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첫장을 넘기면 검정,노랑 물감들이 물감놀이한 듯이 화면 전체적으로 퍼져있습니다. 입으로 후후 불기도 한 것처럼. 재현이랑 저는 "물감놀이 했네." 하면서 손으로 만집니다. 막 물감이 묻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자유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오스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 오스카만 볼 수 있는 친구와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있을 수 없는 상상의 친구겠죠. 영화 '보거스'가 생각이 났답니다. 오스카는 오스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 빌리랑 낮이나 밤이나 같이 놀아요. 그런데 온 집안에 진흙을 묻히거나 할머니 신발에 개구리를 넣거나 식탁을 어지럽히거나 목욕탕 물을 틀은 것은 모두 빌리가 했다고 하는 데 어른들 한테 야단 맞는 것은 오스카랍니다. 빌리는 바로 오스카의 나쁜 본성이 나타난 것이거든요. 아이들에게만이 아닌 어른에게도 있는 나쁜 본성,착한 본성, 이 둘은 항상 같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성장단계 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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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는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그러나 어린이들은 그런 상상의 세계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서를 안정시키고, 이 세상을 파악하는 힘을 기릅니다. 이 때 어른들의 이해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스카의 부모처럼 거짓말을 한다고 무조건 야단 치지 마시고, 어린이의 심리 상태와 상상의 세계를 이해하고 같이 나누도록 노력해 보세요.
오스카만 야단 맞아!는 인간의 마음 속에는 착한 본성과 나쁜 본성이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 주는 뛰어난 책입니다. 나쁜 본성이 물리쳐야 할 적이 아니라 친한 친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놀라운 장점입니다. 그것을 알고 나면 어린이는 자기 마음 속의 어두운 면에 대해 두려움과 낙담이 아니라 친근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나쁜 마음을 억제하고 조절할 뿐 아니라 그것을 창조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린이들을 안정적인 품성과 성숙한 인격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게 하는 밑바탕인 것입니다. 이 책의 해설에는 앞에서 처럼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은 빌리의 존재와 오스카의 존재를 일치 시키지 못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부모들에게 일단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이고 아이들은 여러번 읽히고 설명을 곁들여야 아이들은 빌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상깊은구절] 이 애는 오스카예요. 이 애는 오스카 친구 빌리고요. 우리 눈에는 안 보인답니다. 오스카가 빌리 이야기를 하면 아빠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거짓말 하지 말아라!" 하지만 오스카랑 빌리는 낮에는 같이 놀고, 밤에는 같이 잠자리에 들어요. 가끔 오스카는 빌리에게 밥을 나눠 주지만. 엄마는 오스카더러 혼자 다 먹으라고 하세요. 빌리가 온 집 안에 진흙을 묻히고 다녀도... 야단은 오스카가 맞아요. |
| 우리 동네엔 아주 귀여운 악동이가 살고 있습니다. 벌써 유치원을 졸업할 나이지만 막내라 그런지 어리광이 많은 사내아이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아이가 잘못을 저지를 적마다 핑계를 대는겁니다. 물을 엎질러도 엄마때문에, 멀쩡히 걸어가다 넘어져도 엄마때문에, 심지어는 엄마가 곁에 없이 일어난 일에도 엄마를 탓하는 겁니다. 그 아이에게 엄마는 단순히 사랑하며 보살펴주는 존재뿐 아니라 자신의 치부마저 감싸주고 막아주는, 든든한 담벼락 같은 존재인겁니다. 또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빌리"이기도 하구요. 우리에게 있지만 감추고 싶은, 그래서 그런 생각한 것이 내가 아니었으면 하는 - 단순히 '악'이라 표현하기에는 얄궂고 풋풋한 "빌리"의 심술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자신의 잘못이라도 일단 거짓말로 모면하려는 사람들. 꼭 누구랄 것도 없는 인간의 성품중 하나가 바로 "빌리"입니다. 어른들이야 가식적인 말과 예의바른 행동으로 내 안의 빌리를 잠 재울 수 있다지만, 순진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설명할 수 없는 장난끼와 말썽을 다른 누군가의 핑계를 대서라도 감추고 싶겠지요. 이책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대변해줍니다. 또한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 안의 악 - "빌리"의 존재를 인정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사물의 구별이 명확치 않은 시기의 아이들에겐 감정이란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또 싸우기엔 버거운 대상 이니까요. 차라리 자신을 "빌리"의 거짓말에 상처 받고 동정 받아야 마땅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이들에겐 훨씬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빌리를 인정하고 화해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여러모양의 악 - 거짓, 분노, 증오, 미움...을 조화롭게 꾸려 가겠지요. 그 곁에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한거구요. 이 책은 그런 부모의 역할마저 얼마나 소중한 지 아울러 일러줍니다. 아이들을 그저 거짓부렁에 말썽만 일으키는 존재가 아닌, 왜 그들이 그래야만 하는지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는 교훈 또한 담고 있으니까요. 내가 자칫 내 아이에게 다시 물려줄뻔한, 어릴 적 부모에게 받았던 상처 - 엄만 나만 미워해 - 를 속시원히 낫게 해줄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