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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만에 EBS 스페이스 공감을 보았다. 그 공간은 여전히 진지하고 여유롭게 음악을 듣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뜨거운 여름도 지났으니 이제 음악을 들어야겠다. 일단, <소규모아카시아밴드>부터^^
EBS에서 재방송을 보았다. 요즘은 기력이 쇠해 본방사수를 못했다. 작심하고 본 건 아니고 유연히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해서♪ tv를 켰는데 별이 쏟아질 듯한 배경으로 <소규모아카시아밴드>가 노래를 한다. 명상을 해도 좋을만한 사운드에 나는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음악이 이런건게 나는 요즘 음악과 너무 멀리 있었다. 비오는 날 우산쓰고 울창한 숲을 산책하듯 그렇게 음악을 들었다. 아...힐링거리는 마음이라니. 고마워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상은 EBS 스페이스 공감을 보고 쓴 리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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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일이었던 것 같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특이한 이름의 밴드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었던 것 같다. 요조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는 팀과의 첫 만남이었다. 어쩌면 조금은 어중간한 만남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롯이 하나의 팀으로서의 소규머 아카시아 밴드를 만난 것이
아니라 요조라는 독립된 가수와의 협연을 통해서 만났다는 것은 말이다. 물론 당
시의 콜라보레이션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스타일에 요조가 녹아들어간 그런
모습이었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나름대로의 개성을 분명하게 갖고 있었던 요조
라는 가수를 생각하면 요조의 색이 조금 더 진하게 나타나는 콜라보레이션이었
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요조의 색이 한동안 계속된 것을 생각하면,
그 때 내가 만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진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극히 일부
였던 것 같다. 그 후에도 꾸준히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새로운 노래에 대한 소식
을 듣기도 하고 찾아 들어보기도 했지만, 조금은 이질감을 느꼈던 것은 아마도 그
첫 만남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다시
만났다. 바로 이 앨범 Slow Diving Table이다.
말할 수 없는 묘한 노이즈로 시작하는 이 앨범의 시작은 상당히 미묘한 생각을 갖
게 한다. 결코 듣기 좋은 소리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부분이 묘하게 사람
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노이즈는 의외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바로 과거
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혹은 요조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소규모 아카시아 밴
드를 기억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 과거의 기억을 한 번 끊어주는 역
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이즈를 통해서 비우고 이 앨범을 듣게 한다. 그렇게
노이즈로 시작한 이 앨범은 그 이후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간다. 하지만
그 달려감은 질주라기 보다는 천천히 천천히 낙오하지 말고 가자는 것처럼 그리고
그 기분으로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
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벼운 산책길이 되지 못하는 것은 이 앨범에 담긴 곡들에는
모두 일상의 소음들이 노래의 뒷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음들은
우리가 산책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그 많은 일상의 소음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를 위한 위로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소음들이 노래를
뚫고 중심에 자리하지 못하는 것처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너무나 잔잔한 그 노
래는 그 소음들을 모두 덮어준다. 소음은 끊어지지 않지만, 잔잔하고 반복되고 읍
조리는 그 노래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위로가 되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처럼 그
렇게 그 노래들은 우리의 마음을 어느새 가득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앨
범의 타이틀처럼 느리지만 확실하게 우리의 마음 속으로 뛰어든다. 일상을 벗어나
고 싶지만 잠시도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 일상에 힘들다면 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의 노래를 들어보자, 가벼운 위로가 아닌 일상을 안고 위로하는 진지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