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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품위 있게' 전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품위 있게' 전진한다" 내용보기
제목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 같은데, 이 책의 원제와 부제는 『The Monarchy of Fear: A Philosopher Looks at Our Political Crisis』이다. 즉, 원제는 '두려움의 군주제'이고, 부제는 '우리의 정치 위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다. 마사 누스바움이 이 책에서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자면, 원서의 제목과 부제가 내용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 번역본의 제목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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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 같은데, 이 책의 원제와 부제는 『The Monarchy of Fear: A Philosopher Looks at Our Political Crisis』이다. 즉, 원제는 '두려움의 군주제'이고, 부제는 '우리의 정치 위기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다. 마사 누스바움이 이 책에서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자면, 원서의 제목과 부제가 내용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 번역본의 제목은 아마도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잠재적 구독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fear', 즉 두려움이다.

사회가 두려움에 직면한 것은 결코 최근의 일이 아니지만, 작년부터 전세계가 직면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곳곳에서 혐오 범죄가 증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두려움은 종종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 동성애 혐오, 무슬림 혐오 등의 원인이 된다. 극단적 혐오의 기저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몇몇 (저질) 정치인들이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가장 대표적인 예가 트럼프일 것이다). 대중들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혐오를 선동하는 포퓰리즘 정치가 세계를 좀먹고 있다.

 

하버드대와 브라운대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는 시카고 대학교 철학과와 로스쿨에서 법학과 윤리학을 가르치는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2016년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에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쓰기 시작한다.

필라델피아의 상류층 거주 지역에서 살던 상위 중산층이었던 마사의 아버지는 인종 차별주의자였다. 노동자 출신의 남성이었던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들도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하며 딸의 성공을 지지하는 좋은 아버지였으나, 일하던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길 원한 모순적인 사람이기도 했다. 필라델피아의 상류층에서 마사가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화당 지지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와 닮은 사람들이었다. 

마사는 자신이 누렸던 행복한 삶이 '특권'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런 그녀조차 여성으로서 차별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하버드에서 종신 교수(tenure)가  되지 못한 유일한 이유는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이었다. 결혼과 그 이후 가정생활을 재구성하는 것도 큰 문제였다.

 

마사 누스바움은 '미국인'으로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미국사회에 편만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이 낳은 괴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혐오와 배제의 문제, 그리고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에 대해 기술한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설명하면서 그녀는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연구 성과들을 참조한다. 인간은 무력하게 태어나고 자기 중심적인 나르시스트이기 때문에, 생애 최초로 경험하는 감정이 두려움일 수밖에없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것을 극복해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부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을 타인의 탓으로 돌린다.

이것이 '분노'가 두려움이 낳은 괴물인 까닭이다. 두려움이 낳은 이 분노에서 혐오와 배제가 배태되며, 그 대표적인 예가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이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유럽의 이민자, 난민, 무슬림 혐오, 동성애 혐오 등 혐오와 배제에 기인한 혐오 현상들은 무한대로 증폭된다.

물론 한국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성, 이주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들을 어디에서건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사 누스바움은 이러한 현실 앞에서 낙망하거나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희망'과 '대안'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두려움 뒤의 희망을 말하면서 품위 있게 투쟁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한다. 좌우를 막론하고 극단은 그녀가 지양하는 바이다. 마사 누스바움은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의 예를 들면서 두려움과 혐오를 목도한 대중이 지향해야 할 것은 보복이나 증오가 아니라 희망과 화해,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가 두려움과 혐오에 무너진다면 군주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은 민주적 호혜의 정치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직접 나서야 한다. 폭력이 아니라 대화로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예술과 교육, 종교가 각자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잘 감당하게 하는 것을 통해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이다. (종교에 대한 주장은 독자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백인인 그녀는 유태인 남성을 만나 결혼했다. 그것이 그녀의 기본적인 가치관이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그런 선택이 이후의 그녀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그 선후 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마사 누스바움은 종교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현실의 혐오는 직접적인 데 반해 사랑과 포용적 연대라는 대안은 너무 막연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세계적으로 저명한 지식인이 현실 문제의 대안으로 '희망'을 말하는 게 타당한가와 별개로), 희망의 가능성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는 것을 믿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믿음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싶다.

부디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도 우아하지만 확고한 이 '품위 있는 투쟁'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

 

c*****g 2021.09.16. 신고 공감 30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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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마사 누스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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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살펴보니 두려움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며, 모호하고 다양한 형태의 두려움이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기 시작했다......진정한 평등을 이루려면 영양과 건강 관리가 균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이해하고 있었다......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일찍부터 그것이 특권이었음을 깨달았고 특권의 배타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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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살펴보니 두려움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며, 모호하고 다양한 형태의 두려움이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진정한 평등을 이루려면 영양과 건강 관리가 균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일찍부터 그것이 특권이었음을 깨달았고 특권의 배타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회피하지 못했던 유일한 차별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었다...
...실질적인 문제들은 늘 해결하기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어렵고 기나긴 연구와 협력이 필요하다. 결국 이와 같은 공포와 무력감은 이민자, 소수 인종, 여성들과 같은 외부 집단을 향한 비난, 혹은 타자화로 쉽게 전환된다.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부유한 엘리트들이 나라를 독점했다는 식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m 2024.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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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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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누스바움의 타인에 대한 연민은, 좋아하는 언니가 추천해서 구매한 책이다. '나의 고통은 결코 타인의 탓이 아니다'.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나도 추천하고 싶다. 마사 누스바움의 책을 읽고 나면 더 잘, 정말 정말 잘..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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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누스바움의 타인에 대한 연민은, 좋아하는 언니가 추천해서 구매한 책이다. '나의 고통은 결코 타인의 탓이 아니다'.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나도 추천하고 싶다. 마사 누스바움의 책을 읽고 나면 더 잘, 정말 정말 잘.. 살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로얄 g********4 2024.03.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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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마사누스바움 저 임현경 역) 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요즘 혐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데 , 혐오에 대해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혐오와 차별을 구별하는 방법 , 그안에있는 혐오를 하는 이유에 대한 심리적인 것들이 많이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본문중 여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대한 문장을 적어 놓았는데 , 차별론자는 여성을 들어오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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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마사누스바움 저 임현경 역) 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요즘 혐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데 , 혐오에 대해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혐오와 차별을 구별하는 방법 , 그안에있는 혐오를 하는 이유에 대한 심리적인 것들이 많이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본문중 여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대한 문장을 적어 놓았는데 , 차별론자는 여성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혐오론자는 빌어먹을 여성을 들어오지 못하게했어요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t*****4 2022.07.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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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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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덜컥 구매를 햇습니다..  책 내용은 더욱 마음에 드네요.. ^^혐오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읽고 있는데 마사 누스바움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류의 두려움을 탐구하면서 통찰력 있게 사회현상 문제를 분석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특히나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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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덜컥 구매를 햇습니다..  책 내용은 더욱 마음에 드네요.. ^^혐오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읽고 있는데 마사 누스바움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류의 두려움을 탐구하면서 통찰력 있게 사회현상 문제를 분석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특히나 한국사회는 부정적 감정시대를 통과하고 있는데 두려움의 기인한 인간 내면의 문제를 정치와 연결시켜 다시 한번 우리 사회와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  강추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m****0 2021.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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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인권교육 추천도서로 읽어보게 됐습니다.  혐오, 증오, 시기심 등 사회와 이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갉아먹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설명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투사적 혐오,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 대상을 많이 만나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깊었고요. 제 기준에서 이상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또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일말의 노력도 해보지 않았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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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인권교육 추천도서로 읽어보게 됐습니다. 

혐오, 증오, 시기심 등 사회와 이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갉아먹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설명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투사적 혐오,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 대상을 많이 만나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깊었고요. 제 기준에서 이상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또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일말의 노력도 해보지 않았는데, 그들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상황과 맥락이 있고 모두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랑'은 또 새로운 관점이라 앞으로는 화를 ㅋㅋ 좀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y 2021.08.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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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혐오, 시기라는 감정의 매커니즘.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제언
"분노, 혐오, 시기라는 감정의 매커니즘.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제언" 내용보기
현대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양극화일 것이다. 교육, 복지, 경제, 정보, 취미 등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정치"이슈에 있어서 양극화는 상당히 심각한 형태의 분쟁과 갈등(작게는 특정 주제에 대한 논쟁으로부터 크게는 전쟁에 이르기까지)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극심한 갈등은 또 다른 편가르기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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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는 양극화일 것이다. 교육, 복지, 경제, 정보, 취미 등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정치"이슈에 있어서 양극화는 상당히 심각한 형태의 분쟁과 갈등(작게는 특정 주제에 대한 논쟁으로부터 크게는 전쟁에 이르기까지)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극심한 갈등은 또 다른 편가르기와 상호 간의 혐오로 나타난다.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이러한 혐오란 무엇이고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깊이 고찰한 현대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저자는 지금같이 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철학이라고 말한다. 철학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무엇인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그 중심을 잡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 사고하면서 선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목표와 희망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초반부에 "두려움"의 기원은 무엇인가에 대해 언급한다. 왜 두려움을 가장 먼저 언급할까? 이 책의 원제는 "두려움의 군주제 (Monarchy of Fear)"인 만큼 두려움이랑 상당히 중요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는데, 이후 다룰 분노, 혐오, 시기 등 모든 사회 갈등의 시작은 바로 두려움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태생적으로 두려움을 갖고 태어난다. 태아 시기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해서 가혹한 자연환경과 천적의 공격으로 인한 고통과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인간이 느끼게 되는 가장 최초이자 원초적인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가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비교적 단순했던 과거에는 인간의 본능 기반의 행동 만으로도 충분했지만 현대처럼 복잡한 사회에서는 본능에만 의지할 경우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현대 정치는 이러한 맹점을 활용하여 대중을 각종 수사를 통해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여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대중은 예측할 수 없는 두려운 상황에 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대자를 원하고 복종하고자 한다. 몇몇 정치가는 절대자가 되기 위해 소수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선동하는 행위를 하며 대중은 이에 휘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두려움이란 감정은 이 책의 원제에서 볼 수 있듯 기본적으로 "군주적"이다.

이후 두려움으로부터 기인한 대표적인 감정들 분노, 혐오, 시기에 대해 차례로 다룬다. 우선 분노에 관해 언급하면 기본적으로 이는 "인과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인간은 무력하므로 타인에게 의지하며 원하는 것을 타인의 손을 빌려 얻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타인이 항상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두려움"의 원인이 타인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로 인해 "분노" 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분노는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이나 사람에게 부당하게 가해졌다고 생각하는 심각한 피해에 대한 반응"이라고 정의되며 여기에는 복수와 징벌 같은 희망 또한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바로 이런 "보복"을 바라는 "응보적" 성격이 분노의 구성요소라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 누스바움은 분노와 보복이 항상 함께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예로 들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는 이에 대해 분노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책임지게 만들어 바로잡고자 하지만 "너의 잘못으로 고통을 받아라"라는 식의 보복을 하지는 않는다. 바로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에 기반한 응보 없는 분노, 부당함이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분노를 저자는 "이행 분노"라고 말하며 이러한 분노는 우리 민주 사회를 건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줄 수 있을 거라 말한다.

다음은 혐오와 배제에 대한 논의이다. 대부분의 사회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장애, 나이, 종교 등을 기반으로 사람을 배제한 추한 역사가 있다. 이러한 배제의 작용에는 어떤 요인이 기반이 되었는가? 바로 혐오이다. 혐오라는 감정의 기반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특정한 물체를 먹거나 냄새 맡거나 만지거나 하는 "접촉" 행위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기인한 죽음, 바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동물성)을 상기시키는 두려움이 바로 혐오라는 행위의 본질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혐오라는 감정은 사람을 그 원인으로부터 회피하게 하려 하지 그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혐오라는 감정은 사회적으로 건설적이지 않은 감정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시기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시기심은 타인이 가진 것에 주목하고 자신의 상황은 그보다 못하다고 비교하면서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이라고 정의한다. 또 저자는 시기심이 불확실성에서 태어난다고 언급하고 따라서 그 뿌리는 두려움이라 말한다. 즉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심은 긴장과 적대감을 초래하고 이러한 적대감은 궁극적으로 사회가 제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며 이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완화하는 게 중요하다 한다. 저자는 시기심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사회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뉴딜 정책을 든다. 시기심이 만연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었는데, 뉴딜정책은 이러한 경제적 안정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어 남이 갖는 것을 나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안정된 사회 구축을 위해 경제적인 성장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자는 인간의 불안한 삶 자체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특성 때문에 시기심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라 말하며, 이러한 시기심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자라나지 않도록 하고, 이러한 시기심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돌릴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말한다.

다음 장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두려움 및 이로부터 기인한 분노, 혐오, 시기가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에 대해 다룬다. 여성 혐오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들이 논의되었는데 가장 최근에 드러난 해석은 바로 "성공한 경쟁자로서의 여성"이라는 해석이다. 과거에는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서 경쟁하지 못하던 존재가 갑자기 비슷한 지위로 올라서는 걸 넘어 나의 위로 올라가는 모습에서 남성들의 지위 상실에 대한 두려움, 지위를 뺏은 여성이란 대상에 대한 분노, 시기 등이 종합적으로 혐오라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이러한 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선 희망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어느 정도 개선 효과가 있다. 이러한 희망의 연장선에 사랑이 있다. 여기서의 사랑은 타인을 온전한 인간으로, 최소한의 선을 행하고 또 변할 수 있는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러한 희망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저자는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영역을 언급한다. 시와 음악을 비롯한 예술, 비판적 사고, 타인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실천하는 종교 단체, 폭력을 지양하고 대화로 정의를 추구하는 연대단체, 그리고 각종 정의에 대한 이론들이다.

이 중에서도 저자는 예술 활동의 중요성을 상당히 강조한다. 예술은 동적이고 적극적이고 함께 참여하고 호흡과 신체의 접촉을 공유하고 협동의 즐거움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서로가 함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우리 인류가 하나임을 일깨워 주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키케로의 예를 들며 우리 사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사회 정의의 추구를 촉구하며 글을 마친다.

쉽지 않았던 책이었지만 책을 쭉 읽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에 내재한 두려움과 그로부터 기인한 분노, 혐오, 시기라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현대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혐오의 원인이 무엇인지 많은 부분 고찰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분노하되 응보적이지 않은 이행 분노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혐오와 시기라는 사회적으로 건설적이지 않은 감정을 통제하며 우리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보고 우리 모두의 건설적인 마인드 셋을 구축해 보자.

YES마니아 : 골드 g********a 2024.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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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그럼에도, 희망
"[타인에 대한 연민] 그럼에도, 희망" 내용보기
저자는 인간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보호자에게 의존하여 생존을 이어가야만 했던 아기 시절부터 느낀 두려움(fear)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분노, 시기, 혐오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두려움이 본능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으며 두려움의 가치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하면서, 사람들이 나와 다른 것에 대해 품는 혐오와 분노에 왜 근거가 없는지 설명한다.
"[타인에 대한 연민] 그럼에도, 희망" 내용보기

 

저자는 인간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보호자에게 의존하여 생존을 이어가야만 했던 아기 시절부터 느낀 두려움(fear)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분노, 시기, 혐오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두려움이 본능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으며 두려움의 가치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하면서, 사람들이 나와 다른 것에 대해 품는 혐오와 분노에 왜 근거가 없는지 설명한다. 이를 통해 두려움이 본능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타인을 두려워하는 것을 정당화해온 여러 차별주의자와 혐오자들의 논리를 반박하고, 두려움을 이용한 혐오의 시대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이미 만델라, 킹, 해밀턴, 오바마가 보여주었던 사랑과 포용과 희망과 믿음의 길임을 알려준다. 두려움과 다르지만 두려움과 비슷한 이유로 생겨나는 희망은 ‘가능성이 있어서’보다는 ‘그만큼 중요해서’ 품어야 하는 선택이며 우리를 위축시키고 편협하게 사고하도록 만드는 두려움과 달리 희망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게 만드는 중요한 가치다.

사실 읽으면서 책의 제목이 될 정도로 중요한 키워드로 ‘연민’을 택한 점이 의아했다. 두려움이 만든 여러 감정에 속지 않으면서, 나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혐오자들 역시 존엄을 가진 인간임을 존중하면서 대화하고, 희망과 믿음을 품고 사소할지라도 행동하면서 나아가자는 주장을 다 담기에 ‘연민’이라는 단어가 적절할까 계속 생각하며 읽었다. 차별주의자와 혐오자조차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 마음은 사랑, 희망보다 연민에 가깝기 때문일까? 어쩌면 내가 연민을 너무 좁은 폭의 단어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연민>이라는 제목이 책을 구매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제목임은 분명했지만 나는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더 마음에 든다.

마사 누스바움의 저서 중에서 입문으로 해도 좋을 만큼 대중의 시선에 맞추어 쉽게 쓰인 책이라는 홍성수 교수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읽기가 쉬운 편이다. 스스로와 다른 ‘타자’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세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절망감에 지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사랑하며 행동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이 책의 주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울림과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 좋은 책이다. 그런데.... 그럴 만한 사람은 이미 이런 내용의 책을 많이 읽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보다 심도 깊은 내용을 기대하고 읽었다면 아쉽기도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고 나 스스로도 책 제목과 소개에 꽂혀 책을 구입했을 당시의 기대보단 아쉬웠다.

h******l 2021.0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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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인에 대한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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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누스바움의 신간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철학, 심리학, 고전을 폭넓게 아우르며 두려움과 두려움을 둘러싼 감정들의 지도를 그려낸다. 미국의 인종차별, 여성 혐오, 동성애 혐오, 무슬림 혐오 등 사례를 들어가며 두려움이 어떻게 시기와 분노라는 유독한 감정들로 번져 가는지,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정치가 어떻게 현대 민주주의를 좀먹어가는지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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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누스바움의 신간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철학, 심리학, 고전을 폭넓게 아우르며 두려움과 두려움을 둘러싼 감정들의 지도를 그려낸다. 미국의 인종차별, 여성 혐오, 동성애 혐오, 무슬림 혐오 등 사례를 들어가며 두려움이 어떻게 시기와 분노라는 유독한 감정들로 번져 가는지,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정치가 어떻게 현대 민주주의를 좀먹어가는지 드러내 보인다. 읽기에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있다. 마주하고 싶은 않은 현실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들이...아..이럴려고 이 책을 본 것은 아닌데 말이지...

 

j******6 2021.02.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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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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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통은 결코 타인의탓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현대인들은 불확실한 삶앞에서 두려움에 잠식당한다.이성저 사고대신 손쉬운 타자화 전략을 선택해 나와 타인의 경계를 짓는다.계급간갈등,여성혐오,진보돠보수의 대립등 이러한 정치젓ㄱ 감정들은 늘 임ㄴ의 권력자들에 의해 조종되어왔다.현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마사누스바움은 이책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ㅓㄹ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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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통은 결코 타인의탓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현대인들은 불확실한 삶앞에서 두려움에 잠식당한다.이성저 사고대신 손쉬운 타자화 전략을 선택해 나와 타인의 경계를 짓는다.계급간갈등,여성혐오,진보돠보수의 대립등 이러한 정치젓ㄱ 감정들은 늘 임ㄴ의 권력자들에 의해 조종되어왔다.

현시대를 대표하는  지성 마사누스바움은 이책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ㅓㄹ학자들의 사상과 현대 심리학자들으 언어를빌려 인간의 근본적인    감ㅈ벙인 두려움을집요하게파고든다,

s****4 2020.10.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