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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건 다 가짜야." "내 친구 거미도 이모가 죽였어." "그럼 어떡해. 거미가 너 물면 어떡할래?" - p.94 「별과 빛이 같이」중
조카 연우와 이모 겨울은 같이 산다. 연우의 엄마, 즉 겨울의 언니는 죽었다. 겨울은 언니가 집을 나올 때 같이 나왔다. 그리고 연우랑 같이 사는 건 힘든 일상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러나 겨울은 연우와 같이 사는 게 삶의 이유가 된다. 결코 죽고 싶지 않은 이유. 그것은 연우가 있기 때문이다.
2. 『별과 빛이 같이』는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경기 히든작가 당선작이다. 이 소설들은 뭔가 모르게 따뜻하다. 아주 재미있다거나 확 끌어당기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어느 소설들보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따뜻함 안에는 나의 가슴을 시리게 하는 서글픔도 있다. 그래서 이 소설들은 따뜻함과 서글픔 사이, 양쪽의 균형을 맞춘다. 읽고 나면 쓸쓸해진다.
3. "제 선인장이 자꾸 집을 나가요." - P.41
선인장의 이름은 홍기린이다. - p.46
기린이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 타봤으니 그만 내려가자고 말했다. 기린은 굳은 얼굴로 조금만 더 있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따. 조금만, 조금만 더요. 나는 기린이 내 손가락에 감아 놓은 붕대를 쳐다보았다. - p.67
「기린에게」의 일부다. 주인공은 정신과적 진단을 받긴 하지만, 정신병인 듯 아닌 듯 애매한 경계가 소설을 아주 어둡게 만든다. 쓸쓸한 주인공의 내면이 반영된 듯 하다. 조금만 툭 치면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상태다. 그렇게 나도 무너너져 내리려 한다.
4. 아니, 물건이 슬픈 게 어디 있어. 그냥 버려지는 거야. - p.118 「사랑 떄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중
그런데, 물건도 슬픈 게 아닐까.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렇게 일일이 따지고 들면, 세상엔 슬프지 않은 게 어디 있을까.
이안이 말했다. 나는 사람의 감정을 훈련 받았는데, 슬픔이라는 감정은 너무 복잡해서 그것만은 이해할 수가 없었어. - p.118
이안은 인공지능 사람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아닌 사람이다. 아아, 그렇다면 이안도 쓸모가 없어지면 그냥 버려지게 되는 걸까.
5. 아침부터 심정이 복잡하게 얽혀 버린 이 상황. 사실, 이 소설을 다시 한번 읽고 리뷰를 써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날짜를 보니 마감날짜가 코앞이다. 그래서 그냥 리뷰를 썼다. 분명한 건, 『별과 빛이 같이』는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로 내게 다가올 거라는 사실이다. 한번 읽고 끝낼 소설은 아닌 소설. 그리 흔하지 않은 소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 지금도 진행 중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아르띠잔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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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빛이 같이]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이야기를 담은 걸로 보여 기대했습니다. '연우'에서 동물병원을 하는 남편과 선생님인 아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딸 연우와의 추억을 떠올리는데 정작 연우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그저 모호하게 가족이 더이상 함께 살지 못하게 된 이유가 연우와 관계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비밀번호 왜 안 바꿨어?" 나는 잘 모르겠어. 저걸 누를 때마다 나는. 지원을 말을 하다 손바닥으로 입을 가렸다 수화기 너머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p.38
'기린에게'는 선인장이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인다는 주인공의 이야기예요. '별과 빛이 같이'에선 다시 연우가 나와 어리둥절해집니다. 서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겨울은 언니의 아이 연우와 함께 살아가지만 쉽지 않습니다. "여기 왜 이런 걸 쓴 거야?" "사람들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소원 같은 거야." 바보 같은 짓이야. "이런 데 적는다고 이루어질 리 없잖아." p.89
"이모는 어릴 때 고래가 되고 싶었어." 직업이 꿈이 되는 순간? 정상적이란 말은 어쩌면 시시한이란 말과 같을지 모른다.p.104 모든 메모리가 날아간 이안이 나를 보고 웃었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던 기계는 이제 없었다. 그 다정함은 누구를 향한 것도 아니었다. p.135
사랑 때문에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에서는 인간형 안드로이드 이안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코타키나발루는 조금 이상한 서울 형과 소년의 이야기예요.
저자는 누군가 떠났다는 사실만을 암시할 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지 않아요.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글의 전개는 잔잔하고 큰 사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문장을 집중해서 보게 해요. 단편 소설 하나를 읽고 난 후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빠뜨린 부분이 있는지 다시 읽게 만들고요. 공통적으로 상실이라는 주제를 다룬걸로 보여요. 감정을 자극하는 내용이에요. 장편으로 긴 호흡을 이어가면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도 가능할거란 생각이 들게합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