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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바로 이 영화는 이거야, 라고 보여 주는 느낌이랄까. 키스다. 키스 장면 밖에서 마일스(잭 블랙)가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감미로운 음악 사이로 내레이션이 깔린다. 사랑의 잠언은 다 옳다나.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하며 사랑에 빠진 여러 인물들을 훑는다. 대부분 미소 짓고 있으나 고통 받는 이도 있다.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다. 그녀는 혼자만의 사랑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상대는 바람피운 것도 모자라 아이리스를 여러모로 이용하고 있다. 급기야 아이리스가 있는 앞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 발표까지 하는데.
또 다른 주인공 아만다(카메론 디아즈)도 심기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 오래 동거하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게 분명하다.(이 영화에서는 왜 다 바람을 피우는지) 인정하지 않던 남자친구는 결국 실토한다. 관계가 오래되었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다나. 아만다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holiday, 휴가가 필요하다. 우연히 ‘홈 익스체인지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한다. 예쁜 오두막집이 눈에 들어온다. 영국 런던에서 40분 거리라고 하는데, 집안에서 장작도 피울 수 있다나. 바로 아이리스가 살고 있는 집이다. 둘은 서로의 집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내기로 하는데.
보통 휴가가 좋은 건 돌아갈 집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러면서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걱정되기도 하고. 아만다가 특히 그러한데, 사랑에 빠져서일까. 어느 순간 그런 걱정 따위는 잊고 그레엄(주드 로)만 생각하는 모양새다. 데칼코마니처럼 아이리스와 아만다가 자신과 비슷한 상대와 이루어진다는 것도 뭔가 불편하다. 은연중에 이렇게 사랑하라고 지시하는 느낌이랄까. 사랑의 잠언 같다. 휴가가 끝나고 나면 피로가 몰려오는데, 이들의 끝은 과연 어떠할까. ‘로맨틱’에 집중하지 못하는 내가 싫지만, 이 영화의 원제가 ‘The Holiday’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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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작품을 최근에서야 보았다. 이야기 자체는 익숙하고 단순한 것이었지만,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반짝반짝 빛나는, 필견 영화였다.
주인공은 LA의 영화 예고편 제작자 아만다-카메론 디아즈, 영국 서리의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 아이리스의 친오빠인 싱글대디 그래이함-주드 로, 그리고 LA 아만다 이웃집에 사는 작곡가 마일즈-잭 블랙.
겨울 홀리데이 휴가시즌을 맞아, 여주인공들은 미국과 영국에서 각자 집을 바꿔서 휴가를 즐기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알고 신청해 가게 된다. 즉 아만다는 영국 서리로, 아이리스는 LA 아만다 집으로-.
예전에 대충 스쳐갔듯 봤을 때는, 아만다와 아이리스가 저렇게 예쁘고 가진 것이 충분한데 사랑 타령하고 고민고민 하는게 참 사치스런 고민같아서, 공감이 적게 갔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를 패스했었나?ㅋ
근데 연말에 시간도 나고, 왠지 달달한 백인 선남선녀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려서, 사랑 타령이면 어떠랴 하며 정색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왠걸 주인공들의 애타는, 방황하는 모습들에 제법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먼저 아만다 편. 이 여자, 참 안구에 습기가 찬다.ㅠ 멋지고 섹시하고 자기 일에서 실력도 인정받는, 엄친딸인데 유독 남자 문제에서만큼은 절절 맨다. 가장 최근의 실연은 남친이 무려 자기 직장의, 한참 연하의 여자에게 가느라 버림 받았다. 게다가 살벌한 멘트까지 날리고 떠나갔어서 아만다의 상처는 이만 저만이 아닌 상태. 반쯤은 도피성으로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영국의 한적한 시골로 간 것이다.
거기서 우연히 동생 집을 방문한 그래이엄을 만나는데 둘은 한눈에 반해서 원나잇을 즐기는데, 문제는 이후의 관계였다. 아무래도 아만다가 정줄을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니 즉흥적인 게 강했어서, 아만다가 바로 사과 비슷하게 한다. 그런데 그래이엄도 자기는 몇년간 쭉 진지하게 여자를 사귄 적이 없다며, 서로 휴가 기간에 쿨하게 사귀자고 제안한다. 잠시 생각해 본 아만다는 이를 수락하고, 둘은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화끈한 성격의 아만다와 상반되게, 아이리스는 몇년동안 한 남자에게 순정을 바치고 있었다. 연인 관계인 것 맞지만, 말하자면 그녀가 그를 더 많이 사랑했던 것. 아무리 능력있고 예쁜 여자라도 사랑에 빠지는 데에는 장사없어서 그녀는 그만 바라보며 목 매다시피 한다. 그러다 결국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아이리스에게 일언 반구없이, 약혼을 해 버리고 발표를 해 버린 남자.
아만다도 그렇지만, 이쯤 되면 아이리스에게 꼭 남녀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의 여자로서의 존재에 쓸데없는 의구심을 품게되고, 살아가는 것이 거의 폐인처럼 되기 일보 직전이다. 아름다운 고장이고 편한 고향이긴 하지만 영국을 떠나, 햇볕이 작열하는 엘에이로 간 아이리스는, 아무도 모르는 환경에서 이웃들과 우정을 쌓아 가며 조금씩 상처와 아픔에서 회복되어 가는 자신을 느낀다.
그리고 이웃집 남자인 친절하고 착하고, 유머있는 남자 마일즈와 돈독한 우정의 관계를 쌓아가는데~.
두 커플이 각가 다른 의미로 멋지고, 찬란한 성장을 보여줘서 참 좋았다. 불같은 사랑, 육체적인 만남, 쿨한 헤어짐에의 약속을 바탕으로 한 아만다-그래이험 커플은 그대로 생각해 볼 만한 연애담이었고, 친구같이 만나고, 시나리오 작가 할아버지의 재활, 재기를 돕는 일이 결부되어 로맨틱한 사이로 발전한 아이리스-마일즈 커플도 훈훈하고 가슴 찡한 로맨스였다.
영국의 아만다 이야기에선, 유서깊고 한적한 영국의 풍광이 곁들여져 즐기기에 좋고, LA에서는 활기찬 동네와 사연 있는 노(老) 작가의 에피소드가 뜻깊게 다가왔다. 특히 작가에 관심많은 본 블로거로선^^ 한 때 케리 그란트와 친했을 정도로 헐리웃의 잘 나가는 각본가던 할아버지 이야기가 너무너무 근사했다.
결국 아만다, 그래이함, 아이리스와 마일즈가 모두 잘 되어서, 뿌듯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더 극본이 무척 좋았어서, 원역 대본 영어 학습같은 거 해도 좋을 듯 했던^^
<로맨틱 홀리데이>를 요즘에 봐서 행복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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