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는 유튜브 동영상이 있다. 청주교구의 '김웅렬 신부님'의 강론말씀 영상이다. 어느날 신부님의 강론말씀중에 인천교구 초대 교구장이셨던 고 나길모 굴리엘모 주교님의 성소(거룩한 부르심)에 대한 동기가 언급되었다. 사제가 된 동기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책이 바로 '천국의 열쇠'였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사제와 수도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는 유튜브 동영상이 있다. 청주교구의 '김웅렬 신부님'의 강론말씀 영상이다. 어느날 신부님의 강론말씀중에 인천교구 초대 교구장이셨던 고 나길모 굴리엘모 주교님의 성소(거룩한 부르심)에 대한 동기가 언급되었다. 사제가 된 동기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책이 바로 '천국의 열쇠'였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사제와 수도자로 성소를 받았다고 한다. 신부님도 이 책을 10번이나 반복해서 읽으셨다고 한다.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강렬한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무슨 책일까?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바친걸까? 이 책의 무엇이 그토록 삶의 방향을 바꿀만큼 송두리째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까?

 

이 책은 프랜시스 치점이라는 한 영국 신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어린시절부터 신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서품을 받고 보좌신부로서의 사목활동 그리고 중국에서의 기나긴 선교사목을 담고 있다. 오랜세월 중국에서의 사목을 마치고 고국으로 귀국후 지난 일을 회고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느님! 당신은 저에게 무(無)에서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저의 허영, 저의 고집 센 인간적인 교만에 대한 대답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일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절대로 도중에서 그만두지 않겠습니다... 절대로...절대로!" 284p

 

주임신부로서 첫 부임지인 중국의 파이탄에 도착했을때 신부는 큰 충격을 받는다. 분명히 멋진 성당이 있을 자리에는 지붕이 달아나고 담이 허물어진 잔해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 폐허속에 단 한 채의 외양간만이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나라면 아마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망연자실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고국으로 전보를 보내서 이런 상황을 알리며 적극적인 원조를 강하게 부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부는 이것 또한 하느님의 뜻임을 겸손하게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저 기도할 뿐이었다. 

 

하느님께 온전히 순명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늘 하느님의 뜻과 내 뜻이 부딪힌다. 때로는 하느님의 뜻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어렵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를때 그 결과는 더 좋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신다는 것을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다. 

 

"그건 좋은 일이 못 됩니다. 나쁜 일이에요. 당신이 그럴 마음도, 신심도 갖고 계시지 않은 걸 알면서도 당신의 소망을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을 속이는 것이 됩니다. 당신은 내게 아무 빚진 것도 없어요. 자, 돌아가주시오." 329p

 

신부는 돈이 많은 상인인 자 씨의 병든 아들을 치료해준다.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자 씨가 신자가 되겠다고 하자 신부는 거절한다. 중국에서 여러가지 어려움과 고난을 겪으며 선교했던 그였다. 자씨가 스스로 신자가 되겠다고 찾아왔으니 마치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같이 이처럼 큰 수확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신부는 그럴수 없다고 말한다. 마음속에서는 강한 유혹이 올라왔지만 자씨의 불순한(?) 의도를 신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신부의 선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나라면 이게 왠 횡재냐며 자 씨를 덜컥 받아들였을 것이다. 진정으로 신자가 되겠다는 마음이 없어도 그저 신자수를 늘리는 유혹에 빠졌을 것이다. 하느님 앞에 진실하고 싶은 신부의 마음을 바라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루에도 여러번 선택의 기로에 설때마다 유혹을 느낀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면 때로는 내게 편안하지 않은 것을, 보다 어려운 것을 선택해야한다. 하지만 늘 내게 편안하고 보다 쉬운 것을 선택한다.

 

"어째서, 어째서... 우리는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그녀는 두 손을 비틀며 울었다. "하느님, 설마, 당신이 이런 심한 짓을 허락하실 리는 없습니다." 415~416p

 

자 씨의 도움과 기부로 지어진 아름다운 성당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신부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고 그저 망연히 섰다. 수녀들은 하느님께 울부짖었다. 이럴 수는 없다고, 왜 이런일을 당해야 하냐고. 성당은 산처럼 쌓인 흙더미와 기둥들과 산산조각이 난 유리들로 변해버렸다. 파이탄에 처음 도착했을때처럼 다시 무(無)로 돌아간 것이다.

 

무너진 성당을 보며 나 자신도 허망함을 느꼈다. '하느님도 참 너무 하시지'라는 생각과 함께. 계속되는 비로 무너지고 만 성당은 그러나 10분만 늦게 나왔어도 아마 신부와 수녀들을 삼켜버렸을 것이다. 성당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신부와 수녀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앞으로 파이탄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느님은 신부와 수녀들의 목숨을 구해주신 것이니 오히려 하느님께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전에 읽은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하느님의 침묵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하느님은 왜 고통당하는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실까? 왜 그냥 보고만 계실까? 하는 생각을 했었었다. 일본도 그랬지만 우리도 조선시대에 4대박해를 톻해서 수많은 순교자들이 나왔다. 배교보다 순교를 택한 그들은 한결같이 하느님을 원망하기 보다는 기쁘게 목숨을 바쳤다. 하느님은 그 순간 그들을 내버려 두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고통받고 함께 계셨다는 것을 믿음으로 알게 되었다. 

 

결코 녹록치 않는 삶속에서 고통과 시련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스레 하느님을 원망할 때가 많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느님께서 그 고통과 시련을 일부러 주신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쩌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자유의지로 내가 선택한 고통과 시련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라든가, 이웃에 대한 사랑 등 -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온 세계 교회가 서로 미움을 버리고 하나가 되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세계는 살아서 숨을 쉬는 하나의 생명체이며,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수십억의 인간이라는 세포에 의해 건강이 유지되고 있으니, 그 하나하나의 작은 세포인 우리 인간의 마음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할 것이다. 563~564p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세지가 아닐까? 신약성경 마르코복음 12장 29절에서 31절 말씀에 첫째가는 계명과 둘째가는 계명에 대해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묻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저자도 이 것이 가장 중요함을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똑같이 하느님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자기와 똑같은 인간의 피와 눈물로써 잔치를 올리며 즐거워하다니, 이 무슨 일인가! 하느님은 결코 이렇게 만드시진 않았다... 아니 하느님 같은 것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심한 절망감에 떨어진 그는 검은 그림자처럼 덮쳐오는 무서운 의심을 쫓아버리려 안간힘을 썼다. 587p

 

선교지에서의 삶이 어느정도 평화로움을 맞는가 싶더니, 피크스 목사 부부 일행과 함께 와이주 장군에게 붙잡혀 갖은 고초를 당하게 된다. 그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고문이고 고통이었다. 인간은 고통앞에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 천주교 4대박해때에도 수많은 순교자들이 있었지만 배교자들도 분명이 있었다. 기쁘게 순교한 이들도 있었지만, 고문과 매질에 속절없이 무너져서 어쩔 수 없이 배교한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배교한 이들에게 어떻게 돌을 던지겠는가?

 

신부는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지만 같은 인간의 폭력성과 잔악함에 곧 심한 절망감에 떨어진다. 하느님이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 하는 물음은 끊임없이 있어왔고, 많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이 물음을 던지게 했다. 설령 하느님을 체험했다 하더라도 이 의심과 물음은 죽는 순간까지도 끊임없이 믿는 이들을 괴롭히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씌여진 책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도 주었지만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공의회 이전만 하더라도 교리는 오로지 믿는 이에게만 구원은 주어진다고 가르쳤다. 공의회 이후에야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맡겨 구원은 믿지 않는 자에게도 주어진다고 바뀌었다. 그 삶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하게 살았다면 비록 하느님을 믿지 않았다하더라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교리는 가르친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김웅렬 신부님의 말씀처럼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느님께 순간순간 바치는 신부의 화살기도들은 내 마음을 후벼팠고 내리 꽂혔다. 신부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하고 매달리며, 매순간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기도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까지 아주 적은 음식과 불편한 바닥에서의 잠자리를 고수하며 가난하고 소박하게 삶을 살았다. 늘 타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 했던 신부의 삶이 큰 감동으로 물밀듯 밀려왔다.  

 

이 책이 그토록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를 통해서 저자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하지만 반대로 위대하고 숭고할 수 있다는 것과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왜 이 책이 수많은 이들을 사제와 수도자로 이끌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며 살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제와 수도자들 그리고 선교사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p*****s 2021.06.02.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6.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6."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6."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은 그저 습관을 들이는 외에는 없습니다.

 

 1902년,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중국 파이탄 지방으로 파견이 됩니다. 이곳에는 성당과 사제관 및 경내 시설이 매우 만족스럽고 설립된 지 겨우 3년밖에 안 됐는데 미사 참례자가 4백 명, 세례를 받은 사람이 천 명 이상이라고 보고된 지역이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냇둑 옆에 지어진 파이탄 성당은 물난리에 폐허가 되었고 보고된 신도들은 거의 아무도 없었습니다. 성당의 돈을 노린 나이롱신도 뿐이었습니다. 신부는 돈을 노리고 성당일을 보던 자들을 내보내고 진료소를 개설하면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파이탄 지역 유지인 차 씨 가문에서 사랑을 독차지한 아들 차유가 며칠 동안 심한 고열과 상처가 골수까지 곪아 들어가는 무서운 고통에 시달려 바짝 야위고 입술은 타들어갈 정도로 팔에 염증이 심한 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신부는 그 아이의 팔에 붙은 고약을 모두 떼어내고 상처를 씻은 후 메스를 이용하여 팔의 고름을 모두 제거합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을 회복하지요. 지역 유지인 차 씨는 신부를 찾아와 아이를 치료한 보답으로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겠다고 합니다만 신부는 차 씨가 그럴 마음도, 신심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신자가 되겠다는 소망을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을 속이는 것이라며 거절합니다. “당신은 내게 아무 빚이 없어요.”

차 씨는 팔기를 거절했던 땅, 프랜시스 신부가 성당을 세우기에 적당하다며 구매를 요청한 땅을 내주고 성당을 짓는 일꾼도 지원하면서 신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차 씨가 세월이 흐른 후 다시 프랜시스 신부를 찾아옵니다. 1936년 4월 30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 프란시스 신부는 파이탄 성당을 떠나게 되자 차 씨가 방문을 한 것입니다.

“추위에 파래져서 인상이 달라 보인 그의 얼굴이 프랜시스를 보자 밝게 빛났다. 예의를 차리지 않고 그는 옛 벗의 손을 반가움에 콱 움켜잡았다” 그 둘의 대화입니다.

“와 주셨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부님, 새삼스러운 말씀 같지만 떠나시는 것이 제게는 여간 섭섭한 일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맺어온 우정은 정말 다시 찾을 수 없는 귀한 것이었습니다.”

“저도 당신과 작별한다는 것이 얼마나 섭섭한지 모릅니다. 이제까지의 친절과 관대한 베푸심은 정말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차 씨는 손을 저으며 말을 막았다.

“이제는 천국에서 만날 날을 즐거이 기다려야겠지요….” 침묵이 흘렀다. 차 씨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신부님, 전에도 말씀드렸죠.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어느 종교에도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고요.” 그의 가무잡잡한 피부에 붉은 기운이 떠올랐다.

“그런데 저는 이제야 당신 종교의 문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이상한 소망을 갖게 된 모양입니다.” 말이 끊어졌다.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 치점 신부는 몸이 굳어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저는 당신의 말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벌써 옛날 일입니다만 제 자식의 병을 고쳐주셨을 무렵에는 저도 진정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는 당신의 진실한 생활이… 그 인내와 용기가 내게는 알 수 없었던 겁니다. 종교의 옳고 그름은 거기 몸담은 자의 생활을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어요. 신부님, … 당신은 당신의 모범으로 저를 정복하셨습니다.” 프랜시스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깊은 감동을 감추기 위해 애를 쓰던 그는 차 씨에게 손을 내밀며 아주 어색하게 말했다.

“함께 성당으로 갑시다.”

 

 하나님은 ‘항상’ 지켜보시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지켜보시고 계신 것을 ‘항상’ 내 마음에 두면 눈치가 보이고 힘이 듭니다. 누군가가 보고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힘이 드는 겁니다. 나의 행동을 그저 일상으로 ‘항상’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야 힘이 들지 않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누가 보지 않음에도 봉사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래서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남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고도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은 세상의 시선으로서는 이득이 없어보입니다만,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그런 습관을 가진 신부님이었습니다. 그가 받은 은혜는 30년이 훌쩍 지나서야 확인됩니다. 저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사람을 사랑한 신부님이었습니다.

s*****m 2023.02.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천주교도라면 꼭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독자라고 해서 읽지 못할 소설은 아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종교와 관련 없이 독자들의 마음에 심금을 울리게 한다는 점에서 고전이라고 평가될 만 하다.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와 안셀모 신부의 대비되는 삶을 보여주며, 인생의 의미와 신앙을 지탱하는 힘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천주교도라면 꼭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독자라고 해서 읽지 못할 소설은 아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종교와 관련 없이 독자들의 마음에 심금을 울리게 한다는 점에서 고전이라고 평가될 만 하다.

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와 안셀모 신부의 대비되는 삶을 보여주며, 인생의 의미와 신앙을 지탱하는 힘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생을 다루는 전기 같은 느낌으로 특히 중국 중에서도 척박한 땅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하는 치점 신부의 노고를 엿보며, 소설은 과장되지도 않게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 더욱 인상 깊다.
o******5 2025.01.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5.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5."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5."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믿음은 치유의 효과가 있습니다.

 

 믿음은 치유의 효과가 있는가? 답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치유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이 뒤를 따릅니다. 심리적 효과가 있어 불안 등 정서나 심리의 장애를 치료하는 것은 금방 이해가 되지만 육체적 효과는 비교적 쉽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2월의 QT는 마태복음입니다. 몇 장만 옮겨보겠습니다.

 

“예수께서 집에 들어가시매 맹인들이 그에게 나아오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능히 이 일 할 줄을 믿느냐 대답하되 주여 그러하오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이르시되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시니 그 눈들이 밝아진지라” (마태복음 9:28-30)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지니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마태복음 9:20-22)

“한 관리가 와서 절하며 이르되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 하니 예수께서 일어나 따라가시매 제자들도 가더니~ 예수께서 그 관리의 집에 가사 피리 부는 자들과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이르시되 물러가라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시니 그들이 비웃더라 무리를 내보낸 후에 예수께서 들어가사 소녀의 손을 잡으시매 일어나는지라”(마태복음 9:18-19, 9:23-25)

 

 프랜시스 치점 신부도 기적을 봅니다. 오언 워렌이라는 아이의 두 다리에 대동맥 경색이 일어나서 이제는 절단해도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습니다. 치점 신부는 병자 성사를 하러 달려가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곪아 터져서 고름투성이었던 두 다리는 치유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이 엄마의 말입니다.

 

“오늘 아침이었어요.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에 난 이 애를 따뜻하게 싸서 유모차에 태웠어요. 저희는 아무래도 단념할 수가 없었어요. 굳게 믿었으니까요. 어떻게든 ‘우물’(앞의 소녀와 관련된 우물입니다)까지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기도를 드린 다음 다리에 샘물을 몇 번이고 끼얹었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오언이… 자기 손으로 붕대를 끌렀어요.” 소녀에게 의심을 했던 프란시스 치점 신부는 고백합니다.

 

“오, 하느님, 저희는 이 세상의 시작조차 알지 못합니다. 저희는 깊이를 모르는 심연 속의 아주 하찮은 개미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두께를 알 수 없는 막이 덮여 오로지… 오로지 하늘을 바라보려고 허덕이고 있습니다. 오, 하느님… 나의 하느님, 저에게 겸손과 신앙을 주십시오.”

s*****m 2023.02.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4.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4."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4."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기적을 대하는 신앙인의 자세는?

 

 기독교에서는 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비디오방에서 본 영화 중에 (더 원더)를 보았습니다. 음식을 먹지 않고 살고 있는 소녀를 둘러싸고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마을 유지들이 수녀와 함께 간호사를 고용하여 먹지 않고도 사는 소녀를 관찰하고 조사하게 합니다. 성령만으로 살 수 있는 소녀는 기적입니다만 기적은 믿고 싶은 자들에게만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영화소개를 보니 (더 원더)는 기적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더 원더)를 저는 ‘의문의 존재’ 쯤으로 이해하고 보았습니다. 간호사의 눈으로 본 소녀가 그렇게 보였을 것으로 짐작하여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프랜시스 치점 신부가 성도미니코성당에서 일을 보던 시절에 마을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병약하던 소녀가 전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9일이나 살아있고, 도리어 점점 건강해지고 영양 상태도 좋아진 것입니다. 교회는 새로운 신앙의 기념물을 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프랜시스는 의문을 품고 반대합니다.

“성 토마스도 의심했습니다. 그것도 다른 모든 사도가 본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집어넣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아무도 노하지 않았습니다.” 주임신부는 그의 말을 듣고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습니다.

 

 저는 요즘 도널드 R. 프로세로가 쓴 ‘진화의 산 증인, 화석25’를 읽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잃어버린 고리? 경계, 전이, 다양성을 보여주는 화석의 매력’이라는 부제가 모두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화석에 대한 책을 읽게 된 것은 유사과학인 ‘창조과학’을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창조과학자라고 하는 사람이 교회에서 강연을 하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진화론은 거짓말이라고 하면서 만약 진화론이 맞다면 물고기가 포유류가 된 증거를 보이라고 한 것입니다. 사람이 꼬리가 있었다고 하면 꼬리 달린 사람을 보여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아가미가 달리 포유류 등 중간의 전이과정을 증명하는 증거를 제시하라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화론은 거짓말이고 하나님이 모든 생명을 창조했다는 자기들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진실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논리적 근거를 최근에 알았습니다. 생명은 오르도비스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45억 년의 지구 역사에서 불과 5억 년 전쯤에야 생명이 지구에 폭발적으로 늘었으니 이는 누군가의 은총으로 창조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겠지요. 위의 화석25라는 책은 지구상의 생명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를 했는지를 알려주는 고리를 확인하고 생명이 진화한 경계와 전이과정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생명체를 소개합니다. 그 증거로 화석을 제시합니다.

 

 창조가 과학이라고 하려면 그리고 진화론을 부정하려면 적어도 상대가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알려고 하는 '열심'이 필요합니다. 성실해야 사기를 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성실조차 없으면서 함부로 과학을 주장하는 사람을 교회의 강단에 세워 창조를 주장하는 것은 목사님들의 직무유기입니다. 창조는 목사님들이 설명하여야 하는 주제이지 유사과학자가 주장할 문제는 아니기에 드리는 말입니다. 불과 서너 권의 책을 거쳐 화석25가 제 손에 들어와 지금 읽으면서 진화의 전이과정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창조를 믿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과학으로 증명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야 믿을 수 있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대답을 드립니다.

“믿으세요. 믿으면 하나님의 존재가 보입니다.” 이 말은 과거 김형욱 선생이 하신 말입니다.

 

 프랜시스 치점은 소녀의 기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난 후 주일 강론대에 선 피처제럴드 주임신부의 강론을 듣습니다.

“마리아의 우물과 같은 발현(위의 먹지 않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은 기쁜 일이고 또한 충격이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나 자신을 포함해서 몹시 열중했었다. 그러나 냉정히 반성해보면 천상의 꽃은 이미 이 교회 안에, 우리 눈 앞에 피고 있는데 단 한 송이 꽃을 더 찾아냈다고 그처럼 소동을 벌여야 했을까? 이 이상 더 물질적 증거가 필요한 만큼 우리 신앙은 약하고 비겁한 것이었는가? ‘보지 않고 믿는 자는 행복하다’는 이 엄숙한 말씀을 우리는 잊어버린 것인가?”

s*****m 2023.02.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3.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3."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3."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춤을 춰야 하나요. 춤부터 추고 결혼을 생각하면 안 될까요?

 

  치점 신부가 보좌신부로서 첫 부임지는 탄광도시 세일즐리의 구세주 성당입니다. 이 지역은 심한 빈궁에 찌들어 대부분의 신자들은 거의가 냉담에 빠져 신앙도 열의도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치점 신부는 본당 젊은이들을 위한 회관을 만들 결심을 하고 주임신부인 키저 신부에게 허락을 받습니다. 그는 탄광의 구급실을 일주일에 세 번 밤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감독에게 허락받았고 친구 탈록에게는 운동도구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흥미를 끌 것으로 무도회를 열기로 합니다. 첫 무도회를 연 후 키저 신부는 자신의 허락을 철회하고 회관사용을 금지하라고 합니다. 프랜시스 신부는 무도회 모임이 순수했다고 항변을 했지만 키저 신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듯 얼굴이 검붉어져서는 말합니다.

“자네는 모르나? 그렇게 젊은이들이 껴안고 손을 잡으면 나중에 어떻게 된다는 걸 말야. 이 바보 멍텅구리 같으니…. 젊은 놈이 나쁜 생각을 갖는 첫째 이유가 된단 말야. 육욕으로 이끄는 도화선!” 키저 신부의 노여움에 프랜시스는 대꾸를 합니다.

“신부님은 육욕과 자연의 섭리를 혼동하고 계신 게 아닙니까?” 키저 신부는 두 손이 후들후들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흥분을 하면서 말을 합니다.

“뭐라고, 뭐가 다르단 말야? 도대체 자네가 뭘 안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건가?”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두 달 동안 무작정 안으로만 밀어 넣었던 불만과 분노가 일시에 터져 나옵니다.

“누구나 자연의 힘을 누를 수는 없습니다. 강제로 억제하기만 한다면 도리어 역습을 받아 멸망으로 이끌어 갈 뿐입니다. 젊은 남녀가 어울려서 춤을 추는 것도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입니다. 구애와 결혼의 자연스러운 서곡이기도 합니다. 성이라는 것을 썩어가는 시체처럼 더러운 홑이불 밑에 숨겨둘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수상한 짓이나 음탕한 행위를 하는 겁니다. 잘 지도해서 좀 더 건강하게 성을 인식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독사나 해충처럼 목을 졸라 질식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실패만 따를 뿐입니다. 순결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하게 만들 뿐이지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치점 신부는 키저 신부의 금지령에 머리를 흔듭니다.

‘아니다. 이대로 복종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하나님도 이런 굴종을 강요하시진 않을 거다. 어떻게든 싸우는 거다. 키저 신부가 고집 세게 나간다면 나도 같은 완강함으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결코 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반쯤 죽어버린 가엾은 셰일즐리의 신자들을 위해서다.’ 그러고는 키저 신부가 6주 동안의 휴가를 떠나자 기부를 받아 새로운 회관을 짓습니다. 키저 신부는 그를 성도미니코성당으로 옮겨가도록 합니다.

 

 이 이야기는 1897년 9월 15일을 전후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참고하시라고 사족을 그렸습니다.

s*****m 2023.02.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2.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2."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2."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나이 들어도 젊은 모습을 유지하기

 

 신학교를 다니던 치점은 무단결석을 합니다. 부제 과정의 신학생이 나흘 동안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것은 커다란 사건입니다. 자기의 행동을 치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는, 저는 그때 성당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쩐지 마음이 뒤숭숭하고 안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밖에는 동풍이 불고 있었습니다. 그 뜨거운 바람 때문에 저는 더욱 침착성을 잃었습니다. 갑자기 학교 일과가 쓸데없는 것, 귀찮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문득 교문 밖을 바라보니 길이 모래 연기로 부옇고 부드럽게 보였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전 더 이상 자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순간 전 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걸었습니다. 몇 마일이나 걷고 또 걷고…”(169쪽)

 

 치점의 설명에 타란트 신부는 치점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개인주의는 신학생에게 있어서는 위험한 성격이죠. 종교개혁도 그 개인주의에서 왔거든요.” 타란트 신부는 치점의 퇴학을 바라는 듯했습니다. 더욱이 치점이 갔다는 지역의 주임신부에게 치점의 행적을 묻는 편지를 보내고 회신이 왔을 때에는 타란트 신부는 험악한 얼굴을 하고는 무슨 음탕하고 외설스러운 것인 양 그 편지를 들고 복도 끝에 있는 학장실로 신이 나서 뛰어들어 가고, 회오리바람처럼 교정을 가로질러 노크도 하지 않고 프랜시스의 방으로 뛰어들어 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프랜시스의 일기를 읽고는 프랜시스의 행적과 그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타란트 신부는 창가에서 오랫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윽고 일기장을 책상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그리고 일기를 쓰라고 명령한 것이 자기였음을 기억하고는 지금까지 들고 있던 편지를 아주 천천히 잘게 찢어버렸다. 그의 얼굴에서는 예전의 냉혹한 빛이 사라지고 깊은 자책감으로 굳건한 엄숙함이 스며들었다.”(188쪽)

 

 타란트 신부의 얼굴이 바뀌자 관용과 사려 깊음으로 가득한 젊은 얼굴이 되었다고 합니다. 좋은 화장품을 쓴다고 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성형수술이나 시술을 받는다고 해서 역시 오랜 시간 젊어질 수는 없습니다. “관용과 사려 깊은” 마음이 사람을 젊게 합니다.

s*****m 2023.02.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1.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1."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1." 내용보기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 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힘든 고통의 시간 극복하기

 주인공 프랜시스 치점의 아버지 알렉스 치점은 가톨릭 신자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같은 종교가 아니라고 합니다.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주인공은 기억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고로 죽습니다. 백 년 전 프로테스탄트 장로교파 신자들의 피로 물든 도시 에탈읍(스코틀랜드 어느 지역인가 봅니다)에서 새로 부임한 시장(읍장)이 주도자가 되어 이번에는 가톨릭 신자들에 대하여 맹렬한 종교박해를 일으킵니다. 이 와중에 에탈읍내에 일을 보러 갔던 아버지는 개신교 신도와 싸움을 하다 다쳤고, 어머니가 다친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오다 불은 강물에 휩쓸려 두 분 모두 돌아가십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치점의 마음을 붙잡았던 사랑했던 사람, 노라가 죽으면서 “그는 험악한 운명이 무자비한 그물을 펼쳐 자기를 꼼짝 못 하게 가두어 놓은 듯한 절망감에 고독하고 완전히 버림받은 듯한 외로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굳게 닫힌 입술은 어떤 기도문도 욀 수 없습니다. 얼마나 그대로 있었을까. 모진 고통으로 일그러진 마음 안에 한줄기 빛이 비쳐왔습니다. 그것은 고뇌 그 자체인 이 몸과 마음을 말끔히 제물로 바쳐야겠다는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부모가 떠나버렸고 유일한 삶의 즐거움이던 노라마저 떠나버렸다.” “그는 비로소 자기는 어떻게 해서든 사제가 되어야 할 사람임을 깊이 느끼면서 결심을 굳”힙니다.(163쪽)

 

 사제의 길을 반드시 걸을 필요는 없지만, 혼자라는 생각으로 외로움과 절망감에 갇혀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때는 신앙의 힘을 빌릴 필요가 생깁니다. 죽지 않고 살려면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허공을 젓는 손으로 신앙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두드리면 열린다고 합니다. 프랜시스 치점은 가톨릭신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사제의 길을 가려고 마음을 먹습니다. 만약 그가 중국에서 태어났다면 그는 아마도 공자에게서 구원을 구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자기의 주위에 의지할 신앙이 있다면 그냥 가서 의지를 하십시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외로움과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s*****m 2023.02.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대략 30년전에 읽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주문했다. '바오로 딸' 출판사에서 출간해서인지 다른 어떤 번역서보다 편하고 쉽게 종교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물 가물했던 내용들이 분명해지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치섬신부의 독백과 기도가 가슴에 와 닿는다. 기성종교에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내는 이 책을 목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읽고 회심한다면 진정 양들을 천국으로
"천국의 열쇠" 내용보기

대략 30년전에 읽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주문했다.

'바오로 딸' 출판사에서 출간해서인지 다른 어떤 번역서보다 편하고 쉽게 종교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물 가물했던 내용들이 분명해지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치섬신부의 독백과 기도가 가슴에 와 닿는다.

기성종교에 실망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내는 이 책을 목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읽고 회심한다면 진정 양들을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으리...

h******8 2022.04.26.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