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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공존하는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
"자연과의 공존하는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 내용보기
책의 제목은 물론 '식물 존재에 관한 두 철학자의 대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식물 존재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일한 목차를 마련하고,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을 통해 공통의 목차를 채워나가는 독특한 방식의 기획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루스 이리가레는 예전에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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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물론 '식물 존재에 관한 두 철학자의 대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식물 존재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동일한 목차를 마련하고두 사람의 서신 교환을 통해 공통의 목차를 채워나가는 독특한 방식의 기획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루스 이리가레는 예전에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익숙한 이름이었지만또 다른 저자인 마이클 마더는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접하게 되었다저자의 소개에 의하면마이클 마더는 '하이데거 현상학에 사상적 토대를 두고 현대 서구 철학과 식물성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철학자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현상학의 이론이나 용어들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기에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그 내용들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루스 이리가레가 쓴 서문에 의하면두 사람이 이 책을 함께 쓴 이유는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루스 이리가레의 제안에 마이클 마더가 응해서 이뤄진 이 책의 기획은애초에는 정해진 목차에 따라 서로의 견해를 나란히 수록하고자 했었다고 한다하지만 집필이 진행되면서두 사람의 글을 나란히 싣는 것보다 동일한 목차를 나란히 병치하면서 마치 두 권의 책을 읽는 것 같은 효과를 주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일러두기에서 두 사람이 쓴 동일한 제목의 목차들을 번갈아 읽는 방식을 제시했기에일단 그 제안에 따라 일독을 했다분명 주고받은 글들을 통해 해당 항목의 내용들을 비교할 수 있었다는 장점은 있지만두 사람의 사상을 일관된 관점에서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일단 독자로서 두 사람의 저자들이 지닌 철학적 바탕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서 있지 않았기에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라 여겨진다추후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아마도 각각의 글들을 목차에 따라 순서대로 읽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들은 그리스 철학으로부터 서양 철학사의 흐름에서 자연철학의 관점들이 등장하고그것이 인간의 존재와 식물성의 문제에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내가 파악하기로는두 사람이 말한 바의 핵심은 루스 이리가레의 에필로그에 있는 다음의 두가지 문제라고 이해된다첫 번째는 지구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 존재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식물 세계를 보존하는 것은 지구 행성을 구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라 하겠다. 다음으로 두 번째는 인간의 실존 방식이 식물을 토함한 자연의 실존 방식을 통하여 인간으로서 세계를 통치하는 과학과 기술의 지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다시 말하자면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존재로서 인식하고그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들은 각각 16개의 목차를 마련하고서신을 주고받으며 그 내용을 채워나가고 있다목차의 순서도 저자들이 처음 식물에 대해 관심을 보였던 계기와 이유를 설명하는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만물 사이에서 생명을 키우고 공유하기에 이르기까지다양한 이론들을 근거로 주장을 펼치면서 저자들의 사유가 덧붙여져 상세히 설명되고 있다저자들의 주장이 대체로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나로서는 이해가 쉽지 않았으나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의 주제나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자연을 파괴와 개발의 대상으로만 삼는 관점에서 벗어나서로 공존할 수 방안이 마련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0.09.24. 신고 공감 1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를 회복시키는 식물의 세계
"우리를 회복시키는 식물의 세계" 내용보기
『식물의 사유』에서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철학적 사유를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식물을 주제로 한 담론, 그러니까 식물에 대한 생각과 치유 정도로만 여긴 것이다. 물론 그런 내용이 없는 건 아니다.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페미니즘 철학자 루스 이리가레와 식물성의 철학자라 할 수 있는 마이클 마더가 16개의 공통 주제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다. 그러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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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사유』에서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철학적 사유를 기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식물을 주제로 한 담론, 그러니까 식물에 대한 생각과 치유 정도로만 여긴 것이다. 물론 그런 내용이 없는 건 아니다.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페미니즘 철학자 루스 이리가레와 식물성의 철학자라 할 수 있는 마이클 마더가 16개의 공통 주제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다. 그러니가 하나의 제목에 루스 이리가레와 마이클 마더의 글을 읽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서신은 2013년 11월부터 2014년 말까지 이어졌다.


루스 이리가레와 마더는 자신의 어린 시절 자연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들려준다. 루스 이리가레는 작은 탄광 마을에서 태어났고 그곳의 자연을 놀이터로 삼았다. 그랬던 그녀가 자연이 아닌 학교에 가면서 몸이 아팠고 그런 그녀에게 의사는 기숙사 학교를 나오라는 처방을 내렸다. 통학을 하면서도 자연으로 돌아온 그녀는 병이 나았다고 한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마이클 마더의 경우는 조금 더 남다르다. 유대인이었던 그가 13살까지 살았던 러시아에서 추방당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비행기를 타야 했다. 그때 그는 자신이 그곳을 떠나도 집 주면의 나무는 그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실을 알았다. 나무는 한자리에서 오래 시간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데 세계 곳곳을 유랑하는 자신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며 뿌리 뽑힘을 당했다고 여긴 것이다. 난민의 경우, 마이클 마더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페미니즘 철학자 루스 이리가레의 글을 먼저 만난다. 그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다소 어려웠다. 그녀가 박사논문으로 쓴 책 (『검경』)으로 인해 학교 교수직을 그만두었고 라캉 정신분석학교에서 추방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설명을 해주어도 나는 그녀의 논문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난해하다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다만 그녀가 사람이 아닌 자연을 통해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교통사고와 요가 수업을 통해 호흡을 배었다는 사실도 함께. 솔직하게 말하자면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타고네』에 대해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립에 대한 부분도 어려웠다. 안티고네를 그녀 자신과 동일하게 여기는 느낌이라고 할까. 정확하게 알려면 나는 『검경』의 내용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이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한 루스 이리가레의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 현재 우리는 환경에 대해 무자비한 인간으로 변화하고 말았으니까. 더 좋은 세상, 더 편리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환경을 배제한 것 같다고 할까. 계절의 경계는 무너지고 몇 달 째 산불에 휩싸이고 엄청난 폭우와 눈사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갈 해법은 없을까. 루스 이리가레와 마이클 마더는 그리스 철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철학의 사상과 접목시켜 이야기하는데 어렵다. 어쩌면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친절하고 재미있는 책일지도 모른다. 어떤 독자에게는 풍부한 철학적 사유와 식물 세계의 경이로움에 대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기대가 컸던 책이지만 어렵고도 어려운 책으로 남는다. 


우리는 자연에서 혼자 있는 것일까요? 분명코 완전히 혼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와 소통할 수 있고 심지어 교감할 수도 있는 수많은 생명 존재들에 둘러싸야 있습니다. 자연과 나누는 이른 소통과 교감은 종종 인간과 함께 있을 때보다 더 쉽게 일어나며, 인간과 함께 할 때는 아주 힘겹게 얻어지는 어떤 절대의 경험을 안겨줍니다. (루스 이리가레, 138쪽)


때로는 식물 세계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매개자이고, 때로는 우리와 다른 사랑받고 사랑하는 인간이 매개자입니다. 또 때로는 과거의 사상가들이 우리를 그길로 인도합니다. (루스 이리가레, 158쪽)


우리의 과제는 우리가 식물과 우리 자신과 우리 사이에 흐르는 공기를 측정 가능한 대상이나 잠재적 생산력으로 바라보지 않고 생명의 합주에 참여하는 존재로 바라는 문화를 가꾸는 것입니다. 이 문화는 생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문화가 아니라 생명과 함께 번창하는 문화입니다. (마이클 마더, 205쪽)


계절에 어긋나 산다는 것은 행성적 시간의 변화와 교대를 무시하는 것이며, 싹이 트고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의 시간표와 맞지 않게 산다는 것입니다. 더 나쁜 것은 소비를 위해 인간의 기술이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계절의 변화와 주행의 변화를 조절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마이클 마더, 220쪽)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s 2020.09.28.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식물의 사유와 우리의 사유를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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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사유와 우리의 사유를 말하기     《식물의 사유》를 읽고루스 이리가레 · 마이클 마더 지음이명호 · 김지은 옮김알렙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2) (2020)     :: 목차 ::   프롤로그1.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2. 생명을 망각한 문화3. 보편적 호흡을 공유하기4. 원소의 생성적 잠재력5. 계절의 리듬에 맞춰 살기6. 자연 존재의 놀라운 다양성의 복원7. 우리의 감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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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사유와 우리의 사유를 말하기

 

 

식물의 사유를 읽고

루스 이리가레 · 마이클 마더 지음

이명호 · 김지은 옮김

알렙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2) (2020)

 

 

:: 목차 ::

 

프롤로그

1.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

2. 생명을 망각한 문화

3. 보편적 호흡을 공유하기

4. 원소의 생성적 잠재력

5. 계절의 리듬에 맞춰 살기

6. 자연 존재의 놀라운 다양성의 복원

7. 우리의 감각지각을 키우기

8. 인간 동반자에게 향수를 느끼기

9. 인간들 사이로 돌아가는 위험을 무릅쓰기

10. 자신을 잃고 자연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

11. 숲에서 다른 인간을 만나기

12. 어떻게 우리의 살아 있는 에너지를 키울지 생각하기

13. 몸짓과 말은 원소를 대체할 수 있을까

14. 자연 속에 혼자 있는 것에서 사랑 안에서 둘로 존재하는 것으로

15. 인간 되기

16. 만물 사이에서 생명을 키우고 공유하기

에필로그 / 주석

 

 

  이 책은 16개의 같은 주제에 대해 루스 이리가레와 마이클 마더가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철학적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201311월 이리가레의 첫 편지로 시작해 201411월 마더의 마지막 편지로 마무리되었다.(12, 일러두기)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새로운 존재 방식과 행동 방식을 긴급히 요구하며 이 책을 함께 쓰게 되었다고 루스 이리가레는 밝히고 있다. 나 역시 이들이 편지를 주고 받은 순서 그대로 따라가며 읽었는데위에 쓴 목차가 무척 도움이 되었다. 그들이 처음 제안한 것은 루스가 쓴 텍스트와 마이클이 쓴 텍스트가 아래위가 뒤집힌 포맷으로 구성된 책을 쓰는 것(5, 서문)’이었다고 한다. 이런 구성에서 책의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는데, 책이 그렇게 나왔더라면 얼마나 놀라웠을까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생각만으로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 같지만.

 

  이 책을 읽는 며칠 동안 나는 낯선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 작은 창을 열면 야자수 두 그루가 있었다. 고개를 들면 야자수의 마른 잎사귀들이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고 있었다. 건물 왼편으로 짓다 만 으스스한 건물이 있었으나 야자수 두 그루가 지키고 있는 그 방에 완전히 혼자 있어도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고요히 홀로 있는 시간에 식물의 사유라는 책을 읽게 된 사실이 우연이 아닌 것만 같았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서평을 쓰는 기간 2주가 짧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식물 존재들의 사유, 프랑스 페미니스트 철학자 루스 이리가레의 사유, 스페인의 신예 철학자, 하이데거 현상학에 토대를 두고 식물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연구하는 마이클 마더의 사유 그리고 그들의 사유 방식을 짚어가며 읽고 있는 나의 사유와 당신의 사유까지 문득 궁금해졌다. 두 사람은 일 년 남짓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자연과 문화, 물질과 정신, 감각성과 초월성, 주체와 타자, 여성과 남성, 비인간과 인간 등 서구 형이상학을 지배해온 이분법과 동일성의 사유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337-338). 두 사람의 생각을 교환하고 무르익히는데 무려 일 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걸 고작 며칠 만에 읽어보자 덤벼든게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두 사람은 무척 진지하다.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녹아 있고, 왜 식물의 사유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지, 왜 숲에서 생명과 연대해야 하는지, 소크라테스 이전 그리스 철학으로 돌아가자고 하는지를 찬찬히 펼쳐 보여준다. 1초면 무엇이든 전송되는 스마트한 시대에 우편(편지)을 통한 대화 방식 자체가 식물의 발아와 성장과 개화와 결실의 시간을 닮으려는저자들의 생각을 반영한다(338).

 

  이리가레는, 식물 세계는 말하지 않고 보여주거나 말없이 말한다며 식물 존재와 나 자신을 모두 잃지 않으면서 식물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있으며, 결국에는 그를 통해 인간들 사이로 돌아오고 함께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모색한다. 그녀는 유년시절부터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늘 자연으로 돌아가 식물 세계에 도움을 청하고 그 덕분에 자연이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연적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또한 검경이라는 책을 출판한 후 속해있던 학회에서 비판받고 교수직에서 쫓겨나고 추방된다. 이리가레는 요가 수업에서 배운 호흡법을 통해 인도철학에 관심을 갖고, 감각과 영혼을 결합하는 기도를 올리듯 매일 시를 쓴다. 두 사람이 나누는 철학이야기 자체는 나에게 난해하였으나, 그들의 체험에서 비롯된 질문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무르익어 식물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로 이어졌는지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우리의 경험과 삶에서 철학이 생겨나고 사유가 숙성되는 글쓰기의 과정을 식물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과 닮아있었다.

 

  4원소로 알려진 물, , , 공기는 생성적 잠재력을 지닌 지구 생명체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식물은 생명을 선사하는 4원소를 모으는 존재이자, 이 원소들에게 햇빛과 습기와 미네랄과 공기를 제공함으로써 원소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신체활동이 숨쉬기다. 인간의 숨쉬기는 식물의 뿌리내리기와 같으며, 제대로 된 호흡법은 우리의 몸을 공기가 흐르는 관이 되게 한다. 그것은 줄기와 잎사귀로, 온몸으로 숨쉬는 식물의 호흡을 닮았다. 또한 인간은 식물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는 존재 양식과 자세를 배울 수 있다.(341-342, 이명호, 옮긴이 해제)

 


호흡은 식물의 생명에서 영적 생명으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공기가 있다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나는 또 다른 있음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호흡 이외의 다른 것이 없어도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세계는 가능했습니다.” (42, 루스 이리가레)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태양의 빛과 온기, 그리고 비가 가져다주는 습기 덕분에 공중에서 자랍니다. 식물 생명만이 퓌시스(자연) 자체의 잠재력을 증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는 모든 생명 존재의 에너지 착취와 함께 시작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생성은 인간 존재의 생성에서부터 시작됩니다.”(60-61, 루스 이리가레)

 

 

우리는 나무를 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나무를 정신적으로 표상하고 명명을 통해 고정시키기 위해 나무의 현재 형태를 보아서는 안됩니다. 그보다는 살아 있고 변화하는 것으로서 나무의 존재를 봐야 합니다.”(86, 루스)


 

  이리가레는 보는 방식의 전환을 통해 존재를 보는 법을 배우고, 침묵이 무엇인지 경험하라고 말한다. 침묵은 우리가 다른 생명 존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근원이자 매개(87)이다. 다른 생명 존재와 나 사이에 시공간의 침묵을 남겨놓는 것은 각자의 경계를 지킴으로써 나 자신으로, 내 자신 속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88)이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로서 생명에서부터 다시 출발하여, 모든 존재를 보호하고 꽃피운다는 생각으로 생명을 키우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것과 이 공동선을 보호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150, 루스)

 

호흡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생명을 왜곡합니다. 호흡을 함으로써 우리는 생명과 욕망과 사랑과 문화의 새로운 성장과 지평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고 다시 엽니다. 때로는 식물 세계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매개자이고, 때로는 우리와 다른 사랑 받고 사랑하는 인간이 매개자입니다.” (158, 루스)

 

독자들은 두 입장의 대위법을 보게 될 것입니다. 희망컨대, 두 개의 서로 다른 사유와 말하기 방식이 미래의 대화로 나아갈 길을 열어 주기를 바랍니다.”(162, 루스 이리가레)

 

 

숲의 공유는 우리가 식물에 진 갚을 수 없는 부채를 인정하고, 식물이 탁월하게 보여주는 관대함에 참여하며,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식물이 선사하는 관대함에 영감을 길어 올리는 문제입니다. (204) 우리의 과제는 우리가 식물과 우리 자신과 우리 사이에 흐르는 공기를 생명의 합주에 참여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문화를 가꾸는 것입니다.(205, 마이클 마더)”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우리의 표현성이 우리가 만나는 동물, 식물, 광물과 암석 형성의 표현성과 공명하게 놔둘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충만한 자기 표현은 타인에게 하는 말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우리가 마주한 어려움입니다.”(247, 마이클)

 

식물은 접근할 수 없는 타자를 향해 자기 신체를 기울이고 늘리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식물은 타자에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식물로부터 배워야할 또 다른 교훈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활력의 원천을 없애지 않으면서 우리 자신을 에너지화할 수 있을까요?(282, 마이클)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을 때, 내가 만나는 타자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만나는 존재로부터 무엇을 얻을지 내가 나 사진과 다투지 않을 때, 오직 그럴 때 만남은 일어납니다.“(284, 마이클)

 

끝의 에너지는 파괴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완전한 실재의 상태에서 어떤 것도 부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끝의 에너지는 불안하지 않습니다. 고요하고 적극적인 끝의 에너지를 유한한 생명의 한가운데에 위치시키고, 식물과 더불어 식물을 경유한 만남에서 이 에너지를 향유하는 것입니다. (285, 마이클)

 

인간의 담론과 맺는 관계 안에서도 비인간 생명 형태들과 소통할 가능성에 열린 환대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나는 우리가 쓴 이 책이 그 환대의 공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아주 서서히 씌어졌다면 그것은 개별 장들이 기억에, 식물과 나눈 동시적 경험에, 우리 각자가 쓴 텍스트에 대한 성찰과 반응을 지속적으로 나눈 의견의 교환에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의 세계, 그 세계 안의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시굴의 세계로의 열림을 키우는 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327, 에필로그) 우리의 책이 식물의 세계, 다른 인간 존재, 다른 인간들과 관계 맺을 대안적 지평을 열어주기를 희망합니다.(329, 에필로그, 마이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의심없이 속해있던 인간 세계의 존재 방식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위태로운지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계절(마이클 마더는 계절이란 인간이 식물과 맺는 관계로 돌아가는 말이라고 했다(219))의 리듬에 맞춰 살며, 대지 위에서 감사하며 깊이 호흡하고, 자연에서 우리의 자릴 찾고, 제대로 숨 쉬고, 먹고, 감각을 통해 사유하고, 나누기 위해 모든 것을 주는 방식. 우리가 식물, 동물, 모든 원소들과 더불어 이 지구에 함께 존재하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식물들에 대한 다큐나 초고속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와는 시간의 개념이 다를 뿐이지, 저들 스스로 주변 환경과 어울리며 능동적으로 존재한다. 무조건적으로 소비하고, 파괴하며 에너지를 얻고 있는 인간의 방식에 대해 우리는 즉시 파괴를 멈추고, 돌아보아야한다. 이리가레는 자기 자신으로 남으면서 상대의 생명을 침해하지 않고 공유할 것을 제안(79)하며, 우리가 받기로 동의한다면, 모든 지각은 우리에게 살아 있는 에너지를 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무분별하고 사려없이 소비하기만을 멈출 때, 자연은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줄 것이다.

 

  마이클은 모두가 자기 힘으로 뒤뜰로 열린 자기의 창문을 찾아야(233)” 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요가나 명상을 통해 돌아보고, 적은 소유물로 지극히 소박한 생활을 하는 미니멀 라이프 또한 유행하고 있다. 이런 유행들은 반갑다. 결국 우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인데, 부디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자연 속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나와 당신의 평화로운 공존 만큼이나, 다른 모든 존재들과 생명을 나누며 공생하는 삶을 살게 되면 좋겠다. 이 책은 어렵고 딱딱한 철학서로 느껴졌지만, 그들이 펼쳐 보여준 사유의 세계는 나에게 용기를 준 것 같다. 질문을 던질 용기, 그 질문을 돌아보고 깊이 성찰하며 답을 찾 아갈 용기, 사람들 사이에서 내 목소리로 발화할 용기, 나 자신으로 존재할 용기 말이다.

 

  번역 또한 두 문학연구자 이명호, 김지은 님께서 해주셨는데 마지막에 이명호 번역자의 글만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시간에 쫓기며 번역하셔서 아쉬웠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시간이 모자라는 상태로 읽어 무척 아쉬웠다. 나무가 자라나듯, 숲이 서서히 모습을 바꾸듯,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책장 한켠에 두고 한 편씩 읽어야겠다. 또한 숲과 자연 속에 좀더 자주 오래 머물러야겠단 생각도 든다. 이 책이 지금 이 시기의 나에게 온 것이 우연 같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에겐 올해의 인생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c*****9 2020.10.02.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