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움을 안은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스물네 가지 말의 선물
'말'에 관한 책이다. 쉽지만 어렵기도 한 '말' .. 어릴 때는 몰랐지만 점점 어른이가되면서는 말이라는 게 참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냥 뭐.. 여러가지 입장에서.. 내가 의도한 말.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말. 등등등..
나름 페이지를 정해놓고 그 페이지를 여러번 읽었다. 천천히 페이지의 '말'들을 꼭안아보고 싶어서..... 어떻게 보면 심오하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의 온도가 좋았고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했던 것 같다.
사실 읽기 전에 저자의 출생년도를 보고 약간 다그치거나 꼰대 스타일이면 싫을 뻔 했는데....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의 선물』 내가 너무 생각이 막혀있었던 듯.
일본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와카마쓰 에이스케. 전작들이 어려워보이는데... ㅋㅋ 이 작가의 첫인상이 좋았네!!!!
■ 책 속으로
말은 다하는 일 없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꽃을 받은 사람에게 어제까지의 꽃과 오늘의 '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소중한 말은 이렇게 생겨난다. 평범한 말이 소박한 경험에 의해 신생하는 것이다. p.12 _ 말의 부적
말은 마음의 굶주림을 채워주고 고통이 계속되는 상처를 치유하는 물이 된다. 말은 숨이 끊어질 것 같은 영혼에 생명을 주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기도 한다. p.14 _ 말의 부적
하나하나의 말은 작고, 때로는 무력하게 비친다. 하지만 인간이 일단 그것을 믿고 사랑하면 말 안에 불이 깃든다. 사람의 마음에 있으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과, 말에 숨어있는 불이 반향反響하는 것이다. 그럴 때 말은 헤매고 괴로워하며 걷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말이 시련의 어둠을 빛의 길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p.22 _ 타는 돌
그리고 빛은 소리 없는 소리로 이렇게 말을 건다. 너무 빨리 걸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을 놓친다. 네가 실패라 부르는 사건 속에 인생의 호소가 들어 있음을 듣지 못한다. 일하다보면 힘들다고 느낄 때가 여러 차례 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런 고통스러운 경험이 뭔가 새로운것으로 이끌어주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그런 시련을 겪을 때 우리는 뜻밖에 미지의 덕德을 접하고 있는 것 아닐까. p.42 _ 미지의 덕
말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가슴이 채워졌을 때 사람과 말의 관계가 가장 깊어진다. 문자가 있는 그 깊숙한 곳에는 말이 되지 않는 신음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누군가의 글을 읽어본다. 쓰이지 않았을 것이 마음에 또렷이 떠올라 놀랄 것이다. 기묘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란 영원히 말이 될 수 없는 뭔가가 나타나는 일이다. (p.47) _ 쓸 수 없는 날들
"풍경화 같은 에세이"
온라인 서점에 소개문장에 격하게 공감하는 『말의 선물』
『말의 선물』은 섬세하고 부드럽고 다정하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일본 에세이를 종종 접해봤지만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처음..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도 들었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책.. :)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나 그저 '읽기'를 좋아하고 '쓰기'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D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을 남겨보며.....
확실히 책은 읽는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은 그것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의 것이다. 통독해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책 자체를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거기에서 하나의 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을 손에 든 의미는 충분하다. (p.60)_ 읽지 않는 책
#말의선물 #와카마쓰에이스케 #교유서가 #에세이 #일본에세이 #말 #추천도서 #책추천 #북클럽문학동네 #뭉클찜
|
|
말과 글은 다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데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말과 글이라는 것이 내 안에서 그냥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형상화되지 않은 생각들을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니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에세이, 라는 생각이 드는 글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하고자하는 의미를 깔끔하게 정리해 그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말의 선물, 역시 그랬다. 다만 내 느낌을 적어내려가는 것이 우왕좌왕 쓸데없는 말이 길어지고 있어 부담일 뿐이다. 저자에 대해 아는 것 없이 그저 글을 쓰는 작가라고만 생각하며 글을 읽기 시작하다가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 잠시 멈칫,했다. 오랜시간 직장생활을 한 저자의 체험은 누군가는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 또한 똑같지는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것을 짧은 글로 깊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더 마음에 남는다. 나 역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미움을 받더라도 타인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건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굳이 미움을 받으며 상대를 위한 조언을 해 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직장 내에서 그런 행위는 나를 고립시키고 모두를 적으로 돌리게 될 수 있음을 인식한 이후 더욱 그랬다. 그런데 저자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타인의 진심을 깨닫고 그 관계를 더욱더 오랜 시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그러니 더욱 글 속에 빠져들게 된다. 말의 선물은 그냥 글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글을 통해 전해지는 말 속에 나의 사유가 더해지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해 주고 있다. 그래서 짧게 쓰여진 글이지만 길게 읽는다. "며칠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1년에 걸쳐 읽거나, 하나의 말 앞에 멈춰 서도 좋다. 독서는 정신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읽기가 여행이라는 것을 안다면, 올바른 여행이란 존재하지 않듯이 '올바른 독서'라는 것도 없음을 금세 깨달을 것이다. 같은 곳을 가도 같은 여행이 없는 것처럼,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독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손에 들어야 하는 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책이 아니다. '나'만 읽어낼 수 있는 세계에 단 한 권뿐인 책이다."(124) 내가 제대로 글을 읽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나만 읽어낼 수 있는 세계에 단 한권뿐인 책'이라는 말에 조금은 위안을 가져본다. 저자의 아버지는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셨는데 실명에 가까운 처지에서 책을 읽을 수 없는데도 책을 구입하셨다고 한다. 생활비가 넉넉한것도 아닌데 읽지 못하는 책을 구입하는 아버지를 어떻게 설득해야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고민에 동료가 '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60)하고 툭 내뱉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읽을 수 없는 책을 살 때가 더 크지 않겠냐는 것,에 대한 깨달음은 세상 사물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그 마음을 다 이해할수는 없지만 왠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 마음의 표현에 대해 나의 짧은 말로는 설명할수가 없다. 언젠가 지금 읽은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보게 된다면 나의 또 다른 체험으로 좀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궁금해진다. |
|
어떤 말은 특별한 기억이 깃들어,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 힘을 갖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가닿다'라는 말이 그러하다. 학보사 수습기자로 일하던 시절, 하루는 선배가 내 문장에서 ‘전하다’라는 표현을 ‘가닿다’로 수정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오타인 줄 알았지만, 사전을 찾아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말이었다. 단어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무미건조했던 문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
![]() '말'이라는 것은 참 어렵다. 매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말을 하지만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쏟고 주울 수 없다'는 옛 속담처럼 쉽게 내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운 것이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꼭 소리 내어 나오는 말 만이 말의 전부는 아니다. 무언의 표정이나 눈빛, 고갯짓, 때로는 침묵이 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넘치는 이 '말' 속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나만의 말은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이 많은데 그런 말에 대한 본질을 발견하고 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일본의 젊은 비평가인 와카마쓰 에이스케가 쓴 〈말의 선물〉이다. 비평가인 작가가 쓴 글은 어쩐지 날카롭고 차가울 것 같은 편견이 있었다. 무언가를 평가하고 그것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은 말의 날을 날카롭게 세운다는 이미지가 박혀 있었는데, 그런 비평가가 말하는 '말'에 대한 것은 더욱이 각진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서였다. 작가는 말과 관련된 고전과 명서에서 골라낸 글들과 자신이 직접 겪고 체화한 말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고 조용하게 펼쳐놓는다. 책은 '말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우리가 흔히 말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언어'적 형태에서 나아가 침묵이나 무언의 시선, 표현 등을 총괄하는 '말'을 정의하며 우리가 가지고 있던 말에 대한 편견을 부셔뜨리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말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떤 표현을 해야 할까요?" 같은 말에 대한 기술을 언급하기보다는 말 자체가 가지는 의미에 집중해서 말의 근본으로 돌아가 말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변화시키는 데 집중한다. 하고자 하는 '말'을 쓰기를 통해 담고, 쓰기는 책 읽기로 확장되며 하나의 큰 세계를 완성한다. 말할 수 없는 것의 씨앗을 키워 쓰기를 통해 담고, 책 읽기를 통해 경험을 쌓는다. 말하기 - 쓰기 - 읽기로 이어지는 흐름은 결국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찾고 정리하다 보면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막상 쓰려면 쓸 것이 없다는 사람에게도 일단 '쓸 말이 없다'로 시작해 보라고 작가는 말한다. 말할 수 없는 말을 쓰면서 내면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고, 타인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말을 '읽어보는 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자 그것이 즉, 대화 자체가 되지 않을까? 자신의 회사 생활, 타인과의 관계도 언급하며 또 쓰기를 업으로 삼은 작가는 자신이 얻은 '말'에 대한 생각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정갈한 풍경화처럼 다가오는 이 선물은 작가가 침묵으로 그려내고자 했던 가장 큰 목소리가 아닌다 싶다. 꼭 '말'이라는 언어적 표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생이라는 것에 대한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쓰고 읽어야 할지 가장 근본적인 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가볍게 펼쳐보기에도 좋고, 두고 한 번씩 꺼내보며 선물 같은 말의 힘을 느끼면 좋겠다. "이 글은 교유당으로부터 교유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
어디를 찾아봐도 마음의 어둠을 비추는 말이 보이지 않을 때... <말의 선물>은 마음을 담아낸 말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 와카마쓰 에이스케는 일본의 젊은 비평가이자 수필가라고 하네요. 요즘처럼 말의 홍수 속에서 살다보면 말이 가진 힘을 종종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일상에서 평범한 말이 어떻게 소중한 말이 되는지, 말 속에 숨어 있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 중 아버지에 관한 일화가 마음에 남네요. 2012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생전에 꽤 많은 책을 구입하셨다고 해요. 읽기를 즐기는 건 물론이고 사는 데도 강한 열정을 갖고 있어서, 만년에 눈이 안 좋아져 읽기가 불편해진 뒤에도 매월 수만 엔어치의 책을 샀대요. 저자를 포함하여 형제 셋이 매월 돈을 보내드리던 상황이라 살림에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버지는 왜 읽을 수도 없는 책을 그토록 많이 구입했던 걸까요. 어느 날 가족끼리 의논해서 아버지에게 책을 그만 사시라고 제안해보기로 했고, 그 임무는 막내아들인 저자의 몫이 되었대요. 아무리 설득하려고 해도 아버지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면서 물러서지 않더래요. 결국 아들이 포기했대요. 이건 뭔가가 있구나 싶어서. 얼마 뒤 회사 동료에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그 동료가 "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 (60p) 하고 툭 말하더래요. 읽고 싶은 마음은 읽을 수 없는 책을 살 때가 더 크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어요. 그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대요. 독서관만이 아니라 세상 사물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준 경험이었다고 해요. 책은, 읽는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의 것일 수도. 책은 거기에서 하나의 말을 찾아낼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 마찬가지로 하나의 말에도 인간의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한 힘이 숨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네요. 다시 아버지로 돌아가 보면, 저자에게 아버지는 문학의 스승 중 한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아버지로부터 배웠으니까. 그래서 요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아버지와 함께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느낀다는 거예요. 여기서 '함께'라고 한 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아버지의 조력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거라고 느낀대요. 어쩌면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장 멋진 유산을 남겨주신 건지도 모르겠네요. 굳이 말로 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아버지의 마음, 그 자체가 아름다운 선물인 것 같아요. 저자를 통해서 책을 읽는 일, 글을 쓰는 일, 말하는 일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쓴다는 것은 말을 개화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야기할 수 없는 '말'을 써서 말함으로써 우리는 자기 마음 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발견한다. 말은 살아 있다. 그래서 그것에 닿았을 때 우리 마음의 현弦 이 울린다. 심금心琴 이라는 말도 그런 '말'에 감동한 이가 발견한 표현이리라." (136p) |
|
말의 선물
이 책은 특별한 에세이다. 말의 본질과 의미를 말하면서 고전과 책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서 건져올린 말들의 잠언들이 아름답게 이어져 읽는이의 마음을 채워주는 따뜻하고 생기있는 책이다. 와카마쓰 에이스케 저자는 일본인이며 문학평론가다.
수많은 책을 낸 중년작가이기도 하다. 말의 문장들을 스물네가지로 나뉘어 풍성하게 아름다운 말의 향연들을 전해주는 이 책은 마치 자연속에서 전해져오는 느낌으로 정갈한 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참 특별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세이를 쓰고 싶어 공부하는 나에게 이 책은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한 책이었다.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것 때문이다. 물론 소설도 그렇고 어느 서적도 그러한 관점으로 보면 되지만 에세이는 이런 솔직하고 저자의 있는 그대로으 모습과 생각과 마음에 담겨져있는 문장들을 풍경을 보는듯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에세이는 사람과 일상과 이야기가 섞여 같은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는 힘이 있다. 말의 선물이 그렇다. 특히 글을 쓰는 나에게 무척이나 도움이 되고 유익이 된다. 왜냐하면 말의 선물 그대로 글쓰는이의 마음을 터치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의 솔직함이다. 그리고 읽는이를 배려하는 진실한 모습들이다. 이런 것들이 이 책의 말들과 어울려 글에 대한 진심들이 우러나오고 큰 배움이 된다.
우리가 어떤 것을 배울 때 10년만 그 분야에서 노력하면 성공하거나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있다. 글쓰기나 독서도 마찬가지다. 5년동안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과 한달에 한권 읽을까 말까한 사람과의 인성, 생각, 글쓰기, 상상, 말하기 모든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움은 자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것은 아름다움이 된다. 결국 나를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사실 글쓰기나 말의 진보를 논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의 말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되려한다.
정말 이런 것에 큰 고민이 된다. 내가 그렇다. 아무리 고민해도 거기서 거기고 제자리에서 맴도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심플한 에세이처럼 들려주지만 저자의 글에서 얻을 것은 무척 많다. 나같이 글을 쓰려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인간이라면 저자의 글에서 말의 품격이 느껴지고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
|
에이스케의 말의 선물
하나하나의 말은 작고, 때로는 무력하게 비친다. 화려한 문장이나 유력한 문장을 쓰지 않아도 된다.
공기와 물, 음식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런데 말 역시 살아가는데 불가결하다. 말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 마음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육체는 충분히 기능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마음은 늘 말을 바란다.
말이 없었다면, 아니 말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딱 하루만, 하루 종일 말을 하지 않고 지내보면, 말의 소중함을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하루 종일 입을 다물고 있으면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말의 선물>. 그저 평범한 책인데, 이상하게 자꾸 손길이 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중간중간 생각지 못했던 아주 인상적인 구절들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의 묘미인 것 같다.
일의 의미, 회사를 세우려고 결심했을 때 법인 설립에서부터 경영자 성공담까지 수많은 비즈니스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인생에서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은 적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흐르고 보니, 그때 읽었던 것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31면)
“읽을 수 없는 책은 읽을 수 있는 책보다 소중한지도 모르겠는걸.”…읽고 싶은 마음은 읽을 수 없는 책을 살 때가 더 크지 않겠느냐는 의미다.…확실히 책은 읽는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은 그것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의 것이다. 통독해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책 자체를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거기에서 하나의 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을 손에 든 의미는 충분하다.(60면)
너무 좋았다. 이 대목을 몇 차례 곱씹어 읽었다. 나 역시도 그런 습관이 있다. 읽지도 않을 책을 어떤 때는 당장 사버린다. 사는 이유는 물론 나중에 읽기 위해서이다. 나중에 읽을 책을 지금 미리 사는 이유는 나중에 혹시나 절판이 될까 염려 되어서이다. 사두면 언젠가 읽게 되겠지. 언제가 필요할 때, 읽고 싶을 때 당장, 바로 읽기 위해서 책을 산다. 하지만 사두고 못 읽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구입한 것만으로도 그 책은 나에게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 눈 비비며 빼꼼히 창밖을 내다보니 삼삼오오 아이들은 재잘대며 학교 가고 산책 갔다 오시는 아버지의 양손에는 효과를 알 수 없는 약수가 하나 가득 파란 하늘 바라보며 커다란 숨을 쉬니 드높은 하늘처럼 내 마음 편해지네 너의 그 한 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멜로디로 좋지만, 노래 가사 말이 너무 좋은 노래들이다. 이 노래들은 정말 순전히 가사 말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다.
좋은 말은 우리의 정서를 선하게 착하게 만들어 준다. 반대로 나쁜 말은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살면서 말에 다치고 상처 입은 마음은 좋은 말로, 선물 같은 말로 치유해야 한다. 그래야 말에 다친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다.
독서의 기쁨은 잠들기 전까지 읽고, 나머지는 내일 읽자며 아쉬운 마음으로 책장을 덥고 내일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책 속에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풍요로운 세계가 계속 펼쳐진다.
|
|
말에 힘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저자도 말머리에 말했듯 비석이나 동상을 세우는 일도, 장례식의 의례도, 기도도 모두 그런 의미가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말이 글이 되어 현실 세계에 부재중인 그들을 잊지 않고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고난에 닥쳤을 때 끊임없이 되뇌던 중얼거림도 지금 생각해보니 어떤 것보다 많은 위로와 힘을 준 것 같다.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나에겐 마법의 주문이나 다름 아니다.
비평가이자 수필가인 저자는 듣기에 좋은 말, 젠체하는 말, 품위 있는 말 그런 말 말고 말 자체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작동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신체가 지금까지 먹은 것으로 이루어졌듯 마음은 그때까지 접해온 말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끊임없이 글을 쓰거나 읽지는 않지만 말은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쉴 사이가 없다. 말이 글이 되면 값비싼 유형의 선물보다 편지지에 적힌 한 줄 문장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자꾸 읽다보면 머리와 가슴에 아로새겨져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어 영원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썩지 않고 깨지지 않는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다. 생각이 말로 나오게 되는데 때로 말이 그 생각을 충분히 표현 못 할 때도 있다. 특히 감정이 담긴 마음을 전하려 할 때 말은 생각과는 달리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발음을 더듬거나 엉뚱한 말이 튀어나오거나. 그럴 때는 ‘진심을 다하라’ 라는 말이 소용될 수도 있겠다. 저자는 곧 세상을 떠나려는 오라버니에게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어주며 문학에 숨겨진 작용을 실천한 한 여류수필가를 언급하며 한 마디의 말, 그 진실에 닿는 것이 일생을 걸 만한 일이라고 말한다. 살아 있는 말, 마음을 울리는 말, ‘심금’을 울린다는 말을 하기가, 듣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무게를 가늠하며 한 박자 늦더라도 진심이 담긴 말을 하도록 애쓰게 만드는 책읽기였다.
|
|
책을 고를 때 제목만으로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가도 책소개 몇 마디로 마음이 흔들려 선택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랬다. "쓴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의 씨앗을 혼자 키워가는 일"이라는 띠지의 한 마디 말에 '이 책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말을 곰곰이 곱씹으며 생각에 잠긴다. 어쩌면, 쓴다는 것은 그런 것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고 보니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그제야 '말의 선물'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더욱 크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말의 선물』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와카마쓰 에이스케. 비평가, 수필가이다. 이 책은 『말의 선물』(저녁의책,2018)을 재출간한 것이다. 마음을 담아 만든 요리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보다 깊고 뜨겁게 마음에 스며들듯, 손이나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 말은 생사의 벽을 뚫는 힘이 있다. 사랑하는 이에게 진지하게 말을 보낸 사람은 상대가 보낸 말의 선물을 알아채는 것 아닐까. 그것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곳에서 날마다 우리를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다. 말만이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를 잇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8쪽) 이 책에서는 말의 부적, 뿌리를 찾는다, 타는 돌, 하늘의 사자, 일의 의미, 미지의 덕, 쓸 수 없는 날들, 쓰디쓴 말, 말을 엮다 읽지 않는 책, 미지의 아버지, 고통의 의미, 천명을 알다, 살아져서 살다, 색을 받다, 일기일회, 황금의 '말', 형체 없는 벗, 믿음과 앎, 메로스의 회심, 눈을 뜨다, 자기 신뢰, 피안의 말, 말의 씨앗 등 24가지 말의 선물을 들려준다.
이 책은 제목을 보았을 때의 느낌, 프롤로그를 읽을 때의 느낌, 본문을 읽으면서의 느낌이 제각각 달랐다. 팔색조의 매력을 가졌다고나 할까.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은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종잡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얇은 책이면서 강약중강약을 다 갖춘 책이다. 읽어나가다가 문득 마음을 툭 건드리는 문장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생은 여행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여행이 미지의 것과 만나는 사건을 의미한다면, 꼭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 여행해야 할 장소는 우리의 마음속에도 펼쳐져 있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 마음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닐까. 그 미지의 것의 전형은 내적 언어, 생명의 '말'이다. (18쪽)
확실히 책은 읽는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은 그것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의 것이다. 통독해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책 자체를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거기에서 하나의 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을 손에 든 의미는 충분하다. (60쪽) 나는 책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다. 한 권의 책 속에서 하나의 말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어떤 책이라도 한 가지 말조차 건져낼 수 없다면 그건 그 책을 활용하지 못한 내 책임이라 생각한다. 그럴 가능성이 없어보이면 그냥 그 책을 읽지 않는 편을 선택한다. 그런데 내 생각을 담은 듯한 이 말을 접하니 내심 반갑기도 하고 정말 '내 말이 그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쓰인 내용이 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무언의 대화를 계속한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과 비슷하게, 그 존재를 멀리 느끼며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말에도 인간의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한 힘이 숨어 있다. 쓰는 사람의 일은 오히려 생애를 바쳐 하나의 말을 전하는 것 같다고도 지금은 생각한다. (60쪽) 책장에 꽂아놓은 책 중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펼쳐들지 못하는 책이 있다. 그 책들에 대해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다른 방면으로 생각해본다.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내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책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딱히 규정짓지 못했던 내 마음을 여럿 발견했다. 예를 들면 이런 글 말이다.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에 몇 번쯤 책의 부름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은 경험이 있지 않을까. 스스로 책을 고른 게 아니라, 책이 자신의 품으로 뛰어드는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89쪽) 이런 글도 있다. 읽기가 여행이라는 것을 안다면, 올바른 여행이란 존재하지 않듯이 '올바른' 독서라는 것도 없음을 금세 깨달을 것이다. 같은 곳을 가도 같은 여행이 없는 것처럼,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독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손에 들어야 하는 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책이 아니다. '나'만 읽어낼 수 있는 세계에 단 한 권뿐인 책이다. (124쪽) 이 책은 제목의 평범함, 내용의 난해함, 하지만 거기에서 건져내는 특별함이 모두 섞여 있는 책이다. 난해하게 생각되다가도 어느 순간 훅 들어오는 글의 느낌이 생생하다. 펄떡펄떡 뛰는 활어가 내 품으로 들어오데, 이 물고기가 번쩍거리며 난생 처음 보는 특별한 존재인 그런 느낌이다. 말은 살아 있다. 그래서 그것에 닿았을 때 우리 마음의 현弦이 울린다. 심금이라는 말도 그런 '말'에 감동한 이가 발견한 표현이리라. (136쪽) 그래서 이 말까지 마음에 담아본다. 이 책을 읽으며 여운이 남는 문장을 건져내는 시간을 가져본다.
|
|
와카마쓰 에이스케 저의 『말의 선물』 을 읽고 사람에게 말이 없다면 상상할 수가 없다. 그 만큼 말은 우리가 생활해나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생명력 같은 역할을 한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말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가끔 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지는 의문이다. 솔직히 잠에 깨어나 하루 종일 활동하며 부딪치는 인과관계 속에서 행하는 주고받는 말이나 아니면 일방적으로 듣는 말이나 각종 매스컴이나 SNS를 통해 보는 글이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 만큼 바쁘다는 핑계일지 모르지만 너무 쉽게 나 자신만의 진지한 모습에서가 아니라 그저 빠르게 훑어 지나가버리는 일면이라면 많이 아쉬울 뿐이다. 나 자신만의 말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나 자신만의 말은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 바로 자기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만큼 자기만의 말을 찾으려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찾으려는 노력 자체가 헤매게 되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비평가 중의 한 사람인 저자가 우리에게 주고 있는『말의 선물』은 저자가 말과 관련하여 우리가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는 말의 본질과 의미, 말이 우리의 삶에 던지는 화두에 관한 고백적이면서 성찰적인 글 스물네 편의 소중한 말에 관한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말과 관련하여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저에서 고른 글들과 저자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어울린 에세이는 한 편 한 편이 말의 풍경화처럼 마음으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고 자신의 글로 써야 하는 것에 대해 저자는 ‘말의 씨앗’이라는 주제 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말은 때로 씨앗 같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은 너무 작아서 주의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고 만다. 그것을 땅에 심고 가꿔야 한다. 간단한 말이라면 외우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키우기는 그리 쉽지 않다. 농업과도 비슷해서 시행착오와 인내가 요구된다..... 씨앗은 햇빛과 물을 주어야 변모한다.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말에서의 대지는 우리의 마음이고, 햇빛은 시간이며, 물은 남모르게 흘려온 눈물이다.... 쓴다는 것은 말을 개화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야기할 수 없는 말을 써서 말함으로써 우리는 자기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발견한다. 말은 살아 있다. 그래서 그것에 닿았을 때 우리 마음의 현(弦)이 울린다. 심금(心琴)이라는 말도 그런 말에 감동한 이가 발견한 표현이리라.”(135-136pp) 결국 나 자신만의 말은 씨앗을 땅에 심고 키우는 농부의 마음과 같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농작물이 자라는데 좋은 날씨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비가 오지 않고, 장마가 태풍이 온갖 날씨의 방해가 오더라도 끗끗이 견뎌내야만 한다. 어떻게든 살려내야만 한다. 말과 글도 마찬가지다. 좋은 말과 글을 키울 때도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마음에 귀 기울여주면서 들어주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아있는 글! 심금을 울리는 글이 아닐까 하는 확신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나 자신이 되어야겠다. 좋은 책을 만나 행복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