된다. 


  “... 언젠가 나뭇가지에 걸린 방패연을 한참 동안 올려다본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다 찢기고 나서도 여전히 바람이 불면 그것을 타고 하늘하늘거리면서 오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던 장면이 생각났다. 중학교 어느 하굣길에서 나는 그것이 누군가를 아프게 떠올리면서도 좋은 기억들도 잊히진 않아 어쩔 수 없이 슬픔과 기쁨 사이에 걸려 있는 내 마음 같다고 일기장에 적었다...” (pp.320~321)


  사실 소설의 무게추는 나와 복자가 보낸 유년의 시기가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제주의료원 산재사건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제주의료원 산재사건은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제주의료원에서 근무한 간호사들 중 여러 명이 유산하거나 선천성심장질환아를 출산하여 이를 토대로 산재를 신청한 사건으로 올해 초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 손상 모두를 산재 로 인정하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이 현재의 사건을 도드라지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좋은 의도로 선택된 실재하는 사건이라는 재료가 충분히 무르익은 형태의 음식으로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고 여겨진다.


김금희 / 복자에게 / 문학동네 / 243쪽 / 2020 (2020)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20.09.2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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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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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면서 산 책인만큼 책이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던 작가님이라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문장들이 마음속에 깊게 와닿았던 책이다작가님의 따뜻한 문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힐링 하게 기분 좋게 만들고 때로는 객관적인 것들을 서술하는 방식은 내 삶은 또 한 번 돌아보고 돌보게 만든다다음 번에도 작가닝믜 책을 꼭 꼭 읽어야겠다 좋은 책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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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면서 산 책인만큼 책이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던 작가님이라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문장들이 마음속에 깊게 와닿았던 책이다
작가님의 따뜻한 문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힐링 하게 기분 좋게 만들고 때로는 객관적인 것들을 서술하는 방식은 내 삶은 또 한 번 돌아보고 돌보게 만든다
다음 번에도 작가닝믜 책을 꼭 꼭 읽어야겠다
좋은 책 잘 읽고 갑니다ㅎ
1*******h 2021.06.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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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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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출판한 김금희 작가님의 복자에게를 읽고 쓴 후기입니다.평소 김금희 작가님의 문체를 좋아하는 독자입니다경애의 마음과 오직 한 사람의 차지와 같은 소설을 읽으며 즐거웠던 경험이 있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주문했어요유리같은 문장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정말 좋았어요따뜻한 문장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신작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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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출판한 김금희 작가님의 복자에게를 읽고 쓴 후기입니다.

평소 김금희 작가님의 문체를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경애의 마음과 오직 한 사람의 차지와 같은 소설을 읽으며 즐거웠던 경험이 있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주문했어요

유리같은 문장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따뜻한 문장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신작 기다리겠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t*******0 2020.12.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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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인생을 더 깊이 용인한다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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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불어오면 나를 통과하며 저절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써서 내가 찢고 나가야 하는 듯 느껴지는 거센 바닷바람 속에, 해야 하는 인사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앞장서 가는 그애의 뒷모습 속에, 방파제의 갯강구들을 밧줄로 괜히 훑어 바다로 빠뜨리며 걷는 그애의 전진 속에, 그해 그 섬에서의 시작이 있었다. (21쪽)복자, 이영초롱, 고오세. 산책길에 얼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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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불어오면 나를 통과하며 저절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써서 내가 찢고 나가야 하는 듯 느껴지는 거센 바닷바람 속에, 해야 하는 인사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앞장서 가는 그애의 뒷모습 속에, 방파제의 갯강구들을 밧줄로 괜히 훑어 바다로 빠뜨리며 걷는 그애의 전진 속에, 그해 그 섬에서의 시작이 있었다. (21)


복자, 이영초롱, 고오세. 산책길에 얼마 전 읽은 김금희 작가의 소설 복자에게의 주인공이 함께했다. 거센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면 바람을 맞고 서있는 복자와 영초롱의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이곳에서 제주의 바람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복자와 영초롱의 슬픔이 무엇 때문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그들 삶에 아픔과 슬픔을 가져다준 게 누구 때문인지, 누구의 실패 때문인지, 실패 그 자체 때문인지 자꾸만 생각을 더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실패가 '삶 자체의 실패'는 아니다. 그것은 영초롱의 동생 영웅이 말한 것처럼 '인생을 더 깊이 용인'하는 '자세'.


오늘 자신의 삶 속에 '실패'가 더해졌다고 해서 지나치게 좌절하거나 노하거나 슬퍼하거나 인생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건 실패라기보다는 "인생을 더 깊이 용인한다는 자세"이니까. 나 역시 내 인생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납하고 인정하며 살고 싶다. 내가 나를 보듬지 않으면 남도 보듬을 수 없을뿐더러 인생의 과정에서 계속되는 실패에 쉽게 좌절하고 말 테니까.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243/ 작가의 말)


책을 읽고 나서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복자에게. 영초롱에게. 혹은 따뜻하고 친절한 오세에게. 그리고 세상 모든 복자와 영초롱에게.


복자야, 영초롱아, 잘 지내니? 우리에겐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실패가 삶 자체의 실패는 아님을 말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길고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어. 소설이 우리의 삶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는 것을 말이야. 소설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복자와 영초롱을 알았겠니. 나도 시청역 4번 출구 앞에 있는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을 거야. "그때까지 다만, 요망지게, 안녕해."


86) 그리고 복자처럼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꼿꼿이 서 있으려고 노력했다. 도시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몸 자체를 쥐고 흔드는 바람의 세기에 적응하고 싶었다. 그 힘을 맞으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 것, 에워싸이고도 물러서지 않는 것, 바람이 휘몰아쳐도 야, , 고복자! 이렇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 춥거나 햇볕이 따갑다고 엄살떨지 않는 것.


나도 제주에 가고 싶다. 거센 바람과 거친 파도에 맞서 오늘을 살아가는 복자를 만나고 싶다. 거센 바람에 맞서 크게 소리치며 '슬펐다'라고 외치고는 또다시 눈부신 햇살처럼 따뜻하고 강인하게, 섬사람들의 언어처럼 생기 있고 옹골지게 살아가고 있는 복자를. 어느 새벽, 옥상에서 하하하하하하하를 일곱 번 외치며 웃는 연습을 하고 있는 영초롱을 만나고 싶다.


81) 복자는 그런 제순이의 눈썹이 일종의 농담 같은 거라고 했다. 그리고 농담은 우리에게 일종의 양말 같은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의 보잘것없고 시시한 날들을 감추고 보온하는 포슬포슬한 것. 농담을 잘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면 하루가 활기차다고도 했다.


218) 1999년의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얼마나 세상을 믿었을까. 부모를 믿었을까. 그들의 실패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려던 것이 아니라 그들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밀려왔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였을까.


230) 보낼 수 있다면 복자야, 나는 너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넘치도록, 자꾸 넘쳐서 네 머리맡에 그것이 고이도록, 그렇게 해서 너가 파도가 치나 아니면 태풍이 올 참인가 싶어서 잠결에 잠깐 눈을 뜨도록.


리뷰원문 https://blog.naver.com/mjs0413/222133184325 

YES마니아 : 로얄 m*****3 2020.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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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통한 전진 [복자에게]
"실패를 통한 전진 [복자에게]" 내용보기
어린 시절 주인공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갈림길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 쪽을 선택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친구 복자와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인생을 잘 몰랐던 주인공에게 그 일은 하나의 실패였다. 판사가 되어 제주도에 내려와 다시 복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은 의료원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복자의 실과 마주한다. 의료원의 부당한 행동들과 복자에 대한 미안함을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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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주인공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갈림길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 쪽을 선택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친구 복자와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인생을 잘 몰랐던 주인공에게 그 일은 하나의 실패였다. 판사가 되어 제주도에 내려와 다시 복자를 만나게 된 주인공은 의료원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복자의 실과 마주한다. 의료원의 부당한 행동들과 복자에 대한 미안함을 만회하고픈 마음이 있었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직업이 판사라는 이유만으로 그 소송에 개입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도 어찌보면 복자와의 관계에서 또 하나의 실패를 안겨준다. 

 

김금희 작가님은 작가의 말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이 말에 모든 게 다 들어있을 것 같다.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 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는 그렇듯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이 복을 약속하지만 소설은 무엇도 약속할 수 없어 이렇듯 길고 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YES마니아 : 로얄 i****a 2021.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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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는 고고리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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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처음에는 휴양도시로, 혹은 공항에 내리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야자수를 보며 하와이를 온 느낌으로 여행지로 드나든 것이 10여 차례다. 청보리를 구경하기 위해서 들렀던 가파도를 방문했던 시점을 시작으로 제주도는 내게 더 이상 낭만의 섬만은 아니다. 쌀을 수확할 수 없는 토양 때문에 대신 보리를 경작해야만 하는 섬만의 특수성으로 그동안 식량사정도 풍족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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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처음에는 휴양도시로, 혹은 공항에 내리면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야자수를 보며 하와이를 온 느낌으로 여행지로 드나든 것이 10여 차례다. 청보리를 구경하기 위해서 들렀던 가파도를 방문했던 시점을 시작으로 제주도는 내게 더 이상 낭만의 섬만은 아니다. 쌀을 수확할 수 없는 토양 때문에 대신 보리를 경작해야만 하는 섬만의 특수성으로 그동안 식량사정도 풍족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와 4.3 기념관을 둘러보며 이제는 제주도의 아픔도 찾아보아야 하는 때가 되었음을 자각한다. 펜대믹으로 마음대로 제주를 오갈 수도 없게 된 지금 소설 복자에게(문학동네, 2020)를 통하여 고고리 섬을 방문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복자에게는 초등시절 남다른 우정을 주고 받던 주인공들이 성년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며 또 다시 나누는 어른들의 우정이야기다. 주인공 이영초롱은 초등 시절 부모의 파산 때문에 고모에게 맡겨지면서 서울로부터 제주도의 한 부속 섬 고고리로 내려온다. 그 섬에서 아이스크림 같은 차가운 슬픔만을 느끼며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동급생 복자는 물이 된 아이스크림이라도 다시 얼리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며 고고리 섬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렇게 막역했던 둘에게 어른들의 일로 상처가 남겨지고, 주인공은 중학교 진학을 위하여 고고리 섬을 떠난다. 성장하여 다시 고고리 섬을 찾은 주인공과 복자는 재회를 한다. 과거의 악연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될 만한 사건에 둘은 또 다시 맞닥뜨리게 된다.

 

복자는 주인공에게 고고리 섬을 대변하는 창이다. 낯선 고고리 섬에 이사 온 주인공이 우연하게도 처음 소통한 사람은 복자이다. 그 이유로 주인공은 태어난 순간 처음 본 물체를 엄마로 각인하고 졸졸 따라다니는 오리가 되어 오로지 복자를 통해서만 고고리 섬을 받아들이기를 자처한다. 주인공은 나는 복자를 통해 섬의 대부분의 것들을 받아들였다. 공기라든가, 계절이라든가, 풍경이라든가, 사람들이라든가, 말과 농담이라든가, 모든 것 들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하여 직접, 간접적으로 제주도의 문화와 역사, 지형적인 특색으로 생겨난 아픔들을 소개하고 있다. 해녀사회의 만장일치 문화, ‘속상한 일이 있으면 친정에 가느니 바다로 간다는 속담, 제주도 의료원의 한 산재사건이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작가의 말과 더불어 4. 3 사건 등 제주도만의 특이한 문화와 더불어 이전에 발생했던 가슴 아픈 사회적 이슈를 들쳐 내어 알려준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감각적인 젊은 작가임을 소설 곳곳에서 영리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글이 쓰인 연대가 바로 2020년 즈음임을 상징하는 단어를 페이지 이 곳 저 곳에 노출시켜 마치 ppl같은 효과를 내며 사용한다. 소설 첫 페이지의 주인공의 동생 이름인 영웅으로부터 시작하여 티엠아이, 팬데믹, 용인대 체육관, 전자담배, 법조계의 이효리,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 MBTI, , 기레기, 기렉시트 등의 단어는 독자로 하여금 대중적 감각을 작가와 같이 느낄 수 있는 장치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 소설의 작가 김금희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 동네 젊은 작가상, 현대문학상, 김승옥 문학상을 위시하야 2020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2020년 제 44회 이상 문학상 수상을 불공정 계약에 반대하며 거부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다.

YES마니아 : 골드 p*********e 2021.01.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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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결국 나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글은 결국 나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내용보기
김금희 장편소설.240 쪽 정도되는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짧게 짧게 읽으면서 긴 시간 동안 읽었다.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다. 처음 몇 쪽을 읽는 순간, 답답함이 밀려오고, 왠지모르게 끝이 무거울 것 같아서, 단숨에 그 끝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책을 덮은 지금도, 역시 답답하다. 가슴이 먹먹하다? 아니, 그냥 무언가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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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장편소설.
240 쪽 정도되는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짧게 짧게 읽으면서 긴 시간 동안 읽었다.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다. 처음 몇 쪽을 읽는 순간, 답답함이 밀려오고, 왠지모르게 끝이 무거울 것 같아서, 단숨에 그 끝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책을 덮은 지금도, 역시 답답하다. 가슴이 먹먹하다? 아니, 그냥 무언가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 모든 것이 좋게 해결되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감정 때문에, 그리고 책을 읽은 후 찾아보니 실제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2020년 4월에야, 10년만에 결론이 났기 때문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아마도 그것보다는 판사 이영초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녀가 문제라기보다는 그녀의 상황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에 못이겨 욕설을 내뱉는 그런 상황들, 화가 나는 상황들, 그러나 풀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답답함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정쟁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기X기들이 날뛰는 지금의 현실과 맞물려지는 그런 답답함 때문에...

책은 실패에서 다시 일어서서 스스로를 치유해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선뜻 동의는 되지 않네. 실패할 수도 있고 누구나 실패를 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당차게 살아간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가운데 있어야하는 치유의 과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놓치고 지나갔나. 공감하지 못했기에 빠뜨린 건가. 그냥 갑자기 결론이 나버린, 조금은 허무한 영화를 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어쩌면 보다 확실하게 '선'이라 불리는 것들이 이기는 모습을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10:0을 이기든 1:0으로 이기든 이기면 된다고는 하지만, COVID-19 시대에, 요즘처럼 답답한 시대에는 뭔가 뻥 뚫어줄 만한 그런 것들이 필요한데,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데, 그런 답답함을 느꼈고, 치유의 과정을 느끼지 못한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드네.

하지만 복자에게 시선을 돌려보면, 다시 일어서서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제목이 "복자에게"일지도. 화자는 영초롱이지만, 결국 주인공은 복자인 것일까. 화자와 주인공을 나눈다는 것이 무의미한 소설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영초롱에게 초점이 맞춰졌었는데, 결국은 복자의 이야기. 다시 한번 읽어야하나?

여전히 답답함은 가시지 않는다. 10년이 걸친 재판에서 이겼지만, 왜 10년이나 걸렸어야 했을까. 사회 생활을 해보지 않은 판사들, 어쩌면 그들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법의 판단에는 사람의 감정이 들어가면 안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은 들어가지 않지만, 돈의 감정이 들어가는 세상이 아니던가. 그래서 상식이 상식이 아닌 세상이 되는 것일지도. 법을 다루는 판사, 검사. 그리고 사실을 다루는 기자. 그들에게 상식은 그들 안에서의 상식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만의 상식으로 세상을 계몽하려는 그들의 우월의식, 그것을 벗어나야 진정한 판사, 검사, 기자 등등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했는데, 쓰다보니 자꾸 가지가 이리저리 뻗어가는 것은, 답답함 때문이라고, 풀어야할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이라고 소심하게 적는다. 이런 답답함들이 하나하나 모이게 되면 결국 세상은 변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면서. 그 때의 촛불처럼.


"별은 불변이구나"라고 한 건 복자였고, 그 느리고 느린 인공위성이 만드는 작은 움직임이야말로 인간의 힘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건 오세였다. (p.139)


YES마니아 : 골드 h******i 2020.09.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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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 더 집중되었더라면..
"하나에 더 집중되었더라면.." 내용보기
김금희 작가님의 명성을 알고 접했던 터라, 기대감이 컸던 탓일까요..소설이 흥미롭고, 복자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건드리긴 했는데요..어쩐지 너무 많은 사건이 다뤄지면서 그 집중도가 떨어지는듯도 했습니다. 차라리 두어가지 사건만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고모의 이야기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
"하나에 더 집중되었더라면.." 내용보기
김금희 작가님의 명성을 알고 접했던 터라, 기대감이 컸던 탓일까요..

소설이 흥미롭고, 복자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건드리긴 했는데요..

어쩐지 너무 많은 사건이 다뤄지면서 그 집중도가 떨어지는듯도 했습니다. 차라리 두어가지 사건만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모의 이야기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6 2024.03.3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