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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그 시대의 배경을 함께 익히면 정말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요. 저의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소설과 함께 우리가 사는 도시를 탐험하듯 떠난 이야기 다크투어를 만났어요! 덩달아 이 책에 나오는 소설들도 다시 한 번 또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읽은 책도 있었는데 다시 이야기가 떠올라서 좋았고요. 인문교양을 쌓을 수 있는 책이라서 학생들에게도 무척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어요. ![]()
크게 부산, 제주, 인천, 서울, 광주라는 5도시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는데요. 우리의 역사에서부터 우리가 사는 곳의 지형적인 지식배경까지 골고루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소설의 배경의 되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시 되새길 수 있었고요. 소설속 배경에 우리의 삶이 녹아 들어가 있고, 많은 지식이 배경이 된다는 사실도 더욱 잘 깨닫게 되었던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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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하나의 역사책을 들고서 우리나라의 주요지역들은 탐방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요. 소설과 함께 떠난 여행이라서 더욱 재미나게 소설속 이야기도 빠져들고 현실에서도 그 공간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생생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언젠가 인문여행을 꼭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라 더욱 저에게는 소중한 인문여행시간이었네요. 다음에는 직접 이곳들은 여행하고 있어요. 이 책을 들고서 말이에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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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의 고인돌 유적지를 찾아 가는 것도 좋고, 왕이 살던 경복궁, 창덕궁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역사의 흔적을 그런 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아니죠
생생하게 담은 21편의 소설과 함께 다크투어를 떠났어요
- 아트로드 -
어두운 역사의 흔적을 만나다
그리고 인천항 개항과 35년간의 일제강점기, 해방과 6.25전쟁,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우리나라 근현대사 중 굵직굵직한 사건들이죠
소설은 역사책에는 나오지 않는 당시 사람들의 내면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무언가가 있어요
동구 화평동, 만석동과 중구의 개항누리길을 걸었어요
조선인들은 일제의 수탈과 핍박을 받으며 고단한 삶을 이어나갔죠
선상파시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북성포구에서 현덕의 소설 '남생이' 를 만나요
쪽방촌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동일방직에서 인간 문제를 고민해 보고, 오정희의 '중국인거리' 속 풍경이 남은 차이나타운에서는 양공주로 살아야만 했던 고단한 여성의 삶을 마주합니다
현재의 화려한 불빛 속 여기저기 남은 어두운 과거의 흔적을 올드한 것으로 치부해버리기엔 그 시대의 아픔이 너무 컸네요
생생한 과거의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 책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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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제 강점기,일본이 패망하고, 6.25 전쟁이 발생하게 된다. 열강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한반도는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쪼개지게 된다. 소위 과거의 죄목과 친일 잔재의 흔적을 지우기도 전에 친일파들은 친미파로 돌아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것은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이며,그들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이념전쟁을 하게 된다. 소위 70년이 지나 80년을 향해가는 지금 우리 사회는 전후 1세대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전후 1세대의 자손들이 사회를 주도하게 된다. 카메라가 귀하던 그 시기, 녹음기나 스마트폰이 없었던 그 시대를 조망할 수 있는 건 근현대사의 문화재와 문학,역사 뿐이었다.문학이 없었으면,우리는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프리즘이 사라지게 되고, 과거와 현재-미래의 연결고리조차도 지워지게 된다.이다빈의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는 인문 기행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근현대사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 다섯 곳을 언급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산,광주,인천, 제주였으며, 우이의 아픔과 슬픔이 느껴지는 작품들 하나하나 소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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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우리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물론 소설을 통해 역사를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며 책을 읽는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부터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는 근현대사의 역사를 요약적으로 언급하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올바른 역사의식의 확산, 그리고 역사전쟁으로 비약되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는 어떤 가치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진지한 물음과 메시지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서 충분히 이해하며 역사에 대해 판단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는 얼룩진 역사의 산물, 기록과도 같다. 정치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민족에 대한 반감, 이념과 사상에 따라 가족도 죽이는 처참한 결과, 학살과 수난, 수탈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도 근현대사 자체에 대해 매우 어려워 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상당하다. 하지만 역사를 올바르게 알아야 정치꾼들에게 선동당하지 않고 다음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의 중요성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제공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제주사태와 광주사태에 대해 부정적으로 폄하하거나 이를 은폐하려는 사람들이 많았고 언론 또한 침묵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현대사에 대한 주요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재평가, 재조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요즘에는 어떤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며 역사에 정치나 또 다른 이익이 개입되는 순간 어떤 사태를 초래하게 되는지, 우리는 현실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약간의 두려운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있다. 이는 사람이라는 자체적 해석, 인간학에 대해서도 질문 할 수 있는 부분이며 역사가 왜 이런 인문학 분야의 뿌리이자 기초가 되는지, 책을 통해 느껴 보게 될 것이다.
화려한 역사, 우리의 자랑스러운 성장과 번영, 발전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타인이나 주변국에 의해서 당했던 역사, 우리 내부의 단결 부족으로 벌어졌던 역사적 비극을 제대로 알아야 이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고 어떤 가치로 살아가는 것이 당당하며 올바른 자세인지, 개인부터 집단, 공동체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현실적이며 중요한 교훈을 알려주게 될 것이다.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를 통해 몰랐던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배경, 인물에 대해 종합적으로 배우며 이를 현재의 관점으로도 해석해 보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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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숨쉬고 활동하는 이 대한민국 땅에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유입되며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또 일부는 안타깝게 사망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현재이지만, 100년 뒤에는 속상한 역사로 남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서 발생한 크고작은 사건들이 정부의 문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학을 통해 기록이 되었는데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 에서는 우리의 아픈 역사들을 살며 겪고 쓴 소설의 생생한 묘사와 함께 저자 이다빈 시인이 아픈 역사의 현장에 방문하며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에서 긍정적 발전을 위한 아픈 사건들이 발생했음을 잊지말라는 메세지를 일명 "다크투어"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일제 수탈과 개항의 대표 항구였던 인천, 전쟁 피난민들이 모이던 부산, 하루하루 격변의 시기를 겪던 서울,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겪은 광주,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으로 집중하며 읽은 부분은 바로 4·3사건이 발생한 제주였다. 중고등학생때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이 나는 현기영의 「순이 삼촌」이 대표적인 시대 문학이다. 제주도를 떠오르면 해수욕장, 우도, 한라산 등 여행지로만 생각했었지 단 한번도 4·3사건, 그로 인한 수많은 양민이 학살된 섬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농사를 짓고 물질을 하던 양민들은 밭에서 총을맞고 물에 잠겨 죽었다. 뒤늦게 알고 시신을 수습하러 간 가족들마저 그 자리에서 죽었다. 남은 유가족은 소위 빨갱이 가족 취급 당할까 두려워 시신 수습조차 하지 못했고 어린 딸은 부모님과 가족이 휩쓸려간 바다를 보며 평생 물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와 소설과 장소가 만나니 나에게 제주도는 전혀 다른 섬이 되어버렸다.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로드 에서는 21편의 한국 근현대소설 속 배경지를 저자가 직접 다니며 10년전, 20년전, 30년전 발생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더듬는다. 결국, 우리 후손들의 역할은 아픈 역사를 덮고 곪게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서 마주치고 치유하는것이다. 두꺼운 국사책으로 시대 순대로 나열하는 역사공부보다 더 와닿고 그 시절의 모습이 그려질 수 있게끔 하는 책이었다. 또한 21편의 근현대소설을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들게 하는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우리 대한민국은 인구 비례 영토가 좁다. 산과 물이 좋아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기후, 대륙과 붙어 있고 섬도 많아 생산물도 풍부했기 때문이다. 갯펄도 세계에 드물게 넓게 분포돼 있다. 한 마디로 '살기 좋은 땅'이다. 일찍 농경사회로 접어들어 안정된 삶에 자손도 번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인지 인구밀도는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만큼 높다. 거기에 원래 같은 나라였다가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남북으로 분단돼 인구분포도 남한 쪽이 훨씬 많다. 단위 면적당 인구가 남한이 북한의 두 배가 넘는다. 전쟁 후 복구도 갖은 악조건 하에서도 교육에 대한 열성은 수그러들지 않아 많은 고급인력 양성으로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다른 나라는 수백 년 걸린 현대화를 불과 몇 십년 만에 이룩했다. 세계가 놀랄 정도로... 2020년 살 만한 나라 대한민국이 되기까지 수십년 간 우리 민족은 학살, 전쟁 등 어두운 역사를 피할 수 없었다. 지금도 분단은 이어져 안전과 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산업화, 민주화는 세계 유래 없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오면서 과거의 악몽을 가슴속에 묻고 지내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가 멈춰서버린 도시들은 활기보다는 음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형국이다. 업무차 여행을 가는 것도 어려운 시점에 관광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힘들 때 찾고 싶은 역사 현장도 가보기 어렵다. ![]() 이 책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는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찾아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여행이라는 '다크투어'로 붙여졌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현장 탐구 여행이다. 이 책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5.18광주민주화운동까지 비극적인 우리 역사를 그려낸 21편의 소설과 함께 다크투어를 떠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행적을 따라 5개 도시의 뒷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 민중의 그늘진 삶을 조명해본다. 제주의 현기영, 부산의 김정한 등 도시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소설은 역사책에는 나오지 않는 당시 사람들의 내면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의 어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 여행기를 통해 미래의 빛을 발견할 수 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맙다. 70년 전에는 6.25전쟁이 일어났고, 60년 전에는 4.19혁명이 일어났다. 50년 전에는 노동운동에 획을 그었던 전태일 분신 항거가 일어났고, 40년 전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큰 사건들이 10년 주기로 일어났다. 2020년 코로나로 또 한 번 대한민국이 크게 흔들렸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변혁기 모습을 잘 담아낸 소설 21편과 함께 5개 대도시의 어두운 역사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 ![]() 1장 〈개항의 물결 따라 인천〉에서는 개항장 주변의 동구 화평동, 만석동과 중구의 개항누리길을 걷는다.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맺고 인천항을 개항했다. 불평등조약으로 치외법권을 누렸던 외국인들과 대조적으로 조선인들은 일제의 수탈과 핍박을 받으며 고단한 삶을 이어나갔다. 새로운 삶을 찾아 인천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화평동과 선상파시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북성포구에서 현덕의 「남생이」를 만나본다. 만석동에서는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지가 어떻게 변모되었고, 아직 쪽방촌에서 살 수밖에 없는 가난의 대물림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또한 강경애의 『인간문제』의 현장인 동일방직에서 인간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오정희의 「중국인거리」 속 풍경이 남아 있는 차이나타운에서는 양공주로 살아야만 했던 여성의 삶을 마주한다. ![]() 성냥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이 보여서 올라가 보았다. 인천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야트막한 산은 소나무가 많아서 송림산 혹은 만수산이라 불렀다. 인천은 우물이 적고 수질이 나빠서 개항 이후 증가한 인구와 선박으로 물 확보가 절실했다. 일제는 수도국을 신설하고 이 산의 꼭대기에 노량진에서 끌어온 물을 저장하는 배수지를 만들었다. ‘수도국산’이라는 이름도 이곳에 수돗물을 담아두는 배수지를 설치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조선인들은 이곳까지 찾아들었다.(p. 21) ![]() 2장 〈고립된 섬의 운명 제주〉에서는 ‘4.3작가’로 알려진 현기영 작가의 소설 속 현장을 찾아간다. 2차 세계대전의 끝 무렵 일제는 일본 본토 주변의 섬들을 요새화하기 시작했고, 경제 수탈을 본격화했다. 해산물 채취로 생계를 이어가던 제주 해녀들은 목숨을 걸고 항일투쟁을 했다. 『바람 타는 섬』에 등장하는 해녀들이 물질했던 곳을 찾아 제주 여성의 삶을 들여다본다. 또한 「순이 삼촌」을 비롯한 3편의 소설과 함께 해방 후 미군정기에 일어난 제주4.3사건 유적지를 찾아서 고립된 섬의 운명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본다. 3장 〈거친 삶의 파도 부산〉에서는 김정한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을 따라간다.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횡포를 부리는 자들이 많았다. 승려 중에도 그런 자들이 있었다. ‘낙동강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김정한 작가는 「사하촌」을 통해 친일 승려들을 고발했다. 「사하촌」의 배경지인 범어사와 부산의 젖줄 낙동강에서 삶의 터전을 이뤘던 사람들의 수난을 담은 「모래톱 이야기」의 배경지인 을숙도를 찾아가 변화된 현재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더불어 「지옥변」에 나오는 1950년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모습과 치열했던 피란민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미동을 찾아 부산의 속살을 만나본다. ![]() 다랑쉬굴 근처에서 무정세월을 떠도는 혼들의 흐느낌이 들리는 듯했다. 3월인데도 바람이 이렇게 매서운데 한겨울 동굴에 있던 사람들은 그 추위를 어찌 견뎌냈을지 상상하니 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토벌대의 총부리에서는 벗어났겠지만 피란생활은 너무나 처절했을 것이다. 겨울철 한라산에는 살을 에는 추위만 있을 뿐 먹을 것이 어디 있었으랴. 종달새가 푸른 하늘을 날아올라도 동굴 속 사람들은 한라산 아래 대숲의 울음소리만 들었을 것이다.(p. 100) 산이 많고 평지가 별로 없는 부산은 산비탈을 따라 판잣집을 짓고 피란민촌을 형성했다. 일제강점기 때 불과 28만 명이었던 부산의 인구는 6·25전쟁으로 100만 명에 가까운 피란민들이 몰려들었다. 피란민들이 넘치자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묘지의 비석을 가져다 주춧돌로 삼고 그 위에 미군들의 보급품 상자를 떼어서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p. 144) ![]() 4장 〈격변의 도시, 서울〉에서는 시대별 서울의 변화를 보여주며 도심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간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통해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고뇌를, 『천변풍경』에서는 서울 서민층의 생활상을 그려냈다. 박태원의 작품을 따라 종로와 청계천을 거닐며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본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지만 미군정과 군사정권이 뒤를 이어 암울한 시대는 계속되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1960년 4.19혁명을 일으켰다. 박태순의 「무너진 극장」에서는 4.19 당시 대학생의 고뇌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의 실제 배경지인 옛 평화극장과 고대생 피습사건의 현장을 찾아 4.19가 우리 역사에 어떤 교훈을 주었는지 되새겨본다. 한편 이호철의『서울은 만원이다』에서는 1960년대 급성장한 사회의 폐해를 보여준다. 소설의 중심무대인 사창가 ‘종삼’의 흔적이 있는 서울 중심가의 뒷골목으로 들어가 화려한 빌딩 뒤에 가려진 그늘을 마주하고, 1970년 분신을 통해 열악한 노동 현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한 전태일의 흔적까지 따라가 본다. 『전태일 평전』을 써서 전태일을 세상에 알린 조영래 변호사의 이야기와 전태일이 분신까지 하며 지켜내려고 했던 노동자의 삶은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동대문 평화시장 속에서 찾아본다. ![]() 시위대에 합류한 소설의 주인공 역시 내재된 인간의 파괴 본성을 이기지 못하고 극장을 부수다가 곧 의식의 혼란을 겪는다. 계엄군이 극장 안으로 들어오자 발각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긴 밤을 극장에서 웅크린 채 지낸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려도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혁명은 성공한 것이 아닐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이다.(p. 184) 동상을 만든 임옥상 화가는 전태일을 시장 사람들 속에 섞이게 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태일 동상을 지나간다. 동상 주변 바닥에는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동판 4천여 장이 깔려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글씨를 밟고 지나갔다. 임옥상 화가의 의도는 전태일을 일상에서 만나게 하고, 발길로 갈고 닦아서 빛나게 하는 것이었는데 전태일의 정신은 계승되고 있는 걸까.(p. 194) ![]() 5장 〈어둠 속의 빛 광주〉에서는 고려인마을과 광주학생독립운동의 현장, 5.18광주민주화운동 유적지를 찾아가 민초들의 저항정신을 기려본다. 1905년에는 을사조약으로 조선이 일본의 손아귀에 놓이자 이에 반발한 의병은 연해주로 넘어가서 항일운동을 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통해 고려인의 삶을 반추해보며 광주에 자리잡고 있는 고려인마을을 찾아간다.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에서는 문순태의 『낮은 땅의 어머니』 의 주인공 조아라의 삶을 알아보면서 1929년에 일어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흔적도 함께 찾아본다. 세월을 건너 뛰어 임철우의 『봄날』과 함께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그날의 흔적은 광주 곳곳에 남아 있다. 생생하게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을 따라 오월길에 있는 유적지를 돌아보며 광주의 참상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큰 파도를 쳤는지 되새겨본다. 어둠 속 역사를 담아낸 21편의 소설과 함께 떠나는 이 여행기를 읽는 동안 독자는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사람들이 어떻게 밀려가고 무너지고 연대해 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5·18 최후의 항쟁지 전남도청으로 올라가보았다. 2층 창가에서 광장을 내려다보며 이곳에서 민주주의 불꽃을 애타게 기다렸을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붉은 오월은 떠나갔고 하늘은 푸르렀다. 벌써 40년이 흘렀다. 5·18 영령들은 광주를 떠나갔을까.(p. 233)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나 화려한 볼거리도 좋지만 역사를 되돌아보고 어려웠던 시절 사람들의 삶에 대해 추억을 가지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또 대한민국 큰 도시들이 어떤 역사와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봐도 좋겠다. 한국의 가장 가까운 역사들을 도시 속에서 문학적으로 접할 수 있는좋은 기회인 만큼 역사에 관심의 유무를 떠나 읽어보며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헤쳐왔는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아는 것도 코로나 극복에 위안과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감사하고, 직접 가볼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책이다. 저자 : 이다빈 1996년 [현대경영] ‘한국현대시 30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3년 동화집 『모자선생님』으로 문예진흥기금을 받았으며, 시집 『문 하나 열면』(2016)을 출간했다. [한국문예신문] 발행인으로서 전 세계로 문학기행을 다녀와 『작가, 여행』(2018)을 써냈다. 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201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하면서 시민들의 글을 책으로 엮어냈고, 『소소여행:성남테마여행기』, 『소소여행:고양테마여행기』(2019) 등 『소소여행』 시리즈를 펴내며 일상 여행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25년간 한국문예교육원장으로서 글쓰기 교육에 힘써 왔으며, 청소년들이 글쓰기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을 쓴 『말하지 않는 아이들의 속마음』(2019)을 출간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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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 21편의 한국 근현대소설 속 배경지를 거닐며 어두운 역사의 흔적을 만나다 (20.09.18~20.09.24)
. . . 들어가며 66 역사는 객관적 정보를 나열하지만, 문학은 역사 속 사람들의 내면세계까지 들여다본다. - 뒤표지 中
책을 읽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해졌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문장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읽었다. 여행 에세이를 이렇게 읽어보기는 또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담담하게 반짝여서 좋았다. 다른 한편으론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고 했던 시대였다. 수업시간에 교과서로 먼저 접했던 가까운 과거, 도저히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았기에 똑바로 쳐다보기는 무서웠던 암흑기였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다시 일어날 힘을 얻기 위해 저자는 사람들이 기억 너머에 묻어놓은 도시들을 찾았다. 더 이상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곳이었다. 나도 저자가 가져온 사진과 이야기들로 떨리는 한 발을 들여놓았다. 어떤 어려움에도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살아보려고 꿈틀대던 움직임과 마주했다. 불쑥 코끝이 찡했다. 1장 개항의 물결따라 인천 1. 가난에 맺힌 땀방울 허기진 삶의 골목 화평동 | 희망의 불씨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 | 낙조의 시간 북성포구 | 여성노동운동의 뿌리 동일방직 | 괭이부리말 만석동 [ 이렇게 괭이부리말은 어디선가 떠밀려 온 사람들의 마을이 되었다. 오게 된 까닭은 모두 달랐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서로 형제처럼 지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갔다. 세월이 가고, 남보다 열심히 일하거나 운이 좋은 사람들은 돈을 모아 괭이부리말을 떠났다. 괭이부리말에 남은 이들은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 김중미 『괭이부리말 아이들』
첫 번째 목적지부터 순탄치 않았다. 요새도 열악한 공장 환경에서 일하다가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은데, 이때는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람 취급조차 받지 못했으니까.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의 편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누명을 쓰고 굴욕을 당해도 결국 그걸 당사자들이 감당해내야 했다. 저자가 끌어온 소설 『인간문제』는 이번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된 작품이었는데, 무겁고 막막했다. 몇 천만 년을 두고 싸워왔으나,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 큰 충격이었기에 일부러 선택하지 않았지만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마무리에 와서는, 인천이 제법 살만 한 도시였다고 생각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70년대의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에 담긴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고, 쪽방촌에서 모여살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몰랐다. 그러나 기댈 곳이 있었기에 마음의 문만큼은 언제나 열린 채였다. 2. 항구에 드리운 낯선 그림자 이방인의 삶 차이나타운 | 자유를 잃은 거리 일본 조계지 [ 그들은 우리에게 밀수업자, 아편쟁이, 누더기의 바늘땀마다 금을 넣는 쿠리, 그리고 말발굽을 울리며 언 땅을 휘몰아치는 마적단, 원수의 생간을 내어 형님도 한 점, 아우도 한 점 씹어 먹는 오랑캐, 사람고기로 만두를 빚는 백정, 뒤를 보면 바지고 올리기 전 꼿꼿이 언 채 서 있다는 북만주 벌판의 똥덩어리였다. - 오정희 「중국인거리」
화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숨가쁘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느라 그들에게도 말 못할 아픔이 있었음을 잠깐 잊고 있었다. 요즘에도 많이 사용되는 중국인 비하 단어들과 차별 사이에서 고군분투했을 그들의 고통을 잠깐 떠올려봤다. 그리고 다시 장소를 옮겨 이번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넘어갔다. 이 시기에 쓰인 소설들을 「중국인 거리」 외에도 몇 편 읽었었다. 모두들 자기네들의 이익만 생각했다. 가난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하고 싶었던 여자들과, 그들을 마구잡이로 학대하고 살해하던 주한미군. 달러를 벌어준다는 이유로 보고도 못 본체하던 정부까지. 결국 가장 낮은 곳에 있던 사람이 먼저 밀려나게 되었다. 그 끔찍한 결말이 여과 없이 담겨 있었고 처음엔 화가 났다가, 나는 무력함을 느꼈다. 소설에서는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마침내 어른이 되었다' 했지만 나는 이걸 극복하고 어른이 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았다. 2장 고립된 섬의 운명 제주 1. 여성의 바다 제주의 여신들 영등할망신화공원 | 바다의 합창 해녀박물관 | 유토피아의 섬 마라도 [ 물가에서 물장구치며 헤엄을 배우던 계집아이들이 열두어 살쯤 되면 아기 잠녀가 되어 조그만 태왁을 안고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시작하는데, 해마다 조금씩 조금씩 깊은 물로 옮아가 열댓 살 넘으면 '중군' 소리를 듣고 스무 살쯤부터는 까마득히 먼 바다, 심지어 육지 바다까지 진출하는 상군이 되었다. 상군 잠녀는 20여 년 동안 전성기를 누리고 마흔 살 넘어서부터 기력이 떨어짐에 따라 다시 차츰차츰 얕은 물로 돌아오고 마는 것, 그것이 잠녀의 일생이었다. - 현기영 『바람 타는 섬』
신화와 함께 전개되는 이번 지역에서는 유난히 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왔었다. 그런데 막상 기억에 남는 건 유난히 예뻤던 파란 바다와, 제주감귤 초콜릿과, 생전 처음 타봤던 비행기에서 들었던 노래가 전부였다. 젊은 커플이 숨겨진 뜻도 모르고 한 석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말에 나는 문득 부끄러워졌다. 책을 고쳐들고 마저 읽었다. 해녀들의 고달픈 삶이 절절하게 적혀 있었다. 언젠가 라디오에서였나 해녀의 생애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 조금 반갑기도 했다. 나이가 올라감에 따라 조금씩 더 깊은 바다, 그리고 일정 시기를 넘기면 다시 조금씩 얕은 바다로 돌아오는 것. 물질이 생각보다 고된 일이라는 걸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뭘 더 욕심내지도 않고 그냥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살았던 소박하고 아름다운 얼굴들이 선했다. 2. 미군정의 비극 피로 물든 관덕정 | 끝나지 않은 세월 제주4·3유적지 | 역사의 동굴 제주4·3평화공원 [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삼십 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삼십 년 전 그 옴팡밭에서 구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삼십 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다. - 현기영 「순이 삼촌」
상상 이상으로 참혹하고, 끔찍했다. 몇 번씩이나 끊어가며 읽어야 할 정도였다. 유난히 길었던 이 구간에서 구석구석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4·3에 대해서 아예 몰랐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매년 사람들은 이날을 기억하고 있었고, 내가 알기로는 이날을 기념해서 무슨 행사도 했었으니까. 문제는, '제주도에서 어느 해 4월 3일에 일어났던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일'. 그게 학교에서 알려준 전부였다는 점이다. 대체 제주도에서 태어났다는 게 얼마나 큰 잘못이기에 유독 여기 사람들만 이렇게 심한 핍박을 받아야 했던 것일까. 발췌된 소설의 내용은 더 아팠다. 그들의 일상을 더 가까이에서, 더 사실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겪은 일에는 아무런 원인도 연관도 없었다. 그렇게 너무 쉽고 허무하게 수많은 목숨들이 쓰러져갔다. 이해할 수 없었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시간이었다. 책을 무겁게 덮었다. 3장 거친 삶의 파도 부산 1. 눈물 젖은 낙동강 사찰의 수탈 범어사 | 사람답게 살아가라 요산 김정한 생가 | 갈대밭의 울음 을숙도 [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은 아니다. - 김정한 「산거족」
2. 피란수도에 솟아난 생명력 1023일간의 소용돌이 임시수도기념거리 | 공동묘지 위의 판잣집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 피란의 장터 부산의 시장들 [ 저녁 잘 먹고 집을 나간 멀쩡한 소년이, 눈에 최루탄 살이 박힌 채 시체로서 바다 위에 떠올랐다. 아침 햇살이 보아란 듯이 그것을 시민 앞에 드러냈다. 어머니는 울었다. 세상 어머니들이 울기 시작했다. 소년들도 울고, 청년들도 울고, 노인들까지 울고…… 울다가 그만 화를 벌컥 냈다. 제 새끼를 빼앗긴 코끼리가 호랑이를 보고 내닫듯이 시민들은 떼관음보살처럼 거리로 달려 나왔다. - 김정한 「지옥변」
4·19혁명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창작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고 나도 잘 알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는 부마항쟁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보기로 했다. 이름만 몇 번 들어봤지 제대로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책에도 별 자세한 설명은 없어 따로 검색해보니 부산 공식 블로그에 관련된 글이 올라와 있어 읽어 보았다.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있어서 꼭 필요한 사건이었는데 5·18에 묻혔다는 게 안타까웠다. 덧붙여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던 한 가지가 아지매와의 대화였다. 전혀 화나지 않았는데도 화난 사람 같다는 게 부산과 경상도 사투리였던가.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 때가 있었는데 이 아주머니의 말이 왜 그렇게 반갑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어처구니없는 그 많은 일들을 다 겪어내고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그 강인한 에너지에 나도 동화되었던 것 같다. 4장 격변의 도시 서울 1. 도심 속 사람들 지식인의 고독 종로 사거리 | 서민들의 삶터 청계천 [ 그러나 오히려 고독은 그곳에 있었다. 구보가 한옆에 끼여 앉을 수도 없게끔 사람들은 그곳에 빽빽하게 모여 있어도, 그들의 누구에게서도 인간 본래의 온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마침내 서울로 왔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도 여기저기서 말을 많이 들었던 작품이다. 그가 보는 세상은 내가 숱하게 겪었던 세상과 다를 바가 없었기에. 더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어릴 때 나는 시골에 비해서 도시를 선호했는데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라도 도시에 사람이 많아서였다. 고독을 즐길 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걸 못 견뎌했고, 어떻게든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바뀌었다.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아도, 줄어들 줄 모르는 인파 사이에 끼어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공백이 생겼다. 그게 아마 구보씨가 느낀 허무함 아니었을까. 서울은 언제나 좁아터지고 있는데도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그리고 좌절된, 한국판 '아메리칸 드림'이라고나 할까. 그것도 마찬가지로, 내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유난히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2. 빌딩의 그늘 무너진 주먹 옛 평화극장 | 종삼의 흔적 종로3가 | 불꽃이 된 청년 전태일다리 [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 전태일의 마지막 편지 감정이 격해진 채로 읽었다. 두 명의 '전태일'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버렸다. 관성을 거스르는 데는 휩쓸려 가는 것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한 법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도 어린 여공들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느라 정작 스스로는 거리를 전전했던 전태일은 끝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것처럼 분신자살을 했다. 불길만큼이나 선명하게 또 거침없이 진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또 한 명의 전태일로 살았던 조영래가 있었기에 빛은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모른 척 방관할 수도 있었다.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순응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걸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태일이 남겼다는 마지막 편지의 한 토막을 몇 번이고 읽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5장 어둠 속의 빛 광주 1. 유랑민의 애환 독립운동가의 후손 광주 고려인마을 [ 나의 대한민국이여, 우리를 이해해주오 우리가 멀리서 산 것이 우리 잘못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한국말을 배우고 이해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믿어주오 나의 조국이여! 그대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밝은 날을 정말 오래도록 기다렸다 80년이 흘러 드디어 우리에게 기쁨이 왔다 우리 모두에게, 우리 자식과 손자들에게 - 김 블라디미르 「80년이 흘러」 우선은 고려인이라는 말 자체가 약간 낯설었다. 아마 몇 번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찬찬히 그들의 뿌리를 읽어보게 되자 애달파졌다. 이 시기를 공부하면서 수차례 이름을 들었던 그 홍범도 장군이 얽혀 있었다.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들의 지도자로 독립운동에 힘썼고 역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조차도 올해에 들어서 겨우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은, 명확히 소속되어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은 너무 외롭고 황망한 것이라서 더 딱하게 느껴졌다. 고려인 시인 김 블라디미르의 시를 읽으니 그 감정이 더욱 증폭되는 것 같았다.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도한다. 2. 민초들의 저항정신 광주의 어머니 소심당 조아라기념관 |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발상지 광주제일고 | 열흘간의 항쟁 광주 5·18유적지 [ "제단에 올려질 희생양. 제단 아래 엎드린 군중들에게 그것의 피는 공포심과 함께 저항 의지를 포기하게 만드는 아주 놀라운 신통력을 가지고 있지. 바로 그 제물이 될 양 한 마리가 필요했어. 김대중의 정치적 고향이자 최대의 저항 예상 지역…… 결국 그들에게 선택된 것이야, 광주가." - 임철우 『봄날』 광주의 이야기는 굉장히 고통스럽게 읽혔다. 짧은 문장 하나를 읽어내는 것도 힘들었다. 단지 읽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질식할 것 같았다. 『봄날』은 허구가 어느 정도 섞여 있기는 하지만 그 본질은 기록문학에 가까운지라 더 잔인하게 사실적이었다. 저자는 이 작품을 유독 많이 실었다. 숨죽여 지내야 했던 그날의 참사가 눈앞에 떠오르는 듯했다.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과, 그 숨을 죽이려는 비인간적인 진압. 피라미드의 최하층이 최상층과 어려운 싸움을 이겨나가는 동안 중간에 끼인 사람들은 눈도, 귀도 닫고 있어야 했다. 총에 칼을 꽂아 썼다는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아려온다.
.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원문: https://blog.naver.com/rosebluez/222098670289) #인문교양, #소설과함께떠나는다크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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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 계절의
변화를 느낄 무렵에 우리는 코로나19로 이제 가을이라는 짧은 단어를 되뇌인다.여행 꿈도 못 꾸었다.계획은 커녕 오지말라고 오지말라고 현수막이
나부끼는데 누가 감히 나서겠는가! 저자는 이 책에서 10주기로 나라의 역사를 바꾸는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다.그리고 보니 조금 오래 살았나보다.
떠나지 못하니 우리나라 안을 돌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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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의 물결따라 인천을 시작으로 어둠속의
빛 광주까지 사연을 따라 함께 걸어가 본다.1930년 대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인천항의 선착장을 배경으로 투어를 시작 소설 남생이가 보여주는
화평동을 찾아가는 길이다.21편의 한국 근현대소설 속 배경지를 거닐며 어두운 역사의 흔적을 만나본다.과거로의 여행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양화점,양복점,구둣방 화평철교도 보이고 공동우물과 인천하면 떠오르는 성냥공장 아가씨가 60~7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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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성포구의 비릿함을 뒤로하고 동일방직을
거쳐 차이나타운을 바라본다.제주도는 역사적인 아픔을 많이 가진 곳이기도 하고 해녀들의 물질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물옷을 입고 그녀들이 느꼈을
애환을 저자는 이 책에서 전하고 있다.제주 4.3유적지를 지나 평화공원을 둘러보며 빨갱이 사냥의 슬픈 역사를 듣는다.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되는
4.3사건의 진상을 보게된다.낡아빠진 이데올로기가 민족의 마음을 이토록 헤집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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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범어사로부터 시작된다.금정산
계곡을 따라 낙동강을 둘러보고 을숙도는 많은 추억을 담고있다.임시수도 기념거리를 걸으면서 아미동 부산의 시장들을 걸어본다.부산은6.25 전쟁의
임시수도였고 부마항쟁의 시발점 민주화의 곳이기도 하다.격변의 도시 서울 종로 사거리에서 청계천에 이르는 소설속의 사연들과 거리를 걸어보자.
광주는 어떨까? 유랑민의 애환을 그린 아리랑속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는 고려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5.18 유적지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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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속의 대한민국의 도시들
뒷골목에서 빛나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책속의 배경과 사연으로 돌아본다. 임을 위한 행진곡, 도청앞의 수많은 사람들,기억조차 하기가 싫은 그 시절로
돌아가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치렀다.그러나 그 어둠속에서도 생명의 꽃은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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