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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습관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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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제멋대로 뻗은 나뭇가지처럼 저마다의 셈법이 다 달라서 사는 동안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쩌면 날씨 탓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은 장마 기간이라는데 정작 비는 내리지 않고 연일 푹푹 찌는 열기로 사람들의 화만 돋우더니 기상청 예보 또한 번번이 엇나가는 바람에 모든 비난의 화살이 기상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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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제멋대로 뻗은 나뭇가지처럼 저마다의 셈법이 다 달라서 사는 동안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쩌면 날씨 탓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은 장마 기간이라는데 정작 비는 내리지 않고 연일 푹푹 찌는 열기로 사람들의 화만 돋우더니 기상청 예보 또한 번번이 엇나가는 바람에 모든 비난의 화살이 기상청으로 집중되었었지요. 그러던 게 어제 마침 비가 내렸던 것입니다. 기상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야 나름 항변할 말이 왜 없었겠습니까마는 셈법이 다른 일반 국민들과 언쟁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겠지요. 어제 마침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있었고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비에 대한 열망도 지대했던지라 어제의 비는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그런 비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시원하게 쏟아진 단 한 번의 비로 인해 그동안의 갈등과 오해가 모두 풀렸다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이겠지만 말입니다.

 

정아은 작가의 <모던 하트>는 셈법이 모두 제각각인 요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제대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개인주의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어쩐지 '개인주의'라는 말 속에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끈적끈적한 욕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미건조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의미가 내포된 듯하여 나는 일부러 '셈법'이라는 말을 꺼내들었던 것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까지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있다면 얘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모던 하트>의 주인공 김미연의 프로필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이는 서른일곱 ,전문대 졸업 후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인사부에서 8년 동안 재직하면서 사이버 대학을 나왔고, 서치펌 '헤드 앤 코리아'에 입사한 지 3년차의 헤드 헌터로 미혼입니다. 작가는 주인공인 김미연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와 성 차별, 결혼을 둘러싼 여러 고민과 다양한 시각들을 파헤칩니다.

 

"결혼한 사람들은 싱글인 사람들을 만나면 자유로워서 좋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자유를 존중해주지는 않는다. 자기들이 선택한 삶에 따르는 무거운 짐들을 당연한 듯 나누어 들자고 한다. 그들에게 나란 존재는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어서 시간이 넘쳐나는 인간일 뿐이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이 현상은 심화된다. 정작 나는 결혼하지도 않았고 자식도 없는데, 점점 다른 사람들의 자식을 돌보거나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늘어난다."    (p.152)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군인 출신의 보수적인 아버지와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아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두 딸 중 장녀인 미연은 직장 근처에 있는 강남의 작은 아파트에서 독립하여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거래처로 삼고 있는 여러 회사의 인사부로부터 오더를 받고, 그에 적당한 사람을 물색하여 의뢰한 회사에 소개하고, 최종적으로 취업이 결정되면 연봉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게 그녀와 같은 헤드헌터가 하는 일입니다. 유능한 상사인 최 팀장을 통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는 있지만 미연에게도 여러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역시 결혼입니다. 그녀는 현재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태환'을 마음에 두고 있으나 일치하지 않는 여러 조건 때문에 관계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육식을 배제하는 태환의 식성과 돈에는 도통 욕심이 없으면서도 까칠한 그의 성격과 전문대를 나온 그녀의 학벌은 넘을 수 없는 어떤 장애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그녀를 죽자 사자 쫓아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동호회에서 만난 '흐물'(본명은 정경훈)은 지방대를 졸업하고 대전에서 공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미연의 요청이 있는 날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서울로 달려오는 열혈남입니다.

 

회사 정치에도 어둡고 눈치도 빠르지 않았던 미연은 그녀의 상사였던 최 팀장이 회사를 떠나면서부터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그녀에게는 확실한 거래처도, 회사내에서의 확실한 보호막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삼십대 중후반의 나이에 확실한 경력이나 소득원도 없는 없는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그녀 주변에는 뛰어난 정보 수집력과 인맥 동원력을 겸비한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녀들을 볼 때마다 자신은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녀의 연애전선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눈이 내리던 어느 겨울 날 대학로로 나오라는 태환의 제안을 거절한 채 흐물을 불러냅니다. 흐물을 만나면서도 온통 태환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미연은 결국 태환에게로 달려갑니다.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흐물의 경고를 무시한 채 말이지요. 그 날 밤 만취했던 미연은 흐물을 까맣게 잊고 태환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하던 흐물은 그 날 이후 그녀와의 연락을 끊었고 얼마 후 동호회의 아는 언니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어차피 생이란 그런 것. 진행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경각심이 든다면 그것은 파국이라 할 수 없으리라. 완전한 격정과 놀라운 속도, 그리고 이전의 생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일탈이 혼연일체를 이룰 때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은 완성된다. 원인과 과정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인연이 이미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다음,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한 가지,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받아들이고 다시 걸어가는 것. 생에 같은 순간이 두 번 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파국으로 인한 교훈도 실은 불가능하다고 해야 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를 원망하거나 스스로 돌아보며 후회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후일담이다."    (p.282)

 

미연이 결국 어떻게 되는지 소설은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태환에게 달려갔던 그녀의 선택이 과연 옳았던가 하는 문제는 태환을 만나는 그녀의 태도에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헤드 헌터는 쟁쟁한 스펙과 철저한 경력 관리를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리는 많은 직장인들을 일차적으로 검증하는 직업입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화려한 스펙과 뛰어난 능력, 외모와 학벌, 인맥과 환경 등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게 되고 그것은 마치 습관처럼 굳어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서부터 똑똑했던 그녀의 동생 세연도 비록 서울대 출신의 남편을 만나기는 했지만 고시공부를 한다는 명목으로 무위도식 하는 남편 때문에 일간지 기자로, 두 아이의 엄마로, 한 집안의 며느리로 동동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평소에 동생의 그런 모습을 영 못마땅하게 여겼었던 미연도 결국 비슷한 선택을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오래 전에 형성했던 자신의 낡고 쓸모없는 습관을 버리고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습관을 받아들인다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 낡고 쓸모없는 습관들을 신줏단지 모시듯 애지중지 하면서 자신의 보따리에 꽁꽁 숨겨두기만 할 뿐 버려지는 건 없습니다. 그렇게 보따리 안에 든 자신의 습관들을 겨드랑이에 낀 채 평생을 사는 게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걸 두고 '보수적'이라고 하던가요? 물론 대가(보수)를 받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수적'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보수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도 자신의 습관 보따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s*****l 2016.07.30. 신고 공감 18 댓글 20
리뷰 총점 종이책
☆『모던 하트』헤드헌터로 살아가는 여성을 통해 요즘의 세태를 말하는 소설
"☆『모던 하트』헤드헌터로 살아가는 여성을 통해 요즘의 세태를 말하는 소설" 내용보기
요즘의 소설은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감정들을 건드리는 소설이 많다. 심연 속에 자리한 감정들을 끌어 올리는 소설. 때론 이해하지 못할 말들의 잔치에 귀 기울여보고 생각해보지만, 읽은 소설의 전부를 이해했다고 할수 없는 소설이 많다. 작가와의 교감을 제대로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책을 읽는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때론 그립다.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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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소설은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감정들을 건드리는 소설이 많다. 심연 속에 자리한 감정들을 끌어 올리는 소설. 때론 이해하지 못할 말들의 잔치에 귀 기울여보고 생각해보지만, 읽은 소설의 전부를 이해했다고 할수 없는 소설이 많다. 작가와의 교감을 제대로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책을 읽는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때론 그립다. 책 속의 주인공이 생각하는 고민들을, 나도 하는 것이라 고개를 끄덕일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들 생각하는 구나, 하고 알게 되면 조금은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이란 수식어 때문에 관심 가졌던 책이다. 내가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을 읽은 책은 꼽아 보니 단 두 권이다.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이다.  두 권의 책은 내게 색다른 경험을 주었기에, 18회 수상작, 정아은의 『모던 하트』에 관심을 가졌다.

 

『모던 하트』의 주인공 김미연은 전문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며 사이버대학을 나온 서른일곱 살의 싱글이다. 헤드헌터로 일한지 3년,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들은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고 스펙을 가지고 있어도 출신학교가 취업의 당락을 짓는다. 내가 알기에 외국계 회사는 출신대학을 따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외국계 회사가 더 출신대학을 따진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출신대학에 따라 계급이 정해져 있다. 그들이 원하는 사람은 거의 SKY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는 사실이 우리를 씁쓸하게 만들고 있었다.

 

책에서는 결혼한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말한다. 미연의 친구들과 미연의 여동생 세연의 모습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두 아이까지 키워야하는 고충을 말하고 있었다. 세연을 보자면, 슈퍼맘이다. 일간지 기자로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두 아이를 키워내고 있다. 남편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점점 고시와는 멀어지고 있는 사람이다. 한때 미연의 집에서는 서울대 나온 사위를 보았다고 곧 판,검사가 될거라고 자랑하고 다녔지만, 아직까지도 고시공부를 하는 신세다. 집에서 공부한다고 하면서 밥도 차려줘야 먹고, 컴퓨터 게임을 할지언정, 앞집에 있는 아이를 데려오지도 않는다. 미연은 이런 제부가 너무도 싫다.  

 

 

 

미연에게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그저그런 지방대를 나와 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흐물'이란 남자다. 다른 한 남자는 우리나라의 유명 사립대학인 Y대를 나온 인재로 외국계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태환'이다. 태환과 몇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그와 연인 사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친구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이랄까. 태환은 스킨십 조차 하지 않으며, 채식주의자로 미연은 고기를 더 좋아하지만 그와 만날때는 채식만 먹는다. 흐물은 동호회에서 만난 남자로 대전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미연이 만나자고 하면 두말없이 서울로 달려오는 남자다. 미연은 흐물을 보험용 내지는 비상용 남자로 보고 있다.

 

정아은은 헤트헌터로 일했던 경험을 되살려, 헤드헌터로 살아가는 서른일곱 살의 한 여성을 통해, 싱글로 살아가는 여성의 직장 생활과 사랑에 관한 세태 소설을 썼다.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한 출신 대학별로 나뉘는 계급 사회를 꼬집고 있었다. 사랑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이거나 조금 지난 여성의 입장에서 두 남자가 있다 했을때, 눈에 콩깍지가 낀 사람이지 않고서는, 출신대학이 좋거나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좋을 것이다. 이왕이면 잘생기면 더 좋은 일이고.

 

『모던 하트』속 미연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너무 닮아 있다. 그녀가 하는 직장생활에서의 출신학교로 나뉘는 계급 사회와 사랑에 있어서 우리가 계산적으로 보는 것들, 또한 아이들의 양육문제와 시댁과의 갈등들 조차도 너무 똑같아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가 생긴다. 헤드헌터로 일한 경험자로서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어 우리를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며 인력 관리를 해야하는 그들의 고충을 우리는 알수 있는 것이다. 잘 읽히는 책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3.08.24. 신고 공감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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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모던하지 않은 수상작..한겨레 문학상이 위기다...
"전혀 모던하지 않은 수상작..한겨레 문학상이 위기다..." 내용보기
..그동안 한겨레 문학상이 보여 준 타 문학상과의 차별은 수상작들마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 갖는 소시민들의 잔정성이었다. 때문에 다소 스토리가 엉성해도, 사실적인 묘사나 철저한 경험에 바탕을 둔 리얼리즘을 고수하기에 매번 수상집이 출간되면 사서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 정아은의 '모던하트'는 너무나 아니올시다이다.   지금 시작하는 작가에게 요구하는 건 참신한 시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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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겨레 문학상이 보여 준 타 문학상과의 차별은 수상작들마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 갖는 소시민들의 잔정성이었다. 때문에 다소 스토리가 엉성해도, 사실적인 묘사나 철저한 경험에 바탕을 둔 리얼리즘을 고수하기에 매번 수상집이 출간되면 사서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 정아은의 '모던하트'는 너무나 아니올시다이다.

  지금 시작하는 작가에게 요구하는 건 참신한 시각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너무나 진부하고 상투적인 인물들이 나열되어 관연 작가가 헤드헌터라는 업무와 그로 인한 자본주의의 셈속을 헤아려 보았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리얼리티가 없다. 그저 수수료 챙겨먹고, 상품성만 따져 스펙을 갖추면 지원을 하게 하고, 무슨 직업 중개업 정도로 인물이 설정된 것은 관념적으로 바라본 헤트헌터의 모습이다.

  한 인간을 자본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포장하여 적재적소에 소개하는 일은 그렇게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경쟁 업체와의 눈치 작전뿐만 아니라 구직자와 구인 업체간의 신경전이 마지막 순간꺼지 치열하게 오가는 전투다. 그런데 아 소설에서 생생한 세태 소설이라는 말에 너무나 걸맞지 않은 미숙한 직업 세계가 그려져 있어 독자를 기만하는가 싶었다. 그것도 한겨레 문학상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는데 말이다.

..그간 타 문학상에서 설익은 여성 작가들의 무책임한 독백에 가까운 소설을 과잉 상찬할 때마다, 우리 문학의 위기를 느꼈는데 한겨레마저 이런 수준 이하의 인식을 갖춘 여성이 등장하는 소설에 상을 주었다니...

 가족 간의 갈등이나, 여동생 부부를 그리는 데서 보여지는 통속성, 남편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오락이나 하며 시간을 축내는 백수, 아내는 기자 생활에 아이들 돌보는 슈퍼우먼...이게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인가...더구나 학력 콤플렉스가 심한 인물들을 통해 현재의 학력 차별에 대한 패배주의적 시각을 늘어놓는 것은 작가의 콤플렉스가 형상화를 거칠 새도 없이 과잉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 아닌가. 학력과 무관한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등장 인물을 무작정 학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정하고, 오직 대학만이 순정적인 학력 자본을 상징한다고 보는 이런 덜떨어진 시각으로 어떻게 작가를 자처하는가. 이런 시각이라면 학력 자본이 미비한 자의 어떠한 성취도 한 인간의 콤플렉스의 반영이라고 볼 것 아닌가.

  한 인간은 가문과 학력과 성격과 인맥과 그런 모든 요소를 상황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데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자기 드러냄을 무시하고 오로지 한 가지 획득한 요소로 열등감이나 우월함을 갖는다는 것은 요즘 발랄한 젊은이의 시각과도 맞지 않는다. (더구나  작가의 말에 수상 소감으로 우리딸 서울대 못간 한풀었다는 말을 쓴 걸 보고 연민마저 들었다...)

 작가는 드라마를 보고 세상을 알아간 세대인가...아침 드라마에 어울릴 듯한 인물말고 이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학적 인물이 있다면 나의 혹평을 기꺼이 철회하겠다.

이제 독자는 다양한 글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을 활자 문화에 붙잡아 두려면 영상 매체가 감히 따라 올 수없는 속깊은 성찰이 들어 있어야 한다. 뻔히 알려진 사건에서도 기어이 극적인 상황 설정과 성찰하는 인물을 드러내 세태 소설의 대중화를 끌어가고 있는 공지영의 소설을 읽고 이 새내기 작가는 더 분발하기 바란다. 소설가가 됐다고 서울대 못간 한이 풀리는 것도 아니지만, 이 세계는 학력이라는 프레임말고도 정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시각이 있다는 걸 배웠으면 좋겠다. 

한겨레 문학상은 억지로 매년 작품을 선정할 것이 아니라 상에 걸맞은 인물이 없을 때는 과감하게 다음으로 넘기는 권위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m*****8 2013.07.28.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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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대한민국에 대한 통쾌하고 거침없는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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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가 한겨레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상 인터뷰에는 주인공이 헤드헌터이고, 저자가 헤드헌터에서 직접 일한 경험이 있다는 했다고 해서 '헤드헌터, 그들의 세상은 어떨까 ?' 라는 궁금함이 스믈스믈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치열한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 멀리 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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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가 한겨레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상 인터뷰에는 주인공이 헤드헌터이고, 저자가 헤드헌터에서 직접 일한 경험이 있다는 했다고 해서 '헤드헌터, 그들의 세상은 어떨까 ?' 라는 궁금함이 스믈스믈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치열한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사는 곳일까 ? 에 대한 해답을 주인공 미연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우리의 공감을 한껏 얻어내고 있는 듯 합니다.

 

애절한 사랑을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판타지가 한껏가미된 소설, 거대한 스케일의 역사소설만을 접해보다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소설을 만나니 그 신선함에 즐거움과 재미가 적지않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저자인 정아은 작가가 "저기요, 있잖아요. 제 주변에 미연이라는 애가 있는데요~~  "   라고 이야기를 꺼내서 맞은편에 앉은 저에게 두어시간 수다를 떤 느낌이 소설을 읽는 내내 들었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작가랑 왠지 많이 친해진듯한 기분이 드는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들을  맛깔지게 표현한 글솜씨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모던하트'를 만나게 될 독자들도 저와 유사하게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이 많이 녹아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집필을 마무리 할 때까지 부딪혔을 많은 사람들과 그들과의 경험이 인물들이 내뱉는 언어에 절대적으로 녹아 있는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어느덧 우리 시대의 주축이 되어 대한민국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30,40대 아직은 청춘들과

그들의 그림자를 보며 삶을 계획할 대한민국의 20대 젊은 청춘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하는 일에 행복과 보람이 가득하길...

그럼, 꾸벅~!

YES마니아 : 로얄 k*****2 2013.07.19.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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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던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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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들과 만나면 종종 '우린 끼인세대 같지 않아?' 하고 동의를 구한다. X세대, G세대 등에도 끼이지 못하고, 그렇다고 우리 윗세대에도 끼이지 못하는... 그래서, 노래방에 가서도 상사들이 좋아하시는 트로트도 불러야 하고, 때론 신곡에 맞춰 춤도 춰줘야 하는... 선배들은 우리를 젊다고 보고, 후배들은 우리를 어른으로 모시려는... 그래서 좋은 점은 우린 그 두 세대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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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들과 만나면 종종 '우린 끼인세대 같지 않아?' 하고 동의를 구한다.

X세대, G세대 등에도 끼이지 못하고, 그렇다고 우리 윗세대에도 끼이지 못하는...

그래서, 노래방에 가서도 상사들이 좋아하시는 트로트도 불러야 하고, 때론 신곡에 맞춰 춤도 춰줘야 하는...

선배들은 우리를 젊다고 보고, 후배들은 우리를 어른으로 모시려는...

그래서 좋은 점은 우린 그 두 세대의 가교역할을 함과 동시에 모든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 김미연은 서른일곱의 골드미스이다. 그녀도 나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끼인세대 축에 든다.

헤드헌터로 일하는 그녀는 지극히 속물적이면서, 학벌을 중시하는 회사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도 채식주의자 태환이란 남자를 피곤해하면서도 만나는 이유가 그런 외적인 조건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직장생활에서 어느 정도 안정되어가는 그녀이지만, 사랑에선 영 신통치않다.

그녀를 좋아하는 흐물에겐 외적인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이 안 가고, 태환은 그녀에게 목메며 달려들지 않아 불안하다.

 

그녀는 담배를 태우지만, 가족 앞에서는 절대 담배를 피운다는 내색을 할 수 없고, 직장에서도 신입여사원들이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며 그런 그녀들이 부러울 뿐이다.

또, 사생활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걱정도 해가며 자신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기를 꿈꾼다. 그녀도 끼인세대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연애 이야기는 그렇게 신통치 않게 진행되다 의외의 사건으로 불시에 그녀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마무리되어버리게 되는데...

읽는 내내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휙휙 지나는듯 해서 좀 씁쓸하기도...

j*****7 2013.07.2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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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던 하트]를 읽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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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목하는 책이 몇 권 있다. 정유정 작가의 [28], 강영숙 작가의 신간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김려령 작가의 [너를 봤어], 정이현 작가의 [안녕, 내 모든 것] 등이다. 그런데, 이런 단단한 작가들의 소설과 비교해서 이상하게 관심이 가는 소설이 있다. 뭐냐고?바로, [모던 하트]다. 그러니까 [모던 하트]는 뭐랄까 웹툰으로 치자면 [미생]같달까? 너무 지나친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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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목하는 책이 몇 권 있다.


정유정 작가의 [28], 강영숙 작가의 신간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김려령 작가의 [너를 봤어], 정이현 작가의 [안녕, 내 모든 것] 등이다.


그런데, 이런 단단한 작가들의 소설과 비교해서 이상하게 관심이 가는 소설이 있다.


뭐냐고?
바로, [모던 하트]다.


그러니까 [모던 하트]는 뭐랄까 웹툰으로 치자면 [미생]같달까?
너무 지나친 칭찬일까?
그래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진다.


[28]과 같은 대서사도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와 같은 단단함도, [너를 봤어]와 같은 재미와 극에 다다른 서스펜스도 [안녕, 내 모든 것]와 같은 감수성도 없지만(?)


무엇보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리고, 읽다 보면 공감하게 된다. 미치도록 공감하게 된다.

그래, 그래, 그래.

마치 일일 연속극을 보는 내 어머니가 그렇듯이.

소설을 읽는 내가 그래, 그래, 그래를 연발하게 된다.

그게 한 순간이 아니라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끊임없이 공감하게 된다.

 

그게 무섭다.

그래, 그래, 그래.


[모던 하트]는 정아은 작가의 첫 소설이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사실 중요한 건 아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


[모던 하트]를 읽으면 삶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누군가 내 삶 속에 들어와 같이 걷는 느낌이 든다.


삶과 동떨어진 그런 소설이 질렸다면,
왜 나만 이렇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면,


[모던 하트]를 추천한다.
카페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사는 대신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집어 들기를.


[모던 하트]를 읽고 나면 다시 소설을 읽는 게 재밌어 질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는 것도.

 

 

 

c******z 2013.07.2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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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모던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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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천만원짜리 소설이라니. 아무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지만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이토록 억지스럽게 들리는 소설이라니. 얄팍한 캐릭터와 얄팍한 스토리 설정이 저자의 의도였다면 그 의도의 체에 걸러진 알맹이는 도대체 무엇인지. 37살 먹은 '속물적인' 미혼 여성의 삶을 '보여주기' 식으로 한국 사회의 세태를 그렸다고 하기엔 꿈보다 해몽인 것 같고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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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천만원짜리 소설이라니. 아무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지만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이토록 억지스럽게 들리는 소설이라니. 얄팍한 캐릭터와 얄팍한 스토리 설정이 저자의 의도였다면 그 의도의 체에 걸러진 알맹이는 도대체 무엇인지. 37살 먹은 '속물적인' 미혼 여성의 삶을 '보여주기' 식으로 한국 사회의 세태를 그렸다고 하기엔 꿈보다 해몽인 것 같고 그렇다고 좋은 문장을 읽는 맛을 선사하는 것도 아니고 무릎을 칠만한 통찰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작가의 말에서 엄마가 서울대 못 간 한을 풀었다고 한 부분에서는 순간 멍 해지다 이 말 속에 작가의 아이러니가 숨어 있으려나 했다. 만약 작가가 주인공처럼 미혼이었더라면 적어도 진정성이라는 알맹이가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돈과 시간이 아까운 소설.

e******9 2013.08.0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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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무거운 [모던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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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은 책은 재미보다는 작품성에 더 많은 치중을 둔다. 그래서 상을 받은 책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고, 재미도 떨어지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정아은 님의 [모던 하트]는 그렇지 않았다. 책장을 피면 빠른 내용 전개와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들 덕분에 술술 넘어간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3년이나 지난 소설책이지만, 요즘의 카페에서 이력서 쓰는 모습들, 메신저로 대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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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을 받은 책은 재미보다는 작품성에 더 많은 치중을 둔다. 그래서 상을 받은 책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고, 재미도 떨어지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정아은 님의 [모던 하트]는 그렇지 않았다. 책장을 피면 빠른 내용 전개와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들 덕분에 술술 넘어간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3년이나 지난 소설책이지만, 요즘의 카페에서 이력서 쓰는 모습들, 메신저로 대화하는 일상들의 표현으로 촌스럽지 않다. 지금도 난무하고 있는 학벌주의 속에서의 약육강식의 모습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삼포시대, n포시대라고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인지라 어디에서든 사랑은 싹트고 있고, 애정사는 있기 마련이다. 정글에서의 연애사 이야기를 과장이 없어서 좋았고, 일부러 순수한 척 하지 않아서 좋았다. 


 [모던 하트]는 헤드헌터 내일 모레 마흔인 골드미스 미연의 이야기이다. 사이버대학의 영문학과, 헤드헌터라는 직업과 같은 이력들은 저자의 이력과 비슷하다. 아마 저자의 외국계 회사에서의 헤드헌터 일의 이야기가 이 소설에 녹아 있어서 더 생동감이 넘친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요즘, 이직은 평생 숙제인 것 같다. 그런 이직의 시대에 헤드헌터들의 가능성이 0.00000001퍼센트만 있어도 열심히 후보자를 들이미는 입장을 재미있게 그려낸 것은 과거가 있는 정아은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 사람 위의 낙인

"대한민국에서 출신대학은 낙인이다"(p98)

 세상은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학벌주의이다. 요즘 많은 기업에서 스펙을 보지 않고 채용하겠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채용되는 사람들을 보면 꼭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지 않다. 이직하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전 회사의 브랜드도 물론 중요하지만, 마지막 학력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영운히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 출신 대학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재밌게 읽으면서도 쓴 웃음을 짓게 만든다. 아마 SKY 대학의 낙인이 찍히지 않은 B급이라 그런 것일까? 

 [모던 하트]에서는 이를 풍자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회사 뿐만 아니다. 현대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을 보지 않는다. 회사를 보고, 학교를 보고 그의 이력을 본다. 작가는 이를 무시하듯 회사 이름, 학교명에 그냥 이니셜로 나타내며 무시하려는 경향이 보였다. 사람을 볼 때 제발 그 사람의 이력을 보며 나와의 관계를 위한 채용이 아니라 그 사람을 보라는 저자의 소리가 책을 덮는 순간 들리는 것 같았다. 


# 세련된 인간

 우리는 문장 속에 영어를 섞어서 쓰면 전문적이라고 느낀다. 전문적인 커리어우먼의 향기를 풍기는 것 같아 보인다. [모던 하트] 제목에서부터 그런 분위기가 풍긴다. 현대의 사랑도 세련되게 하려고 한다. 자신과 타인의 사랑을 재며, 소위 어장관리라고 말하는 이성의 관리를 두루두루 하며 그것이 사랑인 양 말한다. 세련된 것이 무엇일까? 이런 저런 것들을 따지며 타인의 눈에 비춰지는 것들이 세련됨일까? "세상에는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지나가버리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를 되뇌이며 자신이 굉장히 세련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마지막 미연의 장면에서 저자가 말하는 모던 하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읽는 내내 이 더운 여름을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책장을 덮었을 때는 꼭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과거와는 다른 현대의 관계에 대한 풍자들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소설가 김별아님은 이 소설을 '가벼움과 무거움의 경계'라고 표현했다. 나는 이 표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런 차가운 관계들이 점점 심해질 것 같다. 아이들의 친구 관계도 부모들의 이력을 보며 맺어주는 시대가 세련되었다고 믿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재미와 작품성을 고루 갖춘 [모던 하트]와 이런 소설을 볼 줄 아는 한겨레 문학상의 무한한 신뢰를 갖는다. 

k*******7 2016.08.18.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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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트 -정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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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얼마전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읽어본 소설 모던 하트. 37살의 싱글여성이 주인공이다. 헤드헌팅을 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직장, 그리고 동창, 그리고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장되지 않은 감정선을 지키며 어제를 살았고 내일을 살아야 하는 서울을 배경으로 주인공 인생의 한토막을 지켜보는 일에 일요일 반나절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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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얼마전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읽어본 소설 모던 하트. 37살의 싱글여성이 주인공이다. 헤드헌팅을 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직장, 그리고 동창, 그리고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장되지 않은 감정선을 지키며 어제를 살았고 내일을 살아야 하는 서울을 배경으로 주인공 인생의 한토막을 지켜보는 일에 일요일 반나절을 보낸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이 책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삼십대 인물이 다수 등장한다. 특별히 튀는 등장인물 한명 없이, 오히려 비슷한 연배라면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속에서 상당히 몰입해가며 볼 수 있었던것 같다. 이 여자주인공 한번 만나보고 싶을정도로. 또 흐물이라고 지칭되는 남자에게는 일종의 연민감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그나마(?) 자신이 알고 지냈던 언니와 연결된 것이 좋은일인지 나쁜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니 굳이 감정적인 판단을 내릴만한 일 자체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 나이대쯤 되면 너무나 생각이 많아져서인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오히려 서툰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반대로 너무 나가면 오히려 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하는 것 같지만 그건 적어도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그렇지 않다면 내주변이라고 바꿔야겠지만) 주변에서는 흔한 경우는 아니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은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같은 감정 또한 제대로 내비치지 못하면서 결국 누구와도 '한때의 지인 혹은 공범'관계로 마무리 짓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책 제목인 모던 하트를 가진 인생이란 이런걸까라고도 한번 생각해본다.

 

뜬금없는 결론이지만 인생의 이벤트 발생은 타이밍인 듯.



b******o 2013.07.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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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이, 오은수를 지나 김미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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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였나,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열심히 기다릴 때가. 한창 20대를 지나던 그때, 서른 살 김삼순이 그렇게 딱해 보일 수 없었다. 나의 서른 살은 아무리 상상해도 그려지지 않은 시기였으니.   몇 년 후, 최강희 주연의 <달콤한 나의 도시>가 방영되었다. 또 빠져들었다. 직장생활에서의 고달픔이, 주변 친구들과 술마시고 꺼이꺼이 울기도 웃기도 하는 주인공 오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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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였나,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열심히 기다릴 때가.

한창 20대를 지나던 그때, 서른 살 김삼순이 그렇게 딱해 보일 수 없었다.

나의 서른 살은 아무리 상상해도 그려지지 않은 시기였으니.

 

몇 년 후, 최강희 주연의 <달콤한 나의 도시>가 방영되었다.

또 빠져들었다. 직장생활에서의 고달픔이, 주변 친구들과 술마시고 꺼이꺼이 울기도 웃기도 하는

주인공 오은수의 모습이 나도 저럴까, 싶었다.

 

한겨레문학상을 잘 챙겨보는데, 이번 수상작 <모던 하트>는 위의 두 드라마와 닮은 책이었다.

어느덧, 서른은 너무 젊은 나이가 되었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른하고도 일곱이나 더 먹었다.

드라마와 달리, 김미연의 일상은 비루하기 짝이 없다.

헤드헌터로써 비전이 보이는 창창한 미래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틱한 해피엔딩 로맨스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애 딸린 유부녀가 된 친구들의 수다에 치이고

자기 애 양육을 친언니라는 이유만으로 떠맡기는 슈퍼맘 동생과 등짝 한 대 쳐주고 싶은 제부,

내 인생 내가 사는데,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고맙지도 않은 조언들이

돌직구로 날라든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지저분한 내 집을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느낌" 이라는

윤성희 소설가의 평대로, 솔직하고 생생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끝까지 읽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재밌기도 재밌고!

 

이런 소설, 그리웠다!!

 

(머릿속에서는 가상 캐스팅도 해본다. 김미연은 역시 최강희? ㅋㅋ)

 

 

YES마니아 : 로얄 j******c 2013.07.24.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