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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사랑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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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어진 인연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긋난 인연을 돌아보기도 한다. 부질없는 짓 인줄 알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안부라도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소설 한 권을 읽었다. 특별히 읽고 싶다거나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작가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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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때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어진 인연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긋난 인연을 돌아보기도 한다. 부질없는 짓 인줄 알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안부라도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소설 한 권을 읽었다. 특별히 읽고 싶다거나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래서가 아니고 우연히 접한 소설 속에서 어긋난 인연들을 읽어가다 보니 상념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프리즘]은 네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리고 있다. 네 계절 동안 이어진 이야기에는 우리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이 모두 들어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의 설렘과 고통, 멀어져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안타까움과 아픔, 그리고 사랑의 과정에서 어김없이 동반하는 후회와 절망을 견뎌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사랑으로 인해 보다 단단하고 성숙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건물에서 일하는 예진과 도원, 재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일하는 호계. 이들 네 남녀의 일상 속에서 사랑이 싹트는 것은 우연과 인연이다. 인연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고, 우연은 그들을 사랑으로 연결시켜준다. 하지만 어긋난 인연은 아픔과 절망 속에서 후회만을 남길 뿐이다.

 

점심시간이면 회사에서 떨어진 한 건물의 비어있는 1층 옆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예진은 그곳에서 자신처럼 커피를 마시는 도원을 만난다. 점심시간마다 만나 하루, 이틀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그들은 딱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누군가 다가서면 연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후회와 상처뿐일지라도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하는 예진, 퇴색된 사랑을 안고 언제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려는 도원.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예진의 일상 사이사이로 도원의 조각들이 날아든다. 예진은 짝사랑이 시작되면서 눈에 띄게 예뻐졌다. 그런 예진의 마음을 눈치 챈 도원도 싫지는 않다.

 

남편과 이혼하고 재인은 빵집을 차렸고, 호계는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재인은 남편과 이혼한 후 더 자주 남편을 만나지만 그것은 어떤 관계든 딱 끊어내지 못하고 상처와 후회 속에서 억지로 견뎌내는 성격 탓이다. 호계는 어려서 겪은 관계의 단절로 인해 단 한사람도 마음에 들이지 못하고 모든 것이 위선이라 생각하지만, 재인과는 호흡이 잘 맞는다. 어느 날 ‘불면의 방’이란 인터넷 오픈채팅방의 정모에 나간 호계는 그곳에서 예진을 만나지만 마음은 냉기만 가득하다. 귀가길 우연히 지하철 안에서 예진을 본 호계는 그녀가 내리면서 실수로 떨어뜨린 수첩을 줍는다.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것이 싫었지만 수첩을 돌려주기 위해 그녀를 만난 호계. 그리고 그렇게 예진을 알고부터 감당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버거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호계에게서 예진의 이야기를 듣는 재인은 그런 호계를 친동생처럼 대하며, 그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도원이 예진을 연극공연에 초대하면서 티켓이 남는다며 친구를 데려와도 좋다고 한다. 예진은 호계를 초대하고 그래서 도원과 예진, 호계, 재인 그들 네 명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연극이 끝난 후 재인은 서둘러 자리를 떴지만 예진은 도원과 재인의 눈빛에서 그들의 오래된 인연을 알아챘다. 그해 겨울 도원과 재인은 연인이 되었고, 아주 오래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뜨거운 연애가 시작되었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

 

작가는 이들 네 명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순간순간의 그들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만남과 이별에서 느끼는 감정들, 재회와 또 다시 반복되는 이별의 순간에서 흩어지는 마음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사랑과,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삶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냐고, 빛을 무지개로 만들어주는 프리즘처럼 누군가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빛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 또한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다. 예진이 도원을 향하고, 호계가 예진을 향했던 그 감정들의 어지러움이 아직도 내 마음 어딘가에는 미처 처리되지 못한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듯하다. 도원이 재인과 연애를 하면서도 그 끝을 생각하고, 이별한 후에도 우연히 마주치고 다시 운명으로 이끌어 주는 상상을 하는 모습을 읽으면서는 우연과 필연을 수없이 되뇌었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여 씁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 권의 소설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내 마음을 꺼내보고, 그런 마음이 모여 조금은 단단해진 내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가가 예진의 입을 빌어 한 말처럼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말도 안되는 온갖 상념들을 모두 품은 채 어쨌든 계절은 진행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k*****1 2020.10.19. 신고 공감 2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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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사랑의 다양한 빛깔, 나는 누구와 연결돼 있을까
"『프리즘』사랑의 다양한 빛깔, 나는 누구와 연결돼 있을까" 내용보기
문득 코로나-19의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은 시작될까, 라는 의문이 든다.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여전히 사랑의 감각은 남아 있을까. 그리하여 손을 잡고 키스를 할까.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우려는 코로나가 기존 부부들의 키스를 앗아가지 않았나 싶기 때문에 그렇다. 기침을 약간 하거나, 목이 아플 때 키스를 거부하다보니 키스한지 몇개월이 지났다는
"『프리즘』사랑의 다양한 빛깔, 나는 누구와 연결돼 있을까" 내용보기

문득 코로나-19의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은 시작될까, 라는 의문이 든다.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여전히 사랑의 감각은 남아 있을까. 그리하여 손을 잡고 키스를 할까.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우려는 코로나가 기존 부부들의 키스를 앗아가지 않았나 싶기 때문에 그렇다. 기침을 약간 하거나, 목이 아플 때 키스를 거부하다보니 키스한지 몇개월이 지났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코로나-19가 사랑에 관한 것들도 바꿨는지 궁금하다. 




소설은 네 사람의 주인공들을 내세워 각자의 사랑법에 대하여 말하였다. 사랑이 끝나고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해 새로운 사랑을 시도하는 예진, 누군가가 깊게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는 도원, 남편과 이혼하였지만 그 인연을 제대로 끊지 못하는 재인, 어느 누구에게도 열지 않아 닫힌 마음을 가지고 있는 호계가 그들이다. 서로 어긋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사랑이 지금 현재의 모습이 아닌가.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그 털어내지 못하는 마음들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자화상들이었다. 


소설의 시작은 예진과 도원이 건물의 1층 계단에서 각자의 커피를 마시면서다. 사랑에 실패하고 난 뒤를 잘 견디지 못하는 예진은 짝사랑을 다시 시작하였다. 도원이었다.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는 예진을 도원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도원은 무심하였다. 조금쯤은 눈치를 채었지만 누군가를 마음에 들이고 싶지 않았다는 게 더 클 것 같다. 전에 사귀던 수민의 문자와 전화를 거절하고 있는 참이었다.  


이스트 플라워 베이커리의 문을 여는 호계는 재인의 '안녕'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 말 없이 에이프런을 두른다. 달콤한 빵 냄새를 풍기는 베이커리에서 알바하지만 도무지 감정이라는 것을 내비치지 않는다. 반면 재인은 호계에게 동생 같은 마음을 품고 있다. 개인적인 상황들을 이야기하는데 호계는 여전히 말이 없다. 이러한 말 없음은 비밀을 말해도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 같다. 


예진과 도원, 호계와 재인의 관계는 조금씩 얽히게 된다. 예진은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오픈채팅방에 가입 상태다. 동물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해야 하는 그곳에서 예진은 왈라비라는 이름으로 오프 모임에 참석했다. 저만치 탁자에서 혼자 말없이 앉아 있는 유령(호계)에게 다가갔으나 대답이 없자 우울해져서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마음장이라고 부르는 수첩을 놓고 내렸다. 그 수첩을 호계가 주워 건네면서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었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던 호계는 도원을 좋아하는 예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연극 초대장이 생겨 친구를 초대하라는 도원의 말에 예진은 호계와 재인을 초대하였다. 연극 무대를 바라보다가 재인은 예진의 상대를 쳐다보았다. 도원이었다. 도원과는 밴드를 하던 시절 서로의 음악을 들어주던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린 사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 연습실에 둘만 남아있었을 때 키스를 나누게 되었고, 그걸로 끝이었다. 


도원을 바라보고 있는 예진과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호계, 그리고 이들과 반대로 도원은 재인에게 곧바로 직진하여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의 만남은 나중에 다시 변하게 되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가 도출되면서부터였다. 모든 것을 다 알리는 것과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해야 하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해결된 뒤에 말하고 싶은 것은 종종 분란을 가져온다. 오해로 시작되어 이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너무 늦다. 이미 감정을 닫아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호계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호계가 작가의 다른 작품 『아몬드』 속 선윤재의 성인 버젼 같았다.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선윤재가 커 호계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윤재가 엄마에게 감정을 배웠듯 호계 또한 예진에 대한 마음을 점점 키워가며 조금씩 변하게 됐다. 깊은 비밀을 숨겨두었던 마음속 감옥을 조금쯤은 열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자기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러한 시선을 그림으로 담게 되었다. 호계의 그림은 무언가 달랐다. 


누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이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261페이지)


피라미드 모양의 프리즘을 흰 벽에 대고 햇빛을 통과시키면 그 빛의 파장이 몹시 아름답다.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프리즘을 대고 또다시 그 빛의 파장을 바라보며 또다른 사람에게 빛날 나를 그려본다. 누군가에게 빛이 나는 사람. 그 사람이 주는 사랑에 겨워 스스로 빛을 내는 우리들의 모습처럼.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임을 다시 깨닫는다. 사랑이라는 이름들을. 


#프리즘  #손원평  #은행나무  #책  #책추천  #소설  #소설추천  #책리뷰  #한국소설  #한국문학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0.09.24. 신고 공감 21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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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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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몬드를 아직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손원평 작가가 너무 궁금해서 신간인 프리즘부터 읽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별로였습니다. 그냥 예전에 유행하던 인터넷 소설 한 편을 본 기분이었어요.인물 설정부터가 이미 어디서 여러번 본 듯한 설정같이 너무 유치했고.소설의 많은 것들이 이미 본 적이 있는 것 같은(근데 구렸던 기억이 분명한) 어떤 옛날 영화의, 드라마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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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몬드를 아직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손원평 작가가 너무 궁금해서 신간인 프리즘부터 읽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별로였습니다. 그냥 예전에 유행하던 인터넷 소설 한 편을 본 기분이었어요.

인물 설정부터가 이미 어디서 여러번 본 듯한 설정같이 너무 유치했고.

소설의 많은 것들이 이미 본 적이 있는 것 같은(근데 구렸던 기억이 분명한) 어떤 옛날 영화의, 드라마의, 인터넷 소설들의 감성을 자꾸만 떠올리게 만들어서 읽는데 좀 힘들었습니다. 특히 젊은 도원과 재인의 공연장에서의 장면 묘사는 절정으로 힘들었네요. 전반적인 인물 설정과 서사가 허술하고 억지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소설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지극히 제3의 감상자 입장에서 책장을 넘기는 경험이었어요. '내가 소설을 읽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그런... 더군다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프리즘은 갑자기 누가 허겁지겁 끼워 넣은 장치 같아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이거 왜 넣은거지 도대체.. 유튜브 썸네일 뽑듯이 제목 하나 뽑으시려고 그러는 건가 싶을 정도.

t********m 2020.10.01.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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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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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 가슴 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누군가를 새롭게 사랑할 수 없어서일까? 예전처럼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수줍거나 설레는 일은 없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 이야기를 읽게 되는 건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와 아픔, 그리고 눈물, 행복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단어는 흔해서 쉽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사랑이 내 앞에 나타나면 결코 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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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 가슴 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누군가를 새롭게 사랑할 수 없어서일까? 예전처럼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수줍거나 설레는 일은 없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 이야기를 읽게 되는 건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와 아픔, 그리고 눈물, 행복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단어는 흔해서 쉽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사랑이 내 앞에 나타나면 결코 쉽거나 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이 되고 마니까.

 

아몬드, 서른의 반격을 쓴 손원평작가의 신작. 소설을 쓰는 작가들 모두가 어쩜 한 번쯤은 사랑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까? 이 소설에는 4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두 사람 예진과 도원. 점심시간 일터에서 벗어나 아무도 만날 것 같지 않은 1층에서 둘은 만나게 되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싱거운 대회를 한다.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다가서면 연인이 될 것도 같지만 이들은 거리를 유지한다. 호계는 재인의 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화는 별로 없지만 나름 잘 맞는다. 재인은 남편과 이혼했지만, 이상하게도 헤어진 뒤 더 자주 만난다. 예진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오픈 채팅방 정모에서 호계를 만나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노트를 떨어뜨린다. 이 노트를 호계가 주우면서 4명은 만나게 되는데...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고는 하지만, 나는 과거의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더구나 과거 사랑했던 또는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은 기억 혹은 슬픈 기억으로 남겨야지 두고두고 사골 우리듯 추억을 곱씹는 거지 다시 만나는 건 별로에 한표. 하지만 사랑이라는 녀석은 예고하지 않는다. 어느 날 불쑥 우리가 원하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고, 방어하지 못하게 들이민다. 심지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스며들기까지 한다. 이것이 사랑이라고, 그러니 밀어내지 말라고.

 

사랑은 그렇다. 완숙하게 익어가는 과정보다는 이제 막 시작하는 그 단계. 그 단계가 미치도록 좋다. 적당한 거리도 좋고, 그 거리를 좁혀가는 것도 좋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떠오르고 매일 행복하다. 이 시간에 나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우리의 인류가 지금까지 이어지지만 사랑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힘들었나 보다. 사랑으로 아픈 사람들이 사랑으로 기쁜 사람만큼 많은 것을 보면. 작가는 4명의 남녀에게서 어떤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사랑이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은 다양한 빛으로 찬란히 사랑하라는 것일까? 프리즘은 햇빛 아래서 무지개색으로 빛난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하는 사랑이니 비슷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각자의 성격이나 성질이 다른 것 처럼 사랑 역시 그렇다. 사랑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사랑을 시작할 때, 성숙할 때, 그리고 사랑이 저물어 갈 때. 이 순간순간의 심리 묘사가 좋다. 아 나도 이런 생각 한 적이 있었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라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 기대를 살짝 접었다. 이상하게도 점점 사랑 이야기가 나를 들뜨게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젠 누군가 나에게 다가올 일도 없지만, 사랑 앞에 빛날 일 또한 없기 때문인가 보다. 그럼 에도 나는 말하고 싶다. 지금 사랑이 왔다면 후회하지 않게 사랑하라고.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20.10.13.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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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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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 그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어찌보면 뻔한 구조. 어찌보면 그래서 흔한 우리 이야기.네 사람의 마음의 흐름을 참으로 담담하게 그려 주었다.우리의 생각들. 우리의 판단들. 우리의 실수들.과거, 현재, 마음가짐, 엇갈림.답이 있을까? 누군가의 행동에 대해서? 어쨌든 그때는 정당했는데.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 수 있는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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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 그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어찌보면 뻔한 구조. 어찌보면 그래서 흔한 우리 이야기.

네 사람의 마음의 흐름을 참으로 담담하게 그려 주었다.

우리의 생각들. 우리의 판단들. 우리의 실수들.

과거, 현재, 마음가짐, 엇갈림.

답이 있을까? 누군가의 행동에 대해서? 어쨌든 그때는 정당했는데.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 수 있는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데,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과정을 겪고 나서야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아니,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 실수의 과정이 없다면, 깨달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데.

역시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음에 충실하는 것.

내 마음이 가지 않으면, 하면 안 되는 것.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그것을 따라야 하는 것.

어쩌면, 그 단순한 사실 하나를 깨달으려, 먼 길을 돌아 오는 것은 아닌지.

마음에 충실하자. 그리고 반짝이고 싶다.

p******1 2020.10.0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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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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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엄마의 죽음을 떠올리자 소름이 돋는다. 단지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뿐인데도 마치 자신이 엄마의 죽음을 비밀스레 바라기라도 한 것마냥 자책에 몸이 떨린다. p.88저 멀리 호계의 친구가 보였다. 그 사람이구나. 장난감 회사에서 일하는 여자 주인공. 재인은 호기심 섞인 얼굴로 현실에 나타난 여주인공을 바라봤다.귀엽다. 상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덜 신비롭지만, 무척 경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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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엄마의 죽음을 떠올리자 소름이 돋는다. 단지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뿐인데도 마치 자신이 엄마의 죽음을 비밀스레 바라기라도 한 것마냥 자책에 몸이 떨린다.

 

p.88

저 멀리 호계의 친구가 보였다. 그 사람이구나. 장난감 회사에서 일하는 여자 주인공. 재인은 호기심 섞인 얼굴로 현실에 나타난 여주인공을 바라봤다.

귀엽다. 상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덜 신비롭지만, 무척 경쾌하고 투명한 느낌의 여자다. 세 사람은 인사를 건네고 잠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장난감 회사에 다니는 여자의 눈이 살짝 커졌다. 만나기로 한 남자가 나타난 모양이다.

남자 주인공은 또 어떤 모습일까, 재인은 기대를 품고 고개를 삐죽이 세웠다. 남자는 몸을 돌린 채 포스터를 들여다보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입은 옷이나 스타일이 전형적인 프리랜서의 복장 같지는 않았다. 자유롭되 어느 정도 격식이 있는 옷차림이다. 재인은 여주인공의 얼굴로 흥미로운 시선을 돌렸다. 미소가 곁들여진 완전한 응시. 좋아한다는 건 저런 거구나. 그런데 또 하나, 재인은 재밌는 걸 발견했다. 여주인공을 바라보는 호계의 눈빛. 다른 곳을 보다가도 여자에게 자석처럼 꽂히는 눈길의 방향. 재인은 새어나오려는 미소를 잠그느라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맴돌고 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정작 호계 씨는 아직 자신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네.

용케들 이런 감정으로, 이런 표정들을 짓고 사는구나. 새삼스러우면서도 조금 쓸쓸했다. 자신에게서 멀어진 어떤 것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p.98

마음의 불꽃을 뿜어내는 시간은 지났다. 이제 그들은 무대 아래에 조용히 앉아 예의 바른 박수를 쳐주는 관객 중 하나일 뿐이다. 언뜻 재인이 입고 있는 어두운 보라색 원피스를 보자 도원은 그 옷의 빛이 죽음의 색깔에 가깝다고 느꼈다. 누군가의 죽음이 아닌 어떤 시절의 죽음. 그러고 보면 그들 사이엔 이미 십년 가까운 세월이 훌쩍 건너뛰어 있다.

 

p.144

끝은 올 것이다. 그러나 느낄 수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도원은 현재의 끝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불안은 사라지고 평화가 그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4명의 남녀가 등장하고 4명은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 연애를 한다. 그래서 이것은 일종의 연애소설이다. 등장인물 4명 모두 개성이 뚜렷했지만 어쩐지 나는 '그들'이 그들이 아닌 '그' 또는 '그녀'로 느껴졌다. 뭐랄까.. 그냥 한 사람의 연애 연대기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랄까..^;;ㅎ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느껴졌을 뿐.

 

전작 <아몬드>를 기대하고 읽어서 조금은 뭔가 아쉽긴 했지만 지금 말고 다음에, 어쩌면 내가 누군가를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보고 있을 때 읽으면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저 지나온 과거의 흔적을 조금 기대하며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재인의 마음이 담긴 문장이..

'용케들 이런 감정으로, 이런 표정들을 짓고 사는구나. 새삼스러우면서도 조금 쓸쓸했다. 자신에게서 멀어진 어떤 것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몹시.. 쓸쓸하고 씁쓸하게 공감이 되었다. 정말 다들.. 용케도 이런 감정을, 이런 표정들을 짓고 사는구나.. 얼마 전 연애를 시작한 어린 동료가 생각이 났다. 화이팅! 그대의 연애를 응원한다!

 

 

20201102

 

YES마니아 : 로얄 j*******7 2020.12.0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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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작가님은 청소년 문학만 잘 쓰시는 게 아니군요
"손 작가님은 청소년 문학만 잘 쓰시는 게 아니군요" 내용보기
평범한 남녀들의 사랑이야기네 했다가,  세상에 평범한 사랑이 어디 있어. 모든 사랑은 다 특별하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랄까요? 손원평 작가님은 청소년 문학만 잘 쓰시는 분이 아니라, 모든 소설을 잘 쓰시는 분이라는 걸 <프리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네 명의 사랑과 이별이 주된 스토리인데, 분명 이 네 명의 인물들 중에 자신과 같은 사랑과 이별을 한 사
"손 작가님은 청소년 문학만 잘 쓰시는 게 아니군요" 내용보기

평범한 남녀들의 사랑이야기네 했다가, 

세상에 평범한 사랑이 어디 있어. 모든 사랑은 다 특별하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랄까요?

손원평 작가님은 청소년 문학만 잘 쓰시는 분이 아니라, 모든 소설을 잘 쓰시는 분이라는 걸 <프리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네 명의 사랑과 이별이 주된 스토리인데, 분명 이 네 명의 인물들 중에 자신과 같은 사랑과 이별을 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실 만한 아주 공감적인 스토리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가, 너무 아름답고 소장하고 싶은 문장들이 많아서 구매까지 한 책이었습니다. 강력 추천해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21.06.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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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면서 산 책인만큼 책이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던 작가님이라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문장들이 마음속에 깊게 와닿았던 책이다작가님의 따뜻한 문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힐링 하게 기분 좋게 만들고 때로는 객관적인 것들을 서술하는 방식은 내 삶은 또 한 번 돌아보고 돌보게 만든다다음 번에도 작가닝믜 책을 꼭 꼭 읽어야겠다 좋은 책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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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면서 산 책인만큼 책이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던 작가님이라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문장들이 마음속에 깊게 와닿았던 책이다
작가님의 따뜻한 문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힐링 하게 기분 좋게 만들고 때로는 객관적인 것들을 서술하는 방식은 내 삶은 또 한 번 돌아보고 돌보게 만든다
다음 번에도 작가닝믜 책을 꼭 꼭 읽어야겠다
좋은 책 잘 읽고 갑니다ㅎ
1*******h 2021.06.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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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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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전작을 다 읽고 보니까 한 작품에 한 세대씩 아우르는 게 아닌가 싶다. 아몬드는 10대, 서른의 반격은 30대, 이번 프리즘은 20대. 30대 인물도 나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20대 청춘의 이야기인 것 같단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20대는 감정 기복이 30대보다 많고 10대보다 성숙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도 갈팡질팡하는 게 그 또래 같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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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전작을 다 읽고 보니까 한 작품에 한 세대씩 아우르는 게 아닌가 싶다. 아몬드는 10대, 서른의 반격은 30대, 이번 프리즘은 20대. 30대 인물도 나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20대 청춘의 이야기인 것 같단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20대는 감정 기복이 30대보다 많고 10대보다 성숙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도 갈팡질팡하는 게 그 또래 같단 생각이 들었다. 

m******6 2020.12.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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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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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를 인상 깊게 읽고 같은 작가님 이라 구매했어요. 아몬드가 10대 이야기이고 프리즘은 20대 이야기라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요. 네명의 등장인물을 각 시점 별로 풀어서 인물 별로 집중해서 볼 수 있었어요. 책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닌 제가 한 번에 다 읽을 만큼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이 뛰어난 게 작가님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읽고나서 재인이 계속 머리에 남았어요. 다음
"역시 " 내용보기
아몬드를 인상 깊게 읽고 같은 작가님 이라 구매했어요. 아몬드가 10대 이야기이고 프리즘은 20대 이야기라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요. 네명의 등장인물을 각 시점 별로 풀어서 인물 별로 집중해서 볼 수 있었어요. 책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닌 제가 한 번에 다 읽을 만큼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이 뛰어난 게 작가님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읽고나서 재인이 계속 머리에 남았어요. 다음 책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
l********2 2020.12.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