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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줄이고, 마음 고요히-옛 시에서 말을 걸다』를 읽고 나이 육십이 다 되었다. 가끔씩 지난날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일들이 오버랩 되어 지나간다. 그러면서 오늘이 있게 하였고, 앞으로 더 멋진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된다. 참으로 위대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 않았던가. 바로 이러한 때 좋은 옛 글이나 옛 시를 통해서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아마 최고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런 옛 시들은 절대 빨리 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시를 음미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자도 옥편 등을 통해서 찾아보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직접 펜을 들고서 종이에 적어보는 노력도 기울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아무리 편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내 것을 만든데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직접 참여하여서 얻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흰 백지에 시를 적어보고, 한자도 한 자 한자 적어보면서 그 의미를 깨달아가 간다면 아마 근래에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 서두르지 말고 정성을 기울이면서 음미하는 최고 멋진 시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역시 옛 시에서는 자연의 모습이 큰 주제가 많은 것 같다. 내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왠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전개되는 자연의 현상과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된다. 해와 달과 별들, 눈과 비와 바람들, 온갖 식물들과 수많은 꽃들, 그리고 우리 인간의 본연의 모습들을 최고 멋진 언어로 표현해내는 옛 시인의 기지가 너무 아름답고 멋지다. 지혜가 넘치면서 왠지 우리가 숙연해지면서 그 진리를 따라야 하겠다는 다짐을 갖게 만든다. 그래서 훌륭한 명시인 것이다. 정말 책상 곁에 항상 두고서 시간이 날 때마다 아무 페이지라도 넘겨서 이 모든 것을 음미하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 자신도 실천해보아야겠다는 각오를 가져본다. 정말 오래 만에 대하는 훌륭한 시성들의 사계절을 노래하는 모습에서 왠지 내 자신도 자연 속에 묻혀서 마친 신선이나 친구가 된 것처럼 마음이 뿌듯함을 느껴본다. 그 만큼 4계절과 각종 자연들은 우리 인간들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막역지우이기 때문이다. 이런 막역지우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무궁한 사랑을 보냈으면 한다. 그리고 내 자신 특히 좋았던 것은 가끔씩 붓을 이용하여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직접 시를 써놓은 손글씨 작품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면서 내 자신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전하여서 내 나름대로 하나의 작품집을 만들어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가졌다. 옛 시를 통해서 진정한 인간미와 자연미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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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전의 기대와 읽은 후의 만족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책이었다. 요런 책은 별 다섯개 줘야해, 생각하며 읽었다. 배가 고플 때 같은 밥도 더 맛있고, 실연당하고 듣는 음악은 더 가슴저미는 법이듯 이 책 <일 줄이고 마음 고요히>는 일에 치이고 마음이 복잡할 때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것 같다.
구성을 보자면 많은 옛 시를 계절 별로 나누어 싣고 있고. 표제시들은 중국과 우리 고려, 조선시대 작가의 작품들이다. 그리고 각 표제시들에 작가가 마음 닿는대로 감상, 자신의 이야기, 설명 등을 덧붙이고 있다. 일본의 옛 시인 하이쿠도 짧지만 반드시 계절을 나타내는 싯구가 들어가야만 한다는데 그 시절엔 그만큼 자연과 계절이 늘 곁에 있었고 일상에 많을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었으리라.
지은이는 이미 몇권의 책을 쓰신 스님이시다. 소박한 승복을 입고 단정한 방에 앉아 옛 시를 고르고, 거기에 말과 마음을 붙여쓰시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게다가 뒤쪽에는 모든 시들을 한자와 한글로 직접 옮겨 적으신 손글씨 모음이 실려있는데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졌다. 시의 내용도 그러려니와 시가 쓰인 종이와 글씨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도 즐거웠다. 감상하듯 차근차근 읽고 보고있자니 내게 보다 풍성한 무언가를 이야기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시를 읽고, 그에 덧붙인 스님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마치 시 한수를 앞에두고 스님과 차 한잔 나누며 이런저런 말씀을 듣고있는 기분이 든다. 그 이야기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한 줄기인듯 자유로이 흐르고 나도 편안히 흔들리고 있는 기분이 든다. 소동파는 "일없이 이렇게 고요히 앉아 있으니, 하루가 그대로 이틀이라네"라는 경지였다는데 잠시나마 시간이 한가로이 천천히 흐르는 것만 같다. 이런게 힐링일까? 내 마음에 고요한 휴식을 선물한 책, 망중한을 즐기기에 그만인 책이었다.
사실 더이상 매미들의 울음을 들으며 가을을 기다리고 그들의 오덕을 칭송하던 시절는 아니다. 그저 소음공해를 운운하는 요즈음이니 시들을 읽으며 이 무슨 팔자좋은 타령일까, 삐딱하게 읽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루하루 숨가쁘게 살아내야하는 우리의 기계적인 시간에 '쉼'과 '틈'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가끔 먼 산을 바라보듯 계절에 맞추어 한편씩 읽는다면 잠시나마 차가운 강가에 앉아 물고기인지 세월인지를 낚고있는 삿갓 쓴 노인이 되어볼 수도 있을것만 같다.
그리고 몇 편의 시
친구 집 가는 길에, 옹도 (중국 당대의 시인)
예수교 다리 서쪽 비스듬한 작은 길 해 높도록 그대 집에 닿지 못함은 시골 마을 골목이란 흔히들 서로 닮아 담장마다 봄바람이 탱자꽃 하아얀 별무더기 이룬 탓!
매미, 우세남 (중국 당대의 서예가)
갓끈 닮은 주둥이로 맑은 이슬 마시니 성근 오동 숲 너머로 흐르는 울음소리 높은 곳에 살기에 소리 절로 멀리 갈 뿐 그것이 어찌 가을바람 덕분이랴!
초승달 숲에 들어, 변계량 (조선 초의 문신)
문 닫자 온 방에 맑은 기운 하나 가득 까아만 書案에는 조촐한 경전 한 권 초승달 숲에 들어 그림자 이우는데 외로운 등불 하나 밤새껏 밝아라
새해 아침 거울 앞에서, 박지원 (조선 후기의 문신)
홀연히 몇 가닥 수염만 늘었을 뿐 더 이상 자랄 것 없는 여섯 자 서러운 몸 거울 속 얼굴은 세월 따라 변하건만 어린 마음 여전히 지난해의 나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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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마음에 와 닿는 책이다. 요즘처럼 누구나 바쁜 시대에 날씨마저 찜통인 계절에 한장 한장 펼쳐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급한 마음이 수그러 드는 책이라고나 할까. 마음이 복잡할 수록 글자가 빼곡한 책보다는 시집이나 기타 글자수가 적은 책으로 손이 간다. 내게 필요한 건 많은 가르침이 아니란 걸 스스로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구성을 보면 많은 옛 시를 계절 별로 나누어 싣고 있는데, 중국과 고려, 조선시대 작가의 작품들이다. 그 중에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도 꽤 있었다. 그리고 소개 된 각각의 시에는 저자이신 흥선 스님이 나름대로 자신의 이야기와 설명 등을 덧붙였다. 책장을 넘길수록 편안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흥선 스님이 책임자로 일하시던 박물관 홈페이지에 7-8년 쯤 연재했던 것들 가운데서 추리고 가다듬은 것이라고 한다. 시 한편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마음이 한가롭고 여유로워 지는지. 저자인 흥선 스님의 일상 이야기도 세속을 떠나 수도하시는 분의 글이라 그런지 참으로 담담한 느낌을 안겨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늘 하루 내내, 한 달 내내 동동거리고 사는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런 한편으로 옛시 에서는 요즘의 글에서 보다 한결 계절에 대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가만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과학이 발달한 요즘보다 더 날씨의 영향을 받고 살았고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는 내 생활이 싫어진다. 나도 좀 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생활하고 싶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에는 더위를 잊을 만큼 어떤 일에 몰입하는 방법도 좋다고 했던, 예전에 들은 말을 실천하려는 듯 나는 책에 빠져 들었다. 책의 뒤쪽에는 모든 시들을 한자와 한글로 직접 옮겨 적은 손글씨 모음이 실려 있다. 시를 한편씩 옮겨 적으신 스님을 생각하니 참 귀하게 느껴졌다.
춘(春), 하(夏), 추(秋), 동(冬) 계절별로 나누어 시를 소개한 이 책은 어느 계절에 읽어도 마음에 여유를 찾게 해줄 책이다. 찜통더위가 어서 물러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까? 나는 가을 편에 소개 시 중에서 마음에 와 닿은 게 많았다.
가을 시 일곱 번째에 소개 된 ‘달밤‘이란 시가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달빛> 삼의당 김씨 달은 하나 두 곳을 비춰 주건만 두 사람 천리를 떨어져 있네.
청산에 바라건대 이 달빛 따라 밤마다 그대 곁을 비추었으면..... <본문 P 144>
가을이란 계절은 봄보다는 더,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을,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다른 계절보다 더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이지 싶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나보다.
<무덤에는> 두목 무덤에는 한 그루 나무와 가을바람과
자녀도 없는 고인 (故人)의 허전함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 헤어지던 우리의 추억과,
달빛과 또 누군가가 강 건너에서 불고 있는 피리소리가 있다. <본문 P178>
나무, 바람, 달빛, 피리소리.....한가지 한가지 생각 만으로도 내 마음속에 가을바람이 부는 듯하다. 돌아오는 가을엔 꼭 강가에 가서 파아란 하늘아래 억새풀 우거진, 가을 강변을 마음속에 담아 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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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편합니다. 흥선 스님이 오래 전부터 박물관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한시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들을 묶어 놓았습니다. 절집 오랜 생활에서 우러나온 글들이라 수다스럽지 않고 담담합니다. 그러면서도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린 생수처럼 마음을 시원하고 맑게 해줍니다. 지루한 장마와 폭염이 계속되는 이 여름에 읽기에 제격입니다. 일이 많아 휴가도 미룬 채 사무실에 출근합니다. 모두가 떠난 한적한 서울, 사무실에 있으니 ‘여기가 진짜 피서지네’하고 위안하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서글퍼지는 것은 왠일일까요? 이신(李紳)의 시(詩)가 위로를 주네요. “김매는 한낮 / 땀방울 포기 아래 흙을 적시네 / 뉘 알랴, 상에 오른 이 밥 한 그릇 / 알알이 농부의 땀방울임을”(p. 112). 농부처럼 여름에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행복한 것 아니겠습니까!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가면 실내온도가 벌써 27도를 넘어섭니다. 거의 30도까지 에어콘을 틀지 않고 선풍기로 버티며 일을 합니다. 한전이 전력비상체계에 들어섰기 때문이 아닙니다. 에어콘 바람을 조금 오래 쐬면 살이 아린 듯해서 에어콘을 멀리하는 편입니다. 점심 후 불볕더위에 야외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곧장 사무실에 들어와 하는 수 없이 에어콘을 틉니다. 그리고 짬을 내어 이 책을 펴들고 옛 시 몇 편을 음미하며 스님의 글들을 읽어봅니다. “별원 깊어 대자리 시원도 하이 / 드리운 발 너머로는 환한 석류꽃 / 솔 그림자 마당 가득 바야흐로 한낮인데 / 낮잠 째자 이따금 흐르는 듯 꾀꼬리 소리”(p. 91). 나는 어느새 솔 그림자 드리운 계곡 근처에 돗자리를 펴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규보의 <여뀌꽃과 백로>라는 시가 재미있네요. “앞 여울에 물고기 많기도 하여 / 생각없이 물결 헤치며 들어섰다가 / 사람 보자 깜짝 놀라 날아올라서 / … / 목을 뺀 채 사람 가길 기다리느라 / 가랑비에 하얀 털이 촉촉이 다 젖도록 / 마음은 여전히 물고기에 있건만 / 사람들은 말하지, 세상 잊고 서 있다고”(p. 102). 흥선 스님은 이규보의 또 다른 시를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물고기 입장에서 쓴 글이네요. “조심조심 붉은 고기 잠겼다 떠올랐다 / 사람들은 말하지, 마음대로 노닌다고 / 생각하면 잠시도 한가한 때 없으리 / 어부 겨우 돌아가면 백로가 또 엿보니 …”(p.103). 나만 바쁘고 분주하고 다른 사람들은 유유자적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지나치게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쉽지는 않지요. 그래도 타자(他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면 삶이 그렇게 팍팍하게 느껴지지는 않겠다 싶습니다. 춘(春), 하(夏), 추(秋), 동(冬), 네 꼭지로 옛시들을 묶어낸 이 책은 사실 사계절용입니다. 각 꼭지 첫 장은 사진을 찍어 반으로 접어 감추어 두었습니다. 일부러 펼쳐 읽는 수고가 있어야 합니다. 이 또한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혀 주네요. 봄은 초록, 여름은 파랑, 가을은 갈색, 겨울은 빨강 색으로 옛시를 풀어 놓은 것에도 세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 뒤편에 손글씨 엽서로 옛시들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엽서 한 장을 한 페이지에 크게 실어 책 중간 중간 삽입 했더라면 그 멋스러움을 조금 더 느낄 수 있었겠다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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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할 때는 책이 손에 안집힐때가 있다. 누구는 복잡한 마음을 책을 읽으며 정화한다고 하지만 나는 마음이 복잡해지면 한 글자 읽기도 벅차다. 그럴때 하는 나만의 비법은 그림책이나 글의 수가 적은 책을 읽는 것이다. 글을 안읽어도 그림만 바라봐도 좋다. 뭔가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거는 느낌이 들기도 하니까 말이다. 요즘도 그렇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빼곡한 텍스트를 보면 읽을 의욕이 급감소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쩌면 요즘 들어서 하는 생각인데 수많은 말보다 그것을 더 함축한 간결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다. 입바르게 수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진실을 담은 눈빛에서 수많은 말을 들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때로는 함축성이 묻어난 것들에게서 더 깊고 수많은 말을 듣기도 한다.
아마도 시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시는 아직도 나에게 참 어렵다. 누군가는 소싯적 한두번 시를 썼다고 하지만 나는 그 때도 너무 시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머지 그리고 시험의 압박이 있었기도 해서 시는 그저 공부하는 교재에 불과했다. 달달 외워서 시험을 보고 그것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수단 같은 것이 시를 처음 맞이한 나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험을 볼 나이도 아니고 나이가 들다보니 시는 그냥 시 자체였다. 우연히 타게 된 택시에서 시를 공부한다는 택시기사 아저씨가 미리 준비한 자신의 시의 프린트물을 넘겨주었을때의 느낌을 오래전 일인데도 나는 아직 기억한다. 시는 고상하게 책상에 앉아서 주위와 고립된 채 쓰는 혼자만의 언어가 아닌 것 같다. 시는 고단하게 달리는 택시안에서도 그리고 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시장 바닥에서도 그리고 다른 그 어디에서도 있었다.
아마도 나에게 시가 어려웠던 것은 내 마음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로 울퉁불퉁한 마음을 다듬어본다. 별다른 것은 없고 가만히 책을 천천히 읽고 또 읽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정말 고요해졌다. 어제까지의 두려움도 분노도 가만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뭔가 이해할 수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 뒤늦게 발견한 포근함이다. 이 기분으로 한동안은 힘든 일상 잘 버텨볼 수 있을 것 같다. 시를 읽으니 오래전 외할머니 댁에 가서 가만히 평상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과 바람을 느꼈던 시간이 생각난다. 무척 오래전 일인데 그 여운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그리고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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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를 읽어본다고 하는 것은 마음을 평온하고 고요하게 만드는 것 같다. 흥선스님이 지으신 이 책은 많은 한시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차분히 읽어보면 다양한 시에 대해서 배울수가 있는 기회가 되는것 같다. 그리고 스님께서 시를 해석해 놓은 문장들이 매우 정성스럽게 나열이 되어 있어서 다양한 사고에 대해서 배울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문인들이 시를 많이 소개를 해주셨는데 예전에 국어책에서 보는 이상으로 다양한 시가 나열이 되어 있어서 새롭게 배울수 있는 기회가 참으로 많았다. 시를 읽어보면 자연친화적인 내용들과 함께 마음을 그대로 담은 내용들이 많아서 단순하게 꾸며진 시들과는 다른 느낌이 많다. 책에서 보면 계절이 지나가면서 다양한 시에 대한 소개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처럼 시가 쓰여지듯이 우리들의 삶과 인생도 유유자적하게 흘러가는 것이지 않은가 싶다.
스님이 절에서 시를 음미 하는 것과 도시에서 우리들이 시를 보는 것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똑같은 시를 함께 공유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것 같다. 옛시를 몇 가지 낭송하면서 자연의 유유자적을 즐길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가질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은 참으로 가치있고 값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인들이 이러한 시를 쓰는 생각과 배경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감정으로 생각하면서 느낄수 있는 그 자체가 멋진 생각인 것 같다.
좋은 관계, 아름다운 온기는 스스로가 만들어 갈 수 있기에 우리들이 행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한번 더 고요하게 생각해 보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 침묵속에서 다가오는 그 온기있는 따뜻한 시를 읽어보면서 지나가는 여름이 모처럼 시원하게 느껴진다. 스님과 함께 시를 한 편 읽으면서 서로간의 대화를 하게 되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는데 스님의 해설이 붙인 글들을 통해서 그런 말씀을 바로 옆에서 들은 기분이었다. 다가오는 가을에도 이러한 시를 읽으면서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시간을 조금 더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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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줄이고 마음 고요히... 책을 읽는 이유는 나를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며 말을 아끼고 싶은 이유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즐거우나 만나서 쓸데없는 이야길 하루종일 쏟아내고 나면 후회가 일고 정신은 산만해지고..기운은 빠지는데.. 책을 하루 종일 읽으면 저런 생각이 들지 않고 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요 근래에 책 편식을 많이 하는데... 주로 스님들이 지은 책을 읽는다. 나의 머리가 복잡한 것일까? 읽고 싶은 것만 읽으려는 나의 못된 습관 때문일까는...?로 남겨두고..
스님이 지은 책이라고 하나 옛시가 있다고 해서 관심이 있었고, 손글씨가 같이 있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다. 옛시 한편과 스님이 사계절을 지나면서 한나씩 적어두신 수필이 하나씩 같이 있다. 한시로 이뤄진 시를 우리말로 번역한것이 한쪽에 있고 한자시가 있고 스님의 수필이 있다. 좀 어렵다. 여러번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아직 한시는 어려운 모양이다...--;;
p29 누구가를 사랑할 수 있음은, 나보다 소중한 누군가가 있음은 그래도 내가 인간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며, 안도이며, 구원입니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연히...
p38 동심초 春望詞 설도 꽃잎은 하염업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어 풀잎만 맺으랴는 고 ----------------- 문득 이런 시가 마음을 흔든다. 아무래도 봄을 표현한 시라서 그런가 보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눈물은 그렁인다..
p140 "퉁소소리 북소리 울려 뱃소리 흥겹고야 / 지극한 즐거움에 서글픔도 많아라 " --------------------- 웃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정말 즐거워 그런 것이 얼마나 있으랴. 억지로라도 웃으면 복이 온다고 억지로라도 웃으면 괜찮아 진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무더위에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였다. 가을이 오기전까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을 찾아봐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어찌 스님들은 이리 한자를 잘 아시는가? 정신적인 면이나 여러가지면에서 많은 노력을 해야 스님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어리석은 깨달음을 얻었다. 한자 공부좀 해야겠다.
책 뒷면에 손글씨는 아마도 스님이 적으신 것 같다. 꼿꼿한 필체가 간결하게 잘 정리가 되어있었다. 책을 받기전 기대는 각 시대의 손글씨가 적힌 편지 인줄 알았지만 서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