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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녀온 여행에서 같이 여행을 떠난 어른들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 때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자유학기제란 중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일반교과 중심의 시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생 주도 활동과 진로탐색 활동을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2013년부터 시범적으로 시작했으며, 2016년부터는 전 학교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20년 전 일본에서 도입했다가 실패로 끝난 유토리 교육을 가져온 것이란 얘기를 듣게 되었다. 궁금하여 찾아보니 실제로도 직업 체험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근처 테마파크에 놀러가는 것으로 직업 체험을 대체하는 학교들도 있었다. 겉보기에는 그럴 듯했지만 학생들에게 제대로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하면 다른 나라의 교육제도를 참고해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좀더 실효성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정일용 박사님의 ‘미국, 프랑스, 영국 교육제도’를 알게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주제별로 추려보았다. < 미국의 교육제도 > 신대륙에 초기 이주자들이 나타나던 시절, 미국 안에서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교육 양상이 나타났다. 신대륙 북부 지역 이주자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지역사회 결속을 강화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영향으로 교육 역시 가족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의 문제로 인식하였다. 이에 반해 남부 지역 이주자들은 광범위한 땅을 소유했으며 부유했기에 다른 가정 자녀의 교육에까지 신경쓸 필요를 느끼지 못 했다. 그랬기에 버지니아에 거주했던 부유층들은 주로 자녀를 영국으로 보내거나 가정교사를 고용하여 교육을 시켰다. < 프랑스의 교육제도 > 프랑스 중고등학교에는 ‘학급 위원회’ 제도가 있다. 이는 1년에 3회 개최되고 교장이 해당학급의 학업 분위기, 성취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과목 교사들이 부가적인 설명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 후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다. 서로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교육에 있어서 학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중요시 여긴다. 학부모와의 긴밀한 협력을 중요시하는 프랑스 교육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 영국의 교육제도 > 영국 교육고용성장관이었던 블런캣은 2000년 학교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개혁안을 발표한다. 그는 당시 9:00 - 15:00까지였던 공립학교 운영시간을 8:00 - 22:00까지로 늘리고 연장된 학교 운영 시간을 통해 우수한 학생에게는 심화학습을, 학습이 부진한 학생에게는 보충 수업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또 수업을 소그룹으로 진행하고 개인별 학습지도를 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학습을 진행하며 효과적으로 흥미로운 수업을 위해 교사 재교육을 강화하였다. 그는 학생들이 필요할 경우 둘 이상의 학교에 등록할 수 있게 하였다. 또 여름방학 중에는 학습부진아에 대한 보충수업을 제공하고자 햐였다. 이러한 ‘맞춤교육’은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계속해서 도입되고 있는데 당장은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더라도 분명 눈 여겨볼만한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교육 > - 흑인 교육의 발전 1859년 무렵 미국 남부의 면화생산은 전세계 공급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이러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남부 인구의 1/3 가량을 차지하던 흑인 노예 덕분이었다. 남부지역에서는 흑인 지식인에 의한 폭동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흑인 노예에게 교육을 금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노예해방전쟁으로도 알려진 남북전쟁이 북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형식적으로는 노예제가 폐지되었으나 남부지역 사람들의 흑인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흑인 교육이 활성화되게 된데는 흑인 노예 출신으로 햄튼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부커 워싱턴의 공로가 컸다. 그는 학교를 설립하여 흑인들에게 상공업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가르쳤다. 또 북부 기업가와 남부 백인에게 흑인 교육을 통해 저렴한 양의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남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역설하였다. 그는 남부 지역 백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덕분에 흑인 교육에 필요한 많은 돈을 기부받을 수 있었다. - 빈민 계층을 대상으로 한 일요학교운동 1780년대 영국에서 레이크스는 일요학교운동을 주도한다. 그는 범죄나 잘못은 교육을 통하여 예방할 수 있다고 믿고 감옥에 수감된 청소년들과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일하는 빈민계층 아이들에게 성경읽기를 가르쳤다. 일요일은 택한 이유는 공장에 다니는 학생들은 일요일에만 공부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운동은 해당 지역 전체에 확산되어 여러 일요학교가 운영되기 시작하여 1803년 경에는 약 125만명의 학생이 다닐 정도로 확산되었다. 위 두 사례에서는 모두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계층을 교육시켰을 때의 사회적 효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 교육 과세와 관련된 찬반 논쟁 1800년대 미국 주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과세를 독려하기 위하여 지방정부가 교육세로 거두어들이는 액수에 상응하는 액수만큼 재정지원을 하기로 한다. 그러나 교육을 위해 세금을 걷는 것에는 거센 저항이 일었다. 무료교육은 극빈자 자녀에게만 필요하다는 주장과 교육을 위해 과세를 한다면 이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 학부모에 한해서만 해야한다는 주장있었다. 하지만 저소득층 학부모 입장에서는 세금을 모두 부담할 형편도 못되었고 자선적 무료교육은 극빈자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거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펜실베니아 주는 1834년 극빈자법을 폐지하고 조세지원 공교육제도를 도입하나 찬반논란이 계속되며 다음해 주의회 선거에서 무료 공교육법을 주장했던 의원들이 대거 낙선하였다. 무료공교육법의 폐지를 요청하는 수많은 청원서가 주의회에 제출된다. 하지만 주하원 스티븐스 의원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연설로 반대파를 설득한다. “선거에 의한 민주주의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자신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물론 현명하게 의원의 입법활동과 정부의 업무를 감시하기 위하여 모든 선거권자는 충분한 정보를 가져야 한다. ... 정부의 영속성도 선거권자의 지식 정도에 의존하므로 정보의 수단들(예를 들면 교육제도)이 모든 시민에게 제대로 확산되는지 감독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다. ...” < 입학 사정관 제도와 지역 할당제의 속임수 > 입학 사정관 제도와 지역할당제의 도입은 20세기 초 미국 내 급증하는 유대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 1900년 초를 전후하여 많은 동부 유럽 유대인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아이비리그 대학에 유대인들이 대거 입학하게 된다. 대학관리자들은 유대인 입학생 수를 줄이기 위에 골몰한 끝에 입학기준을 학생의 바람직한 성격을 고려하기로 한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본인 사진, 리더쉽 할동, 봉사활동, 학교 추천서 등의 자료를 받아 선발에 반영한다. 또한 하버드 대학은 유대인 입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유대인 학생수의 상한선을 정하는 할당제도 고려하나 국가적, 민주적인 대학 성격을 고려하여 내부협의과정에서 채택되지 않는다. 대신 입학생을 전국지역에서 고루 뽑는 지역 할당제를 채택하여 유대인 학생 비율을 줄여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적극 시행되고 있는 입학 사정관 제도와 지역 균형 제도가 이러한 의도로 시작되었다는 것에 놀랐고 또 해당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감 > 교육청, 정부, 대학 관계자 또는 그 쪽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이 읽어도 좋을 듯하다.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사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우리나라 발전에 더 적합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교육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미국, 프랑스, 영국 교육의 역사와 현상황에 대해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떠불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법에 대한 이해에 더불어 우리나라 사회와 문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도서 중 하나인 ‘한국교육 60’년이라는 책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