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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부분 언어에 의지해 상상하고 짐작하면서 문학 작품을 만나고 있다. 숱한 작품들을 그렇게 읽었고, 그렇게 마음에 담았다. 우리의 물리적인 세계가 한정이 있기에, 우리의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작품 읽기가 생각이 된다. 그런데 우리의 상상력을 보완해 줄 저서를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명작의 공간을 걷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수고로움을 통해 한국의 명작들이 탄생하고, 생명을 얻어간 공간들을 직접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보다 명확하게 작품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만났을 때 희열 같은 것이 일었다. 명작을 대할 때마다 그 공간을 유추해 보는 기억을 지녔었으니까? 이 책은 늘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상상의 영역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인증을 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물론 타인의 눈과 마음으로 본 명작의 공간이지만 충분히 내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었다. 저자와 같이 작품 속에 들어가 그 길을 걸어가는 일은 축복이었다. 커다란 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문학을 오랫동안 즐겨 가까이 하였고, 그 언어들 속에서 유영한 세월이 있기에 그 빛은 내게 너무나 소중했다. 그 축복의 소중함을 놓지 않기 위해 언어와 사진의 자취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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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과 마음은 저자와 함께 걷고 있었다. 이인직의 ‘혈의 누’의 공간인 평양과 오사카, 샌프란시스코로 연결되는 노정은 옥란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그려진다. 그녀가 얼마나 꿈속에 살고 있는가가 도시들을 전전하며 여성권리 신장을 외치는 소리를 통해서 보여 진다. 그 길은 김연수의 '뉴욕제과점'까지 그려지고 무려 39편을 명작의 반열에 놓고 길을 안내한다. 뉴욕제과점은 김연수가 성장하도록 지켜준 공간이다. 경북 김천에 있는 이 제과점은 김연수의 세계가 성장하고 질서를 형성했던 곳이다. 그는 늘 이 공간을 통해 세계를 보고,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궁구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작품과 거리가 제시되고 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그 작품들 속의 공간이 현재화 되어 표현된다. 현진건의 ‘고향’,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꽃은 피는가?’, 이상의 ’날개‘, 이육사의 ’청포도, 광야‘, 유진오의 ’김강사와 T교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등은 민족의 어려웠던 시기에 서정과 혼을 담나냈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지금은 흔적조차 사라져, 찾을 길 없는 곳도 있지만 같은 지역이라는 이유로 더욱 가깝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은 작용한다. 현재 전남 보길도에 가게 되면 그곳에 있는 유적지 등을 통해 고산 윤선도가 떠오르고, 당시의 삶이 재생되듯이 말이다.
<감자> <발가락이 닮았다> <배따라기> <광염소나타> 등의 탐미주의 경향을 보인 김동인은 평양 토박이다. 8대를 평양에서 살았다고 알고 있다. 아버지는 평양의 유지이고 개화한 지식인이다. 그가 평양을 사랑한 것은 처음 창간한 문예지 <창조>가 평안도 사람 일색이란 점을 보아서도 잘 알 수 있다. 그의 작품은 평양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여러 편이다. 주로 모란봉, 을밀대 등 명승지를 배경으로 했다. 그런데 ‘감자’에서는 칠성문 밖 빈민촌을 배경으로 삼았다. 칠성문이 상징하는 것이 소설 속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평양에 들릴 수 없어 안타까운 일이나 칠성문, 을밀대, 모란봉 등은 그 땅에 존재하고 있다. 그것을 마음에 그린다는 자체만 해도 행복하다. 또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김동인의 길을 따라가 볼 수 있을 듯하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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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쪽에서 성장하고 활약한 현진건의 길은 <고향>에서 신작로로 나타난다. 살기 힘들어 유랑의 길을 떠난 사람들의 아픔을 새김질할 수 있는 것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이루어진다. 대구는 이상화를 통해서도 통곡으로 나타난다. 어쩔 수 없이 침잠하는 시인의 의식이 그려진 <나의 침실로>는 진한 슬픔을 잉태하고 있다. 지금도 대구에 가면 상화의 흔적은 찾아볼 수 있다. 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시비도 세워져 있다. 민족이 어려웠을 시기에 온몸으로 울부짖었던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어려운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자연은 그대로 빛을 발해 주고 있고, 생명력은 곳곳에서 사라짐이 없이 이어진다. 가산 이효석의 작품 속에는 메밀꽃이 가득히 핀 봉평의 길들이 그려지고, 그것은 세상의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상상력을 자극한다. 달빛 속에 그 길을 걸어가는 장면은 인간 본연의 사랑을 잉태하는 자연의 신묘한 의식을 보여준다. 허생원과 동이로 상징되는 질긴 생명력은 무너진 질서 속에서도 이어져 가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봐도 될 듯하다. 자연과 인간의 생명이 길을 통해 표현된다.
이 책의 구성 패턴은 먼저 작품들이 나온다. 다음으로 작가가 언급되고 작가의 성장과 삶의 공간이 제시된다. 작품의 내용이 그려지고 작품 속의 공간이 표현된다. 작품과 작가의 상관관계가 작품과 공간을 통해 나타나고, 공간을 찾게 된다. 가끔 가다가 작품에 대한 저자의 마음도 표출한다. 가령 동이가 어머니와 만났을까? 허생원은? 등의 후일담에 대한 상상력을 동원해 보는 일이다.
![]() 절대적인 순간을 그려나간 양심의 기도문으로 인식 되는 육사의 시들, 천년고도에서 영혼을 담은 목월의 시들, 화개장터가 무대가 된 김동리 역마, 경북 영양에서 올곧은 선비적 정신을 지니고 성장한 조지훈의 작품들, 경북 영천의 역을 통해 만도와 진수가 만나고 있는 수난이대, 모든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안동의 한 좁은 공간에서 풀어낸 <강아지똥> 등이 공간과 더불어 우리의 눈길을 잡고 있다. 직접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 공간을 깊이 인식하게 만들어 주는 배경 지식에 많은 언어를 할애해 주고 있다. 방대한 분량의 책이 많은 지식을 제공해 주면서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 대강을 알게 한다. 그것이 바탕이 되어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 작품의 세계를 유추할 수 있도록 만들고 그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미당 서정주를 풍류의 달인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한국 전통성의 근원에서 풍류도를 가져와 신라적인 자연주의와 풍류도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이가 미당이라 한다. 그것은 작품 <질마재 신화>에서 잘 나타난다. 인간과 인간, 나아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설정할 수 없는 대조화의 세계를 펼치고, 그 세계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질마재의 정식 명칭은 전북 고창군 선운리고, 150호 정도의 마을이라고 한다. <질마재 신화>는 이곳의 사람들과 풍물들을 바탕으로 해서 창작되었다. 그러기에 이 마을에 풍류도를 넣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 나간 것이다. 질마재는 그런 미당을 찾아볼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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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들이 살고 있는 <중국인 거리>, 경북 영양의 문중을 향한 뜨거운 그리움이 표현된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미국을 화려한 백색 스크린으로 그려내고 있는 <깊고 푸른 밤>, 보부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전국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게 하는 <객주>, 제주의 4.3 사건을 통해 국가의 폭력을 증언한 <순이 삼촌> 등도 찾을 수 있도록 권하는 공간이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시대적 상황과 문제의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이야기들을 통해 역사적 진실에 근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문학의 기능이 시대를 조명하는 것도 있을 것인데, 이들 작품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구성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많은 작품과 많은 공간들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그 길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지식을 제공해 준다. 작품이 있으면 그 작품과 관련되는 많은 내용들이 표현된다. 너무 많아 무엇을 중점적으로 읽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난 작품과 거리를 중심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읽기의 체계를 정하고 나니 책이 전체적으로 다가온다. 작품들이 생성된 배경과 당시의 작가의 삶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읽으면서 작품 속에 빠져들 수 있는 정도를 높일 수 있게 되고 상상력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책을 조금 더 가까이 가져오면서 밀착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진다.
책은 구태여 전체를 한꺼번에 읽을 필요가 없다. 전체적인 것보다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소제목을 중심으로 정독하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모두 읽고 있게 될 듯하다. 소제목들의 관련성이 그리 크지 않기에 각 소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부분을 작품 중심이 되어 읽어나가면 될 것이다. 방대한 분량의 문학사, 그것도 명작을 중심으로 책을 구성해 줘서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원하던 책이요, 내가 소장하고 싶었던 유형의 책이다. 이 책은 앞으로 내 서가에서 나와 친구가 될 것이다. 자주 내 손에서 다시 펼쳐지는 기회를 만날 것이다. 책을 통해서 읽고, 정리하고, 글을 쓰는 행복한 시간을 지녔다. 출판해 주신 소명출판사에 감사를 표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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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공간을 걷다 이경재 소명출판/2020.8.20. sanbaram
우리나의 현대문학 역사는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많은 작품들이 창작 되었다. 문학 작품 속 장소를 탐방하는 모임도 대학이나 문학회를 중심으로 하여 활성화 되었다고 하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현대 문학 중에 시대를 대표할 만한 39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작품 속 장소를 찾아보고 기록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저자 이경재는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평론집 <단독성의 박물관>, <끝에서 바라본 문학의 미래> , <문학과 애도>, <재현의 현재> 등과 여러 권의 연구서가 있다.
<명작의 공간을 걷다>에 수록된 글들은 보론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문에 연재한 원고들 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작품이나 작가의 공간을 실제로 답사하여,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p.5)”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아쉬운 것은 선별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의 기준으로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성 작품은 백신애와 오정희의 두 작품에 그쳤다는 것도 아쉽다. 또한 한 작가의 작품을 2권 3권 중복하여 선정한 것은 저자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독자 입장에선 중복으로 비쳐졌다. 이왕이면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 한 작가의 대표작으로만 한정했더라면 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권정생의 다섯 작품을 소개하면서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을 보여 줬으며, 현기영의 제주 4.3사건을 부각시키고, 친일파의 김사량의 작품까지 보론으로 다루는 입체적인 시각은 새롭게 생각되었다.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감성적인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상화의 대구 수성벌, 이효석의 봉평, 이육사의 안동 원촌, 한흑구의 포항 바다, 김동리와 박목월의 경주, 서정주의 질마재, 권정생의 안동 조탑리, 현기영의 제주도, 이문열의 영양 석보면, 성석재의 상주 등도 작가들을 탄생시킨 문학적 자궁으로서의 장소일 것이다.(p.409)”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사라져가는 장소들을 소중하게 되돌아보는 일은 우리의 삶에 존재의 깊이를 부여하는 신성한 일임에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한 장소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과 역사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작품 속 장소를 탐방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되리라 생각 된다.
한국 최초의 현대소설이라는 이인직의 <혈의 누>부터 우리 문학의 주류는 억울하게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받는 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몇 작품을 소개하면,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에 대한 반발과 경북 방언을 강하게 부각하는 백신애의 <나의 어머니>, 전후의 해안촌이라는 과거와 21세기 다문화 사회를 그린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6.25라는 민족사적 비극을 동화로 그려낸 권정생의 <몽실언니>, 제주 4.3사건을 형상화한 현기영의 <순이삼촌>, 일본어로 제일 조선인의 삶을 그린 김사량의 <빛 속으로> 등 그 시대의 사회상을 다양하게 그려나간 장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학작품 39편의 작가의 고향과 성장과정 소개를 통해 사회와 역사적 관점에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우리의 현대문학의 흐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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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공간을 걷다 이경재 소명출판/2020.8.20.
우리나의 현대문학 역사는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많은 작품들이 창작 되었다. 문학 작품 속 장소를 탐방하는 모임도 대학이나 문학회를 중심으로 하여 활성화 되었다고 하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현대 문학 중에 시대를 대표할 만한 39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작품 속 장소를 찾아보고 기록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저자 이경재는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평론집 <단독성의 박물관>, <끝에서 바라본 문학의 미래> , <문학과 애도>, <재현의 현재> 등과 여러 권의 연구서가 있다.
<명작의 공간을 걷다>에 수록된 글들은 보론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문에 연재한 원고들 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작품이나 작가의 공간을 실제로 답사하여,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p.5)”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아쉬운 것은 선별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의 기준으로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성 작품은 백신애와 오정희의 두 작품에 그쳤다는 것도 아쉽다. 또한 한 작가의 작품을 2권 3권 중복하여 선정한 것은 저자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독자 입장에선 중복으로 비쳐졌다. 이왕이면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 한 작가의 대표작으로만 한정했더라면 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권정생의 다섯 작품을 소개하면서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을 보여 줬으며, 현기영의 제주 4.3사건을 부각시키고, 친일파의 김사량의 작품까지 보론으로 다루는 입체적인 시각은 새롭게 생각되었다.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감성적인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상화의 대구 수성벌, 이효석의 봉평, 이육사의 안동 원촌, 한흑구의 포항 바다, 김동리와 박목월의 경주, 서정주의 질마재, 권정생의 안동 조탑리, 현기영의 제주도, 이문열의 영양 석보면, 성석재의 상주 등도 작가들을 탄생시킨 문학적 자궁으로서의 장소일 것이다.(p.409)”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사라져가는 장소들을 소중하게 되돌아보는 일은 우리의 삶에 존재의 깊이를 부여하는 신성한 일임에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한 장소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과 역사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작품 속 장소를 탐방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되리라 생각 된다.
한국 최초의 현대소설이라는 이인직의 <혈의 누>부터 우리 문학의 주류는 억울하게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받는 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몇 작품을 소개하면,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에 대한 반발과 경북 방언을 강하게 부각하는 백신애의 <나의 어머니>, 전후의 해안촌이라는 과거와 21세기 다문화 사회를 그린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6.25라는 민족사적 비극을 동화로 그려낸 권정생의 <몽실언니>, 제주 4.3사건을 형상화한 현기영의 <순이삼촌>, 일본어로 제일 조선인의 삶을 그린 김사량의 <빛 속으로> 등 그 시대의 사회상을 다양하게 그려나간 장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학작품 39편의 작가의 고향과 성장과정 소개를 통해 사회와 역사적 관점에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우리의 현대문학의 흐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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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문학의 또 다른 독법을 발견하다 <명작의 공간을 걷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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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 요즘 '#랜선#인문학#여행'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여러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머물던 공간을 톺아보면 그가 남긴 작품들을 한층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외국 작가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으나 정작 우리나라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들 속 공간과 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명작의 공간을 걷다>라는 책을 통해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마지막까지 '공간으로 바라본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을 이 책의 제목으로 고민했다고 말한다. 공간(空間)은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지만, 그 빈 곳을 어떠한 것으로든 채울 수 있다는 묘한 매력을 가진 낱말이다. 작가가 자신의 생각과 당대의 시대정신을 투영시킨 곳이 바로 작품이라는 공간(혹은 세계)이 아니던가. "친구네 집에 가보면 그 친구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냐?"는 저자의 인터뷰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문학과 실제의 공간을 넘나들며 작가와 작품을 안내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책속으로] 이 책은 최초의 신소설로 일컬어지는 이인직의 『혈의 누』부터 권정생이 마지막으로 창작한 장편동화 『랑랑별 때때롱』까지를 각 작품이 발표된 시대순으로 한국 현대문학의 명작 39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데 저마다의 방식이 있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동시대를 살았던 이유에서인지 각 마당에 자리한 작가와 작품들이 어떠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말해 작가들의 인맥 관계도에 교집합을 확인하며 다소 놀라기도 하거나, 한 작품 속 공간이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여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책에 따르면 개화기의 시대적 과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소설로 신소설과 역사전기소설을 들 수 있다. 반봉건 근대화를 주제로 한 신소설을 대표하는 이인직의 『혈의 누』에는 평양에서부터 오사카를 거쳐 워싱턴까지 달려간 옥련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의 문명개화라는 절대적 이념 앞에 조선이나 민족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과거의 영웅을 통해 외세의 위협이라는 민족적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역사전기소설 가운데 장지연이 쓴 『애국부인전』이 눈에 띈다. 『시일야방성대곡』을 지은 장지연이 이러한 소설을 썼다는 점도 놀랍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잔다르크로서 그가 당시 여성들의 계몽에도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9월 28일이 유관순 열사의 순국 100주년이 되는 날임을 생각해 볼 때 장지연이 소설에 담은 염원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무정』은 그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풍성하고도 정밀한 당대 여러 공간들의 로컬리티를 주밀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간에는 고유한 의미와 사상, 이념 등이 새겨져 있으며, 그것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무정』의 전반적인 의미망을 형성한다. 『무정』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회적 구성물로서의 공간이 지닌 뚜렷한 성격을 보여주는 최초의 소설이다.(40쪽) 최초의 한국근대장편소설로 알려진 이광수의 『무정』과 평생토록 평양을 애정했던 김동인의 『감자』는 '칠성문'이라는 공간을 공유한다. 『무정』에는 칠성문 밖 지역이 빈곤과 낙후의 전형적인 공간으로 그려지며 이를 대표하는 존재가 "낡디낡은 탕건을 쓴 노인"이다. 저자는 『감자』가 이 노인의 후일담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시대와는 담을 쌓은 채 낙후되어가는 칠성문 밖 빈민들 중 주인공 복녀의 처참한 삶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가 직접 가본 후에 쓴다는 이 책의 원칙을 지키지 못한 유일한 곳이 평양으로 그 안타까운 마음을 책으로 전하기도 한다.
『운수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으로 유명한 현진건이 쓴 『고향』에는 경성에서 대구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내'가 만난 '그'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기묘한 행색을 한 '그'의 얼굴에서 '조선'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포인트라고 말한다. 처음 발표되었을 때의 제목이 '그의 얼굴'이었다가 '고향'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사실도 덤으로 알려준다. 실제로 대구는 현진건의 고향이기도 하며 역사적으로 많은 사연을 갖고 도시이다. 대구에서 죽마고우로 지냈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지은 이상화 시인과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둘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가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던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옥고를 치뤘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무슨 일에서건 지고는 못 견디던 한국문인 중의 가장 큰 욕심꾸러기. 어여쁜 것 앞에서는 매양 몸살을 알던 탐미파 중의 탐미파. 신라 망한 뒤의 폐도에 떠오른 기묘하게도 아름다운 무지개여!"(101쪽) 미당 서정주가 김동리의 묘비에 남긴 글이다. 저자는 김동리는 신라 천년 고도인 경주에서 나고 자라며 뼛속까지 경주의 정신으로 새겨진 작가라고 말한다. 그의 출세작인 『무녀도』의 공간적 배경 역시 경주이고, 무당인 모화와 기독교인인 아들 욱이의 갈등을 다룬 소설로 세 번이나 개작할 만큼 작가 스스로도 아끼는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모화를 거대한 시대의 변화에 맞서 무력하게 패배한 사람으로만 볼 게 아니라, 만물을 영혼이 있는 존재로 여기는 그녀의 정신과 태도를 인간 우월주의로 인해 발생한 작금의 재앙을 극복하는데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지적이 인상적이다.
![]() 길은 지금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132쪽)
학창시절 읽었던 많은 한국 현대소설 가운데 현재까지도 이따금 떠오르는 몇 안되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메밀꽃 필 무렵』의 이 문장 속에 나온다. 여담을 보태자면 이 대목에서 공감각적 심상이라는 개념을 묻는 시험문제가 단골처럼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설 속 무대 공간이자 작가 이효석의 고향인 봉평은 오늘날 소설 속 핵심공간들을 그대로 옮겨놓음으로써 고장 자체가 문학작품의 현장이기도 하다. 또 한 명의 평창 출신 작가 김도연이 쓴 『메밀꽃 필 무렵』에 묘사된 21세기 봉평의 달라진 모습과 허생원의 후예들에 대한 소개도 퍽 흥미롭다.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로 시작하는 『청포도』와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로 끝나는 『광야』를 지은 이육사는 우리에게 저항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 두 편과 『자야곡』을 '이육사의 고향 3부작'으로 규정한다. 이육사의 고향은 유교적 세계관이 지배한 안동의 원촌이며, 그가 퇴계 이황의 14대손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오랜 전통으로 내려온 선비정신이 그에 이르러 저항정신으로 승화되어 독립운동으로 연결된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청포도』에 나오는 '고장'과 '마을'이 그 어떤 불의의 세력으로부터도 훼손되지 않는 숭고한 공간이자 반드시 되찾아야 할 공간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매화향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 『광야』 속 광야를 만주 대륙과 연결지어 바라본 그동안의 논의에 대한 저자의 반론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매화는 황대도 이남 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만주에서 매화를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결국 시인이 말하는 광야는 만주가 아니라 그의 고향, 원촌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고향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공간인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거야" - 『강아지똥』中
그림책 육아를 하거나 해본 사람이라면 『강아지똥』이라는 책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강아지똥, 즉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워내기 위해 거름이 된다는 이야기를 지은 이가 권정생 작가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가 가난과 병환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던 고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걸 새로이 알게 되자 잠시 가슴 한 편이 먹먹해졌다. 이 땅에 태어나 삶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강아지똥이 소리 없이 피운 민들레꽃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여전히 희생과 사랑이라는 낱말이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을 되내이며 딸아이와 다시 권정생 작가의 바람이 담긴 그림책을 다시 보고 읽어본다.
[책을 닫으며] 이 밖에도 <명작의 공간을 걷다>에는 백신애, 장혁주, 한흑구 등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이문열, 성석제, 김연수 등 최근까지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러고보니 여태껏 소설이나 시를 대할 때면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특징, 인상깊은 문장과 작품이 가지는 현대적 의의 정도를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작품의 안팎에 존재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그 곳이 갖는 의미를 찾아본 이 책을 읽고나서는 또 다른 방식의 문학 독법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다시 한국 현대문학을 꺼내 읽어본다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울러 훗날 딸아이가 학교에 가서 한국 문학작품을 접하게 된다면 이 책을 꼭 함께 읽으라고 권해줄 것이다. 단순 암기식의 시험공부가 아니라 우리보다 앞선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문학과 실제의 공간을 통해 현장감 넘치는 한국 현대문학사를 알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부득이 지금의 언택트 시대에는 이 책에 심어진 글자들을 눈으로 차근차근 밟아본 뒤, 다시 일상이 우리 곁을 찾아왔을 때는 두 발로 명작의 공간을 거닐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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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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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인상깊게 읽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을 일부로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 곳에서 다시 그 이야기들을 떠올리면 왠지 그 때 느꼈던 많은 감정들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번에 읽은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저에게 한국에서 여행할 곳들을 계속 추가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 곳은 이전과 같은 풍경이 아닐 것입니다. 김연수의 자전적 소설 <뉴욕제과점>처럼 이미 사라진 공간이 더 많을 수도 있죠. 그 곳에서 제가 만들어갈 추억은 문학 작품 속의 풍경과 현재의 풍경이 교차하겠지요. 하지만 그 역시 나만의 추억이고, 나만의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문학작품은 한 고장의 정취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은 바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입니다. 가을 봉평에서는 ‘메밀꽃 축제’와 ‘효석 문화제’가 열리고, 봉평을 가보지 못한 저조차도 일단 그 유명한 구절이 떠오르니까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사람들이 옛 풍경을 그리워하는 것은 비단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던 삶에 대한 향수만은 아닐 것입니다. 생겨난 것들은 사라지고, 또 다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의 섭리와도 닮은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의 추억은 미화될 수 밖에 없다고 하죠.
자연의 질서를 떠올리니 절로 이육사의 “청포도”가 떠오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새롭게 발견한 인물이 바로 이육사인데요.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저항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아니죠. 이육사는 그의 이름이 아니라 필명이었다고 하네요. 워낙 문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분이다 보니, 시인으로서의 이육사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육사는 그가 대구은행 폭파사건에 연루되어서 대구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붙여진 수인번호이고, 그는 의열단 활동을 비롯하여 항일운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는 여름이면 청포도가 익어가는 것과 같은 불변의 자연의 섭리처럼 광복이 올 것을 믿고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포도나무를 지키는 수호자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죠. 퇴계 이황의 14대 손이었던 그이기에, 그가 가장 아꼈던 시라는 ‘청포도’와 제가 제일 좋아했고 그의 유언과 같은 시였다는 ‘광야’가 모두 퇴계이황의 후손들이 자리잡은 원촌을 배경으로 한다고 해요. 원촌에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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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배경이 드러나는 문장을 좋아해요. 인물이 어디에 사는지, 어떤 풍경을 보고 어떤 거리를 걷는지 알면 이야기가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지거든요. 요즘엔 인터넷으로 이미지 검색도 잘되어서 클릭 한번으로 그 장소에 가볼 수도 있죠. 지명을 검색하면서 외국 소설을 읽다보면 덩달아 그나라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소설을 읽을 때는 배경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단 걸 깨달았어요. 도시 아니면 시골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읽었을 뿐, 굳이 작품 속 공간을 찾아볼 생각을 못했어요. 언제라도 가볼 수 있는 평범한 장소일 거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을 안 둔 걸까요. 특별한 공간이 떠오르는 작품이라면, 1. <메밀꽃 필 무렵>의 달밤의 메밀밭 (봉평) 2. <소나기>의 징검다리와 원두막 (양평) 3. <토지>의 평사리 최참판댁 (하동) 4. <백의 그림자>의 세운상가 (서울) 5. <소년이 온다>의 금남로 (광주) 정도네요. 이 책을 읽으며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에나, 우리나라 현대문학사의 굵직한 작품들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다 찾아냈지 뭡니까. '무녀도'에서 모화가 마지막 굿을 하던 연못, '수난이대'에서 만도가 아들을 업고 건너던 징검다리, '날개'에서 아내가 준 돈을 들고 배회하는 거리, '광야'에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는 벌판 등등. '경주 예기소, 영천의 남천 징검다리, 경성역 티룸, 안동의 원촌'이라는 구체적인 지명을 지닌 실제 공간이 있더란 말이죠. 작가가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공간을 찾아다닌 기록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에 실린 사진들이 약간 아마추어 느낌이 난다는 점인데요. 작가님이 답사 다니면서 직접 찍은 사진을 실어서 그렇다고.. 대신 글의 전문성은 엄청 뛰어났어요. 역시 서울대 박사 학위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닌가봅니다. 이인직의 '혈의 누'에서 김연수의 '뉴욕제과점'에 이르기까지 38편의 서평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사를 쫙 훑고 내려오는데, 내용이 알차서 강의 엄청 잘하시는 국문학과 교수님께 수업을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국문학과에 다니던 대학 시절이 떠올랐어요. 김동인, 현진건, 김동리, 이상, 이육사, 박목월, 조지훈.. 추억의 이름들을 다시 만나서 그런 걸까요. 문학이 좋아서 국문학과에 가놓고 왜 그렇게 문학공부는 등한시했는지..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작품 열심히 찾아읽고 답사 다니면서 전공자다운 글을 써보고 싶네요. (근데 다시 돌아가도 또 토익 공부 하고 있겠죠.ㅠ ) 오랜만에 한국문학사의 낯익은 이름들과 재회할 수 있어서 반가웠고, 작품에 얽힌 배경지식을 알게되어 엄청 유익했어요. 앞으로 국내 소설을 읽을 때 소설 속 공간에 더 관심을 갖고, 문학기행을 다녀보고 싶어요. 소설 속 인물과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뜻깊은 시간이 될 테니까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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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1906년부터 2008년까지 대한민국 근현대문학을 시대 순으로 39편을 엄선하여 정리하면서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에 관한 103장의 컬러 사진까지 수록한 서적으로 작품에 대한 해설과 배경에 관한 설명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시기별로 39편을 소개하고 있다.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는 친일파인 이인직의 사상이 집약된 소설이며 바로 다음 소개한 장지연의 <애국 부인전>은 저자의 애국독립사상과 여성 계몽운동이란 점에서 큰 대비를 이룬다. 해방 이 후까지 친일파나 친일행적이 드러난 작가와 애국과 독립에 투신한 저자들의 행적과 작품세계를 비교한 내용도 무족을 끄는 부분이라 하겠다. 이 서적에서 가장 눈에 띠는 내용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사진과 저자의 행적을 통해 강조하며 설명한 부분으로 그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김동인의 <감자>의 배경은 김동인의 고향인 평양성 내성의 북문 칠성문이 무대이며 유교가치의 상징물인 기자묘에서 매음을 하는 복녀의 모습은 유교적 가치를 신랄하게 조롱한다. 그리고 당시 평양성에 많은 중국인이 거주했으며 당시 중국인에 대한 배척사상이 왕 서방을 통해 보여준다. 25년 후 김사량의 <기자림>을 통해 칠성문밖 빈민굴과 기자묘가 다시 형상화된다. 같은 대국출신으로 1943년 4월 25일 같은 날 세상을 떠나는 현진건, 이상화의 <고향>,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작품에서 대구에서 성장한 자신들의 이야기와 조선인의 정체성에 감정이 그러난다. 경주가 고향인 김동리, 영천이 고향인 백신애 작가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나의 어머니>, <무녀도>를 소개한다. 한국 근대소설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으로 평가 받는 강원도 평창 봉평을 배경으로 한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해설과 인용문은 독자들의 감성을 사로잡는 부분이라 하겠다. 봉평에서 태어나 성장하며 이효석 작가의 뼈와 살이 된 시기의 추억이 봉평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모든 인간의 근원적인 자연애를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문장은 아직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유진오 <김강사와 T교수>, 이육사 <청포도>, 박목월 <춘일>, 김동리 <역마>, 조지훈 <계림애창>, 이문구 <관촌수필>, 권정생 <몽실 언니>, <랑랑별, 때때롱>, 김주영 <객주>, 성석제<지상에 숟가락 하나>등의 작품에 대한 해설은 독자들에게 국내 문학의 진수를 맛볼 기회와 많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 서적에서 처음에는 작품의 장소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일제 치하와 6. 25전쟁 과정이나 전후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국민들을 계몽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노력한 작가들의 노력과 정성에 집중하게 되었다. 친일행적이 드러난 작가들의 작품과 애국심이 드러난 작품을 비교하며 보면 장차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유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많은 분들이 이 서적을 통해 국내 문학의 역사적 흐름과 정보를 얻기를 희망하며 한국 근현대문학의 배경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 소장하기에도 적당한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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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을 읽어보면 소설의 무대가 중요하게 작용하거나 배경이 인상에 깊게 남는 소설이 있다. 가령 빨간머리 앤에서 초록 지붕 집과 기차역, 기쁨의 하얀길, 유령의 숲과 같은 공간은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이야기의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앤의 성격과 개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이처럼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인물이 등장하고 사건이 전개되는 무대이지만 단순한 물리적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시대의 변화, 사회비판, 인물의 심리 등이 투영되는 또 하나의 캐릭터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공간은 인물과 떨어트려놓고 생각할 수 없고 사건과 한 셋트로 취급되기도 한다. 공간과 인물과 사건은 서로 얽혀서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 동안은 문학 연구에 있어 공간은 그리 중요하게 취급받지 못했었는데 작가는 이 책에서 39편의 한국현대문학을 공간들에 촛점을 맞춰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한다. 특히 실제로 걷고, 발을 디딜 수 있는 현장감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에 나오는 장소를 텍스트에 한정된 배경이 아니라 실제 공간으로 이해하면 작가가 그 공간을 어떤 의미로 썼는지 새롭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1906년 개화기에 나온 이인직의 '혈의누'부터, 2008년작 권정생의 '랑랑별 때때롱'까지 10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한국현대문학을 균형있게 꼽았으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도 북촌, 포항, 안동 원촌, 봉평, 경주, 제주 등 전국 각지를 두루 담고 있고, 캘리포니아, 오사카, 프랑스, 도쿄, 가마쿠라 등 해외의 장소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김동인의 '감자'의 장소인 평양을 제외한 모든 곳을 직접 찾아가 답사하고 사진으로 담아서 책에 실어놓았다. 책에서 소개한 소설 중 최근의 작품들은 생소한 것도 몇 작품이 있다. 하루키나 베르베르 같은 외국의 인기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여 상대적으로 한국의 현대 문학은 소홀히 했던 탓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아동용 소설을 제외하면 크게 주목받는 한국 소설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읽어봤던 예전 작품들도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수능을 준비하며 수험용으로 '공부'를 위해 읽었던터라 문학작품을 시험용으로 분석하며 이해했지 제대로 읽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육사의 '광야'의 의미라거나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빼앗긴 들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식으로만 작품을 접하고, 소설 속의 장소를 상징으로만 해석하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예전에 암기식으로 이해하고 외웠던 내용들을 조금 더 폭넓게 해석하고 작가가 장소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게 된 과정을 쫓아가며 작품 외적으로 그 장소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한다. 각각의 내용에는 소설 속 무대가 되는 실제 장소에 대한 배경설명과 현재의 모습, 그 공간을 묘사한 작품의 인용, 작가의 삶에 대한 설명, 작가가 쓴 소설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세계관과 작가의 정신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공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작가의 가치관과 그 소설을 쓸 때의 시대정신 등이 그 공간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그 공간이 작가의 삶의 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작가가 그 글을 쓸 무렵 그 공간을 보며 느꼈을 심리는 어떠했을지, 작가에게 그 공간의 의미는 무엇인지와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작가와 공간, 소설을 하나로 엮어 분석한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그려낸 공간은 실제 역사적 공간의 성격과 일치하게 그려낸 경우도 있고, 자신이 어려서부터 살던 곳의 이미지를 소설속에 녹여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작가가 보고 거닐던 공간의 풍경을 우리는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만약 그곳에 가면 작가가 보고 느꼈던 그 풍경의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방식으로 소설을 읽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실제 그 공간의 역사적 의미와 작가가 그곳에서 살았던 삶의 이력을 따라가다보면 현실의 공간이 소설의 공간으로 표현된 의미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어떤 소설의 배경은 일제강점기나 한국 전쟁 같은 민족사의 비극과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된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이미지화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배경 그 자체가 소설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기도 하고, 공간 속에 아픈 역사를 겪으며 살아온 민초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야기가 벌어지는 무대 그 이상으로 이야기 자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지, 그 메세지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어졌는지, 그 공간은 작가의 실제 인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작가와 작품, 공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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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나 책을 통해 읽게 된 한국명작들의 기억은 이제 아련해졌지만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는데 명작의 공간을 걷다라는 책을 통해 옛 추억과 함께 작품을 되돌아보고 작품들의 배경이 된 장소와 시간들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더불어 읽어본 기억이 없는 작품들에 대해서도 알수 있게 될꺼라 생각되네요.
서문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의 명작 39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수록된 103장의 사진 중에 100장이 저자가 찍접 찍은 것들이라고 하니 글과 사진으로 더욱 생동감 넘치는 명작들의 공간을 만나 볼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일 먼저 등장하고 있는 이인직의 『혈의 누』는 학창 시절 우리나라의 최초의 신소설로 기억하고 있는데 책에서는 상편과 하편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소설이 내용을 풀어 설명해주고 있는데 결국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떠오르게 되었네요.
구한말 외세의 침탈로 마침내 일본에 의해 1910년 강제병합되는 한일병합조약의 치욕을 잊지 말며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항시 상기하며 국력을 키우는 길만이 우리후손들이 이땅에서 평화롭게 살수 있는 최선이 방법이 아닐런지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데 그가 소설도 발표한 적이 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네요. 『애국부인전』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애국부인이 영국과의 백년전쟁 때 활약한 프랑스의 잔다르크라는 점은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장지연은 이 작품을 읽은 여성들이 적극적인 애국활동에 나서기를 진심으로 원했던 것이다. 『애국부인전』이 여타의 역사전기소설과는 달리 순한글체로 발표된 것도 당시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을 주 독자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p34
장지연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은데 이러한 이유로 일제에 의해 불허가출판물로 지정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광수의 『무정』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는 근대화되기 시작한 서울이라는 배경에 영채 - 형식 - 선형의 삼각관계와 함께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잘 알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라니 가물가물한 기억너머 있는 작품이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 읽어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현진건에게는 「운수좋은 날」이 축복이자 굴레이기도 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운수좋은 날」의 인력거꾼 김첨지를 통해 펼쳐지는 1920년대 경성의 풍경은 참으로 정밀하고도 풍요롭다. p64
「무녀도」는 무당인 모화와 기독교인인 아들 욱이의 갈등을 다른 작품이다. 신동으로 소문난 욱이는 공부를 하기 위해 아홉 살에 모화의 품을 떠났다가 약 10년 만에 『신약성서』를 들고 돌아온다. 이때부터 모화는 욱이를 "몹쓸 잡귀에 들린것"으로 여기고, 욱이는 모화를 "사귀 들린 여인"으로 여기며 서로 갈등한다. 그 갈등은 점차 고조되다가 결국 모화가 욱이를 칼로 찌르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p103~104
무녀도가 이런 내용이었었나? 적지 않는 세월이 지났는지라 세상살이에 치이고 인간관계로 힘들다보니 어렸을 적이 그립기도 하는데 과연 둘 중 진정한 승자는 누구였는지?
줄거리를 읽으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이상의 『날개』, 학창시절에는 멋 모르고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었기에 알게 되었지만 책을 통해서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특정장소에 따른 작품의 설명에 작가의 필력(筆力)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이렇게 뛰어나다니 그저 감탄한 뿐입니다.
「김강사와 T교수」의 주요한 갈등은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조선인 김만필과 일본인 T교수 사이에서 발생한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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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도시로서의 경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유진오에 의해 서술되었는데 작가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라고도 하니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일제시대는 우리의 문학에서도 암울했던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조지훈의 「계림애창」의 계림은 경주의 옛 이름인데 이러한 명작 시(詩)는 책을 통해 접해 보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참으로 잊혀졌거나 잘 알지 못했던 작품들을 접하고 있노라니 우리문학도 세계유수문학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우수성과 우리의 사상을 잘 표현하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이 아름다운 동화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주인공이 다름 아닌 강아지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권정생은 동화에서 "대부분 벙어리, 바보, 거지, 장애인, 외로운 노인, 똥, 지렁이, 구렁이 등 정상인들로터 멸시받거나 그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p253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엿볼수 있는 구절이라 할수 있겠죠. 그런데 다른 이들은 주목하지 않는 소재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모든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나온것이 아닌가 싶네요.
마지막으로 보론을 끝으로 마무리 되고 있는데 우리문학사에 길이 남을 수많은 명작들과 작가 그리고 작가의 해설과 함께 사진까지 수록되어 있어 작품 하나하나를 생동감 있게 만날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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