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책을 고른 건 유튜브 스타 주성하에 대한 궁금증이 반이었다. 탈북자 출신으로, 메이저 신문사 기자이며, 북한 전문가인 그가 미국 여행기 책을 냈다고? 게다가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누가 미국을 간다고? 하기사 미국에 못가게 됐으니 책이 더 간절하게 눈에 들어올 수도 있겠다. ^^
나도 미국에 가본 적이 없으니 미국 땅 전체를 횡단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성하 기자도 여행의 시작을 남부 멕시코만 바닷가에서 시작해 태평양 연안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끝냈기 때문에 어쩌면 미국의 한쪽 단면을 보고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미국의 압도적인 자연환경을 거의 글로만 설명하고 있고, 사진도 모두 핸드폰 사진 뿐이라 화각이 조금 아쉬운 대목도 엿보였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펴고 한줄 한줄 읽어가다보니 이 책의 재미와 가치는 미국에 있지 않고, 북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느 여행안내서와는 다른 시선, 어쩌면 여행을 빙자한 에세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았다. 풍요와 자유의 나라 미국과 대비되는 북한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그들의 소회가 담겨있고, 때로는 떠나온 고향에 대한 내밀한 애정과 향수마저 느껴지는 에세이로 읽혔다. 대체로 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딱딱하고 우울하게 마련인데 이들의 여행기는 전혀 그렇지 않아서 좋다. 여행 내내 밝고 활달해서 좋고, 행여 무거운 주제의 북한 얘기는 대화체로 풀어서 술술 읽히도록 써놓아서 그런지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미국 여행서를 읽었으니 미국이 궁금해져야 할 텐데 이상하게도 나는 북한에 더 가보고 싶어졌다. ^^ 그리고, 우리 생전에 '주성하의 북한 여행기'도 볼 수 있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