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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질병의 시대,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덕에 어디에도 도피할 곳이 없어졌다. 그리고 이 시대의 특성에 따라 돌봄노동의 부담은 가중되고만 있는데, 전통적으로 돌봄노동의 주체가 되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커지기만 한 반면, 여전히 돌봄노동의 가치는 평가절하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여성들의 자살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정량적인 통계 역시 코로나 시대의 약자가 누구인지를 뚜렷하게 가리키고 있다. 계속해서 절벽에 떠밀리듯이 이 시대가 여성들을 밀어내고 있다. 너무나 오래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집안에 갇혀 있는 바람에, 코로나 이전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가물가물해지기까지 했다. 질병조차 공평하지 않다. 약자는 더욱더 궁지에 몰리기 떄문이다. 평등한 것이 곧 건강하다는 명제는 지금 이 시대에도 중요하다. 평등과 돌봄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재편되지 않는 이상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기란 요원해 보인다. 개인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공동체의 위기이다. 집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불평등. 집이 넓고 개인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즉 자가격리가 가능한) 사람과 집이 좁아 한 공간에서 계속해서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차이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거기다 사회는 멈추어 있지만 그렇다고 생산활동을 아예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를 집에서 기르고, 이제는 재택근무 때문에 더욱더 체류시간이 길어진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환자를 돌보는 등의 돌봄노동은 특히 비중이 크다.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여성 인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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